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50 숨어드는 독(2)
    2022년 10월 14일 21시 03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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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54/

     

     

     

     "이단 심문을 본격화시키는 녀석을 알았다."

     나는 슈트라우트 공국과 프란츠 교황국 사이에 만든 대규모 전진기지에서, 모여든 스웜들을 향해 선언했다.

     

     "파리스. 파리스 팜피리다. 이 남자가 이 남자가 여태까지 사장되었던 이단 심문을 본격화시켜서 이단자 사냥을 하고 있다. 현재 이단 심문은 각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실상의 비밀경찰이라 부를 수 있다."

     이 남자가 활성화시킨 이단심문 탓에 이자벨은 고통을 맛본 것이다.

     

     "그리고 신비조사국이라는 부서가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것은 순수한 정보기관이며, 닐나르 제국과 우리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우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조심하는 편이 좋다."

     신비조사국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어놓았다.

     

     정보원은 그 창관. 패러사이트 스웜을 심기 전에, 창부의 몸으로 이끌어낸 정보다.

     

     우리는 국경을 방호벽으로 막았지만, 벽이란 뛰어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플랜 A의 준비가 끝나는 대로 우리는 군사작전에 나선다. 플랜 A란 프란츠 교황국을 지상에서 말소시키기 위한 작전이다. 우리는 세 부대로 나뉘어 동서 양쪽에서 작전을 결행한다. 우리들은 이 지상에서 프란츠 교황국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을 완벽하게 쓸어버릴 것이다."

     지상에서 말소시킨다. 마르크 왕국 때와 마찬가지다.

     

     "말소다. 프란츠 교황국은 지상에서 말소한다. 이건 결정사항이다. 프란츠 교황국에 소속된 모든 것을 지상에서 말소한다."

     나는 싸늘하게 선언했다.

     

     "그거면 좋습니다."
     "해적들을 괴롭힌 것들은 그만한 벌을 받아야 해요."

     내 말에 세리니안과 라이사가 수긍한다.

     

     "하지만, 프란츠 교황국은 마르크 왕국보다 넓고 슈트라우트 공국보다 강합니다. 그 점은 괜찮을까요?"

     그렇게 묻는 자는 로랑이다.

     

     "그 점은 괜찮다. 프란츠 교황국은 지금까지 이상의 고통을 맛봐야 한다. 특히 이단 심문을 활성화시킨 파리스는 더욱."

     난 파리스한테 보답을 해줄 생각이다.

     

     파리스가 생각한 이단심문 탓에 이자벨은 고통을 맛보았다. 그 고통과 굴욕을 파리스한테 맛 보여주지 않으면 누구한테 맛 보여준다는 거지?

     

     ".....여왕 폐하. 조금 감정적으로 되셨는데요."
     "그렇지 않아. 난 평소와 같아. 스웜의 집합의식에 빨려 들어 사람의 마음을 잃었다. 난 이제 인간이 아냐. 감정적이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어."

     로랑이 걱정하는 기색으로 고하자,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스웜한테 감정이 있나? 없잖아. 난 스웜과 같다. 나 또한 스웜이다. 감정적이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제 알겠나, 로랑."

     하지만, 최근의 스웜은 감정을 가지지 않았었나?

     

     자주 우는 세리니안도, 다른 승리에 환희하는 스웜들도, 모두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닐까?

     

     아니, 그래도 내게 감정을 이제 없을 터. 스웜은 보복을 생각지 않는다. 스웜은 특별한 죽음을 목격해도 분노나 슬픔을 느끼지 않는다. 스웜은 전체이면서 개체, 개체이면서 전체. 전체의 이해득실만을 생각한다. 개별적인 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럴 것이다.

     

     "먼저 적의 내부에서 혼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요리하면 돼. 지휘계통을 잃은 군대 정도로 연약한 것도 없으니까."

     난 어째서 이런 세계에서 싸우고 있는 거람.

     

     난 어째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거람.

     

     나는 어째서......

     


     

     정신이 들자 나는 자신의 집에 있었다.

     

     내가 세든 아파트.

     

     "산달폰?"

     난 이 공간에 항상 산달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 산달폰은 없는데요."

     그렇게 대답한 자는 검은 복장의 소녀.

     

     분명 이름은 사마엘이었나?

     

     "당신은 이제부터 한 나라를 멸망시키는 거네요. 이걸로 삼개국인가요?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왔지요. 당신은 대량 살인마. 당신 정도로 냉담하게 사람을 죽여온 사람은 없었지요."

     사마엘은 내게 미소지으며 그런 일을 고했다.

     

     나는..... 이자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복수를 하려는 것이 아니었나. 난 이자벨의 죽음 때문에 프란츠 교황국을 완전히 소멸시키려는 게 아니었나. 난 개인적인 이유를 위해 살인하는 게 아니었나.

     

     "그대로 계속 죽이도록 해요. 양손에 피를 물들이도록 해요. 스웜의 의지에 맡겨 죽이고, 늘어나고, 더욱 죽여나가요. 전부 몰살시키도록 해요. 그 대륙 전부를 죽여버리는 거예요."

     사마엘은 내게 그렇게 말했다.

     

     맞아. 스웜의 집합의식에 몸을 맡겨 계속 죽이는 게 좋을지도 몰라.

     

     그게 편해. 이제 아무것도 안 느껴도 돼. 슬픔도, 분노도.

     

     "자, 살인의 행진을 시작하죠.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계속 죽여서 피투성이의 거리를 만들죠. 그 길거리를 새빨갛게 물들이죠. 살인이야말로 당신의 사명. 죽이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역할. 살해야말로 당신의 의무."

     사마엘은 노래하는 것처럼 말했다.

     

     그래. 죽일뿐이잖아. 계속 죽이는 것일뿐이잖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죽이는 일밖에 없잖아. 이대로 스웜의 의지에 몸과 마음을 맡겨, 살육의 고리 안에 가담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충격이 생겼다.

     

     "닥쳐, 사마엘."

     늠름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산달폰......?"

     "네. 산달폰이에요, ㅡㅡㅡ씨."

     내가 묻자, 흰 복장의 소녀ㅡㅡ산달폰이 그렇게 대답했다.

     

     "ㅡㅡㅡ씨. 당신은 스웜의 의지에 삼켜져선 안 돼요. 당신은 친한 사람이 죽으면 그 복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죠. 그건 당연한 감정이에요. 누군가한테 비판받아야 할 감정이 아니에요. 사람으로서 당연한 감정이에요."

     "하지만, 나는......"

     나는 무관계한 사람들까지 전부 죽일 셈이다.

     

     "당신의 분노는 깊어서, 바닥까지 도달해 있어요. 다른 관계없는 것들까지 분풀이하려는 것도 당연해요. 그리고 그들은 무관계하지 않고, 지금의 체제를 지탱해 왔다는 죄를 안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되는 거야, 산달폰......?"

     난 사실 걱정이었다. 내 의식이 스웜과 동화되지는 않을까 하고.

     

     "괜찮아요. 분노의 감정은 인간의 감정. 당신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면 말리겠지만, 지금은 확실한 이유가 있으니 전 말리지 않아요. ㅡㅡㅡㅡ씨, 하지만 부디 잊지 마세요."

     산달폰이 내 얼굴을 응시한다.

     

     "결코 사람의 마음을 잊지 말아요. 무의미한 학살에 손을 대지 마세요. 당신은 아직 스웜이라는 조직의 정신에 빨려들지는 않았어요. 당신 자신의 마음을 지켜내세요. 지금은 그게 필요해요."

     "어라라? 그런 걸로 될까요~? 그 아이는 처음에 사람을 죽인 시점에서 벌받아야 할 존재가 아닌가요~? 그렇죠~? 아니면ㅡㅡㅡ한 시점에서, 그 운명은 결정되었다는 걸까요~?"

     

     "닥쳐, 사마엘. 이 사람은 아직 사람의 마음을 지니고 있어. 그런 일에 떠밀렸을 뿐이다. 네가 만들어낸 상황에 의해서 말이지."

     사마엘이 노래하는 것처럼 고하자, 산달폰이 그녀를 노려본다.

     

     "자, 돌아가세요, ㅡㅡㅡ씨. 이제 곧 당신의 영혼은 구원받아요.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당신이 잊지 않는 한......"
     "잠깐, 산달폰. 난 정말 이래도ㅡㅡ"

     

     의식이 멀어지는 사이, 난 산달폰한테 물어보려 했지만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멀어져 가는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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