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부-15 광란만뢰 라스트 어택(2)
    2022년 11월 14일 23시 27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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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부터 이 소설은 반씩 나눠서 올립니다. 너무 한 편의 분량이 많아서 내용이 잘리는 바람에 적잖은 시간을 손해 봤음.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졌고, 정신을 차리자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거 쓰러져 있던 거네?


     "정신이 들었는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너덜너덜한 갑옷을 입었지만 도중부터는 상처 없이 이긴 지크프리트 씨.
     얼굴은 피폐해져 있다. 탈진해 있다. 아마 그 영문모를 모드가 해제된 모양이다.

     

     "정말이지, 당신도, 무리하셨네요......"
     ".......훗. 네 덕분에, 무리할 수 있었다......"

     

     기합을 넣어 일어선다.

     할복했던 배가 메꿔져 있다. 치료마법을 받은 모양이다.

     뱃속도 왠지 출렁거리니, 이거 포션을 먹게 한 모양인데.

     

     "......한 건 해결, 이랍니다."

     주위를 둘러본다.

     구속된 카산드라 씨와, 재생되지 못하고 신음하는 파프닐의 모습이 있다.

     

     이겼다.

     ......살며시, 번지는 것처럼 실감이 솟아난다.

     

     "그래. 네 덕분이다."
     "겸손이 지나치네요. 사룡을 쓰러트린 건 당신이면서."
     "네가 없었다면...... 나는 일어설 수 없었다."
     "그런가요?"
     "그래. 널 만나서 다행이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어."

     흐, 흐ㅡㅡㅡㅡ응?

     왠지 이상하게 얼굴이 뜨거워져서, 손으로 부채질하며 고개를 돌렸다.

     내가 일어선 것을 보자, 친구들이 달려왔다.

     

     "정말, 너무 무모했어요!"
     "걱정을 끼쳤사와요. 하지만 제대로 이겼답니다."

     모두와 미소를 교환한다.

     그래, 끝났다.

     

     이긴 것이다ㅡㅡ

     

     

     

     "카산드라, 잘했다. 잘해줬어."

     

     

     목소리가 들렸다.

     보아하니, 구속되어있는 카산드라 씨의 옆에 소년이 서 있었다.

     

     

     

    〇제3의성별  ......그러고 보니 너만 남았구나.

    〇각본가  그래. 전투에는 참가할 수 없었지만.

    〇일본대표  순순히 항복해줄래? 여러 가지로 듣고 싶은 일도 있고

     

     

     

     채팅란에서도,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안 되셨네요. 당신의 망할 각본은 끝났답니다."
     "응...... 확실히, 카산드라와 네가 싸우도록 시나리오를 썼어. 하지만 그건 카산드라가 널 쓰러트리기 위함이 아냐. 두 사람이 싸우는 일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뭐?

     기사들이 소년을 경계하고 있자, 그는 순식간에 카산드라의 구속을 풀었다.

     그녀는 일어서서는 아픔에 고개를 찌푸리면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공범자 씨, 목적은 달성되었나요."

     "완벽해."

     이상해.

     뭐야 이거. 졌다는 분위기가 아냐.

     어째서ㅡㅡ다 이겼다는 분위기를 내고 있어.

     

     "파프닐."
     [......그런가. 그런 거였나]

     

     소년이 말을 걸은 곳.

     그걸 보고, 나는 말문을 잃었다.

     파프닐의 코어가, 녹아든다. 빛의 입자로 분해되어간다.

     

     

    〇무적  .......!? 왜 코어가 붕괴하는 거지!?

     

     

     [웜홀의 발생과, 나의 코어......네놈! 어리석은 짓을 했구나!]

     "마음대로 말해. 이미 종말은 시작되었으니까."
     [인정 못해, 인정 못한다......!]

     

     멍하니 바라보는 우리들의 앞에서.

     파프닐의 존재가 분해되어간다. 거구가 빛에 녹아든다.

     

     [인정할, 까보냐.....! 나는 제일과 함께, 이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것들이, 승천한다.

     나와 카산드라 씨의 최후의 일격으로 만들어진, 기묘하게 일그러진 하늘에 빨려 들어간다.

     

     [처음부터, 누구도 선이라고 믿지 않았으면 좋았다.....! 악이야말로 전부라는 새로운 윤리를, 퍼트려서! 그리고......!]

     

     이미 코어의 9할이 분해되었다.

     바꿀 수 없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사룡은 변함없이 증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 두 번 다시ㅡㅡ그런............그런 여자와, 만나지 않고......]

     

     

     그것이 최후의 대사였다.

     파프닐의 코어는 입자로 분해되어 하늘의 웜홀에 빨려 들어갔다.

     우리들은 단지 그 광경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용서해 줘, 파프닐. 네게 신념이 있다는 건 제대로 알고 있었아. 최초의 소원을 잊고 추악한 고집으로 바뀌었어도..... 근원은, 확실한 기원이었지....."

     소년은 몇 초 간 눈을 감았다. 견디기 어렵다는 듯, 울먹이는 표정이었다.

     뭐야.

     뭘 하려는 거야.

     

     "당신, 은! 당신은 대체, 무엇을......!"
     "내게 방법을 가르쳐준 것은, 파프닐이었다. 상위 존재의 소환술식을 가르쳐줬지. 그걸 써서 자신을 부르라면서 말이야. 하지만...... 그 이상의 지식까지 주고 말았다. 그래서 내가 정말로 부르고 싶었던 것은, 저쪽이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뇌우의 저편에서, 허공으로 이어지는 동굴이 뚫려있다. 바닥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〇우주의 기원  앗

    〇101일째의 악어  어, 뭐야? 뭐야?

     

     

     "조건은 두 가지. 첫째는, 파프닐의 완전현현. 이것은 파프닐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래야만 코어가 이쪽 세계에 오기 때문이었다."

     소년이 담담하게 말한다.

     승리의 선언이라기에는, 너무나도 무기질한 목소리였다.

     

     "또 하나는 웜홀의 구현. 현세와도, 지옥과도 다른 입상......[에테멘앙키]로 이어지는 길. 먼 옛날 카오스의 각성자에 의해 닫힌 길을 열려면, 막대한 힘이 필요했다. 나와 카산드라는 생각했다...... 금주끼리의 격돌이야말로, 그에 적합하다는 것을."

     무심코 자신의 오른손을 보았다.

     앞서 카산드라 씨를 쓰러트린 이 주먹. 그것조차도 각본상에 쓰인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하다면.

     

     

    〇우주의기원  이거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어이 담당자 느끼고 있지!?

    〇바깥에서왔습니다  ......접속하고 있어.............

     

     

     

     "자아 온다ㅡㅡ루크스와 마키나의 틈새에 존재하는 것. 시작도 끝도 아닌, 단지 다시 시작하기 위한 계기에 어울리는 존재!"

     소년이 외침과 동시였다.

     웜홀에서 한 줄기의 빛이 내려왔다.

     번개가 지면에 떨어지는 것처럼, 극광의 기둥이 세워졌다. 그것 자체가 문이라도 뒤늦게 깨달았다.

     

     기둥 속에서, 천천히 사람 같은 모습의 거상이 나타났다.

     

     표면이 포동포동하게 구불대고 있다. 감각기관 같은 것은 없다.

     하반신부터 위는 전부 성형하기 전의 검토처럼 완만하게 꿈틀대고 있다.

     상체에서 뻗어 나온 팔은 지면에 닿을 정도로, 언밸런스하게 길다.

     어린애가 대충 만든 괴물 같았다.

     

     "코어를 재료로 소환했다. 이것이 진정한 비장의 수. 너희들의 노력 덕택이야...... 이걸로, 우리들은 제일을 멸하고 이 세계에 파괴를 가져다줄 수 있어."
     "무얼, 위해, 그런."
     "알 필요가 있을까? 뭐....... 루시퍼로는 안 되었을뿐이다. 그 녀석은, 정말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아. 재건할 수 없을 정도로 파멸시킨다. 반면 이 녀석은, 이 카오스는 달라. 이 녀석은 재생을 위한 파괴다."

     혼돈.

     그 이름을 듣고, 기묘하게 머릿속이 아팠다.

     

     

    〇미로쿠  뭐야, 이 녀석?

    〇바깥에서왔습니다  아가씨 거기에서 바로 도망쳐. 그 녀석, 전력으로 이쪽 신역에서 힘을 끌어가고 있어

    〇일본대표  뭐어!?

     

     

     

     도망칠 때가 아니라고.

     혼돈이 천천히 주위를 둘러본다. 우리들을 발견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이제 누구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그, 런."

     지크프리트 씨조차도, 무기를 들 수가 없다.

     루시퍼의 단말이 구현되었을 때에도 이렇게나 죽음과 절망을 실감하지는 않았다.

     

     이제 누구나 힘이 다하고, 한계를 넘어서, 한계 그 자체까지 고갈된 상태.

     종말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눈앞에서 혼돈이 그 팔을 들어 올린다.

     옆의 지크프리트 씨가, 어떻게든 일어서려고 한다.

     그래도 늦어.

     

     

     웃기지 마.

     

     이런, 이런 곳에서 끝날 순 없어.

     

     농담하지 마.

     

     나는 아직, 이런 곳에서는ㅡㅡㅡㅡ!!

     

     

     

     

     

     

     

     

     

     

     

     

     

     

     

     "12번, [흑뢰전관초포Ver3.8]"

     

     

     

     

     

     

     

     

     

     

     

     

     

     

     

     칠흑의 격류가, 내 머리 위를 달려 나가더니 혼돈이 들어 올린 팔에 직격 했다.

     검고, 빛을 삼켜버린 어둠. 그런데도 그 자신은 반짝이고 있다는 모순.

     ㅡㅡㅡㅡ어?

     

     발소리.

     주위의 절규하는 분위기만이 전해져 왔다.

     

     고개를 드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내 곁에, 그 발소리는 다가왔다.

     

     

     "잘했다. 역시나 나의, 자랑스러운 딸이다."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시야가 번졌다.

     

     "......어떻, 게."
     "필요했다. 내가 죽었다고, 나 이외의 모든 존재가 믿을 필요가 있었다. 안 그랬다면...... 이 요격 작전을 성립시킬 수는 없었으니까."

     아아 정말, 그래, 그랬었지.

     당연해. 그럼 그렇고말고.

     죽었을 리가, 없잖아......!?

     

     "아버님......!'

     

     나는 눈물을 닦는 것도 잊고 고개를 들며.

     절규했다.

     

     "그러니 마리안느, 감동은 하지 마. 나는 이번에야말로ㅡㅡ정말로, 죽으러 온 거니까."

     평소대로의 새카만 정장. 올백으로 빗은 머리카락.

     하지만 그 심홍색 눈동자가, 익숙하다. 내게도 이어진 루비의 눈동자가.

     

     "널 쓰러트리는 것으로, 나라고 하는 존재는 역할을 끝낸다."

     그는 날 바라보지도 않았다.

     단지, 스쳐지날 때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몇 초 간 움직임을 멈추다가 조금씩 멀어졌다.

     

     "미래로 이어지는 빛은 충분할 정도로 자랐다. 이제는 단지, 쓸어버려야 할 어둠을 이번에야말로 쓸어버릴뿐이다."

     아냐.

     잠깐만.

     잠깐만요, 아버님. 그건 아니에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목소리를 들으면 안다. 아버님은, 내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소리 내어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공멸하라, 파마의 강철.......루크스의 잔해를 연주하자."

     

     아버님이.

     맥라렌 피스라운드가, 마검을 한 손에 들고 나아간다.

     그는 그 검끝으로, 혼돈을 가리키며 고했다.

     

     

     "구시대의 신이여ㅡㅡ청산을 시작해보자."

     

     

     싫어도 알겠다.

     우리들의 무대는 하나의 단락을 맞이했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다른 연극.

     등장인물이, 주역이 바뀌고서 개막하는 연극.

     

     

     다른 차원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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