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부-16 관절전투/라스트 미션(1)
    2022년 11월 18일 13시 52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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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를 듣고 열을 아는 자를, 사람들은 뛰어난 현자라 칭찬한다.

     하나를 듣고 백을 아는 자를, 사람들은 천재와 다름없다며 칭송한다.

     

     정말로 그럴까.

     천재를 일반인의 척도로 재다니, 우스운 일은 아닐까.

     

     진정한 천재는ㅡㅡ천, 만, 억 까지도 알기 때문에 천재인 것은 아닐까.

     

     

     

     

     

     

     

     

     "왜 살아있냐고오오오!?"

     아버님의 모습을 보고.

     결연한 표정으로 혼돈의 모습을 올려다보던 소년이, 눈을 부릅뜨며 절규했다.

     

     "말도 안 돼! 이 자리에 네가, 너만은 있으면 안 된다고!!"

     손찌검을 하면서 그는 양복의 남자에게 외쳤다.

     조금 전까지의 여유를 이미 사라져 있다. 생각해보면 이 녀석이 여유를 유지했던 일은 없을지도......

     

     "음, 그렇겠지. 내가 여기 있으면 네 계획은 어긋나니까."
     "그래서다! 그래서 먼저 죽이러 갔다! 네가 충분히 힘을 낼 수 없도록 하고서, 걸리적거리는 놈들도 많이 놓아두고 반드시 죽일 수 있는 포진도 짜서ㅡㅡ그리고, 죽였다! 죽였을 텐데~!? 왜 죽은 녀석이 나오냐고 이상하잖아!!"

     "말해줘야만 알아먹겠나? 네 계획을 망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는 뜻이다. 앞선 왕도 습격 때 너희를 제압하시란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서는 또 다른 누군가가 언젠가 같은 짓을 반복할뿐이었지."

     아버님이 마검에 마력을 충전해나간다.

     검은 반짝임. 아버님의 대명사인 그 마법과 마찬가지로, 빛을 삼키는 반짝임이라는 모순된 빛이 눈부심을 더해간다.

     

     "그래서는 안 되지. 나는 이 딱한 존재를 끝내러 왔다. 쓸데없는 비극을, 재도전의 가능성을 전부 부수러 왔다."
     ".............아버님, 당신은."

     "애초부터 이미 멸망했어야만 했던 내 실수다. 그날, 내가 끝장내지 못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패배 직전까지 내몰렸다. 나의 미숙함이, 나의 연약함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파멸을 살아남게 했다."

     그때였다.

     옆에서 멍하니 있던 지크프리트 씨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나를 끌어안고 물러났다.

     

     "지크프리트 씨!?"
     "전원 대피ㅡㅡㅡㅡ!!"

     아버님이 등이 멀어져 간다. 즉시 손을 뻗어보았지만, 닿을 리가 없다. 지금의 나는 유성 미발동 상태의, 맨몸이다.

     

     "모두 대피하라! 전속력으로 이 자리에서 후퇴!"

     "자, 잠깐만요 지크프리트 씨! 어째서."

     그에게 안겨진 채로 외친다.

     아니 알고 있다. 나는 이제 전력으로 달릴 수도 없는, 살아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지친 상태다.

     ......그게 아냐. 그게 아니라니까!

     

     "아직, 아직 아버님이 저곳에."
     "그래서다!"

     그 정도의 격전을 치른 뒤인데도, 지크프리트 씨는 나무 사이를 누비면서 뛰어간다.

     

     "미티어와 프룩투스의 격돌로 웜홀을 열고 그 혼돈의 존재를 소환하는 게 적의 노림수였다! 그리고 그에 반격하려는 게 네 아버지의 계획이고! 아마 그곳이 우리들이 있어도 방해가 될뿐......!"
     "하지만! 저 사람, 저 사람!"

     

     이제 스스로도 무엇을 외치는지 모르게 되었다.

     안겨졌는데도 날고 있는 듯한, 기사의 얼굴과 아버님의 얼굴이 겹쳐 보이며 어느 쪽이 현실인지 모르게 되었다.

     

     "아버님이, 죽으러 왔대잖아요!"

     "......!"

     

     나란히 뛰던 기사들이 내 말에 깜짝 놀란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통한 목소리가 나왔구나, 하며 딴 사람 일처럼 생각했다.

     

     "......가능한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상관없어요!"

     

     뜻을 굳힌 듯, 지크프리트 씨는 다리를 멈췄다.

     

     "!? 대장님!?"

     "계속 후퇴해! 적병도 움직일 수 없는 자는 구조하면서 신속히 전장에서 이탈해라!"

     잘 보니 달리는 자는 우리들만이 아니다.

     카산드라 씨의 병사들도, 혼돈의 현현한 시점부터 대피하고 있었다. 우리들보다 신속한 반응. 아마 그들한테도 이야기가 통했던 것이다.

     

     "왕국의 기사여, 배려에 감사하마! 하지만 우리들 [라오콘]은 모두 건재하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그건 다행ㅡㅡ음? 이거 다행이 맞나?"

     아니 그 이전에 모두 건재할 리가 없잖아.

     로이의 푸른 번개를 맞은 녀석들, 드러누운 채 들것에 운반되고 있잖아.

     

     "이제 그 녀석들은 상관없잖아요!"

     "알고 있다. 하지만 마리안느 양,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즉시 후퇴할 거다. 알겠지?"
     "시끄럽네요! 제 소원을 최대한으로 들어주고 싶다 하지 않았나요!?"
     "네가 살아있어야 네 소원에 응해줄 수 있는 거다! 그걸 잊지 마!"

     어깨가 움찔거렸다.

     정면으로, 혼나버렸다. 그런 기억은...... 전생에만 있었다.

     

     "......알았지? 마리안느 양. 나는 이런 곳에서 널 잃고 싶지 않아. 너도 이런 곳에서 죽을 운명이 아닐 거고."
     "......읏."

     "지금부터 너를 그 장소로 데리고 간다. 하지만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바로 대피한다."

     그에게 안겨진 자세로, 도망쳐 온 장소를 바라본다.

     빛의 기둥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혼돈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다리 근처에서는 간헐적으로 폭발음이 들려온다.

     

     "가자!"
     "......네!"

     지크프리트 씨가 나무를 뛰어넘는 큰 점프를 했다.

     단번에 시야가 트인다. 도착하려면 멀었지만, 필연적으로 우리들은 보게 되었다.

     빛의 기둥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존재와ㅡㅡㅡㅡ아버님의 전투를.

     

     

     

     

     

     

     

     

     

     "4번, [과중불투과환영군체]"

     

     거리가 멀어도, 이미 비상사태인 것은 알겠다.

     아버님이 지면에 검의 무리를 전개한다. 하지만 이미 아버님을 둘러싼 군세가 있다.

     말도 안 되는 광경이었다. 그것은 병사로서 소환된 것이 아니다. 혼돈을 기점으로 지면이 솟아나더니, 한번 녹아든 다음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분자 단위의 존재 변환!

     무슨 권능이야 말도 안 돼!

     

     "저, 건......"
     "! 지크프리트 씨, 기분이 나빠질 것 같으면 고개를 돌려주세요!"

     "아, 아니......  이건, 직시하면 발동하는 정신적인 저주의 종류, 인가? 내게는 다행히 가호가 있지만...... 이 출력이라면, 부하들은 부를 수 없겠는데......!"

     솟구치는 혼돈병단.

     모습은 제각기 달랐다. 반어인 같은 것에서, 반쯤 식물인간인 것도. 또는 진흙에 네 팔다리가 난 인형.

     어느 것이나 일반인이라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잘해야 일시적인 발광, 운 나쁘면 영구적으로 미쳐버리지 않을까 싶은 섬뜩한 병사들이다.

     

     "B, C, R"

     그걸 아버님이 쓰러트려나간다.

     우리들은 높은 곳에 진을 치고서 그 학살이 풍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12번, [흑뇌전관초포Ver3.8]"

     

     방출된 검은 극광이, 솟아나는 병단을 날려버린다.

     아버님은 의연하게 본체를 향해 걸어갔다. 그 걸음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한 걸음 정도의 정신을 돌리는 일도, 각도를 몇 도 빗겨 나게 하는 일도ㅡㅡ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하여 솟아나고 있는데.

     검을 휘두르지도 않고, 공격마법의 연발로만 모든 것을 처리해간다.

     

     [저항은 무의미다]

     "과연 그럴까? 매우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한 광경이었다.

     순식간에 수백 체는 나타나고 있는 군대를 순식간에 몰살시켜간다.

     마검을 휘두를 때마다 수백의 목이 날아간다. 끊임없이 마력포격은 사선 상의 적병을 소멸시킨다.

     

     

    〇잠자리헌터  뭐야, 이거

    〇화성  군세를 끊임없이 낳는 권능, 인가......?

    〇바깥에서왔습니다  아니. 저건 선이면서 악. 악이면서 선. 하나이며 전체, 전체이며 하나...... 선악이나 숫자의 개념이 없다고. 우리들은 아가씨를 통해서만 세계를 관측할 수 있으니 눈에 보이는 수만 보이지만. 저것들은 전부 카오스 본체이면서 동시에 카오스의 단말이기도 해

     

     

     일본어로 ok.

     

     

    〇바깥에서 왔습니다  미안 음유시인처럼 되어버렸네...... 정의로서는 솔직히 전혀 다르지만, 상대할 때의 인식은 일단 군체라고 알아둬.

     

     

     그렇구나.

     저것들 전부, 단순한 부하를 소환한 게 아니라는 말인가.

     

     

     ......그런 것치고는, 아버님한테 마구 쓸려나가고 있는데요

     

     

    〇바깥에서왔습니다  음 이상하네~ 저것들 전부, 루시퍼의 단말의 절반 정도는 강할 텐데~

    〇일본대표  그런 말 할 때냐!! 이거 명백한 이세계 침략형 사신이라는 말이잖아!

     

     

     솟아나는 군세 전부를 먼지와 편육으로 바꾸면서.

     아버님은 하늘에 우뚝 선 혼돈 본체를 향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오랜만인데?"
     [...............그런가. 넌가]

     

     앗, 하고 나는 말문을 잃었다.

     지크프리트 씨도 경악에 휩싸여 눈을 부릅뜨고 있다.

     

     [아아 그래ㅡㅡ알고 있다. 너를 알고 있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나의 강림을 방해하려는가!]

     "닥쳐라 먼지 같은 놈."

     

     마검이 반짝임을 더했다.

     일섬마다 시공이 갈라진다.

     

     "네놈이 내려올 장소는 이 세계에 없다. 네놈은 세계의 끝에서 미래영겁 봉인되어야 할 운명이고. 내가 그렇게 한다. 내가 쐐기를 박아서, 네놈의 내일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킨다."

     고한 뒤.

     아버님은 마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의 군체가 일제히 움직였다.

     

     "사출."

     날아가는 검의 무리. 판넬 같은 움직임으로 적병을 찌르더니 작렬하여 주변 일대를 파괴한다.

     원맨 아미의 견본 같다. 말 그대로 혼자서 적군을 섬멸해간다.

     

     "C, F, A"

     

     그 안을. 적병이었던 잔해 속을 유유히 걸으면서.

     가볍게 영창을 엮어내었다.

     

     "21번, [심홍단절참격임왕ver3.3]"

     

     그의 왼손을 기점으로 새빨간 빛이 집결한다.

     그것은 예리한 칼날이면서도 완만한 커브를 그리며 빛의 띠를 형성해간다.

     결국은 사람 하나 정도는 갈아버릴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바퀴가 된 그것을, 아버님이 왼손으로 거칠게 움켜쥔다.

     

     [이 무슨. 너는...... 맥라렌인가]

     

     공격의 준비를 끝낸 아버님에게, 혼돈이 그 이름을 불렀다.

     확정이다. 이런 거, 확정되어버렸잖아.

     

     

     

    〇독수리안티  전에도......싸워본 일이 있는, 건가......?

     

     

     [정말 놀랍군! 한때 그렇게나 손봐줬는데, 또 혼자서 찾아올 줄이야! 그 계집의 도움이 없었다면 봉인은커녕 격퇴도 이루지 못했을 텐데! 하지만 조금 전에도 보았지만ㅡㅡ계집의 힘은 일시적이었던 모양이더군. 이제 볼품없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그래. 하지만 다음은 없다."

     말과 동시에, 광륜을 있는 힘껏 휘두르며, 온몸을 써서 던졌다.

     방출된 광륜은 지면을 질주. 직선상의 적병을 종이 찢듯이 갈라버리더니 그대로 혼돈의 근원에 직격.

     

     [......! 이것은!]

     "내 본업은 전사가 아닌 연구자라서 말이지. 한번 질뻔했던 상대였으니 연구하는 게 도리잖아."

     광륜이 엄청난 기세로 회전하더니, 거목을 벌채하는 것처럼 근원에 파고들어간다.

     멀리에서 보아도 저 마법의 엄청남을 알겠다. 무심코 몸을 떨어 버릴 정도였다. 왜냐면 신과 같은 존재의 몸을 찢어발기고 있으니까.

     철저하게 참격 속성을 파고든 완성도. 그러면서도 [물건을 잘라낸다]라는 한 부분에서 이 정도의 날카로움을 이룩한 물질 혹은 마법을 봤던 일은 없다.

     

     [하하하하하하하핫!! 훌륭하구나 맥라렌! 옛 친구를 죽이기 위한 연구는 사뭇 즐거웠겠지!?]

     "닥쳐! 넌 이제, 그가 아냐!!"

     혼돈이 한 손으로 광륜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칼날은 잃지 않았다. 아버님이 왼손을 휘두르며 아무렇게나 날아간 광륜을 컨트롤. 다시금 혼돈의 근원으로 날아가게 했다.

     

     [어떤가. 다른 녀석들은 잘 지내나? 응?]

     "네놈에게 가르칠 이유는 없다!"

     아버님답지 않게 감정적인 목쇠였다.

     무심코 몸을 앞으로 기울이려는 찰나, 지크프리트 씨가 나를 지면에 엎드리도록 쓰러트렸다.

     

     "응!?"
     "온다!"

     나를 감싸는 자세로, 갑자기 대검을 뽑더니 그걸 벽으로 삼았다.

     방어자세 너머로 보았다. 혼돈이 그 왼손을 쳐올리면서.

     

     

     [일어나라]

     

     

     ㅡㅡㅡㅡ지면이 뜯겨 올라갔다.

     국지적인 사이클론이 무수히 생겨나자, 이 일대의 지면이 갑작스레 하늘을 찌른 것이다.

     천재지변이라는 말 밖에 안 떠오른다. 뭐야 저게.

     날아갈 듯한 몸을, 지크프리트 씨가 몸으로 덮어서 필사적으로 버틴다.

     

     그리고.

     갑자기 끝이 찾아왔다.

     

     

     "공멸하라, 벨기리우스."

     

     회오리가 몰아친다.

     그 중심점에서, 아버님이 마검을 치켜든 자세로 멈춰 있었다.

     

     "이 정도로, 날 어찌해보려고?"
     [그렇군ㅡㅡㅡㅡ하지만 마음의 내부까지는 못 지킬 텐데?]

     

     혼돈이, 몸을 굽혔다.

     반고체의 상체를 천천히 내려서, 머리 같은 부위로 아버님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멎었다. 지크프리트 씨가 곁에 없었더라면 혼이 조금 부서졌을지도 모른다.

     무심코 비명이 나오려고 한다.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도 이 정신적 대미지. 그럼 아버님은!

     

     "2번, [단절차원강제소환]"

     

     혼돈과 아버님 사이에 차원의 균열이 전개된다.

     그리고 균열에 마검을 찌르자, 가까이 다가왔던 혼돈의 머리를, 균열에서 튀어나온 마검이 베어버렸다.

     

     "말했을 텐데. 내 수법을 어느 정도 보여줬으니, 이제 지는 일은 없다고."
     [치잇......네놈!]

     

     일방적으로 상대의 정신 공격을 막고 있는데, 이쪽에서의 물리 공격은 통하고 있다.

     저 마법, 범용성 너무 높잖아.

     

     "......마리안느 양, 괜찮은가."
     "네? 아, 예."

     기분 나빠 보이는 지크프리트 씨가 걱정하자, 수긍한다.

     여기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

     적어도.

     적어도 그가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는......

     

     

     

     

     

     

     

     

     

     전투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

     아직 계속 이어질 모양이다.

     그리고 분명, 끝은 찾아온다. 확실하게 누군가가 쓰러진다.

     

     제대로 생각한다면...... 이건, 손쓸 수 없다.

     일거수일투족의 차원이 다르다. 노 모션으로 천재지변은 좀 아니잖아. 그리고 잔챙이가 무한정 솟아나는 것도 최악.

     

     신역과 신역의 격돌.

     그렇게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〇무적  결국 어떻게 된 거냐고 이거

    〇일본대표  @우주의기원  방금 떠올랐다고 말했었지? 이거 무슨 상황인지 설명 좀 해줘

     

     

     그래 맞다.

     뭐라고 말했었지 그 녀석.

     

     

    〇우주의기원  나중에 보충하겠지만, 저 남자와 그 일파는 우리들한테 감지되지 않고 신역에 접속해서 힘을 끌어내는 방법을 확립시키고 있다

    〇일본대표  뭐? 벌써 듣고 싶지 않은데

    〇우주의기원  버텨

    〇우주의기원  .......그래서 뭐, 맥라렌 피스라운드는 내 신역에 무단으로 접속했다. 예전에는 마이지. 지금은 이미 그 권능을 반납한 모양이지만

     

     

     시선 끝에서는 아버님이 아직도 싸우고 있다.

     솟아나는 잡병(아니 잡병은 아니지만)들을 순식간에 처리하면서, 본체에 포격과 참격을 입히고 있다.

     

     

    〇우주의기원  그래서, 내 힘을 써서 저 혼돈을 쓰러트리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〇우주의기원  그때였지

    〇우주의기원  내 신역에, 자격도 없는데 그 자리에서 맥라렌의 접속권을 이용하여 직접 쳐들어온 소녀가 있었다

     

     

     헐.

     정말 야만스러운 녀석도 다 있네.

     

     

    〇우주의기원  그때는 확인한 순간, 아 이건 어떻게 해야만 하는데 대처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렸다, 싶어서 말이지

    〇우주의기원  ......그런, 계약이었다.

    〇우주의기원  곤란해하는 신과 곤란해하는 인간이 있는데

    〇우주의기원  서로의 힘이 필요했다

    〇우주의기원  그래서 전부 끝나면,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로 계약했다

    〇우주의기원  그리고 일시적으로 권능을 허가했다

    〇우주의기원  나는 어찌 된 일인지 방금 떠올렸지만, 그 아가씨는 아마 아직 기억하지 못하고 있겠지?

     

     

     어? 응?

     ..............어, 그거, 제 일인가요?

     정말로 제 기억에 없는데요!?

     

     

    〇우주의기원  그러니까 기억을 잃는 계약을 했다고 말했잖아 멍청이!

     

     

     어이 방금 욕했지. 욕은 그만!

     방금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로, 이미 나는 절규하고 있다.

     

     

    〇우주의기원  그때의 너는 아직 유성에 선택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날 불러줘서 다행이었어

    〇일본대표  .......경위는, 알았다. 그래서 저 혼돈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까?

    〇우주의기원  아니 무린데. 저 녀석은 지금, 나한테서 끌어낸 힘의 잔해로 싸우는 상태라고. 이 정도까지 버틴 게 오히려 대단해.

     

     무심코, 지크프리트 씨의 품속에서 일어나며 아버님을 보았다.

     

     [정말로 학습했나? 너 혼자서는 이길 수 없어!]

     "단은 몰라. 몰라도 돼. 아서는 나라를 책임지고 있으니 죽게 할 수는 없어. 무엇보다...... 널 끝장낸다면. 그걸 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그게 가능하다고?]

     "몰아세우는 정도까지 확실하게 내가 해낸다. 만일 끝까지 처리하지 못해도...... 문제없다. 내 딸이 있으니."

     쿵, 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무슨 말을. 무엇을, 말하는 거람, 저 사람은.

     ㅡㅡ아니 달라. 사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왔을 때의 말을 듣고, 즉시 이해하고 말았었다.

     

     "알고 있나? 자식은 부모를 뛰어넘는 법이라는 걸. 그때가 온 것 뿐이다...... 부녀가 모였으니 해야 할 일은 계승이다."

     응. 역시, 그렇겠지.

     그는 거짓말을 안 한다.

     그는 절대로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로써 전해져 온다.

     

     저 사람은 최후의 전투를 벌일 생각이다.

     

     "......마리안느 양."

     지크프리트 씨의 침통한 목소리.

     그래. 이대로 가면, 또다시 아버님을 잃어버려.

     또다시라니 이상한데. 하하하.

     

     [허튼 말을. 나도 너도, 혼자서 강해졌다. 아무것도 기대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곳에 이르렀지 않은가!]

     "아니. 아니야....... 나는, 그녀가 있었으니까. 마리안느가 있었으니, 인간으로 있을 수 있었다. 그 전에는, 우리들은 계속 패배하고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공방은 멈춰 있었다.

     잡병의 발생도 멎었고, 아버님과 혼돈은 시선을 맞추며 조용히 대화하고 있었다.

     

     "널 멈출 때까지는 안 죽어. 너를 멈추기 위해서는, 내 목숨이 필요하다."
     [흥ㅡㅡ재미없는 말 마라, 친구여. 아직 늦지 않았다. 나와 함께 와라! 네가 있으면 당해낼 적은 없다! 금주 보유자도, 칠성사도 상대가 안 되지!]

     "......그래, 그렇겠지...... 나와 네가 나란히 서면, 적수가 없지......"

     무릎이 떨린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기 때문에.

     그만둬. 그것은.

     그걸 말해버리면, 나는.

     

     [그럼, 대답은 하나일 터!]

     "그래ㅡㅡㅡㅡ나는 널 죽인다. 이 목숨을 다 써서라도, 죽여버린다. 생명 에너지 전부를 전환해서, 네가 현세에 오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을 거다."

     마검의 끄트머리를 들이대면서.

     아버님이, 입을 연다.

     

     

     

     "가족의 미래를 지키고 싶다고 바라는 것은, 아비로서 당연한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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