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 울려 퍼진다(1)2022년 08월 31일 02시 29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220
"하나,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우토는 검지 손가락을 천천히 들면서, 미소로 물어보았다. 대치하는 마술사는 4명.
모모야마다 잇신사이.
부스시마 레온. (키드)
시키가미 쇼고.
그리고 사토 소스케.
세피로트와 다른 멤버들은 아무래도 현지의 마술사들에 가세하러 간 모양이다. 농화를 다루는 케텔라르크 세베가 갔으니, 이 전력은 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어떻게 결계 내에 침입했지요? 일단은 절대방어가 모토입니다만..."
"부쉈다."
즉답한 것은 사토 소스케였다.
"...하아, 과연. 어떻게요?"
"주먹으로 이렇게 때리면서, 퍼억~ 하고."
소스케는 그렇게 말하면서 왼손에 오른손을 부딪혔다.
이상한 이야기다.
그의 공간간섭이라 해도, 그 결계는 파괴할 수 없을 터. 애초에 공간간섭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그 결계니까.
"그딴 일은 상관없다고."
갑자기 키드가 언짢은 표정으로 우토를 노려보았다.
그 손에는 두 자루의 칼이 들려있다.
"너, 꽤 강해 보이는 것 치고는 모르는 상판인데. 대성군의 숨은 주력이라도 되냐?"
"하하, 저는 단순한 말석. 기껏해야 중간관리직이 적당합니다."
뻔뻔한 얼굴로 받아 흘리면서, 우토는 상황을 분석했다.
적대적인 마술사는 거의 50명 정도.
모모야마다 가문 사람과, 베놈 레기온의 단원.
세피로트의 모든 멤버.
그 외 몇명.
전력으로서는 상당하다.
"우토 씨. 안 싸워?"
목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니, 수가 옆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나랑 쿠쨩은 딱히 상관없어. 어차피 약한 것들만 있는걸."
"음...이기지 못할 것은 없지만..."
지금의 승률은 6할 정도일까.
아무리 대성군의 마술사가 강력하다고는 해도, 이 정도까지 전력이 갖춰지면 조금 버거워진다.
적어도 특급 마술사인 라딕의 회복이 끝난다면 우위에 서겠지만, 그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다.
"뭐야, 항복하는 건가?"
"무슨 말씀을."
잇신사이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다.
왜 이 정도의 상황에서 백기를 들어야만 하는가.
"...우토 씨. 제게 맡겨주세요."
"시시도 군?"
우토를 제지하면서, 시시도가 의연하게 앞으로 나왔다.
그 오른손은, 조금 전 기절시켰던 카라의 목덜미를 붙잡고 있다.
"여러분, 일단 진정하시죠."
시시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네 명을 향해 당당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저희들은 지금 여기서 당신들과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 그걸 전제로 말씀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시시도가 말하자, 시키가미 쇼고가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여기까지 공격해놓고서 진짜 뻔뻔하기는."
"하하. 무 그리 화내지 말아 주세요."
시시도는 카라를 난폭하게 들고서, 목에다 손을 대었다.
"확실히 말하자면, 당신들의 등장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조금 준비하고 오겠으니, 여기선 한번 봐줄 수 없을까요?"
그녀의 목에서 한 방울의 피가 흐른다.
따르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죽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아아,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여자 1명의 목숨 정도, 주저할 생각은 없습니다."
손가락에 힘을 주는 잇신사이에게, 시시도가 못을 박는 듯이 충고했다. 이 자리 전체가 시시도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기분이 들었다.
"인질한테 난폭하게 굴지 마."
소스케가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시시도는 코웃음 치고서,
"덤으로 사토 군한테도 부탁이 있어."
"뭔데."
"네가 계획을 어지럽히면 성가셔.
그러니 이제부터 내가 지정하는 장소에 와줄 수 있을까. 물론, 혼자서."
"아? 뭐야 그게."
시시도는 모두를 경계하면서, 손가락으로 공중에 문자를 그리더니 그걸 휙 내던졌다.
"...음?"
손으로 잡는다.
글자를 받아본 것은 첫 경험이었다.
숫자와 알파벳의 나열은, 어느 숲의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네가 이 아무 관계도 없는 여성을 조금이라도 불쌍해주는 사람이라면, 부디 순순히 따라줬으면 해.
나, 이래 뵈어도 꽤 열받았다고..."
시시도는 한숨을 짓더니, 다시 미소를 보였다.
잇신사이가 계속 틈을 엿보지만, 확실히 얕보는 태도를 취할 만은 하다. 적어도 인질을 잡으면 손댈 수 없을 정도로는 실력이 있다.
"일단 시간제한을 둘게.
그래, 오늘 0시까지는 달려와줬으면 해. 그렇게 하면 이 사람은 풀어주지.
물론 늦거나 동료가 온다면, 이 사람을 분할해서 돌려줄 테니 그건 염두에 두도록 해."
소스케는 가만히 시시도의 미소를 바라보았다.
옆에서 키드가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서 화나게 되면 성가셔지니, 일단 옆구리로 찔러서 달래 둔다.
"뭐, 진부해서 미안하지만,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까?"
그 물음에 의미는 없었다.
승낙하는 것을 전제로 한, 그야말로 조커를 손패로 쓰는 듯한 문답.
갑자기 이런 행동에 나설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지, 어른들도 심사숙고하는 자세에 들어가 있다.
소스케는 잠시 뜸을 두고서,
"알겠다. 말한 대로 하지."
"고마워. 이야~ 의외로 말이 통하네."
시시도는 일련의 흐름에 만족했는지, 일부러 그러는 듯 숨을 내쉬고는 이번엔 우토 쪽을 돌아보았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우토 씨. 지금은 거점으로 돌아가죠.'
"와 너 정말 무섭네. 나보다 어른스럽잖아."
"그들이 멍청할 뿐이라고요."
"하하, 맞아."
시시도는 여유만만하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네 명을 향해서 등을 보였다. 우토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공간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새카만 문 같은 것이 열렸다.
"...마법진도 없이."
잇신사이가 무표정하게 중얼거린다.
영맥을 이용하는 모양이다.
저것을 양산할 수 있게 되었다면, 상당히 성가신 물건이다.
"자아 수 씨, 쿠 씨. 일단 돌아가자."
"에엥.... 난 딱히 이대로도..."
"계획도 막바지니까,
시시도 군처럼 신중하게 진행시키도록 하자."
"...으...알았어."
그 시점에서, 모두가 문 쪽으로 돌아보았다.
이 거리에서다.
뒤에서 공격해도 되지만, 얼핏 보아 방심하지는 않았다. 경거망동은 그만두는 편이 좋아 보인다.
"아아 그리고, 만나는 장소는 나름대로 멀고 험한 장소로 해 뒀으니, 서두르지 않으면 정말로 늦어지게 되니 주의해."
시시도는 막 생각났다는 듯 말하고서, 마지막으로 소스케와 시선을 맞췄다.
"그럼 이만, 사토 군. 기다릴게."
"다음에 만나면 모두 조각을 내줄게!"
수는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남기고서, 수와 함께 문 안쪽으로 사라졌다.
◇
시시도가 문을 지나치자, 5평 정도의 방이 나왔다. 가구도 없는 이 방은, 숲 속에 지어진 이동용의 경유지점이다. 정해진 포인트 안에서 문을 열면 여기로 연결되는 것이다.
시시도는 구석에 놓아둔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카라를 번개의 밧줄로 묶고서 부근에 내버렸다.
"...사토 소스케가 살아있다니 예상 밖이었네요, 우토 씨."
"정말이지, 상당한 중상이라고 들었는데..."
그의 존재는 계획에 방해가 된다.
시나리오대로 갔다면 마린이 주술식을 넣은 시점에서 처리된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무슨 악연인지 지금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를 여기에 끌어들이는 건 좋은 아이디어야. 저런 마술사는 인의에 철저해서, 이걸로 단번에 편해졌어."
"저런 정의감이 강한 바보는 다루기 쉽죠."
"그가 왔을 때, 저 인질은 풀어줄 거니?"
"에이 설마요."
여기서 공적을 세우면, 시시도의 지위도 나름 올라갈 터. 적어도 이 철부지 쌍둥이보다는.
"덤으로, 도와주러 온 마술사들도 저희들이 쓸어버리죠. 맡아둔 요마를 단번에 투입하면 쓰러질 겁니다. 뭣하면 요마만 보내고 여자를 중심으로 포로를 만들면 위험성도 적게..."
그러자, 그때.
시시도한테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쓰러져 있던 남자가, 천천히 일어났다.
"여기는..."
주위를 둘러보는 라딕을 보며, 시시도는 한숨을 지었다. 아무래도 그 후부터 계속 기절해있던 모양이다.
"정신 차려. 반나절 뒤면 여기로 적이 와. 그때는 너도 일해줘야겠어."
라딕은 이해했는지 못했는지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뭐 좋다. 자세히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
아무리 잔챙이라도, 포탄 정도로는 사용처가 있겠지.
"그럼..."
시시도는 일어나서 목을 꺾었다.
후퇴를 하고 말았지만, 계획에 지장은 없다.
할 일은 정해졌다.
요마를 불러서 순차적으로 그 장소에 보내며 사토를 맞아들일 준비를 갖춘다.
카라 1명 때문에 그러냐며 모두의 의견이 안 맞을 가능성도 있지만, 저곳에는 부하를 소중히 여기는 헤르벨 그라이안이 있다. 결국에는 울면서 싹싹 빌 것이다.
"그럼, 우토 씨. 저는 바로 본부에 연락을ㅡㅡㅡ"
말을 걸려던 그때.
수와 쿠가 이상하게 조용한 것을 눈치챘다.
"...저기, 쿠쨩. 왜 그래?"
"........"
아무래도 쿠의 상태가 이상하다. 평소에도 말이 없고 최소한만 말하는 쿠였지만, 시시도가 봐도 딱히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평소의 쿠다. 굳이 말하자면, 묘한 방향을 바라본다는 정도랄까.
'...창문 밖? 뭐 됐다.'
시시도는 곧장 생각을 떨쳐버리고는 자매에게서 시선을 떼었다.
쿠가 혼자 중얼거린 것은 그때였다.
"남서."
순간.
시시도가 있던 방이, 산산조각 나며 붕괴했다.
"ㅡㅡㅡ윽!!?"
갑자기 덮쳐온 충격에, 시시도는 참지 못하고 몸을 긴장시켰다. 어느 사이엔가 건물이 무너진 것이다.
지금 한 순간에?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났나.
피어나는 흙먼지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
마력감지에 기대어 신중하게 나아간다.
이 공격, 고양이의 기습일까?
그것 치고는 조금 어중간한 느낌도 들지만, 어쨌든 정확한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우토 씨!"
"시시도 군, 난 무사해!"
2시 방향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잘 보니 그곳에서 큼직한 사람의 모습이 일렁이고 있다.
우토다.
"아아, 우토ㅡㅡㅡ"
걸어가는 사이, 점점 먼지가 걷힌다.
이윽고 그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흙먼지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나타난 사람은 분명히 우토가 아니었다.
"...토, 씨...!?"
"여어."
걸음을 멈췄다.
"오랜만인데?"
남자의 주먹이 활시위를 당긴다.
반사적으로 번개로 영체화되었ㅡㅡㅡ지만.
남자의 주먹은, 반칙적으로 빨랐다.
"그리고 나, 우토가 아니라 사토라고."
팔을 교차시킨다.
시시도가 방어의 자세에 들어섰을 무렵에는, 몸이 납작히 찌그러져 있었다.
"그ㅡㅡㅡㅡ아악!!?"
얻어맞았다.
충격이 배를 관통한다.
내장은 찢기고, 뼈는 쿠키처럼 분쇄되었다.
엑스칼리버의 검집을 휴대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즉사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위력이었다.
"커...헉...아악...!?"
엎드려 피를 토하면서 눈앞의 광경에 눈을 의심한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잘못 보았을 리가 없다.
사토 소스케 장본인이다.
"너...어떻게 여길...!?"
"뛰어서 왔다."
"...뛰어서...?"
물리적인 이동으로 여기까지 도착했다는 말인가. 여기부터 그 장소까지는 대략 70km는 떨어져 있다. 이 장소를 제시하고서 아직 1분도 안 지났다.
당연하지만, 아직 반격의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시시도 군, 무사합니까?"
배의 치료에 집중하고 있자, 이제야 이변을 감지한 동료 4명이 달려왔다.
시시도는 '늦었다고' 라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지만, 기습으로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이제는 인질을 제대로 쓸 수밖에ㅡㅡㅡ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이미 그녀는 소스케의 손안에 있음을 깨달았다.
빠르다.
아니, 처음부터 저것의 구조를 우선한 거겠지.
"...일단 약속한 대로 인질은 돌려받겠어. 두 번 다시 이러지 마라. 다음에는 진짜로 죽인다."
사토는 무기질하면서도 싸늘한 목소리로 내뱉으면서, 시시도가 카라에게 걸어놓은 번개의 사슬을 손쉽게 뜯어냈다.
"왜 네가 여기 있는 거야!"
소리친 자는 수였다.
그것은 모두의 공통된 의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토는 이제 대답할 생각도 사라졌는지, 수를 잠깐 바라보고는 카라를 살며시 지면에 내려놓았다.
"너희들의 신병은 구속하라고 들었어. 조용히 해."
질문이 무시된 것이 언짢았는지, 수는 얼굴을 찌푸렸다. 쿠를 제외한 자들도 좋아 보이는 표정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노골적으로 화를 낸 자는, 나중에야 상황을 파악한 라딕이었다.
"어이, 태도가 쬐끔 건방진데?"
낫을 들고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온다.
라딕은 눈짓으로 우토에게 이대로 있으라고 전하고서, 소스케의 정면에 우뚝 섰다.
"잘 모르겠지만, 기습을 하다니 예절이 글러먹었다고."
큰 낫을 빙글빙글 돌린다.
공기조차 절단시키는 [파경의 낫]은, 라딕이 오랫동안 다루어 온 친숙한 무기다.
"그 뻔뻔한 얼굴, 썰어주마ㅡㅡㅡ!"
흉날이 번쩍거렸다.
◇
라딕이 지면에 파묻혔음을 확인하자, 소스케는 천천히 시시도 일행 쪽을 바라보았다.
"다음은 누구냐."
한걸음 내딛는다.
그에 따라 시시도의 몸이 약간 후퇴했다.
'진정해ㅡㅡㅡㅡ'
이미 복부의 치유는 끝났다.
움직임은 이미 기억했다.
다음은 뇌속으로 돌입해서, 붙잡는다.
소스케가 다시 한걸음 내딛는다.
[묶어!]
[멈춰!]
메마른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소스케의 온몸이 갑자기 멈췄다.
보이지 않는 손ㅡㅡㅡ이라고 말해야 할까.
어중간한 자세로 멈춰버린 소스케는, 분명 무언가에 의해 움직임이 막혀있다.
"원호."
"맡겨줘."
쿠가 짧게 전하자, 먼저 우토가 오른손에 폭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방출되는 극소형 사이클론.
한계까지 압축된 [회오리 채찍]이, 소스케와 함께 지면을 파낸다.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시도는 마력을 전개해서, 한계까지 번개를 모았다.
오래 끌면 안 좋다.
최고속도로 끝장을 낸다.
"너무 우쭐댔구나, 사토."
지면을 차올리면서, 일직선으로 돌진한다.
멋은 없지만, 이대로 몸통박치기를 해서 확실하게 끝낸다. 티끌도 안 남긴다.
시시도는 눈에 안 보이는 속도로 접근했으며, 그리고 안면을 얻어맞았다.
"ㅡㅡㅡ앗..?"
시시도의 머리는 공기 빠진 공처럼 찌그러졌고, 그대로 대지에 꽂히는 형태로 날아갔다.
시시도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사이, 소스케는 맹렬하게 전진했다. 그제야 우토가 이변을 눈치챘다.
언령은 제대로 발동했다.
실제로도 수와 쿠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뭐야..이 녀석...!?"
얼굴을 찌푸린 수를 개의치 않고, 소스케는 지면을 압착시키며 다가왔다. 시시도가 당해버린 지금, 접근전이 되면 위험하다.
그럼 날려버리면 된다.
그 대답에 도달한 우토가 술식을 짰다.
그의 오른손에, 대량의 공기가 모였다.
폭파는 광범위에 달하게.
근처에서 부딪히게 하면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기류조작은 우토의 장기.
눈앞에서 아무리 큰 이변이 생긴 들, 막아낼 수는 없다ㅡㅡㅡ!
"수 씨, 쿠 씨, 충격에 대비하세요."
소스케와의 거리는 열 걸음.
빨리 쓰면 회피할 타이밍도 안 나온다.
몇 초의 여유만 있으면, 가진 손패를 충분히 쓸 수 있다.
오른팔을 휘두른다.
순간, 눈앞에서 소스케가 사라졌다.
"뭐야!?"
정신 차리고 보니, 눈앞까지 도달하고 있었다.
눈앞까지 왔는데도 시야에서 사라졌었다.
이 근거리에서 놓치는 일이 말이 되는가.
아니, 됐다.
다가와줬다면 오히려 좋다.
"하앗!"
팔을 내지른다.
그에 맞춰서, 소스케 또한 손바닥을 내밀었다.
소스케의 굵은 다섯 손가락은 우토의 바람 폭탄을 움켜잡고서, 아무 균형도 없이 으스러뜨렸다.
"ㅡㅡㅡ읏..."
억지로 불발시켰다.
아니, 불발이 아니다.
폭발은 했었다.
단지 그의 악력이, 우토의 마술의 충격을 상회했을뿐의 이야기.
그리고 그걸 생각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소스케는 순식간에 다음 공격에 나서서, 지금 그야말로 대포가 발사되려고 한다. 단순한 정권이지만, 겐사이를 때려눕힌 수준이 되면 전차의 대포도 능가한다.
[진(陣)!]
갑자기 전개되는 투명한 장벽.
아마도 쿠가 쳐준 모양이다.
우토는 거기다 자신의 범위에 질풍을 둘러서, 고밀도의 배리어를 전개했다.
이걸로 다소나마 기세는 사그라든다.
우지끈.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크어ㅡㅡㅡㅡㅡ억!?"
소스케의 주먹은, 쳐놓은 장벽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장지문이라도 부수는 것처럼, 기세를 죽이지 않고 우토의 옆구리에 파고든다. 위장이 뒤집어지는 듯한 감각.
소스케는 그대로 우토의 안면을 붙잡고서, 지면에 패대기쳤다.
그즈음에서 이제야 위화감이 위기감으로 바뀌었는지, 수의 표정이 노골적으로 두려움을 띄었다.
[전(転)!!]
쿠가 날카롭게 외친다.
갑자기 흔들리는 소스케의 오른 다리.
통했냐며 기대를 품은 것도 잠시, 소스케는 이를 악물면서 어렵지 않게 다음 한 걸음을 내디뎠다.
"흡!"
소스케를 중심으로 한 주위의 대지가 소리 내며 무너졌다.
순간 발로 내리쳐서 그런가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다.
'언령을 튕겨냈어ㅡㅡㅡ!?'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은 언령에 대해 뭔가의 방어수단을 갖고 있다.
위험해.
이제 남은 거리가 없어.
[부러져엇!!]
[참(斬)!!]
쌍둥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맹하게, 그리고 냉정히 다음 수를 썼다. 하지만 소스케는 잠시 두 눈을 재빨리 움직이고는, 뭔가를 피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면서 전진을 이어나갔다.
'피해버렸어...!?'
궤도를 읽었다?
보이지도 않는데?
이 시점에서 이제야, 수와 쿠는 후퇴를 시작했다.
전투에 임할 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기본 스타일인 자매가, 오랜만에 취한 회피행동이었다.
"쿠, 쿠쨩...!"
수는 몸을 떨면서,
"이 녀석 위험해...! 변태야...!"
"괜찮아."
쿠는 물러나면서, 수의 등에 슬쩍 손을 대었다. 그리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지(地)ㅡㅡㅡ]
소스케의 오른손이 다가온다.
[지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
노호성. 그리고 파괴되는 경치.
쿠가 내지른 [땅울림]의 언령.
범위 안에 있는 것들에 특수한 진동을 줘서, 무차별적으로 붕괴시킨다.
수가 틈을 만들고, 쿠가 공격한다.
그것이 두 사람의 필승 패턴이다.
이번에는 내몰렸기 때문에 약간 흐름에 오차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클린 히트에는 변함없다.
그 증거로 소스케는 폭풍우 속에 있는 것처럼 걸음을 멈추고, 팔로 몸을 감싸고 있다.
그 물리적인 방어도 언제까지나 버틸 수 있을지.
무엇보다 이렇게 거리를 두고 태세를 정비한다는 것이 강한 이점이 된다.
이대로 밀어붙인다.
[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명!!!]
목을 쥐어짜내면서, 쿠는 필사적으로 소리내고 있다.
저 사람한테도 한계는 있다.
이만큼의 공격을 가하면, 부서지지 않을 리가ㅡㅡㅡ
"소작대포 - 염가판."
순간, 검은 무언가가 눈앞을 뒤엎었다.
"ㅡㅡㅡㅡㅡㅡ"
침묵에 휩싸인다.
수가 옆에서 뭐라고 말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한 순간 귀가 이상해졌나 싶었지만, 그것보다 호흡이 되지 않는 점에 위화감을 느꼈다.
"ㅡㅡㅡㅡ읏."
소리 없는 세계는, 찰나를 새기면서 지나갔다.
그리고 이제야 이해했다.
귀가 이상해진 것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진공 상태가 된 것이다.
대기라는 모체가 없으면 수와 쿠의 마술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는 또 하나.
이곳 일대에 대기가 없다는 말은, 지금 그야말로 주위의 산소가 진공을 메꾸려고 할 터.
그렇다.
다름 아닌 진공의 중심ㅡㅡㅡ소스케를 향해서.
"꺄악!"
"ㅡㅡㅡ윽!"
대기의 파도에 휩싸여서, 수와 쿠는 소스케에게 빨려 들어갔다. 기분 나쁘게 울리는 주먹이 수의 두려움을 부채질한다.
"술식도 없이 마술을 쓰는 건 대단하지만ㅡㅡㅡ"
저항할 틈도 없이, 소스케의 양팔이 뻗어나간다.
다섯 손가락은 조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두 사람의 목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ㅡㅡㅡ너희들은 공간에 대한 간섭이 너무 허술해."
지면에 눌릴 때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걸로 전부인가? 남은 것은ㅡㅡㅡ"
소스케가 주의 깊게 주위를 둘러본 순간.
수와 쿠의 시선 끝에, 정전기 같은 소리가 났다.
"빈틈투성이다ㅡㅡㅡ앗!!"
시시도는 온몸에 번개를 두르고는, 마치 방전이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벼락을 일으켰다. 특필할 것은 그 회복력. 영체가 되자 칼집의 회복이 보다 단순해졌기 때문에, 쾌유까지의 속도가 늘어났다.
소스케는 무심코 쌍둥이의 목에서 손을 떼어서는, 옆에서 오는 시시도의 발차기를 백스탭으로 피했다. 그 틈에 쿠가 일어나서는 수의 손을 잡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728x90'이능력배틀물 > 개와 용사는 꾸밈이 없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3 울려 퍼진다(3) (0) 2022.08.31 132 울려 퍼진다(2) (0) 2022.08.31 130 소스케 군 프랑스에 가다(3) (0) 2022.08.30 129 소스케 군 프랑스에 가다(2) (0) 2022.08.30 128 소스케 군 프랑스에 가다(1) (0) 2022.08.30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