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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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2월 02일 03시 43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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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의 시간이 찾아왔다. 둘 다 말없이 단지 가만히 있을뿐. 하지만 언제까지고 조용히 있을 수는 없었던 레오루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하. 전날의 일로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전날의 일이라면......!"

     실비아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레오루드의 귀에 닿았다. 아무래도 레오루드가 무엇을 말하러 왔는지 실비아가 이해한 모양이다.

     

     "전하. 저는 조금 전 폐하한테서 왕족과의 혼인을 제안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적에 의해 저는 결혼상대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입장이라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그건 기쁜 일이네요."

     "예. 그러니 저는 제 의지로 고르려고 생각합니다."

     "어머나, 선택되는 여성은 사뭇 기쁘겠네요. 지금은 구국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레오루드 님이잖아요."

     가능하다면 자신이 선택되었으면 했던 실비아였지만, 이제 이루어질 일은 없다 생각하고 있다. 이전에 한번 거절당한데 더해 자신의 취향이라고나 할까 업보라고나 할까, 뭐 어쨌든 스스로 불러일으킨 결과 탓이다.

     

     "전하ㅡㅡ"

     레오루드가 실비아를 부르자, 한줄기 바람이 안뜰에 불어왔다. 안뜰에 있던 꽃잎이 바람에 날아오르는 와중, 레오루드는 고했다.

     

     "전에 한번 거절했던 몸이지만, 부디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마치 세상이 레오루드의 등을 떠밀어주는 것처럼.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몇 번이든 말씀드리지요.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실비아 전하."

     "어째서? 하지만 레오루드 님은 저를 싫어하는 줄로......! 어째서 인가요? 레오루드 님은 제가 싫었잖아요? 그리고 제국에서도 좋아한다고는 말씀해주시지 않았는데, 어째서 저를...... 선택하셨나요?"

     

     지금이라도 울 것 같은 실비아는, 의자에서 일어나 레오루드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그렇군요. 처음에는 저도 전하를 좋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저를 농락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전하가 껄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약혼을 거절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좋아해서입니다. 지금의 당신이."

     "읏...... 그렇다 해도 결혼은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레오루드 님. 당신은 견딜 수 있나요? 저와의 생활을."

     "결혼이란 여러가지로 있지만, 저 개인의 의견을 말하자면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이라는 말은, 그 사람과 생애를 함께한다는 뜻. 그렇다면 상대의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목격하게 되겠죠. 그러니, 그것들을 전부 받아들이는 일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나쁜 점 쪽이 두드러져 있지만, 그것들 전부를 포함해 당신을 사랑스럽다고 느낀 것입니다."

     생각을 전부 전한 레오루드는, 실비아를 향해 미소 지었다.

     

     "어때요, 전하. 납득해주셨습니까?"

     

     "저, 성가신 여자인데요?"

     "예, 압니다."

     "저, 질투 많은 여자인데요?"

     "잘 압니다."

     "저, 질 나쁜 여자인데요?"

     "예."

     "정말로 괜찮은가요?"

     

     "당신이 좋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안 됩니다."

     끝내 견디지 못하고, 실비아는 흑흑거리며 눈에서 큰 눈물을 지면에 떨어트리고 만다.

     

     "레오루드 님. 저로 괜찮다면, 부디 잘 부탁드릴게요."

     행복의 눈물을 흘리면서, 실비아는 손을 뻗었다. 뻗어온 손을 붙잡은 레오루드는, 실비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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