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 천위마술사 서열 5위(1)2022년 09월 08일 16시 03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437
구형으로 응축된 검은 덩어리를, 바니키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제대로 들어간 박식의 이름은 [망월].
몇겹으로 중첩된 박식의 우리는 샤리아 본체를 정확히 노려서, 완벽하게 봉쇄했을 터.
느낌도 충분.
동시에 너무 쉽지 않았나 하는 위화감.
하지만 이것은 예상 안.
대미지의 크고 작음은 몰라도, 샤리아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은 확실.
바니키스는 망월에서 박식을 한 가다간 수중의 손으로 되돌려서, 업어메치기의 형태로 반대방향으로 잡아당겼다.
검은 구형의 물체는 엄청난 속도로 가속하여, 지면을 깊게 파고들었다. 아직 샤리아에게 반응은 없다.
추격타를.
생각하기 전에 이행한 순간, 하얀빛이 몸에 휘감겼다. 움직이려던 다리가 땅을 벗어나서 몸이 떠오른다.
"박식 - 천루(天楼)."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검은 공을 향해서 특대의 기둥으로 지른다. 동시에 바니키스에게 휘감겼던 박식이 해제되었다. 흰 연기에서 튀어나온 샤리아는, 이마에서 한 줄기의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만큼이나 해도 그 정도인가."
아마 박식으로 막아낸 것이다.
그래도 외상을 입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
바니키스는 결코 초조해하지 않았다.
반면 샤리아는 아주 약간 흐트러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정신적인 흐트러짐. 호흡도 가파르지 않고, 대미지도 아직 멀었다.
먼저 공격한 것은 샤리아 쪽이었다. 팔을 휘두르나 싶더니, 수백 개의 띠가 바니키스의 주위를 두르고 있다.
바니키스는 그것을 사전에 막아내면서 술식의 최대 전개로 응수. 부족한 쪽은 용머리를 소환하여 방패로 삼았다.
"박식 - 오조천루(五条天楼)."
막아내는 것을 확신한 순간, 샤리아가 거대한 기둥을 학익의 진형으로 쏘아냈다. 두 개는 상쇄시키고, 남은 것은 거대한 용머리로 막아내었다.
".............."
용머리의 사용법이 마치 일회용 방패 같다.
운용에 주저함이 없고, 방심도 전혀 안 한다.
이 수준의 실력자가 이렇게 한다면 단번에 밀어붙이는 것이 빠르다.
그렇게 되면 바니키스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지만.
그것 또한 운명.
샤리아는 어떤 술식을 만들기 위해 마력을 끌어모았다.
바니키스가 회심의 미소를 지은 것은, 그야말로 그때였다.
[박식ㅡㅡㅡ]
목소리가 겹친다.
기술의 사출은 동시.
직후에 샤리아가 발동시킨 술식은 [라월(蘿月)].
반면 바니키스는 [롱(朧)].
롱이란 다시 말해 광범위한 [천륜(天輪)]이다.
샤리아가 만든 라월은 남김없이 롱에게 막히고, 머리카락을 묶는 것처럼 한 곳에 모여버렸다.
".............박식 - 백륜."
공격이 막혀도 주춤거리는 일 없이, 샤리아는 백개의 천륜을 주위에 전개. 그것들을 일제히 바니키스에게 날렸지만, 크게 움직이지도 않고 회피했고, 혹은 박식으로 요격하는 것으로 끝났다.
◇
이제 몇십 번째일지 모르는 용머리를 분쇄하고서, 리벳은 가볍게 턱의 땀을 닦았다.
"노아, 아직 가능해?"
[이, 이제 무리예요 마스터~]
리벳의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것은, 손바닥에 올라갈 사이즈의 난쟁이였다. 이것이야말로 거대 비공선 [방주]의 기관부를 맡고 있는 리벳의 소환마, [노아]의 본체다.
성별은 여성.
기장이 긴 원피스로 몸을 가리고, 등에는 작은 날개가 돋아나 있으며 허리까지 뻗은 금발은 인간의 것보다 아득히 가늘며, 윤기 있는 반짝임을 내고 있다. 이목구비는 리벳과 비슷하지만 왠지 졸린 듯한 눈이 적진을 바라보고 있다.
큰 차이는 성격일까. 마이페이스한 리벳인 반면, 노아는 매우 겁이 많다.
[안 그래도 며칠이나 날아서 마력이 없는데~]
"떼쓰지 마.
샤리아 님이 그 녀석을 쓰러트릴 때까지... 자, 저기 왔어."
리벳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에서, 용머리 하나가 숨을 내뿜으며 질주했다. 노아는 그것에 조준을 맞춰서, 번개 같은 속도로 돌진. 얼굴을 중심으로 산산조각을 만들어 버렸다.
[아아~! 증말!]
온몸에 묻은 피와 살을 증발시키면서, 노아는 이 공간에 있는 용머리의 수를 대략적으로 파악했다. 아마 1천 전후. 몸 상태가 완전한 때라면 어떻게든 되었겠지만, 지금의 컨디션으로는 솔직히 힘들다.
문득 리벳은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갇힌 뒤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이가라시와 다즈몬드라는 2대 마술사가 나오기 전에 끝장을 낼 필요가 있다.
아주 약간의 정신의 흔들림.
그 사이 틈을 파고들어서, 리벳은 다리를 붙잡혔다.
".............읏...!?"
수면에서 기어오르는 것처럼 갑자기 밑에서 나타난 용머리. 반응이 늦었다.
[마스터!]
노아가 방향을 바꿔서 달려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을, 십수 마리의 용머리가 일제히 막았다.
이 두터운 살의 벽을 불태우려면 몇 초는 걸릴 것이다.
"박식 - 뇌전."
리벳이 위험에 빠졌음을 간파한 샤리아가, 수 km 떨어진 위치에서 박식을 뻗었다.
그 순간을, 바니키스는 분명 놓치지 않으리라.
이렇게 궁지에 내몰리면 샤리아는 반드시 적에게서 눈을 돌린다. 그런 식으로 자라왔고, 샤리아 자신도 그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샤리아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이때다 싶어 칠흑의 박식을 전개하는 바니키스는, 지금 그야말로 마력을 총동원하여 샤리아를 쓰러트릴 셈이다.
그 선견은 거의 올바르다.
하지만 샤리아가 내다본 것은 한 발 앞선 결과.
리벳을 구하면서, 다가오는 바니키스를 굴복시킨다.
그래서 리벳 주변의 용머리를 내쫓으면서도, 의식은 아직 바니키스에게 두고 있다.
"박식 - 태산."
샤리아의 주변 바닥이 검정으로 물든다.
검정은 세균처럼 주위를 고속으로 좀먹었고, 점점 그 면적을 확대시켜갔다.
태산의 박식.
본래는 대형 요마에게 사용하는 언덕 사이즈의 거대한 박식.
위력은 박식 중에서도 최상위권이지만, 문제는 그 발동까지의 시간에 있다.
처음 보거나 기습이라면 당하겠지만, 기술의 내용을 알면 간파는 쉽다.
결국 샤리아는 검정으로 물든 지면은 깔끔히 회피하고서, 공격 범위에서 탈출했다. 그곳에서 기다렸다는 식으로, 뒷걸음질로 물러서는 샤리아의 뒤를 용머리의 날카로운 손톱이 덮쳤다.
"읏..........!"
붉은 액체가 공중에 날린다.
즉시 뒤편의 용머리를 베었지만, 문제는 대미지를 입었다는 사실. 리벳을 구하려고 공세를 늦추는 일은 바니키스도 예상했다는 뜻이다.
"왜 그러지? 지키기만 해서는 날 쓰러트릴 수 없을 텐데."
도발하는 바니키스를, 샤리아는 노려보았다. 위력 자체는 크지 않지만, 확실하게 대미지는 새겨져 있다.
"자, 다음은 이 녀석이다."
바니키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바닥이 일그러진다. 그곳에서 나타난 것은, 방금 구했을 터인 리벳이었다.
"어...? 앗....!?"
리벳 자신도 무엇을 당했는지 모른다. 워프 같은 것으로 이 자리에 끌려온 것인가. 아무래도 여기는 완전히 바니키스의 고유 공간 같다.
바니키스는 먼저 리벳의 움직임을 박식으로 완전히 막고서, 움직이지 못하게 될 즈음에 목을 조여 죽이려고 띠를 보냈다. 샤리아가 그걸 저지하려는 순간, 바니키스의 박식은 궤도를 바꾸어 샤리아의 무방비해진 몸을 제대로 고정시켰다.
"낚였구나."
시야가 회전하면서, 샤리아는 근처의 벽에 부딪혔다. 충격으로 주춤한 그 사이, 몇 마리나 되는 용머리가 몸통박치기를 시도했다. 완벽한 타이밍에 공격한 그것은 샤리아의 방어를 뚫고서, 미사일 같은 폭음을 내며 착탄. 수십 발에 달하는 육체의 탄환은 샤리아를 벽 깊숙이 내밀었고, 둔한 아픔을 뼛속까지 남겼다.
기회ㅡㅡㅡ
여기가 승부처라고 판단한 바니키스가, 모든 마력을 술식에 때려 박는다. 단발의 박식으로는 최고의 위력을 자랑하는 이 기술은, 폭넓은 붕대로 대상을 휘감고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압축시킨다.
"박식 -천장(天葬)."
샤리아를 향하여 폭 1미터 정도의 검은 띠가 나아간다.
삼켜지면 천위라 해도 끝장이다. 노아와 분단된 리벳도 인질로 삼을 수 있다. 이 공격은 들어갔다.
그런데도, 박식에 휘감긴 샤리아가 당한 느낌이 없었다. 본래라면 피를 흩뿌리면서 구슬처럼 되었을 터. 이것은 사토 소스케조차 물리쳤던 공격이다. 샤리아도 무사히 끝날 리가 없다.
"리벳을 놓으세요..."
안에서 박식을 헤쳐 나오며, 샤리아가 천천히 고개를 내밀었다.
"안 그럼 화냅니다."
샤리아에게는 치명상다운 부상은 없었다.
앞선 몸통박치기의 충격으로 의복에 구멍이 난 정도인가.
무거운 공격은 전부 장벽으로 버틴 모양이다.
"................"
버릇을 숙지하고 재주껏 틈을 만들었음에도 결정타가 안되었다. 조금씩 체력을 깎기만 해서는 일격에 뒤집힐 우려가 있다.
여기선 한번, 더욱 유효한 수단이 필요하다.
"...박식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가 있다."
바니키스는 리벳을 수중으로 끌어들이며, 그대로 마을 이어나갔다. 리벳이 샤리아를 향해 뭔가 말하고 있지만, 입도 막아놓아서 짜증이 나지는 않았다.
"대상을 봉쇄하는 구속식.
몸을 묶는 것으로 강화하는 자박식."
담담하게 혀를 놀리면서, 바니키스는 리벳의 관자놀이에 홍색의 띠의 끄트머리를 찰싹 갖다 대었다.
그것은 처음 보는 색의 박식이었다.
박식의 진수에 도달한 샤리아조차, 그것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다.
결국 바니키스는 눈에 띄는 행동은 안 하고, 어째선지 리벳을 그냥 풀어주었다. 뭔가 하기 전에 샤리아는 박식으로 리벳을 부드럽게 감싸서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부상의 유무를 확인하려고 한 순간, 샤리아의 배에 무언가가 관통했다.
"ㅡㅡㅡ윽."
샤리아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피가 뚝뚝 흘러나온다.
리벳이 몰래 들고 있던 나이프로 찔러서, 늑골 사이로 내장에 상처를 입히고 빨리 빼낸 것이다.
"리베..."
이름을 부르기 전에, 리벳이 샤리아의 관자놀이에 발차기를 날렸다. 샤리아는 차량의 바퀴처럼 회전하면서 수십 미터나 날아갔다.
"그리고 내가 만든 정신조작계의 유박식. 조금 주의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응?" 하면서 턱을 치켜들며 리벳의 어깨를 토닥거린다. 그녀의 두 눈에 빛은 없다. 아무래도, 정말 그 정도의 일로 강력한 마술사인 리벳을 지배하에 둔 모양이다.
'오리지널의 박식까지...'
가족을 타도하기 위해 이 정도까지 노력하는 인간이 있다니 정말 기막힌 일이다.
그렇게나 샤리아가 당주에 올라선 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가.
아니면 동생인 듀람 버밀리온 시절부터의 집착인가.
버밀리온 가문에서 추방된 것에 원한을 가진 것인가.
아마 그 전부가 맞을 것이다.
태연을 가장하고 있지만, 바니키스의 분노가 직접 전해져 온다.
하지만.
열받은 것은, 샤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샤리아는 작은 박식을 써서, 일단 배를 동여매 지혈을 했다.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피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다.
스텝을 밟은 리벳이, 샤리아의 품으로 깊게 파고든다.
리벳을 기점으로 아직 들어갈 틈은 있다.
샤리아는 동료를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부터 저 여자는 어느 정도 공격을 망설이게 될 것이다.
주저하는 사이 이번에야말로 천장을 때려 박는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ㅡㅡㅡ적당히, 해."
샤리아 치고는 낮은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그것과 리벳이 멈춘 것은, 거의 같은 타이밍이었다.
"음...?"
바니키스가 의아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ㅡㅡㅡ그야말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리벳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게 된 것을 깨달았다.
"뭘 한 게냐?"
"..........."
샤리아는 바니키스의 질문에 대답하는 일 없이, 다만 한 걸음 내디뎠다.
"놀랍군. 여기 와서 더 발전한 건가? 역시 대단하다 샤리아. 역시 그 못난이와는 달라."
그것은 진심 어린 칭찬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샤리아로서는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었던 듯ㅡㅡㅡ
"...그건, 티아를 말하는 건가요?"
"...? 그 외에 누가 있겠느냐."
"그런가요."
쩌억.
샤리아의 주위 공간에, 한 줄기의 금이 갔다.
바니키스는 그걸 딱히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뭐 하지만, 조금 기대 밖이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겠군. 너라면 내 잔재주에 기댄 싸움을 쉽게 간파하고 몰아세울 거라 생각했건만..."
동생의 영향은 확실히 보이지만, 아직 정신적인 앳티가 가시지 않았다.
확실히 샤리아는 강하다. 하지만 강함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의외로, 별 것 아니라는 게다."
"그래요. 이 싸움은 당신의 승리."
명백한 고수를 여기까지 몰아세운 것이다.
충분히 역할은 다하고 있다.
이대로 그녀를 놓쳐도 이득일 정도로.
태연한 목소리로 순순히 패배를 인정한 샤리아를 보며, 바니키스는 코웃음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거다.
네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자존심인 게다."
바니키스는 알고 있었다.
샤리아 정도의 마술사가 왜 천위의 하급에 머물러 있는지를. 재능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다즈몬드도 넘어설 수 있다.
"네게는 승리의 집착이 압도적으로 부족해."
그보다, 나쁜 감정이 부족하다.
분노와 증오.
인간에게 있어야 할 감정이 결여되어 있다.
"그것도 듀람의 때문이다. 네가 그 남자기 아닌 날 지지했다면, 천위는커녕 협회 자체를 손에 넣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샤리아한테서 대답은 없다.
하지만, 거칠어진 숨결은 싫어도 눈에 들어온다.
"...나도 꽝을 뽑은 게 문제였지. 그때 누군지 모를 고아가 아니라, 억지로라도 널 제자로 들였더라면 그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일도..."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분통한 일이다.
바니키스는 진심으로 생각한 그대로를 내뱉었다.
"왜냐 샤리아? 왜 정상을 지향하지 않지? 협회의 정점은 곧 세계의 정점. 넌 세계를 원하지 않는 게냐?"
"맞아요."
샤리아는 평소대로의 목소리로, 하지만 어딘가 결정적으로 이질적인 맞장구를 치고서는.
"세계는 딱히 필요 없어요."
"이해가 안 가. 힘이 있는 자가 어째서 야심을 품지 않는 게지."
"제게는 가족이 있으니까요."
샤리아는 확실히 단언하고서,
"믿음직한 아버님이 있고, 상냥한 어머님이 있고, 바꿀 수 없는 동료가 있고."
샤리아는 뭔가를 떠올리는 것처럼 눈을 감고서, 다시 천천히 떴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동생.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이젠 됐다. 물어본 내가 바보였군."
이런 곳에서 끝날 여자가 아니다.
그렇게 생하고 있었지만, 바니키스도 이제는 정나미가 떨어졌다.
"잡종을 포함한 가족놀이는 충분히 즐겼다고 본다. 역시 빨리 내쫓았어야 했나. 티아 오라리오도, 애완동물로서 키웠다면 뭔가 재미를 붙였지도 모르겠지만."
"티아 버밀리온. 착각하지 마세요."
"난 그 녀석을 버밀리온 가문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반쯤 웃으며 선언하는 바니키스는, 샤리아는 냉랭하게 바라보았다. 이윽고 뭔가를 포기한 것처럼, 옅은 한숨을 짓고서ㅡㅡㅡ
[ㅡㅡㅡ밝혀라, 조사하라, 가려내라]
읊는 것처럼.
조용한 영창이 시작되었다.
◇
바니키스는 즉시 판단을 내렸다.
"죽여."
팔을 흔들어서, 남은 용머리를 전부 방출했다.
여러 타입의 드래곤은 각양각색의 궤도를 그리면서, 여러 각도에서 샤리아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죄업을 솎아내는 계박의 왕]
[겁벌에 도달하는 죄의 장]
모여든 개미처럼 득실거리는 용머리의 사이를, 누비는 것처럼 뭔가가 통과한다. 그것은 선인지, 공간의 일렁임인지. 그들이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빨랐다.
용머리는 소실되었다.
비유가 아닌,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한 줄기의 상흔도 안 남기고, 바니키스의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
죽이는 게 아닌 사라졌다는 사실에, 바니키스는 기묘한 위화감을 품었다. 이것은 지금까지와의 박식과는 다른 차원의 기술.
그렇게 되면 해답은 하나밖에 없다.
옛날 아덴로브가 [세계의 암]을 봉인했다고 일컬어지는 박식 최대의 기술.
대대로 당주들에게만 전승되었다는 비장의 기술.
"박식 오의인가."
그럼 우물쭈물할 수 없다.
발동 전에 방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버밀리온에 이름을 올린 자로서 그 기술을 보고 싶은 것 또한 사실.
바니키스는 이율배반적인 사고에 약간의 흥분과 함께 마음이 약간 두근거렸다.
[고막을 막는 바람]
[시체에 날아드는 새]
[꿈틀대는 흉도가 지옥을 가득 채운다]
이렇게 있는 사이에도 영창은 이어지고 있다.
천언주문을 써야만 할 정도의 대마술.
사뭇 강력한 것이 발동될 것이다.
"재밌군."
어느 정도인지, 그 눈으로 보고 싶었다.
바니키스의 힘은 통할지.
아니면 먼지처럼 짓눌릴지.
그 결말을, 체험해보고 싶은 욕구를 억누를 수 없다.
[광림한다]
[계약에 따라 나의 혈육은 멍에가 되어]
[그 영혼에게 넘겨줄지니]
바니키스는 등 뒤에 초대형 용머리를 주욱 늘어서게 하고서, 샤리아의 공격에 대비했다. 일단 이것을 방패로 삼으면 즉사는 안 한다. 이제는 지금까지처럼 잘 관찰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형태로 응수한다.
"박식오의 - 백업대천(百業戴天)."
빛난다.
눈부신 섬광이 하얀 공간을 메운다.
눈이 멀 것만 같은 조명이 모든 것을 지배하나 싶더니, 어느 사이엔가 바니키스는 거대한 돔 모양의 결계 속에 있었다.
"호오, 이건..."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
분명, 귀신을 비롯한 대신재의 악마들을 봉인했던 결계가, 마침 이런 형태였던 기억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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