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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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월 28일 20시 08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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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로연이 되어, 장소가 바뀌었다. 결혼식장은 힘을 넣어 만들었지만, 피로연의 장소는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한 넓기만 한 건물이다.

     

     그럼에도 충분했다. 준비된 테이블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신랑 신부의 재등장을 기다릴뿐이었다.

     

     그리고, 사회자인 길버트의 진행에 의해 옷을 갈아입은 신랑 신부가 재등장했다. 앞선 순백의 턱시도에서 은색 턱시도로 갈아입은 바르바로트와 순백의 드레스에서 귀여운 분홍색 드레스로 갈아입은 이자벨을 본 참가자들은 눈을 의심했다.

     설마, 새로운 복장으로 바꿀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상식이 바뀐다. 오늘이라는 날이 역사를 움직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결혼식은 수많은 참가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지게 되었다.

     

     피로연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윽고 끝을 맞이했다. 그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즐거운 시간이 끝나면 언제나 섭섭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 시간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막을 내리는 거다. 길버트가 끝을 알리는 인사를 하려던 때, 신랑신부 두 사람이 제지했다.

     

     "이 자리를 빌어 저희 주인이신 레오루드 님께 전해드릴 말이 있습니다!"

     이 일을 몰랐던 레오루드는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어어!? 뭐야? 무슨 말 하는 거야!?)

     

     앉아있어야 할 두 사람이 일어서더니, 레오루드 쪽으로 몸을 향한다. 시선 끝에 있는 레오루드는 몸이 굳고 말아서 움직일 수 없었다.

     

     "레오루드 님. 저희 부부를 위해 감사드립니다!

     당신을 모실 수 있어서 저희는 행복합니다!"

     

     바르바로트의 말에 무심코 울 것 같았던 레오루드였지만, 바르바로트가 전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레오루드 님께서 제아트에 온 뒤로 저의 생활은 바뀌었습니다. 당신께 검을 가르치던 나날은 제게 있어 한편생의 보물이 되겠지요.

     그리고 당신 덕분에 부인과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전부 다 레오루드 님 덕분입니다. 부디 이후로도 저희 부부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거짓 없는 감사의 마음이었다. 고개를 숙이는 두 사람을 보며, 레오루드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쓸데없는 참견이 아니었나 하고 계속 불안감을 품었던 레오루드는, 두 사람의 감사의 말로 보답받았다.

     

     하기를 잘했다.

     

     레오루드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두 사람의 말에 의해 결혼식은 무사히 종료되었다. 참가자들을 배웅하는 도중, 레오루드는 멍하니 생각했다.

     

     (......운명을 바꿀 수가 있다면 나도 누군가와 결혼해볼까)

     

     언젠가 오게 될 죽음의 운명. 운명 48에서는 주인공과 어느 히로인을 골라도 레오루드가 죽어버린다. 사인은 여럿 있지만,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래서, 레오루드는 결혼을 조금도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미래가 생긴다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결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고치게 되었다.

     

     다만, 상대가 있을 때의 얘기지만.

     

     레이라의 말대로, 언젠가는 정략결혼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나라에 영향력이 있는 여성과. 그렇다면, 공작가나 왕족 정도일까.

     

     레오루드는 실비아 쪽을 잠깐 보고는 막연하게 생각했다.

     

     (실비아하고? 아니, 그녀는 거절했으니 아니겠지. 지크나 할렘이나 왕녀 루트로 가지 않는 한, 나와 같은 나이의 제3왕녀 정도가 무난하려나......

     어라? 그렇게 되면 실비아는 어떻게 되는 거야? 게임에서는, 실비아의 능력을 우려한 마왕이 수하를 보내서 암살할 예정이었는데......)

     

     다만, 할렘이나 왕녀 루트 이외에서는 어떻게 되는지 그려지지 않았다. 서브 히로인인 실비아는 그다지 이야기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실비아가 어떻게 되는지 레오루드도 모른다.

     

     실비아의 스킬은 파격적이니 외국에 시집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난한 곳이라고 한다면 유력한 귀족일까.

     이 이상 생각하는 건 그만두자면서, 레오루드는 고개를 저어 잊기로 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자, 드디어 레오루드는 다음 계획을 실행하게 되었다. 마르코라는 천재가 발명한 차를 실현시킬 날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렇게 정했으면 행동에 나서는 자가 레오루드다. 마르코를 붙잡아서 이후의 계획을 짜기로 했다.

     

     "마르코. 네가 생각한 차 말인데, 내일부터 본격적인 계획을 실행시키자."

     "오, 오오! 하지만 공방은 어떻게 하실 것이오?"
     

     "어느 정도 넓은 건물로 지을 셈이다. 디자인을 고집할 필요는 없으니 바로 만들 수 있지."

     "그렇구려. 그럼, 정말로?"

     "그래! 세계의 놀라게 해주자!"

     

     두 남자가 결의를 품고 일어선다. 이제부터 할 것은 산업혁명이다. 레오루드한테는 이미 미래가 보이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부흥시키면, 얼마나 큰 경제적 효과를 거둘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후후후! 보람찬 일이 되겠어!)

     

     기분 나쁘게 웃는 레오루드를 보며, 마르코는 약간 질린 기색이었다. 좋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때때로 이상한 짓을 하기 때문에 약간 걱정되는 마르코였다.

     

     레오루드의 계획은 과연 성공할까. 아니면 실패할까. 그건 모르겠지만, 어떻게 되든 재밌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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