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70 화 (한담 : 제 26 그룹의 위로회)
    2020년 11월 13일 23시 17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70/





     ㅡㅡ마죠르카로 출발하기 1주일 전의 저녁.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 시에서.




     "예, 그런 이유로 모두들 수고하셨어요! 다시 제 26그룹의 네 명이 모일 수 있어서, 전 조금 기쁘네요."


     타치바나가 도맡아서 맥주잔을 들고 오며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다른 세 사람은 미소지으며 바라보았다.


     여긴 요코하마에 있는 어느 해산물 선술집이다.


     성인인 타치바나와 쿠사츠는 금색 맥주잔을 들고, 미성년자인 학생 둘은 쥬스를 들고 있었다. 참고로 미즈에는 포도쥬스고, 텐지는 오렌지쥬스다.


     "그리고, 미즈에 군! 채리엇의 정식입단 다시 한번 축하해요!"


     "축하한다! 미즈에 군!"


     "축하해!"


     "고, 고......고마워."


     미즈에는 약간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텐지 군도! 정식으로 마죠르카・엑스퀘라에 유학가기로 정해졌다고 들었어요! 정말 대단해요! 축하해요!"


     "축하한다! 텐지 군!"


     "오, 경사로운데."


     다음으로, 텐지가 성대하게 축하받았다.


     텐지도 나이에 맞게 입을 실룩이면서, 기쁜 듯이 웃었다.


     "고마워!"


     그들은 제각각의 진로에 대해 채팅으로 대화를 주고 받았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모두의 행선지를 알게 되어서 그 자리에 참가하였다.

     

     "그럼그럼! 두 사람의 출발을 축복함과 동시에.....수고하셨습니다아아아! 건배!"


     "수고했다!"


     타치바나의 신호에, 모두가 컵을 맞부딪쳤다.


     텐지는 눈 앞의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눈을 반짝반짝 빛내었다.


     '흐흐흥♪ 오늘은 후쿠야마 씨께서 쏴주신다고 했으니, 많이 먹어야지!'


     마음 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면서, 텐지는 재빨리 새우튀김에 젓가락을 뻗었다.


     "그건 그렇고 연락이 왔을 땐 놀랐어. 미즈에 군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진짜로 채리엇에 입단해버리다니. 같은 그룹에 합격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자랑스럽구만."


     "그만둬, 칭찬해도 아무 것도 안나온다고."


     쿠사츠는 연락을 받을 때까지는, 뉴스에서 본 '합격자 3명' 이라는 것 밖에 알지 못했기 때문에, 누가 실제로 합격하고 불합격인지 알지 못한 모양이었다.


     "겸손떨지 않아도 돼. 난 이래뵈어도 기쁘단 말이다."


     "그럼, 고맙게 받아들이겠어."


     "예예! 쿠사츠 씨는 이제부터 어떻게 하실 건가요?"


     타치바나는, 부끄러운 듯이 엉뚱한 곳을 쳐다보는 미즈에를 돕기 위해 기운차게 손을 들고 질문하였다.


     "난? 그렇네.....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는 않았지만, 던전에 관한 일은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번 시험을 통해서, 그 마음이 강해졌으니까. 정말 좋은 경험이 생겼다고 생각해."


     "그러고 보니 대학에서 던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었네요."


     "음, 검은 고치에 대한 알고리즘 연구를 하고 있었다."


     "검은 고치말인가요? ......어라? 그렇다는 말은 혹시..... 동대생? 분명 검은 고치에 대한 연구는 일본 내에선 동경대만 하지 않았었나요?"


     "음? 말하지 않았었나? 맞아. 난 오사나기 교수님 밑에서 연구하고 있다."


     처음으로 듣게 된 쿠사츠의 사정에, 그들은 놀란 듯 눈을 부릅떴다.


     검은 고치란, 전 세계의 지상 곳곳에 갑자기 출현한 거대한 검은 고치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몬스터의 알이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일정한 성장기가 끝나면 거기에서 흉악한 몬스터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오사나기 교수는 이 알고리즘을 해명해낸 것이다.


     그 정보는 아쉽게도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채, 협회와 국가의 상층부에게만 알려졌다.


     그런 유명한 오사나기 교수 밑에서, 쿠사츠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거 놀라운걸."


     "응, 깜짝 놀랐어."


     "저, 정말인가요!? 왠지 이 자리의 저만 너무 보통이라 충격이에요~ 쿠사츠 씨는 제 동지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타치바나는 대단한 사람만 모였다는 사실에, 볼을 부풀리며 토라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미즈에가 바로 반론하였다.


     "아니, 애초에 그 시험장에 있던 시점에서 모두가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채리엇이 평범한 사람을 골랐을 리가 없어. 그렇지 않아?"


     반론할 수 없는 말에, 타치바나는 더욱 볼을 부풀렸다.


     "알고 있지만~. 역시 저만 약간 부족하다구요! 유명한 오사나기 교수님 밑에서 연구하는 쿠사츠 씨와, 채리엇에 입단한 미즈에 군, 그리고 그 유명한 마죠르카・엑스퀘라에 유학을 가게 된 텐지군 이라구요?"


     "아, 확실히 텐지는 보통도 아니고 우리들과도 격이 틀리지."


     "잠깐!?"


     "정말이에요~. 전, 솔직히 텐지 군이 진로를 들었을 때 제일 놀랐다구요. 마죠르카・엑스퀘라라니......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저도 스스로의 눈으로 그 이세계를 보고 싶네요."


     ".....모두들, 정말 그만둬."


     "안 그만둬."


     세 사람이 놀라는 듯이 킥킥대며 웃었다.


     "아니, 그런데 역시 대단하다는 수준이 이야기가 아니라고."


     "그래요! 마죠르카・엑스퀘라는 가고 싶다고 생각해도 가지 못한다고 유명하다구요!? 그거야말로 일생의 운을 다 쓰지 않는 한 절대로 무리잖아요."


     "확실히, '자리' 가 없으면 가지 못한다고 했었지?"


     그 질문에는, 미즈에가 대답했다.


     "그래. 던전 산업이 활발한 나라에 있는 탐색사 고등학교에 하나씩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고 들은 바가 있어. 일본의 탐색사 고등학교에도 분명 한 자리 있었을 터인데....텐지는 그 자리를 쓰지 않았어?"


     "이미 써버렸다고 들어서 말이지."


     "과연, 이미 누군가가 가버렸나. 그러면.....개인적으로 자리를 가진 사람에게서 자리를 받을 수 밖에 없겠네. 이번의 텐지처럼."


     "자리라니....입학권리같은 건가?"


     쿠사츠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래. 마죠르카・엑스퀘라는 학년 마다 재적수가 정해져 있어서, 그거에 맞춰서 그곳의 학장이 분배하는 모양이야. 마죠르카 던전은, 살 수 있는 사람 수에 한도가 있으니 말이야. 어쩔 수 없는 배려겠지."


     "그 인원수는 공개되었어?"


     "분명.....1학년은 45명이었을 텐데. 16세에서 20세까지의 5년제 학교였나. 그렇지? 텐지."


     "응, 그래. 그래서 이번에 내가 들어간 자리는 1학년 자리야. 해외에서는 여름부터 신학기의 시작이니까, 약간 늦게 1학년으로 입학한다는 형태지. 뭐, 형식상으로는 유학이라는 걸로 머물겠지만."


     "그런가, 해외에선 지금 무렵이 신학기의 시작이었구나."


     대화에 참가하지 않는 타치바나는 해산물을 다람쥐처럼 우물대면서 볼을 부풀리고는,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허어~ 뉴스에서는 몇 번인가 들어본 일이 있었지만, 역시 대단한 곳이구나. 난 던전 안에 마을이 있고, 마을 밖에는 몬스터가 평범하게 돌아다니는 것 정도의 인식이었는데."


     "뭐, 일반인이 보면 그 정도의 인식이겠지. 하지만, 텐지가 그곳에 가고 싶은 이유는 그거겠지? 학생이 던전에 자유롭게 출입하게 된다, 는 특권."


     "응, 던전의 모든 층계를 자유롭게 출입할 권리, 그걸 계속 원했었어."


     "뭣? 마죠르카에선 학생이 던전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고?"


     쿠사츠가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그 나라는 독특하게도, 학생이라 해도 어엿한 탐색사로 취급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보다, 애초에 학교가 던전 안에 있으니 허가고 뭐고 없는 거지만.


     "그래, 그렇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이주희망자들이 쇄도하지. 하지만 던전의 벽과 물건은 기본적으로 부숴지기 쉽잖아? 애초부터 안에 있던 '마을' 은 증축이 가능하지만,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해. 그래서 살 수 있는 사람에 한도가 있지."


     "과연, 그건 매력적이군. 학생이라도 던전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이세계같은 경관이 펼쳐져 있다지? 그 단어만큼은 약간 신경쓰이는데. 아마시로 군, 괜찮다면 사진 많이 찍어오라고!"


     "예, 틈이 생긴다면 찍어둘게요."


     텐지는 웃으며 대답하였다.



     † † †



     외로회도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타치바나. 넌 어떻게 할지 정했어? 다시 입단시험을 받을 건가?"


     "예! 일단, 전 아직 대학교 2학년이니 졸업까지는 몇 번이나 도전해볼까 생각해요! 그래도 앞으로 두 번밖에 안 남았네요. 미즈에 군에게 사부님을 소개받았으니, 약간은 미래에 맞서보이겠어요."


     "그런가, 또 언젠가 옆에서 싸울 날이 기대되네."


     "예! 다음에는 반드시 합격해 보이겠어요!"



     제 26 그룹 멤버들은 이렇게 진로를 정하였다.


     미즈에는 반년 후인 4월부터 정식으로 채리엇에 입단한다.


     타치바나는 남은 2년 간의 대학생활에서, 탐색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모양이다. 새로운 사부의 밑에서 힘내자고 의기양양해 있다.


     쿠사츠는 탐색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던전에 관련된 폭넓은 분야의 일을 찾을 모양이다.


     그리고 텐지는 마죠르카・엑스퀘라에 유학가기로 며칠 전에 정식으로 정해져서, 마죠르카에서 정식 입학허가증이 배송된 참이다.


     처음에는 험악한 분위기로 출발한 이 그룹은, 마지막은 이렇게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다.


     제각각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언젠가 같은 길을 같이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날을 몰래 기대하는 그들이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