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부-15 광란만뢰 라스트 어택(1)2022년 11월 14일 22시 36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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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느와 카산드라의 간격이 0이 되는 데에는 한순간도 걸리지 않았다.
뛰어든 마리안느가, 선혈유성의 어퍼컷을 날린다.
"체야아아아아아앗!"
"그런 큰 동작으로."몸을 젖혀 카산드라가 그걸 피했다. 그 여파에 공간이 파열했다.
밀착 거리.
전개된 [유성]과 [프룩투스]가 서로를 부수려 든다.
인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일곱 재앙. 일곱 악몽, 일곱 오점. 그 원초와 종착점이 정면으로 격돌한다.
"카산드라 씨! 당신은 사룡의 힘으로 신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갑옷이 자유자재로 신축된다. 날카로운 찌르기를 1초에 수십 번의 페이스로 내지른다.
접촉하면 웬만한 병사는 반신을 날려버릴 위력. 그걸 정면에서 부딪히며 상쇄시킨다.
때로는 본인에게 도달하는 공격은 쳐내고 피하고 숙이는 형태라서 치명상이 되지 않는다.
"보면 알겠죠!? 저건 파괴와 혼란을 일으키기만 하는 존재! 사람들의 안녕을 위협하고 아무것도 못 만들어내는 악룡이랍니다!"
"알고 있다고요, 그 정도는!"금주에 의해 형성된 가변갑을 조작하면서.
두 소녀는, 자신의 육체로 공방을 펼치고 있다.
카산드라는 양팔을 뒤덮도록 유수의 블레이드를 전개하여 그 일섬으로 적을 양단하려 든다.
상대하는 마리안느는 적수공권. 참격을 주먹으로 깨부수고 그대로 내딛으며 간격을 0으로 만들었다.
"모르고 있잖아요! 저런 단순한 공격만 할 줄 아는 녀석, 7일은커녕 7년이 지나도 세계를 만들 수 없는걸요!"
"그야, 우리가 만들면 되잖아요!"
"그럼 평생 마크라도 하시던가요!"영거리. 컴팩트하게 내지른 팔꿈치가, 카산드라의 복부에 파고든다.
"치잇."
산소가 빠져나가는 소리.
하지만 카산드라의 눈동자에서는 빛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제야 깨닫는다ㅡㅡ마리안느로 목표를 고정시킨 듯한 시선을.
즉시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카산드라가 입을 벌렸다. 입안에 있던 프룩투스의 물방울이 탄환이 되어 날아온다. 종이 하나 차이로 회피. 마리안느의 뺨이 갈라지면서 피가 배어 나온다.
"우왓 디러."
"......! 이거에도 대응한 건가요!?"
"아, 아니, 카산드라 씨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치가 있겠어...... 꽤 고가로 팔 수 있겠네요! 그리고 미소녀의 침도 한번 받아보고 싶었사와요.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만 부탁할게요!"
"!? 기, 기분 나빠.......!"카산드라가 뒤로 뛰어서 물러난다.
간격을 두고서 다시 포격을 날리지만, 마리안느는 그 탄막을 빠져나가면서 돌파.
"그런 서투른 사격 따윈!"
오른팔을 휘두른다. 힘을 담아서, 주먹이 아닌 포격으로서 내지른다.
유성의 본래의 용도에 가까운 마력 포격.
카산드라는 전면에 베일을 집중시켜 막아내었ㅡㅡ지만.
"크......으!?"
팡! 하는 파열음이 울렸다.
베일이 분쇄되는 순간, 카산드라가 뛰어서 물러났다. 착탄한 지점이 파이면서, 뇌우 속에 파괴된 대지가 튀어 오른다.
"다시 한번 물어볼게요, 카산드라 씨! 진심으로, 당신은 세계를 다시 만들 셈인가요!?"
"ㅡㅡ그래, 그래요! 왜냐면 새로운 세계에는, 저 같은 존재는 이제 나타나지 않는걸요! 단지 그것만의 약속을 위해, 저는 이 몸도 기쁘게 내던질 수 있답니다!""잘 말해줬사와요!"
전투는 길어진다.
야밤 속에서의 기습으로 시작된 전격 작전임에도, 이미 몇 시간이 지나고 있다.
그만한 시간 동안 전력으로 싸우고 있는데도, 마리안느의 기백은 늘어나기만 한다.
"그렇다면 이 싸움! 저와 당신의 신념의 대결이겠네요! 세계를 바꾸고 싶은 당신과, 세계를 바꾼다는 그야말로 악역다운 말투가 마음에 안 드는 저! 누가 옳은지 결판을 내보자고요!"
"정말 그 이유로 싸울 셈인가요......!?"두 사람의 저 멀리 옆에서는, 지크프리트가 공중의 파프닐에게 공격을 가하고 있다.
날아서 참격을 회피한 사룡이 지면에 브레스를 날린다. 하지만 기사는 그 한가운데에 있음에도 상처 하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이유라 해도! 나는 지지 않아, 질 수는 없어! 어떤 희생을 지불한다 해도, 이긴다!"
"......아아. 전에 말씀하셨죠. 무언가를 희생해서라도 강해지겠다고."
천둥이 울린다.
후방의 난전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상상도 안 간다.
단지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쓰러트려야 할 상대는 눈앞에 있다는 것.
그래서 마리안느는 팔짱을 끼고서, 비에 맞으면서도 우아하게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는.
"마음가짐은 부정하지 않겠사와요ㅡㅡ하지만! 그 정도의 강함으로는, 지금까지 희생시킨 것들이 울겠는데요!?"
"ㅡㅡㅡㅡㅡㅡㅡ"번쩍! 하고 시야가 하얗게 불타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카산드라가 천천히 표정을 바꾼다. 입술을 부르르 떨면서, 대해와도 같은 두 눈에 짙은 불꽃을 일으킨다.
"당, 신. 당신 그것은, 그 말은......!"
"네?"
"그것만은...... 그것만은, 간과할 수 없어엇!"
"어라? 왠지 무지하게 듣고 있네......"
"당신이란 사람은ㅡㅡㅡㅡ!!"물의 베일이 팽창했다.
마리안느의 등줄기에 오한이 달린다.
"멀티플 하이드로 카마이타치!"
"꺄악!?"
반응이 늦었다.
시야를 뒤덮고 있는 호우.
그것들이 마리안느의 가까이에서 갑자기 칼날이 되어, 오른쪽 어깨를 베어버린 것이다.
선혈의 갑옷을 파고든 그것이 어깨를 깊게 할퀴었다. 상처를 손으로 누른 마리안느는 서둘러 전방향에 방어막을 전개했다.
"당신의 그 갑옷은, 저와 다르게 변형시키고 있을뿐! 무형이 아니니 갑옷에 틈새가 있는 거네요!"
"뭐야아아아아 이 개 같은 판정은! 너프하세요! 이런 게 통하다니 용서할 수 없사와요!"
두 사람은 피를 흘리고 상처 입으면서도 계속 공격을 주고받았다.
지금까지도 그랬다.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는.
카산드라 젬 아르카디우스는.
몇 번이나 다시 일어서 왔다.
하지만ㅡㅡ그 내실은 너무나도 다르다.
마음이 꺾였을 대.
마리안느는, 꺾이고 말았다. 꺾인 뒤에, 동료가 지탱해줘서 다시 일어섰다.
카산드라는, 꺾이지 않았다. 꺾이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아서, 혼자 계속 일어섰다.
절망해도 다시 일어선 소녀와.
절망하고 있는데도 계속 일어서도 만 소녀.
"저한테 없는 것, 전부 가진 주제에ㅡㅡ!"
"제가 버린 것들, 전부 가진 주제에ㅡㅡ!"거리가 폭발적으로 사라진다.
서로에게 달려들어서는, 주먹과 손날을 교환한다.
검격 같은 소리를 연주하면서, 전투는 결말로 나아가고 있다.
마리안느와 지크프리트가 분전하는 와중.
"......카산드라 님은 무사할까요."
"몰라. 우리들은 여길 지키면 되니까."전장에서 조금 벗어난 산속에, [라오콘]의 별동대가 있었다.
그들이 지키는 것은 보라색으로 빛나는 마법진.
계속 대지에서 마력을 빨아올려서 작동하고 있다.
"오~ 어이어이. 진짜 겨우 찾아냈다고."
"!?"그때, 전장에 어울리지 않는 경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병사들이 검을 들자, 수풀을 헤치는 소리가 다가온다.
"그거, 상위 존재를 고정시키는 술식이지? 그 특급 선발 시합 때에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모습을 드러낸 자는, 회색의 긴 머리를 하나로 묶은, 호리호리한 남자.
"그래서, 그걸 기반으로 이번엔 그거다...... 순서대로 생각하면 알 수 있다고. 전의 그것은 시금석이었다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둔다. 누구든 그렇게 하겠지."
"네, 네놈은 누구냐!?"
"응? 관광객."루거 미스트루틴.
마리안느가 격투술 스승이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대인격투전 최강의 남자.
그는 병사들 앞에서 천천히 양손을 들었다.
"그게 파프닐을 고정시키는 거지? 뭐 그거다......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고나 할까. 빈틈이 없구만, 그 지크프리트란 기사. 날 파악하고서, 만일 괜찮다면 협력해주지 않겠냐고 말했지 뭐야. 그래서, 찾아버렸다. 항복해주면 좋겠는데?"
"웃기지 마!"긴 말을 나불대면서도, 루거의 시선은 마법진의 구조를 보고 있었다.
(과연. 마력을 가졌으면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삼켜진다는 건가)
"네놈이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 해도, 이건 파괴 못한다!"
"음, 뭐......아~...... 안 되셨네요. 너희들, 진짜 운이 나빴다고."순식간이었다.
검은 든 세 사람이, 동시에 지면에 쓰러졌다.
찰나의 발놀림으로 거리를 좁힌 루거의 장타는, 총 3발. 한 명당 한 발로 말끔히 의식을 앗아가 버렸다.
"엿차."
그리고 그대로 지면을 있는 힘껏 짓밟았다.
진각ㅡㅡ마법진이 새겨진 대지가 쪼개지더니, 순환하고 있던 마력이 기둥이 되어 터져 나온다.
"오오...... 대단한 광경이네......"
상위 존재의 고정에 필요했던 에너지가 아무렇게나 하늘을 두드리자, 비구름이 흩어진다.
그걸 올려다보면서, 루거는 가슴가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간헐천처럼 분출되는 마력을 바라보려고 상체는 젖히고는 담배를 피워댄다. 끝부분 몇 cm가 날아가고는, 남은 부분이 빨간 불을 드러낸다.
보라색 연기를 뿜어낸 루거는 폭심지로 변해버린 전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 나는 이만...... 이제 네 일이라고, 마리안느."
고정술식을 파괴한 루거였지만, 파프닐의 존재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흥, 이제 와서 파괴한들 소용없다! 나의 완전한 현현은 이미 성립했다!]
공중을 날아다니면서, 파프닐이 비웃는 목소리를 내었다.
술식의 파괴는 지크프리트도 감각적으로 탐지하였다. 같은 계통의 존재라서 그런지, 기묘한 링크가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이미 파프닐의 존재 자체에 영향은 없을 거라 이해하였다.
하지만 지크프리트는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 의미는 있다. 현현한 네놈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고정시키고 있으니까."
[그래. 그 말대로다. 그러니 무적이 되었다!]"아니. 그렇다면 고정술식 따윈 내버려 둬도 되었다. 유지하고 있던 것은 보험을 위해서였겠지? 하지만 그걸 잃은 이상, 네놈의 존재를 담보하는 건 네놈 뿐이다! 쓰러트리면, 쓰러지는! 위와 같은 영역으로 떨어졌다!"
[해볼 테면 해봐라!]
인류가 경외하는 초월적 존재의 결정체.
불을 뿜는 용이라는, 절대적 살인 권능의 행사.
[적당히 좀, 사라져라ㅡㅡㅡㅡ!]
(최대 화력이 온다!)
지크프리트는 휘말리는 동료가 없나 주위를 즉시 확인하고는.
"뭐......?"
있다.
유이, 로이, 유트, 린디가 있는 것을 보았다.
(설마ㅡㅡㅡㅡ전투를 계속하는 사이, 본진 근처까지 와버린 건가!?)
전투의 여파만으로도 인간을 죽이고 남는, 격전.
절대 휘말리게 해서는 안 될 학생들이 가까이 있다.
"지크프리트 공......!"
"모두 대피해!"로이가 가담하려는 순간, 기사가 제지했다.
"최대 화력이 온다! 물러나!"
"......물러나라니, 너."
"정말 죽는다! 학생을 물러나게 해!"부대장에게 지크프리트가 외쳤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기사로서, 어른으로서.
하지만.
"시끄러!! 닥쳐!"
"......!?"쩌렁쩌렁하게 공간을 울리는 고함.
그 소리를 낸 자는ㅡㅡ유트였다.
그는 두 눈에서 불길을 지피면서, 옆의 유이한테 고개를 돌렸다.
"유이! 아직 가호는 남았지!? 잠깐이면 돼!"
".......! 알겠어요! 그에게, [축복]을!"순간 집중에 의한 출력 향상.
가호를 받은 유트가 오른손에서 화염을 뿜어 올렸다.
하지만 막대한 이 출력을, 평소대로의 유트가 제어해야만 한다.
"유트! 무엇을......!?"
"내 친구들이 목숨을 걸고 있는데!"검이 팽창한다.
땅 자체를 두쪽 내버릴 정도로, 크게, 하늘까지 닿을 정도로 우뚝 선다.
"나만 아무것도, 못하다니!"
달리면서, 그는 검을 쳐올렸다.
내리던 비가, 불기둥이 통과한 곳만 증발한다.
"그런 거 참을 수 있겠냐아아아아아!!"
카산드라가 프룩투스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볼품없다.
검이라기보다는, 가까스로 위력의 방출을 해내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검처럼 보일뿐이다.
그럼에도.
유트라는 남자가 만들기에는 이 이상의 검은 없다.
"[이그니스 아트레이터]어어어어어어어!!"
금주에 의해 형성된 검을, 유트는ㅡㅡ던졌다.
"지크프리트! 이걸 써어!"
"다음엔 사전에 말하고 나서 해주겠나!?"기사가 서둘러 대검을 버리고는, 날아온 검을 받아 손에 든다.
"우웃......!"
역시 무리가 있었는지, 지크프리트가 가호를 양손에 집중시킨다.
그럼에도 몇 초는 버틸지 의심스럽다.
몇 초ㅡㅡ그에게는 너무나도 충분하다.
적발의 기사가, 그 검을 쳐올린다. 시선 끝에는 하늘에서 날개를 펼친 거대한 사룡이 있다.
[뭐냐 그건!? 어째서, 금주 보유자와 네놈이 손을 잡고 있지!?]
"물론ㅡㅡㅡㅡ친구니까!"
전력 출력의 드래곤 브레스를 뿜는다.
이 일대를 불태우고도 남을, 필사의 광범위 공격.
서걱.
브레스가, 두 쪽으로 잘려나갔다.
지크프리트가 내지른 참격.
거대, 장대, 그런 말로는 부족한 화염의 검이, 이번에야말로 파프닐을 갈랐다.
[ㅡㅡㅡㅡ크, 어]
찰나의 참격이, 구름 낀 하늘에 참격흔을 새겼다. 갈라진 구름 틈새에서 별들이 반짝인다.
부역을 잃은 것처럼, 거구가 낙하를 시작했다.
그대로 사룡은 지면에 추락했다.
대지가 흔들렸다. 일행이 무심코 휘청거릴 정도로, 지면이 크게 흔들렸다.
[바보 같은]
힘없는 목소리.
흙먼지 저편에서, 파프닐이 드러누워있다.
몸에 깊고 깊은 자상이 남은 사룡은ㅡㅡ재생이 시작되지 않는다.
지크프리트는 자신과 친숙한, 파프닐의 지배 법칙의 감각이 옅어지는 것을 느꼈다.
"......네놈의 재생능력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뜻이다."
[말도, 안 돼...... 완전 현현을 이룩한 내가....... 죽는, 다고......!?]
"그래, 죽어. 내가 죽인다."
화염의 검이 사라진다.
유트는 시야가 흔들려서, 그 자리에 무릎 꿇었다. 큰일 났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지크프리트를 돕기 위해 쓴 [이그니스]의 제어가 느슨해졌다.
후방에서는 적병들이 마그마의 지옥을 탈출해서 달려오고 있다.
하지만ㅡㅡㅡㅡ대세는 결정되었다.
"잊었는가, 대사룡 파프닐. 네놈도, 나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을 텐데."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나를, 완전한 상위 존재를 타도하는 일은......!?]
"가능해. 나는ㅡㅡ[용살자]니까."
천천히 다가간다.
파프닐의 몸이 갈라지자, 그곳에는 빛이 뭉쳐 있었다.
눈을 잘 뜨고 보니...... 중심에, 발광하는 우체가 있었다.
"그런가. 완전 현현한 이상...... 존재의 코어도 이쪽에 와 있었군."
코어를 파괴하면, 파프닐은 완전히 가동을 정지하리라.
하지만 발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로이 일행의 후방에서 풀숲을 헤치며 [라오콘]의 병사들이 쫓아오고 있었다.
"바보 같은! 파프닐이......!?"
"이제 됐다!"당황하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지크프리트는 자신의 대검을 주워 들며 일갈한다.
"불사의 법칙은 깨졌다! 이 이상은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다! 투항해라......!"
[.......]앞으로 나아가는 지크프리트와 기사들.
적병들과 마주 보는 그들의 등을 바라보면서, 린디는 유트의 옆에 앉았다.
"..............이긴, 거네."
"그래, 거의, 끝났다......"깊게 숨을 쉰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마도 로이와 유이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ㅡㅡㅡㅡ끝나야 할 승부는 또 하나가 있다는 것을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모두, 반사적으로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소리는 간헐적으로 울리면서,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끝내는.
"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흑발과 은발이 뒤섞여 뛰어들었다.
밀접한 거리에서 공격을 나누면서, 마리안느와 카산드라 또한 본진 근처까지 다가온 것이다.
"크윽......"
"이, 익."몸이 서로 튕겨 난 두 사람이, 반대방향으로 날아간다.
지면에 떨어져서는, 수 미터 가까이 구른 뒤에야 겨우 멈췄다.
서로의 금주가 지워진다.
마리안느의 체내에 혈액이 되돌아가 재생하는 것처럼 빨려들더니, 복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읏."
정적.
다가가려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빗소리만이 울려서, 쓰러진 두 영애의 호흡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일그러진 시야 속에서.
지크프리트는 확실하게ㅡㅡ카산드라가, 천천히 일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하악, 하악, 하......하악."
거친 숨소리를 내며, 격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면서.
그럼에도 악역영애는 일어나서, 눈앞에 쓰러져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일어나지 말아요......"
진심 어린 말이었다.
수없이 공방을 되풀이하여, 웬만한 상대 하면 10번은 살해할 수 있는 대미지를 줬음에도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좀 끝내 달라고 비는 카산드라의 앞에서.
"크, 엑......후우......."
신음하면서.
비에 맞으면서.
악역영애가, 복부를 누르며 일어선다.
"전혀...... 전~혀, 통하지 않았사와요......!"
통했어!
분명 통했어!
"자아 카산드라 씨......! 슬슬 피날레랍니다......!"
"당신, 은! 당신은 어째서......!"기사들, 헌병들, 친구들이 숨을 멈추고 지켜보는 와중.
두 영애가, 시선을 교차했다.
아~ 이제 완전히 무리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고 금주도 해제되어서 출혈 장난 아니고. 아니 이거 스스로 배를 가른 거지만.
〇잠자리헌터 음!? 파프닐이 재생하지 않아......!?
〇무적 뭐? 아아 재생이 한계였나
〇찔러용 있구나, 한계
〇무적 보통은 없지만 뭐 지크프리트 씨가 상대니까
〇바깥에서왔습니다 이상하게 냉정하다고 생각했는데 너 혹시 [최애가 멋지니까 됐어] 같은 생각이지?
〇무적 헤헷
의식이 혼탁한 와중에도, 어떻게든 일어선다.
이젠 돌아가고 싶다.
"카산드라! 각본 변경이다! 파프닐이 당했으니, 끼워 맞출 수밖에 없어! 들리는 거냐!?"
아니 진짜, 이번만은 진짜 열심히 했다.
너무 열심히 한 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조금만 더하자.
"당신을, 쓰러트린다!"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다.
"당신은 틀렸다고 증명한다! 당신은 내 이하라고 뼈저리게 깨닫게 해 준다!"
"...... 아니요. 이기는 건 저예요!"철컥 하고, 서로의 전투용 사고 회로가 작동하는 소리.
동시에 물러나서 즉시 영창을 시작한다.
────rain fall、sky burn、glory glow
────shooting、exposing、shining、coming
────justice、white、execution、Panagia
────sin break down、judgement goes down선택하는 것은 당연히 13절.
지금의 내게 가능한 일, 전부 하지 않으면, 못 이겨.
────ruin fall、sky bright、glory gone
────rebuilding、covering、smoking、going
────justice、rainbow、permission、Joseph
────sin dead end、order on end저쪽도 당연히 완전해방을 행사해온다.
그래야지.
전력의 당신을 뛰어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걸!
────vengeance is mine
────resurrectio is coming
서로만 보고 있다.
서로의 영창과 숨소리만 들린다.
"홀드 오픈ㅡㅡ매그너라이즈 미티어, 불량 포오오옴!"
"홀드 오픈ㅡㅡ생츄어리 프룩투스!!"그래서.
이 라스트 어택으로, 승부다.
당연하게도, 그걸 주위에서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다.
"큰일이다! 지켜야 해!"
헌병들이 마리안느의 진로에 끼어들려는 것을 보았다.
로이 미리온아크가 그 광경을 보았다.
철컥.
그의 머릿속에서, 스위치가 전환된다.
(웃기지 마)
그곳은 그녀의 무대다.
그곳은 그녀가 나아갈 길이다.
그곳은ㅡㅡ그녀가 갈라놓을 우주다.
{신규 접속자를 확인}
{주권자의 허가를 대기......에러. 처리의 문제를 확인}
{필요조건의 확인에 실패. 긴급성의 확인에 실패. 간이 허가를 불허}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영역이다.
누구도 바래게 해서는 안 될 그녀만의 장소다.
{신규 접속자를 확인}
{주권자의 허가를 대기......에러. 처리의 문제를 확인}
{필요조건의 확인에 실패. 긴급성의 확인에 실패. 간이 허가를 불허}
농담이 아냐.
그것은, 그것만은 절대 두고 볼 수 없어.
그것만은.
그녀가 나아갈 길에 그녀 이외에 서도 되는 것은ㅡㅡ나 뿐이다.
{신규 접속자를 확인}
{주권자의 허가를 대기......에러. 처리의 문제를 확인}
{필요조건의 확인에 실패. 긴급성의 확인에 실패. 간이 허가를 불허}
[로이! 보세요!]
[아니......뭐를 말야......]
[저거요! 저거!]
[아니 저건, 그...... 하늘을 가르는 별, 말이야?]
[별똥별이랍니다, 별・똥・별!]
[아아, 그런 호칭도 있었지. 저 빛은....... 잠깐이잖아? 찰나에 사라지고 마는 빛에 불과하다고]
[정말! 로망이 없는 남자네요. 정말 따분하기는!]
[뭐, 뭐......!? 너 말이야! 나는 아버님의 분부로 널 따라왔을뿐이라고! 천문학 따윈 불필요해!]
[아니요!]
[저 유성처럼, 저는 반짝여 보이겠사와요!]
[당신이 보고 놀랄만한...... 누구나 눈을 뗄 수 없어질듯한]
[그런 유성으로, 언젠가는ㅡㅡㅡㅡ!!]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 소원을, 이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방해하게 둘 수 없어.
그녀가 나아갈 길을, 방해하게 두지 않아.
{신규 접속자를 확인}
{주권자의 허가를 대기......에러. 처리의 문제를 확인}
{필요조건의 확인에 실패. 긴급성의 확인에 실패}
{간이 허가의 허락에 필요한 조건은 클리어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득한 여행길의 종착점에서 기다리는 빛이, 지금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당신에게 축복과, 동시에 저주를 선사하지요}
{한정적 간이 허가를 허락}
{제6천의 한정 접속 안정화를 확인}
{요격 권한을 일부 양도}
{술식지정 : [크라우노스 이매츄어]}
{적절한 처리를 하여, 대상의 미확인 프로그램을 제거하라}
[────────그대, 라오스의 각성자로서, 세계의 종말을 뒤엎으라]
"마리안느를 방해하지 마아아아ㅡㅡㅡㅡㅡ!!"
무수한 뇌격이 전장을 덧칠한다.
나와 카산드라 씨를 둘러싸는 식으로, 푸른 전격이 전개되었다.
"앗......!?"
정밀성, 위력, 전부 절대적.
이쪽으로 달려오던 적병들이 뇌격에 휘말려 날아간다.
"나이스한 지원이었어요!"
미소를 지으면서 약혼남을 바라본다.
그는ㅡㅡ왠지, 멍하니 있었다.
응? 왜 그래? 응? 그보다 이런 마법 쓸 수 있었냐고 너?
〇번개아저씨 엇!?
〇일본대표 누가 나와도 좋다고 했냐 쨔샤! 지금 바쁘니까 물러나 있어!
〇번개아저씨 아니 그게...... 누군가가 내 본체에 접속했는데요!?
〇일본대표 ………………뭐?
〇번개아저씨 다만 부분적이라고나 할까. 끌어내리는 느낌은 아니지만, 힘을 빼내고 있군요......
어.......진짜 뭐야? 이 녀석 로이 뭐한 거니.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나아가는 길은, 누구도 방해받지 않는 거예요!?"
비통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고개를 앞으로 되돌린다.
카산드라 씨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프룩투스를 전개시키고 있다.
흥, 나의 나아가는 길이라.
"방해야 무수히 있었답니다! 그것들 전부를 분쇄하고 돌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저의 영애도!!"
"여......영애도~??"
"쳐부수고, 짓밟아도!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멈추는 일조차 생각하지 않는!"
눈을 감으면, 평소의 광경이 떠오른다.
입학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어전시합에서 성녀를 패 버리고.
특급 선발 시합의 대회장을 반파시키고.
그리고 지금, 해변학교에서, 지형을 바꾸고 있다.
.................................떠올리지 않는 편이 좋았는데 이거. 뭐, 뭐 좋아.
개안.
정면에 카산드라 씨를 바라보며, 나는 뱃속부터 외쳤다.
"그때의 질문에 대답해드리죠, 카산드라 씨!"
".......!"
"저도 많은 희생을 치러왔습니다! 그리고 이후로도 분명 희생을 치르겠죠! 하지만!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 않네요! 그것들 전부를 마셔버리고, 양분으로 삼겠습니다!"
"그건, 강자의 이론......!"
"어쩔 수 없잖아요, 왜냐면 전 강자인걸요!"
카산드라 씨는 말문을 잃고 입을 떠억 벌렸다.
지금이다, 영창 스타트.
"rain fall、sky burn、glory glow"
〇화성 치, 치사해......
시끄러.
시작하는 것은, 13절 불량 폼과 병행하여 작동시킬 수 있는 최대한인 6절영창.
복부에서 흐르는 피가, 그대로 오른팔에 휘감긴다.
"sin break down、judgement goes down"
단순한 6절이 아니다.
불량 폼과 맞물려 서로를 증폭시키는, 지금의 내게 가능한 전부!
"────vengeance is mine"
오른손을 화살처럼 당겼다.
이제는 단지, 놓으면 된다.
저쪽도 서둘러 오른손에 프룩투스를 전개하여 나선으로 휘감았다.
자아.
동시에 뛰어든다.
시선을 마주한 채, 있는 힘껏, 스트레이트 펀치를 쏜다!
"필살 악역영애 로켓드릴퍼어어──────언치이이!!"
"멀티플 하이드로 트윈 헤릭스──────!!"
격돌의 여파가 하늘을 진동시킨다.
구름이 깨지며 하늘까지 관통하는 역장이, 공간 그 자체를 왜곡시킨다.
바로 위의 하늘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세계 자체가 비뚤어졌다.
서로에게 부딪힌다.
같은 금주끼리 관통하고, 꿰뚫고, 파괴한다.
결과적으로 공중에 유성과 프룩투스의 파편이 날아다녔다. 세빙처럼 반짝이면서 흩어지며 날아간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츠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대치가 이어진다.
카산드라 씨의 드릴 펀치와 나의 드릴 펀치가 서로를 갉는다.
떨어져 나간 파편이 주위에 흩어지고 있다.
빛나고 있다.
번개에 비쳐서, 공중에 물방울 하나하나가 반짝이고 있다.
마치 유성 같았다.
칠흑의 밤하늘을 가르는, 여러 개의 별똥별.
....... 이거 사실상 유성 아냐?
그냥 생각해도 유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만 보이니까.
아니 이젠 됐어ㅡㅡ너도 유성이 되어랏!!
〇무적 왜??
〇우주의기원 왜??
〇일본대표 왜??
파직, 하고 서로의 공격이 부서졌다.
잠시 후, 그 파편이 다시 모인다.
"어?"
카산드라 씨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는 프룩투스에 놀란 목소리를 내었다.
유성도 프룩투스도, 한꺼번에 휘감고 있다. 왼손에 두 색의 반짝임을 품는다..
〇일본대표 잠깐잠깐잠깐잠깐잠깐
〇독수리안티 이 녀석, 금주를 금주로 뒤덮었다!?
왼손에 재결집시킨 두 가지의 금주.
두 가지? 아니 달라! 이미 이것은 유성이다앗!
"초필살 악역영애 펀치──레프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바로 2단 펀치. 그러고 보니 나 왼손잡이였네.
목표가 빗나간다.
레프트 펀치가 카산드라 씨의 복부에 직격하자, 조금 늦게 파괴음이 울려 퍼진다.
날아간 그녀의 몸이, 지면을 데굴데굴 굴러갔다. 수십 미터를 굴러가서야 멈췄다.
움직이지 않는다. 프룩투스의 수류가 힘을 잃고 단순한 물이 되어 떨어진다.
"저, 의."
호흡이 잘 안 된다.
그럼에도, 오른손을 하늘로 뻗었다. 일그러진 채의 하늘을 가리킨다.
"저, 의....... 승리랍니, 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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