1부 6화 내 호위가 된 대머리와 들개 수인

 "도련님은 최근 마법의 공부에 매우 열심이던데, 운동은 안 하는가?"

 

 "운동은 귀찮아. 뭘 위해 너희들 호위를 고용했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여차할 때 달려서 도망칠만한 체력은 최소한 있는 편이 좋다. 그것만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으니까."

 "그렇습죠. 최후의 순간 내몰려서 어찌할 수 없을 때 기댈 것은, 결국 자신의 힘입니다요."

 그리고, 버질이 대머리를 마구 긁는다. 

 

 "만일 저희가 배신하거나 적한테 당하거나 한다면, 어쩌실 셈이시죠?"

 "그때는 마법으로 어떻게든 해야지. 그보다, 배신할 거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우리들 모험가 같은 거친 직업은 속고 배신당하는 게 드문 일도 아닌 일입죠. 믿어주시는 건 기쁘지만, 너무 무경계하면 언젠가 뒤에서 스윽, 같은 일이 있을지도?"

 

 "그래, 충고 고맙다. 가슴에 새겨두마."

 이 세상에 전생한 나와 고용된 호위 두 명은, 현재 정원에서 승마 훈련을 하고 있다. 번개속성의 마법과 불속성의 마법으로 움직이는 비공정이 있는데 자동차는 없다고 하는 이해할 수 없는 문명이 발전한 이 세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육지의 이동수단은 도보나 마차나 말이다. 그럼 탈 수 있게 연습해야 좋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6살 아이를 혼자 말에 태울수도 없기 때문에, 들개 수인인 올리브가 말에 타고 내가 그 앞에 앉은 뒤 근육 대머리 버질이 말의 고삐를 끌면서 천천히 걷는 느낌으로 저택의 부지 안을 빙빙 돌 뿐인 간단한 승마체험을 하고 있지만.

 

 버질은 말의 취급이라면 맡겨달라고 채용시험 때 호언장담한대로, 골드 집안의 마구간에 있는 고급마들을 제대로 길들이고 말았다. 과연, 확실히 그가 우리말을 악용해서 뭔가 나쁜 짓을 벌이려고 한다면 그걸 막기란 어려워 보인다.

 

 반면 올리브는 군인다운 외모대로의 과묵한 수인으로, 거의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저택 사람들과도 최소한의 사무적인 대화만 했기 때문에, 무뚝뚝한 남자라던가 무섭다는 등, 버질과는 반대로 저택의 메이드가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호위로서는 그게 좋다고 생각하니 일부터 태도를 고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희들은 잘 골랐다고 생각해. 그렇게 일부러 충고해주는 걸 보면."

 "그야 뭐, 도련님의 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지금의 생활도 사요나라 해버리니깐 그렇습죠. 밥도 맛있고 봉급도 듬뿍 받고 있으니, 영원히 신세 지고 싶다구요."

 "하하하. 그럼 제대로 지켜달라고."

 "그야 물론입죠!"

 

 "그럴 셈이다."

 하지만, 역시 남자들만 있는 것은 기분 좋다고 생각한다. 뭐라고나 할까, 대화하기 편하다. 이 세계에 전생하고 나서 알게 되었지만, 아무 불편함 없어 보이는 부잣집 자식이란 것도 꽤나 힘든 입장인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도련님, 어젯밤 저한테 하이비스커스가 왔는데, 놀랍게도 도련님이 말을 타는 모습을 보고 여동생도 타고 싶어 한다지 뭡니까. 하지만 저만으로는 허가할 수 없었는데 어쩔깝쇼?"

 "허가한다. 다만, 혼자 타게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아버지한테는 되도록 들키지 않도록 해. 그 아버지가 말에 탄 마리를 본다면 뭐라 말할지 모르니까."

 

 "그야 물론입죠. 네 살 먹은 아가씨를 혼자 말에 태울 바보가 있다면 제가 패줄 겁니다."

 라는 담소를 나누며 승마체험을 즐기고 있자, 푸른 머리의 메이드장 로리에가 다가왔다.

 

 "도련님, 손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내게 손님이? 누군데?"

 "서니 골드버그 님입니다."

 "......그래? 응접실에서 기다리라 해."

 "알겠습니다."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짓는 나, 인사하고 떠나는 로리에,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버질, 아무래도 상관없어 보이는 올리브.

 

 "도련님, 그 골드버그라는 자는 대체 누구십디까?"

 "내 약혼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