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2022년 11월 01일 06시 18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눈을 뜬 레오루드는 젝스한테 물어보았다.
"......조건이 있다. 그에 따른다면 이번 일은 눈감아주마."
레오루드는 진지한 얼굴로 젝스에게 어떤 조건을 제안했다.
"젝스. 내 부하가 되어라. 그럼 이번 일은 눈감아준다."
애초에 레오루드는 아이들한테 훔친 작물만 돌려주면 용서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젝스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아랑의 어금니라는 도적단의 단장이라 말할 수 있는 존재다. 많은 귀족의 원한을 사고 나라에서 현상금을 내건 범죄자다.
다시 말해, 눈감아준다는 선택지는 없는 것이다.
"자, 어떻게 할 거냐?"
"켁...... 결국 네놈도 다른 귀족이랑 같은 거냐고."
젝스는 불평을 내뱉으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빼들었다. 젝스가 검을 뽑는 순간, 바르바로트가 레오루드의 앞으로 달려 나왔다.
"레오루드 님, 물러나십시오!"
"비켜라, 바르바로트. 이 녀석의 상대는 내가 한다."
앞에 있는 바르바로트를 제치고서, 레오루드는 젝스의 앞에 섰다.
(칫...... 그나마 저쪽 기사라면 승산이 있는데.......
뒤의 여자와 이 귀족은 위험해. 내 본능이 외치고 있어. 싸우면 안 될 상대라고 말이야. 하지만 난 아직 당해버릴 수는 없다고. 여기서 순순히 잡힐까 보냐!)
젝스는 마음을 다잡고 허리를 내리며 칼자루를 세게 움켜쥐었다. 레오루드는 젝스가 전투태세에 들어선 것을 확인했다. 이제는 말로 설득하기란 불가능하다. 레오루드는 자신도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빼들었다.
"젝스. 내게 검을 향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겠지?"
"당연히 알고말고!"
노호성과 함께 젝스가 한걸음 내딛으며 레오루드한테 달려간다. 검을 강하게 내려치면서 레오루드를 베려고 하지만, 막혀버리고 만다.
그럼에도 젝스는 질 수 없다며 더욱 밀어붙었다.
(젠장! 역시 이 녀석은 어중이떠중이 귀족과는 달라!)
서로 칼을 맞댄 상태가 되자, 젝스는 내심 초조해졌다. 필사적으로 밀어내고 있을 텐데도 레오루드가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어른과 아이가 싸우는 것처럼.
"젝스. 넌 그럭저럭 강하겠지. 하지만 확실히 말한다. 넌 날 못 이겨."
말하지 않아도 젝스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레오루드를 이기지 못하는 것 정도는. 그렇다 해도 물러설 수는 없다며 젝스는 검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무정하게도 레오루드 쪽이 강하다.
젝스는 이를 악물면서 검을 쥐고 있는데 반해, 레오루드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젝스를 밀어붙이고 있다.
"질 수 없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래, 알고 있다. 네가 여기서 마검의 힘에 기대는 것도, 포기하지 않는 것도.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안 닿아!)
1년 이상에 달하는 훈련이, 젝스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으로 레오루드를 승화시켰다. 실전경험은 적지만 그걸 보충할 정도의 재능이 있다. 그래서 레오루드가 질만한 요소는 없다.
"바람이여! 휘몰아쳐라!!!"
젝스의 포효에 대답하는 마검의 도신이, 연두색 빛을 발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휘몰아치는 폭풍이 레오루드를 덮쳤다.
"과연. 이런 식으로 되어있군."
"아니, 왜 안 날아가!?"
본래라면 폭풍에 의해 레오루드를 날려 보냈어야 했다.
하지만, 레오루드는 운명 48을 통해 젝스가 가진 마검의 능력을 알고 있다. 그리고 대처방법도. 따라서 레오루드가 무사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대체, 어떻게......?"
"장벽을 친 것에 불과하지. 다만, 조금 형태를 바꿨지만."
운명 48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주인공은 젝스의 마검을 막아낸 것이다.
(간단히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게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알고는 있는 거람?)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던 샤를로트는 레오루드가 즉시 쳐놓은 장벽을 칭찬했다. 그는 간단히 해냈지만, 사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애초에 장벽을 둥글게 만든다는 발상은 보통 할 수 없다. 장벽이란 곧 벽이기 때문에, 사각형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만일 평범한 장벽을 쳐놓았다면 함께 날아갔을 것이다.
"말도 안 돼...... 그런 일로 바람을 막은 거냐고......!"
동요를 숨기지 못하는 젝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면서 레오루드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동요로 굳어버린 젝스는 절호의 표적이다. 그 사이에 레오루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젝스에게 다가가 검을 튕겨내었다.
"아앗!? 무, 무슨......?"
"자, 어쩔 테냐? 젝스. 계속할 건가?"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게 된 젝스는, 그냥 레오루드를 바라보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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