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3 죽음을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2022년 09월 11일 22시 06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522
분노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는 로긴스였지만, 사실 전투에 임하는 그는 지극히 냉정했다.
방심하지만 않으면 승률은 농후하다.
먼저 [정지장벽]을 온몸에 두르면서 싸우는 것이 전제. 그런데다 광역정지를 계속 사용해서,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채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면 된다.
로긴스는 주위의 공기를 정지시키고, 그 모든 것을 몸 주변에 띄웠다.
공인이 그랬던 것처럼, 로긴스는 멈춰버린 공간을 그대로 움직일 수 있다.
이걸로 치명상을 입을 위험은 없다.
다음으로 견제.
공인을 수백개 단위로 창조하여, 그 전부를 소스케에게 향한다.
이것의 속도에는 고양이조차 고전했었다.
이거라면 못 피한다.
설령 보인다 해도 피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그 자리에서 방어하는 것 이외에 다른 수단은 없다.
여태까지의 정보를 보건대, 사토 소스케는 거기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그럴 때 광역정지(All freeze)로 확실하게 굳히고, 레벤으로 끝장을 낸다.
일단은 시작.
모든 공인의 대기를 해동하여, 최대출력으로 칼날을 발사.
예상한대로 소스케는 그것을 손등으로 쳐내고, 재주껏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느슨함이 그의 패배가 된다.
나인한테는 효과범위 바깥으로 탈출할 수 있는 다리가 있었다.
소스케 또한 그에 가까운 기동력이 있음이 틀림없다. 그럼 초동을 느리게 하여 맞히는 것이 효과적. 공인은 절대적인 경도를 가졌다. 소스케로서도 로긴스를 경계하면서 방어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다.
여기서 끝장낸다.
로긴스는 모든 마력을 모아서, 전방을 향해 드높게 마언을 외쳤다.
"All freez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한순간.
한순간이었다.
사토 소스케에게 향하는 공세가 느슨해진 그때, 배에 엄청나게 딱딱한 것이 꽂혔다. 충격은 온몸을 엉망진창으로 내달렸고, 배를 중심으로 빠짐없이 격통을 가져다주었다.
"아ㅡㅡㅡ아아악....!?"
주먹을 빼낸 소스케가 눈앞에 있다.
얻어맞은 것이다.
얻어맞았다?
뭐가 어떤 경위로, 지금 얻어맞은 것일까.
그리고 배에 닿은 [이것]이, 과연 주먹이라는 건가.
"후우ㅡㅡㅡ"
소스케는 로긴스의 명치를 압박시켰던 주먹을 크게 되돌리고서, 유연한 움직임으로 볼에 훅을 날렸다.
로긴스는 피를 물대포처럼 내뿜으면서, 온몸을 도르래처럼 빙글빙글 돌렸다.
그 잠시의 틈에 조준을 하고서, 어퍼로 연이어 목을 날린다. 회전축이 강제로 변해버린 로긴스는, 이번에는 몸통을 세로로 강하게 회전하였다.
거기에 수평으로 발차기를 먹인다.
옆구리를 얻어맞은 로긴스는, く자로 꺾여서는 축구공의 궤도로 날아갔다.
하지만 연타는 끝나지 않는다.
날아간 쪽으로 앞질러 간 소스케가, 정확하게 그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기세가 남은 머리를 그대로 지면에 처박고서, 대지를 긁으면서 질주를 시작.
짙은 적색이 지면에 한 줄기의 선을 그린다.
소스케는 그대로 100m 정도를 달려가고서, 마침 있던 바위벽에 로긴스의 얼굴을 처박았다.
"소작, 대포."
빛난다.
과연 그것은 빛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팔을 꽂아 넣은 바위벽의 틈새에서, 시커먼 화염이 맹렬한 기세로 분출되었다.
한 박자 늦게, 막대한 열량이 벽과 함께 로긴스를 불태웠다. 소스케의 전방 50m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탄내만이 이곳저곳에 남아있다.
"ㅡㅡㅡ칵....아, 아아...!?"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로긴스는 소스케의 앞에서 갈지자걸음으로 춤췄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장벽은 충분히 기능하고 있을 터.
그럼 왜?
정지를 억지로 해제했나?
절대방어를 자랑하는 공간의 벽을.
의문은 그 외에도 있다. 양측을 좁힌 이 속도는,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다. 고양이와 싸웠을 때보다도 빠르고, 눈으로 좇을 수 없는 고속이동.
"...아?"
잘 보니, 소스케의 온몸에 검은 선이 내달리고 있다.
안구도 검게 변색되어 있다.
마치 빅토르 같다.
이 기분 나쁜 감각, 마장질환인가.
"아아악."
그때, 로긴스의 뭔가가 터졌다.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일방적으로 얻어맞는다는 사실이.
분노는 정말 간단히 정점까지 도달하여, 야수와도 비슷한 포효로 소스케를 위협했다.
"이, 새끼이이이이이이이!!!"
준비해둔 공인을 하나 손에 들어서, 피를 철철 흘리며 찔러든다. 일섬, 이섬, 삼섬. 날카롭게 연마된 검은, 사섬에서 소스케의 손날에 붙잡혔다. 위험을 감지한 로긴스가 대기시킨 공인 전부를 보냈지만 이미 늦었다.
"천조소작대창."
흑염은 천조의 창이 되어, 로긴스를 작열의 바다에 빠트렸다. 물론, 공간의 벽은 몇 겹이나 전개하여 전방위의 공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흑창은 로긴스의 방어를 순식간에 돌파하고는, 사지를, 내장을 장렬하게 불태웠다.
"..............."
넝마주이가 된 로긴스의 앞에서, 소스케가 마력을 닫았다. 또 그 살점이 회복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아픔에는 버티지 못했는지, 로긴스는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내려간 머리를 걷어서, 옆으로 쓰러트린다.
그대로 엎어진 로긴스의 안면을 밟고서, 소스케는 쓰레기를 보는 눈으로 말했다.
"생각보다 튼튼한데?
이거 죽일 보람이 있겠어."
◇
얼굴에 느껴지는 딱딱한 감각과 진흙 냄새.
무슨 일을 당했나 로긴스가 이해할 때까지, 몇 초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
신발이다.
신발이 얼굴 위에 있다
밟히고 있다.
누군가가, 로긴스의 얼굴을 짓밟고 있다.
투둑.
혈관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무슨 짓이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포효.
우렁찬 포효가 아닌.
지성이 없는 야수 같은 외침과 함께, 로긴스는 밟고 있는 다리의 발목을 붙잡았다.
핏발이 선 채로 한 손에 공인을 정제하여, 역수로 들고는 찌른다. 하지만 대기의 칼날은 소스케의 육체를 상처 입히는 일 없이, 마치 쿠키처럼 깨져버렸다.
아직 기운이 있다.
소스케는 로긴스를 짓밟은 다리에 힘을 줘서, 얼굴을 꾹 밟았다. 얼굴을 중심으로 땅이 갈라졌다. 그대로 무릎 밑에 검은 마력을 두르고는, 대단한 기세로 방출시켰다.
"소작대포(발차기)."
그리고 다시 검은 파도에 휩싸였다.
끊어지는 의식의 와중에, 로긴스는 본능적으로 더욱 단단한 공간의 벽을 두르는 데 성공했다.
자신을 두터운 벽속에 가둬둠으로써, 어떻게든 절명은 피했다.
"카하ㅡㅡㅡ악..!"
죽인다...!! 죽여주마...! 사토 소스케에에에!!"작열에 몸부림치면서도, 파손된 부위를 재생시키면서 대기를 거대한 블록 모양으로 응고시킨다. 빌딩 사이즈가 된 정지공간을, 소스케를 향해 미사일처럼 발사한다.
하지만 소스케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그 자리에서 두 손을 맞잡고는, 블록의 끄트머리를 힘에 맡겨 쳐버렸다. 블록은 유리처럼 손쉽게 파괴되었고, 굳혀놓은 공기의 파편이 이곳저곳에 흩어졌다.
"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
일어서서 계속 블록을 창조하여, 계속 소스케를 향해 던졌다. 어디든 도망칠 길이 없는 연속사격을, 소스케는 전혀 겁먹지 않고 대응했다.
앞서 나간 대기의 블록에 팔을 찔러 넣어서, 그걸 무기로 삼아 아무렇게나 휘두른다.
하나, 둘, 셋.
막히는 일 없이 연속으로 블록을 쳐낸다. 마지막으로 일자로 휘두르며, 소스케는 들고 있던 블록을 반대로 투척했다.
"으아아ㅡㅡㅡ!?"
고속으로 날아온 대기의 덩어리를 간발의 차로 피한다.
단순한 물리공격으로는 겨룰 수 없다.
로긴스는 다시 생각을 고쳐서, 반경 수백 미터에 걸쳐 자신의 마력을 확산시켰다.
"All freezeeeee!!!!"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며, 모든 공간이 정지한다.
상당한 마력을 소비했기 때문에, 정지시킨 시간은 약 1분.
로긴스는 공중에 떠 있는 잔해의 파편에 걸터앉아서, 잠시 쉬기 위해 숨을 골랐다.
"바보냐 너."
그때 옆에서 날아온 발차기에 얻어맞았으니, 로긴스가 입은 정신적, 육체적 대미지는 막대했을 것이다.
로긴스의 머리가 바닥에 내려간 차에, 다시금 다리로 머리를 고정시킨다.
"그딴 게 들을 리가 없다고."
머리를 잘근잘근 밝으면서, 한쪽 다리로 차 버린다.
추격타로 내지른 소작대포는 로긴스의 몸에 똑바로 빨려 들어가서, 하늘에 칠흑의 불꽃을 피워냈다.
"크, 아, 크아아악!?"
살이 타는 소리와 냄새.
온몸은 숯이 되어버렸지만, 내부에서 새로운 살점이 돋아난다.
로긴스는 대기를 고정시켜서 발판으로 삼고는, 땅에 서 있는 소스케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어째서ㅡㅡㅡ'
어째서 정지공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나.
왜 멈추지 않는가.
설마, 방금 전에도 이렇게 얻어맞았나.
마언을 영창하기 전이 아닌.
정지공간에 당하면서도 개의치 않고 공격을 감행해 오는가.
어쨌든 광역으로는 위력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접근전.
직접 마력을 흘려 넣는다.
압도적인 폭력에 노출된 로긴스였지만, 그는 전혀 겁먹는 일 없이 소스케를 향해 질주했다.
비스듬히 낙하하는 형태로 돌입하자, 소스케가 정면에서 양손으로 대응했다.
그것을, 로긴스는 혼신의 마력을 끌어낸 양쪽 손가락으로 움켜쥐었다. 순식간에 소스케를 향해 막대한 마력을 흘려 넣었다. 접근전이라는 위험성을 무릅쓰고 얻어낸 리턴은, 이 전투에서 결정적이 될 것이다.
피투성이의 얼굴로 회심의 미소를 짓는 로긴스에게 돌아온 것은 머리박치기였다.
"크아악!?"
정면에서 딱딱한 머리가 포탄처럼 작렬한다. 다음으로 두 번, 세 번.
박치기를 할 때마다 로긴스의 머리가 움푹 파인다.
저항력을 잃은 로긴스에게, 소스케는 마지막 한방이라는 것처럼 몸을 비틀며 머리박치기를 하여, 다시 로긴스의 몸을 지면에 때려눕혔다.
"................너."
이걸로 몇 번째인가.
땅에 쓰러진 로긴스를 바라보며, 소스케는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생각보다 약한데."
영문을 모르겠다.
조금 전부터 의문점이 빗방울처럼 쏟아지고 있다.
프리즈가.
정지공간에 의한 무장이.
체술이. 검술이. 마술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안 통해?
애초에, 왜 안 통할까.
왜 저 남자는 정지공간을 부수나.
왜 정지공간 속에서 움직이나.
왜, 로긴스 메이브리드를 내려다보고 있나.
"죽인다..."
낮게 울리는 원념의 목소리.
이빨을 딱딱거리면서, 로긴스가 완만한 움직임으로 일어선다.
그리고 전개하는 바늘이 없는 시계형 마법진.
나타난 진은 다섯.
그 모두에서 검은 인형ㅡㅡㅡ레벤이 나타나서, 단번에 소스케를 향해 달려간다.
한 번만 닿으면 된다.
한번만 닿으면 이긴다.
저 중 하나라도 소스케를 만지면, 그것만으로도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인형들!! 죽여버려어어어어!!"
포효하는 그때, 선행하던 레벤 하나가 부서졌다. 그 사실에 경악하기도 전에, 목이 따인 두 번째 몸이 근처에 떨어졌다.
"이....새끼이이이이!!"
영맥에서 마력을 최대속도로 보급하고는, 고속으로 레벤을 창조해냈다. 본래 레벤이란 횟수가 한정된 필살기. 하지만 로긴스는 이 마술의 집대성을 오버드라이브하는 것으로 포화공격으로서 사용하고 있다.
멈춰라, 멈춰라, 멈춰라.
로긴스는 저주를 퍼붓는 것처럼 중얼거리면서, 연이어 레벤을 보냈다.
10초 정도 지나자 소스케는 백에 가까운 레벤에 둘러싸였고, 인형으로 된 언덕 속에서 침묵했다.
하지만, 매사가 그리 잘 풀릴 리 없는 법ㅡㅡㅡ
소스케를 뒤덮은 레벤의 언덕.
그 틈새에서, 또 그 검은빛이 흘러나온다.
1초도 안 지나, 레벤의 무리가 산산조각으로 날아갔다.
날아가는 파편을 보며, 이번에야말로 로긴스는 추격을 그만두었다. 싸울 의사가 사라진 것이 아닌,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몰라서다.
"이제 끝이냐."
나타난 것은 흑의를 두른 소스케였다.
흑의, 라고 말하기에는 약간 어폐가 있다.
형태는 롱 코트.
지금까지의 푸른 추리닝과는 다른, 온몸이 검은 오오라 같은 것에 감싸여 있다.
긴 기장이 바람에 받자, 공중에서 펄럭거린다.
정보에 없는 무장이지만, 로긴스로서는 이제 와서 뭐가 나온 들 놀라지 않았다.
"그럼, 이번에는 이쪽에서 간다."
너무 짧았던 로긴스의 공세는, 이걸로 막을 내렸다.
"초작대포."
소스케의 흑의의 옷자락이 변형되어, 나선형으로 풀렸다.
풀린 옷소매는 빙빙 휘몰아치면서 거대화하였고, 끝내는 초대형 레이저 같은 형태로 로긴스를 덮쳤다.
죽는다.
너무나도 리얼한 죽음의 예감.
닿으면 확실히 죽는다.
비유가 아니라 죽는다.
즉사한다.
"All freezeeee!!"
전방의 공간을 모두 정지시켰다.
소스케를 막기 위함이 아니다.
여태까지의 정보를 보건대, 소스케는 정지공간 내에서 자유로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멈춘 공간을 파괴하면서 이동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지공간에서 해방된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저항이 남아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옳았다.
처음에는 번개 같은 속도로 다가오던 검은 파동이, 지금은 지표면을 뚫는 드릴 같은 느릿한 속도로 떨어져 있다.
이거라면 회피는 가능.
로긴스는 소스케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면서, 검은 마력의 사선에서 머리 위로 점프해 회피했다. 회피하고서 절규했다.
마력의 파도는 하나가 아니었다.
벽ㅡㅡㅡ밑에서 검은 벽이 닥쳐온다.
벽으로 보이는 것이니, 그건 이미 벽일 것이다.
대포의 집합체는 조금의 틈새도 없다.
벽은 로긴스가 머문 공간을 파괴하면서, 점점 도망칠 길을 줄여나갔다. 지표면을 뒤덮은 검은 구름이, 로긴스를 포착하기까지 앞으로 촌경.
"천련초작대포."
하늘로 치솟는 흑염의 장막이 주위의 공간과 함께 로긴스를 불태운다. 그곳에 빛은 없고, 또한 생명의 숨결도 바랄 수 없다. 모든 물질을 소멸시키는 검은 마력 속에서, 로긴스는 아직도 살아남아있다.
직격한 순간.
광역정지로 정지된 공간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는, 한 점의 방어에 돌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광범위하게 펼쳐진 마력의 벽의 충돌에 어떻게든 버틸 강도까지 장벽의 성능을 끌어올린 것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로긴스는 지금의 공방에서 이 싸움의 승산을 찾아냈다.
방금 공격ㅡㅡㅡ쏘아올리는 각도가 분명 부자연스러웠다.
왜 전방위가 아닌, 정면에서만 공격을 하였나?
그 해답은, 소스케가 지상에 대한 공격을 피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마 그의 공간간섭은 파괴 계통의 무언가다.
그래서 로긴스의 정지를 해제하고 억지로 움직이는 것도 파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토 소스케의 약점이기도 하다.
뭐든지 부순다는 말은, 다시 말해 뭐든 부숴버린다는 뜻이다.
주변에 대한 피해를 신경 쓰며 공격하는 방법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거다. 이걸 이용해야만 한다.
로긴스는 서둘러 지면에 내려선 다음, 소스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만한 대마술을 썼는데도, 소스케한테는 전혀 피로의 기색이 없다.
"하아...하아..."
무제한의 체력을 지닌 로긴스는, 이 싸움에서 승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소스케의 손등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아마, 로긴스의 장벽을 계속 때려서 생긴 상처다. 소스케 또한 정지된 공간을 파괴하는 일에는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연비가 나쁜 간섭능력을 연속으로 써서, 스태미너 승부로 활로를 찾는다.
소스케의 다리가 뛰어오름과 동시에, 로긴스는 술식을 전개했다.
외우는 마언은 All freeze.
그때, 이변을 눈치챘다.
"ㅡㅡㅡ어?"
공간이 정지되지 않는다.
정지될 기색이 없다.
정지시킬 때에 오는 [그 감각]이 전혀 찾아오지 않는다.
"너, 눈치 못 챘냐?"
눈앞에 몸을 내려선 소스케를, 로긴스는 핏발이 선 눈으로 노려보았다.
뭐냐, 그 눈은.
그 눈은 뭐냐.
감히 누굴 바보 취급하는 거냐ㅡㅡㅡ
"사토, 소스케에에에에에에에에!!"
로긴스는 용수철처럼 지면을 박차서, 그대로 우격다짐으로 소스케에 부딪혔다. 로긴스는 체중을 실은 몸통박치기였지만, 소스케는 1mm도 움직이지 않았다.
마력이란 마력을 긁어모아서, 손바닥에서 소스케의 피부에 마력을 주입한다.
"멈춰어엇!!"
소스케의 주먹이 로긴스의 배를 노린다.
주먹은 옆구리에 꽃혀 들어서, 온몸을 부메랑 모양으로 구부렸다. 그럼에도 로긴스는 소스케한테서 손을 놓지 않았다.
"멈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보답으로 무릎에 발차기가 작렬한다.
우두둑, 하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로긴스의 다리뼈가 잘게 부서졌다. 비명도 안 지르고, 로긴스는 미친 듯이 소스케의 피부를 움켜쥐었다.
"멈추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시끄러."
소스케의 손날이 배를 꿰뚫었다.
내장의 흐름이 역류하자, 로긴스의 입안에 위액과 혈액이 점점 차올랐다.
눈앞에서 토할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 소스케가, 양손으로 머리와 아래턱을 붙잡고는 억지로 입을 닫게 했다. 단번에 펼쳐진 로긴스의 볼이, 우스꽝스럽게 팽창한다.
"네 주변에, 멈출 수 있는 공간 따윈 없다고."
그런 공간은 전부 소스케가 파괴해버린 것이다.
공간 그 자체를 소각하는 파괴의 힘.
그것이 [파괴장(破壞裝)].
꾸미지 않는 용사 최강이자 유일한 장비.
일어설 수 없어진 로긴스를 노려서, 두 팔을 전신전령으로 가동한다.
"[공간]이 없으면,
[간섭]할 수도 없다고."
때린다, 팬다, 두들긴다.
자아내는 기술은 [십일만오천련장].
로긴스의 몸은 부자연스러운 댄스를 추는 것처럼 움찔거리며 경련했다.
"가가가바바바바바바박!!?"
이제 로긴스한테는 방어할 틈도 수단도 없었다.
무수히 구타당한 몸은 손끝에서 발끝까지 산산조각이 났고, 퍼즐처럼 복잡하게 흩어졌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로긴스의 몸이 공중에 뜬다.
빈틈 투성이었다.
"초작대포."
검은 파도에 휩싸여서, 로긴스의 온몸이 어둠 속에 삼켜졌다. 어둠 속에서 로긴스는 보았다. 단순한 암흑과는 다른, 심연이라 불리는 미지의 검정색을.
이런 것을 사토 소스케는 몸에 담고 있었는가.
이래서는 당최 사람이라 부를 수 없다.
인간이 가져도 될 것이 아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해했다.
'어째서, 이 녀석이 이 능력을.'
이 힘은 그 마술사 고유의 것일 터.
왜 이런 남자가 쓰는 건가.
허무맹랑한 것도 정도가 있다.
하지만, 로긴스의 마술을 전부 무효화할 수 있는 힘은, 그 능력 이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종언의 불꽃
제1공간간섭.
◇
로긴스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의식만은 아직 건재했다.
"그래서."
소스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쓰러진 로긴스에게 물어보았다.
"뭔가 남길 말은 있고?"
"네, 놈, 언젠가, 죽여주....마! 죽여주....! 죽여주, 마."
"알았어. 죽여줄게."
목뼈를 부러뜨리나.
우두둑, 하는 소리가 울린다.
그걸 끝으로, 로긴스의 심장은 멈춰버렸다.
사실 내버려 둬도 죽는 상태였지만, 죽일 거라면 꼼꼼하게.
"초작대포."
움직이지 않게 된 몸에 확인사실로 한 발.
로긴스는 살점조차 남기지 않고 소멸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약간 남아있는 정장의 조각만이 소스케의 주위를 날아다녔다.
"...약해."
정말 보람 없는 싸움이었다.
설마, 정말로 3분도 못 버틸 줄은.
놀랄 정도로 소모도 적다.
매우 무서운 능력이었다.
확실히 말해 대하기 어려웠고, 한 발이라도 맞으면 소스케는 졌을 것이다.
뭐, 그건 직격당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고전조차 안 했던 것은, 로긴스한테서 피지컬적인 위협을 전혀 느끼지 않아서다.
접근해도 전형적인 응전만 해온다.
떨어져 있어도 후퇴가 서툴다.
정말 단순히 능력만 믿는 남자였다.
정지 이외엔 능력이 없다.
아니, 공간을 정지하는 것은 진짜 대단한 힘이지만, 소스케의 [공간파쇄]와는 상성이 나빴다.
그가 더욱 부지런히 노력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어려울 것이다.
이런 능력이다.
뭐든지 해냈을 터.
어떤 적이든 쓰러트렸을 터.
그야말로 천재.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말해도 좋다.
쓰러트린 감상은 잔챙이였지만.
그리고 역시라고나 할까, 뭐라고나 할까.
이 나쁜 뒷맛ㅡㅡㅡ
소스케는 왔던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생각했다.
역시 사람을 죽이는 건,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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