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3 선제공격(2)2022년 10월 16일 21시 44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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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선에서 뛰쳐나와 프란츠 교황국을 추격하는 스웜들.
거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난만이다.
프란츠 교황국과 슈트라우트 공국의 국경에는 난민이 있는 것이다. 몰락한 슈트라우트 공국에서 도망쳐 온 난민들이.
“그런데, 그들을 어찌할까.”
난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다.
“고기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아라크네아는 고기가 필요하잖아요.”
“그것도 좋지만, 난민을 무차별적으로 손대는 것도 약간 내 사상과 안 맞아.”리나토, 마린 사람들, 이자벨.
그들은 전쟁난민을 학살해도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다는, 그들이 경험한 비참한 사건의 재현에 불과하니까.
“로랑. 그들의 의견을 물어봐. 슈트라우트 공국에 돌아갈 생각이 있냐고. 그리고 우리들 아라크네아에 따를지 말지.”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이런 일은 슈트라우트 공국의 인간이었던 로랑에게 맡기는 게 적당해 보인다.
로랑은 갈팡질팡하는 난민들을 둘러보았다.
“제군들! 관대하신 아라크네아의 여왕 폐하께선 제군들을 슈트라우트 공국의 땅에 받아들여도 상관없다 하셨다! 귀환을 희망하는 자가 있다면 손을 들어 신청해라! 우리는 결코 너희를 해하지 않는다!”
슈트라우트 공국의 인간들은 충분히 고생했다. 이 이상 그들을 고생시킬 필요는 없으리라. 조국으로 돌아가서 조국에서 사며, 조국에서 최후를 맞이하면 된다.
“난 돌아가고 싶어!”
“나도!”로랑의 말에, 난민들이 앞다투어 손을 든다.
“좋아. 제군들을 받아들이마. 전쟁에서 죽고 죽인 것은 흘려보내고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자. 아라크네아와 슈트라우트 공국이 함께 발전해간다는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미래를.”
난 그렇게 선언하며, 난민들을 위해 파성추가 열어놓은 통로를 가리켰다.
“아라크네아와 공존할 수 있을까?”
“적어도 프란츠 교황국에서 이단심문관에 처형당하는 것보다는 낫지.”그들의 이주를 재촉한 것이, 프란츠 교황국에서 승리를 위해 실행한 이단자 사냥임은 얄궂은 일이다.
“이주 희망자를 관리해라, 로랑. 허튼 일이 일어나면 곤란하니까.”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난민을 받아들이면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모른다. 로랑에게 맡겨서, 받아들인 난민은 어느 정도 단속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슈트라우트 왕국에는 강도나 스웜을 미워하는 것은 필요 없다.
“그럼 문제가 하나 해결되었으니 전진을 계속하자. 프란츠 교황국 전역을 시체로 메우고, 수도 사니아를 피로 물들이자.”
내가 명령을 내리자, 스웜들이 작전행동을 시작한다.
스웜들은 계속 후퇴하는 프란츠 교황국의 군대를 추격했다. 연합국의 다른 군대는 완전히 무시다. 나중에 유린해주면 된다. 지금은 프란츠 교황국을 유린하기만도 바쁜 것이다.
유린하고, 유린하며, 유린한다.
위협이 되는 건 크로스 보우와 강철의 중장비 정도고, 그 외에는 제노사이드 스웜한테 위협이 안 된다. 그런데다, 교황국은 초반에 중장보병을 전부 투입한 모양이라서 나중에는 경장보병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건 쉬운 전쟁이 될 것 같다.
난 프란츠 교황국의 절반을 지배한 시점에서 그렇게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리 간단히는 안 됨을 곧장 깨달았다.
이 전쟁에 난입자가 나타난 것이다.
……………………………………
우리들은 전진을 계속하여 프란츠 교황국의 절반을 지배했다.
살아있는 것은 척살하고 고기경단으로 만들어 전진기지에 있는 육장고와 수태로에 던져넣는다. 그리고 전열에 새로운 스웜이 더해진다. 척후인 리퍼 스웜과, 주력을 형성하는 제노사이드 스웜 및 포이즌 스웜.
전력의 대부분은 프란츠 교황국에 투입되었다.
교황국을 쓰러트리는 것이야말로 지금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자, 다음 난관은 이 산악지대의 돌파인가.”
우리 전방에 펼쳐진 것은 산악지대.
이것은 프란츠 교황국을 남북으로 가르는 것으로, 깎아지른 절벽처럼 험하고 정비된 산길만이 유일한 통과점이었다. 그 통과점이 이미 막혀 있음은 상상할 필요도 없다.
“이곳은 강행돌파 외에 방법이 없겠구나. 해적들한테 부탁해서 해상을 거쳐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너무 시간이 걸려. 적에게 대응할 여유를 줘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정면돌파하면 스웜의 희생이 클 것이다. 조금은 머리를 써야만 한다.
“……딱히 산길을 무리하게 지나지 않아도 되는 거였군.”
그래. 분명 6.25 전쟁에서 중공군이…
“제노사이드 스웜. 돌파해라. 계획은 내가 지시한대로다.”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난 집합의식을 통해 제노사이드 스웜의 한 집단에 지시를 내렸다.
“포이즌 스웜은 기슭에서 제압사격. 적을 산길에 붙잡아 둬. 결코 녀석들을 산길에서 벗어나게 하지 마. 제노사이드 스웜의 별동대는 산길을 경유해서 양동을 걸어라. 어쨌든 우리가 산길을 필요로 한다고 적들이 생각하게 해.”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포이즌 스웜들은 제압사격을 한다. 적한테 이쪽 의도를 들키지 않고 이동하기 위해 눈길을 끄는 일이 역할.
“자, 공격해. 작전 개시다.”
잘 될지 어떨지. 난 가증스러운 빛의 신에게 기도하고 싶지 않으니, 여우신한테라도 기도해두자.
……………………………………
프란츠 교황국을 남북으로 나누는 감색산맥의 산길은 프란츠 교황국군의 손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 산길에는 목제 울타리가 설치되었고, 거기다 벼랑을 잘라낸 바위에 의해 완전히 봉쇄해 놓았다.
그들은 북쪽의 난민, 시민, 군대의 잔존병을 내버린 것이다.
“이상은 없는가.”
“이상 없습니다, 대위님!”이 감색산맥의 산길을 봉쇄하고 있는 중대의 한 장교가 묻자, 젊은 병사가 기운차게 대답했다.
“네 애인은 사니아에 살고 있었다지?”
“예. 그래서 안심입니다. 만일 여기서 북쪽에 살았다면 목숨 걸고 구하러 갔을 테니 말입니다.”장교의 말에, 병사가 싱긋 웃으며 대답한다.
“애인을 만나고 싶어 못 견디거나 하지는 않고?”
“솔직히, 그렇습니다. 빨리 전쟁이 끝나면 좋겠습니다.”이 전쟁이 시작된 뒤에도 편지는 주고받고 있어서, 병사한테 있어서는 살아서 애인한테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목적이었다. 물론 사나운 괴물한테서 애인을 지키는 것도 그의 역할이었지만.
“!? 대위님, 적입니다!”
그때였다. 산길에 적의 모습이 나타난 것은.
“요격 준비다! 곧장 발리스타의 위치로 가! 여기서 한 마리도 보내지 마라!”
“예!”장교의 명령에 병사들은 제 위치로 가서 다가오는 괴물을 대비한다.
“다가오는 건 근접공격형 벌레와 원거리공격형 벌레인가. 원거리형이 성가신데.”
산길을 따라오는 스웜은 제노사이드 스웜과 포이즌 스웜 2종류.
“적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준비해라! 독침에는 주의하라! 명중하면 끝장이다!”포이즌 스웜의 독침의 위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명중하면 이 세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격통을 맛보다가 죽음에 이르고 흐물흐물하게 녹아버린다는 것까지도.
병사들은 포이즌 스웜의 독침을 막기 위해 크로스 보우를 든 병사를 다른 병사가 강철의 방패를 들고 있다.
포이즌 스웜의 독침이 빗발쳐 온 것은 다음 순간이었다.
“끄으…..”
불운한 몇몇 병사가 독침에 직격당해서 격통을 맛보면서 육즙으로 변한다.
“발리스타, 크로스 보우, 사격 시작!”
그럼에도 프란츠 교황국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여기가 최종방어선인 것이다. 여기를 적에게 넘겨주면, 다음에는 넓은 평원을 적에게 유린당할뿐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 승산이 없다.
여기서 결전에 임한다. 그 각오로 병사들은 크로스 보우와 발리스타를 제노사이드 스웜과 포이즌 스웜을 향해 계속 쏴댔다.
하나, 또 하나 스웜을 격파할 때마다 그 시세가 사그라든다. 포이즌 스웜도 낮은 발사자세로 독침을 계속 쏘고는 있지만, 연이어 발리스타의 공격을 받고 후퇴할 지경에 내몰린다.
“녀석들이 도망친다!”
“꼴 좋다!”
병사들은 후퇴하기 시작한 스웜들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해냈어, 카렌. 다음 휴가에는 널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애인이 수도 사니아에 있다는 병사도 승리를 만끽한다.
하지만 그 희망은 순식간에 절망으로 물들었다.
“저, 적이다! 적이 나타났다!”
“그래, 적이라면 이미 도망쳤다고.”병사 중 한 명이 외치자, 다른 병사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아니! 후방이다! 적은 후방에서 나타났다!”
그렇다, 후방이다.
제노사이드 스웜 500마리 정도가 후방에 나타나서는 이 산길을 봉쇄하는 지점까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후방에서라니!? 말도 안 돼! 어디를 지나서…”
장교는 병사의 알림에 경악했다.
장교가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스웜들은 절벽과도 같은 산을 건너 이 감색산맥을 지나간 것이다.
스웜에게 있어 장애물을 건너는 일은 식은죽 먹기다. 절벽이라 해도 쉽게 건너가서 적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적을 기습한다. 스웜은 바다와 강을 지나기가 매우 어렵지만, 산이라면 스웜의 안마당이다.
아라크네아의 여왕은 제노사이드 스웜의 일부한테 산길을 우회하게 하여 후방에서 습격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적은 완전히 전방에서만 공격해온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손쉽게 뒤를 내어주고 말았다.
“후방에 발리스타를 향해라! 보병들도 후방을 향해ㅡㅡ”
장교가 필사적으로 지시를 내리려 했지만, 화살에 의해 중단되었다.
“해냈어요. 발리스타의 사수도 처리했어요.”
“수고했어, 라이사.”라이사의 화살이 장교의 머리를 꿰뚫었다.
“세리니안. 정면에서 압박해. 적을 협공하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이어서 산길 정면에서 세리니안이 라이사의 지원을 받으며 돌격한다.
“적이다! 적이 정면에서도!”
“궁병! 궁병! 크로스 보우를ㅡㅡ”
당황하는 산길의 병사들을, 세리니안이 베어넘긴다.
세리니안의 일격으로 병사의 목이 날아가고 피분수가 일어난다. 한 병사가 쓰러지자 또 한 명의 병사가 베여 시체의 언덕이 쌓여나간다.
“우오오옷! 여긴 못 보낸다!”
그 애인이 있는 병사도 크로스 보우를 손에 들고 세리니안을 노린다.
“느려.”
하지만 크로스보우의 화살은 세리니안의 검에 의해 궤도가 빗나가서, 그녀의 볼을 약간 스치는 데에 그쳤다. 세리니안은 단번에 병사와의 거리를 좁혔다.
“크윽……”
그리고 세리니안의 칼날이 병사의 가슴을 꿰뚫었다.
“아, 아아…… 카렌……”
병사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났다.
“여왕 폐하. 산길은 제압한 모양입니다. 제노사이드 스웜들과도 합류했습니다. 적의 후방은 붕괴된 상태. 이거라면 이 산길을 건널 수 있습니다.”
산길의 맞은 편에서 제노사이드 스웜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세리니안이 그렇게 보고했다.
“수고했다, 세리니안, 라이사. 이걸로 전쟁의 끝이 다가왔구나.”
아라크네아의 여왕은 이걸로 승리를 확신했다.
그 확신이 뒤집힐 거라는 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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