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9 소스케 군 프랑스에 가다(2)
    2022년 08월 30일 10시 27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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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199 

     

     

     

     나무들을 가로지르면서, 이리자키는 숲을 달리고 있다.

     

     "하악...하악...!"

     나인 일행과 헤어진 지 벌써 반나절이 지나고 있다. 여동생의 상태가 신경 쓰이는 이리자키로서는, 이 이상 그들에게 손을 빌려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가까운 국경까지 도로를 따라 나아간다면 하루 정도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나라 전체에 원로원의 끄나풀이 돌아다니고 있다.

     아마 그 항만도시에서의 전투 이후로 경계망을 넓힌 모양이다. 계속 노아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나인 일행과 달리, 이리자키는 도보다.

     

     낮의 이동으로는, 다섯 번에 걸친 전투를 하게 되었다. 전투는 장기지만, 은밀에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리자키가 이 정도의 교전으로 끝난 것은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불운은 또 하나.

     도망치던 도중, 이리자키와 마찬가지로 협회에 쫓기던 마술사를 만난 것이다. 보다 못해 도와준 것이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기동력은 매우 낮아졌고, 지금 그야말로 끄나풀한테 쫓기고 있는 중이다.

     

     "젠장..."

     수는 5명. 쫓아오는 마술사는 전부 숙련자다.

     이리자키보다는 급이 낮지만, 이쪽도 연전을 거듭해서 피로가 쌓여있다.

     

     "어이, 너! 정신 차려!"

     "으으..."

     품고 있는 여성은, 20대 전반의 여자다.

     이리자키가 교외에서 걷고 있던 때, 혼자서 마술사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도와줄 때의 전투로 움직일 수 없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이리자키가 옮겨주고 있다.

     

     "지부란 곳은 어딘데...!?"

     "이대로...똑바로... 수 km 남았어요..."

     "수 킬로라니..."

     이대로 간다면 언젠가 붙잡힌다.

     붙잡히면 확실하게 프랑스를 못 나간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데.

     

     "음...!?"

     

     갑자기 느낀 압박감에, 이리자키는 달리기를 멈추고 낮게 웅크렸다. 뒤늦게 머리 위로 참격 같은 것이 지나갔다. 주위의 나무가 단번에 날아갔다.

     

     "...술래잡기는 끝이다."

     눈앞을 가로막은 것은, 마른 몸의 성인 남성이었다.

     그 손에는 커다란 낫이 들려있다.

     검은 옷인 것도 있어서, 사신을 방불케 하는 외모다.

     

     저것은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

     대성군의 라딕 스미스.

     

     "히힛...특급 마술사냐고...!"

     설마 이 정도의 전력을 투입하다니, 그렇게나 이리자키를 붙잡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리자키로서도 이지스를 배신하고 여기 있는 것이니 어그로가 끌리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거물과 싸울 수는 없다.

     그렇게 판단한 이리자키는, 즉시 직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형의 이점이 있는 게 아니지만, 똑바로 나아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하책. 설령 멀리 돌아가게 된다 해도 전투는 피해야만 한다.

     

     하지만 몇 걸음 나아가자, 라딕의 모습이 몇 번이나 흔들렸다. 다음 순간에는 이리자키의 눈앞을 막고 있었다.

     

     "느린데~"

     

     빠르다.

     역시 지금까지의 잔챙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히...히힛...비켜."

     "아하하, 기분 나쁜데~ 왜 웃냐?"

     

     맹렬하게 내리치는 낫.

     아슬아슬했지만, 피한 것은 요행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추격타로서 이번에는 오른쪽에서 쳐올리기가 날아온다. 이제부터 반격하기에는 늦다.

     

     이리자키는 오른발을 놀려 날 부분을 피하면서, 정확히 [등]에 맞도록 발로 찔렀다.

     발과 낫의 등부분이 제대로 맞닿았지만, 충격 그 자체는 뼛속까지 울릴 정도로 강렬했다.

     

     ㅡㅡㅡ무겁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

     만전의 상태라면 몰라도, 지금 여기서는 승산이 없다. 그렇게 깨닫기에는 충분한 일격.

     

     "ㅡㅡㅡ오오오ㅗㅗㅗ오오!"

     

     오른발로 낫의 등부분을 지면에 파고들게 하면서, 왼쪽 발로 뱀각을 쓴다. 하지만 피로 탓인지 깔끔하지 않다.

     당연한 귀결로, 발차기는 쉽게 회피당했다.

     

    카운터로 날아오는 라딕의 손날.

     급소는 피했지만, 어깨 부근에 직격했다.

     여자를 지탱하는 팔에 전류가 달린다.

     이래서는 도운 여자를 안는 것도 힘들다.

     

     "...이제, 됐어요... 저를 놔두고, 당신만이라도..."

     "...히힛... 닥쳐."

     

     

     그렇게는 말해도, 이제 손 쓸 방도가 없다.

     지금의 공방으로 약간 뒤처졌던 후방의 추격자들도 도착할 것이다. 그야말로 절체절명.

     남은 수는 기척차단술식(노바디)를 써서 벗어나는 것인데, 그럴 마력은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나.

     그런 식으로 주저하던 때, 엉뚱한 방향에서 섬광 같은 것이 빛났다.

     

     "...윽!?"

     플래시라기보다는 광선.

     한 줄기의 빛이 라딕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그 타세 적의 시선이 순간 이리자키한테서 벗어났다.

     

     "히히힛...!"

     발끝을 가속시켜서, 후두부를 걷어찬다.

     이리자키의 상단차기가 작렬한 라딕은, 수레바퀴처럼 회전하며 잠시 공중에 머물렀다.

     

     한발 늦게, 라딕에게 앞선 광선이 충돌.

     예상한 대로 공격의 술식이었는지, 라딕은 더욱 회전하면서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오....오오!?"

     지금 것은 원호 사격일까.

     그렇게 느낀 것도 잠시.

     갑자기, 눈앞에 안경을 쓴 중년남이 나타났다.

     

     "...누군데 당신."

     "이야기는 나중이다. 이쪽으로 와라."

     뒤에서 쫓아오는 추격자를 경계하는 걸까.

     중년남은 조금 초조한 기색으로 손짓을 하고 있다.

     

     "이쪽이다. 따라와."

     

     

     

     중년남을 따라가서, 숲에 드문드문 있는 낡은 전이술식을 몇 번 지나가자, 체육관 같은 공간에 도착했다.

     

     "여긴 어딘데...?"

     "구 지부중 하나다. 에크란 국립공원 안에 있지."

     그렇게 말한 중년남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의료반이 달려올 거다. 그때까지 참아."

     "...그보다, 당신 이름이 뭔데?"

     

     "헤르벨이다. 헤르벨 그라이안."

     

     "...아아."

     소문으로만 듣던 견문의 탑의 문지기다.

     분명 상1급 마술사였나.

     고위 마술사 중에서는 나름 유명한 사람이다.

     

     "그러는 너는, 원로 마술사인 이리자키인가."

     "...날 알아?"

     

     "약간은."

     담배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리자키는 그제야 안고 있던 여성이 기절했음을 깨닫고, 바닥에 살짝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대로 자신도 앉았다.

     

     "...왜 날 도왔는데?"

     

     "네가 구한 여자는, 내 부하다.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지."

     "그건 또..."

     호구 같은 짓이라고, 이리자키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조금 더 재주껏 자신을 이용했다면 편히 도망칠 수도 있었을 텐데. 적어도 이리자키라면 그랬다.

     

     "다음은 내 질문이다. 견문의 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뭐냐니, 그거잖아..."

     말하자면 길어지나...

     감싸주고 있으니, 전할만큼은 전해줘야 한다. 이리자키는 숨결을 진정시키면서, 신역에서 일어난 일과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를 간략히 말했다.

     

     "흠..."

     

     이리자키가 말을 끝내자, 헤르벨은 팔짱을 끼고 낮게 신음했다.

     

     "일반인의 유괴에다가, 증거인멸을 위해 요마를 보냈다라... 이렇게나 의심스러우면 오히려 그럴듯해."

     

     "...로긴스는 예전부터 그랬어?"

     "뭐 그렇지."

     헤르벨은 묘한 애수에 젖어있었다.

     그도 그대로 그런 것을 계속 봐온 모양이다.

     

     "그쪽은 왜 그런데? 왜 협회원끼리 싸우고 있어."

     "회장의 연설이 있었지? 그로부터 원로원이 대성군의 군문에 들어가라는 포고령이 각 지부에 내려와서 말이다. 거절했더니 이런 꼬락서니다."

     

     헤르벨은 씁쓸한 얼굴로 그렇게 말하고는, 휴대용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 그의 말로는 프랑스 내부에서만 상당한 수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그리고, 상층부 녀석들은 전부 나서서 거역한 자들을 붙잡으러 다니고 있지."

     "당신은 다른 거냐고."

     "흥. 난 아직 젊단 말이다."

     문맥으로 보아, 역시 원로원과 대성군이 독립해서 마음대로 하고 있는 모양이다. 처음부터 협력하던 관계자도 있었겠지만, 기회주의자도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가. 사토 군과 겐사이 공이..."

     "...소스케를 알아?"

     "일 때문에 한번 봤었지. 비비안 상1급과 마찬가지로, 좋은 마술사였다."

     "그래."

     

     이리자키로서는, 그의 안부도 중요한 일이다.

     여동생을 구하자는 약속을 했지만, 설마 그를 희생시키면 도망치지 못할 정도로 내몰렸을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건 솔직히 뼈아프다.

     

     "그보다 여기, 예전에 쓰던 지부라며? 위치 알려지지 않은 거냐고?"

     

     헤르벨은 근엄하게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기존의 출구를 무너뜨리고, 전이로만 들어갈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간단히는 여기 도달하지 못하도록 결계도 쳐 놓았다. 당분간은 버티겠지.

     이제는 뭐, 외부에서의 지원을 기다릴 수밖에."

     

     "...그런가."

     역시 나인 일행과 있는 편이 현명했을지도 모른다. 잠깐 그리 생각했지만, 단독인 편이 그래도 융통성이 있다. 그리고 이리자키로서도 단체행동은 그다지 성미에 안 맞는다.

     

     "...그건 그렇고, 어딘가 방을 빌릴 수 없을까? 쉬고 싶은데."

     "아아 상관없다. 그래. 너도 그녀와 함께 의료반에 진찰해달라고 하면 돼."

     "아아, 거기까지는 됐어. 바로 출발할 테니까."

     

     헤르벨의 눈썹이 약간 올라갔다.

     

     "지금 여길 나가는 건 자살행위인데."

     "정말 만나야만 하는 녀석이 있다고. 일단 프랑스에서 나가지 않으면."

     "현재 프랑스는 봉쇄되어 있다."

     "히힛... 자력으로 어떻게든 해봐야지."

     이리자키는 입가를 들어올리고서, 불안정한 걸음걸이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몽롱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흰색 기조의 청결한 방에는, 약품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그제야 의무실에서 쉬었음을, 이리자키는 점점 떠올렸다.

     

     ".........."

     시계를 보니, 6시간 정도 지나 있었다.

     ...늦잠 자버렸다.

     

     천천히 일어나서는, 벽에 걸어놓았던 코트를 걸친다. 헤르벨에게 한번 인사해두고 싶었지만, 그도 바쁠 것이다. 신경 쓰게 하는 것도 미안하지, 곧장 나가도록 하자.

     

     "...아."

     침대 주위의 커튼을 열자, 검은 보브컷의 여성이 서 있었다. 마주친 것에 놀랐는지 눈을 부릅뜨고 있다. 머리가 정돈되어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때 구해줬던 여성 같다.

     

     "안녕하세요."

     "깨어났나."

     "네, 덕분에요."

     

     여자의 시선이 묘하게 방황한다.

     긴장하고 있는 걸까.

     그보다, 무슨 일로 여기 있는 거지.

     

     "으음... 당신, 이름은?"

     "카라라고 해요."

     "카라 씨. 여긴 무슨 일인데?"

     

     "네. 감사를 전해드리려고요. 그리고 괜찮으시면 식사도."

     

     "하아..."

     

     서두르고 있는데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는 없는 일.

     ....이라 말하고 싶지만, 확실히 보급은 중요하다. 특히 마술은 체력을 쓴다. 그리고 물과 식량도 나눠 받는다면, 이후의 대비가 된다.

     

     "...상관없지만, 시간은 많이 못 써."

     

     "그럼, 이쪽으로."

     카라의 안내를 받기를 몇 분.

     이리자키는 작은 식당 같은 곳에 도착했다.

     

     "앉으시면 바로 내올게요."

     재빨리 에이프런을 걸치기 시작한 카라를 곁눈질하며, 이리자키는 적당한 의자에 걸터앉았다.

     

     "이거, 맘대로 써도 괜찮은 거야?"

     "네. 요리사는 저고, 헤르벨 씨한테서 허가도 받았으니까요."

     "헐..."

     솔직히 흥미는 없지만, 일단 수긍해둔다.

     

     식사는 정말 바로 나왔다.

     간단한 파스타와 계란 수프는, 공복인 이리자리한테는 감지덕지였다.

     

     "더 있으니 많이 드세요."

     

     자신을 바라보는 카라를 보고, 이리자키는 천천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뭐 하고 있는 거냐 나는...'

     

     애초에 이 여자를 돕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가신 일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저기, 이리자키 씨.'

     

     "왜?"

     "어째서 절 도운 거죠?"'

     

     "뭐?"

     

     입과 그릇을 왕복하던 식기를 멈춘다.

     

     "들었어요. 서두르고 있다면서요."

     "그래, 맞아. 그랬는데 네가 도망쳐 오길래. 히힛... 덕분에 정말 돌아가게 되었다고."

     

     "내버렸어도 괜찮았어요. 그랬다면, 이렇게 당신께 민폐를 끼치는 일도..."

     "뭐? 그게 무슨 말이야?"
    '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면서, 이리자키가 노려보았다.

     카라의 어깨가 움찔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은 돕는 법이라고."

     "...그런가요?"

     

     "그야 돕지. 그런 때 안다 모른다는 상관없다고."

     "그건 조금, 극단적일지도..."

     "어쨌든."

     이리자키는 접시 위에서 포크를 재빨리 돌리면서,

     

     "이쪽은 돕고 싶었으니 도운 거다. 멋대로 미안해하지 마. 불쾌하다고."

     마치 도운 사실이 잘못이었다는 말투가, 그로서는 마음에 안 들었다. 그냥 살아난 것을 기뻐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마음의 짐으로 생각하는지.

     

     "...이리자키 씨, 좋은 사람이네요."

     "글쎄...히힛."

     

     "네...정말 그래요.

     이렇게 다시 만나서 다행이에요."

     "다시?"

     의미심장한 말투에, 이리자키는 무심코 눈썹을 찌푸렸다.

     

     "전에, 임무에서 도움받았던 적이 있어요. 역시 잊었나 보네요?"

     

     "헐, 그런 일이."

     확실히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그녀 같은 미인이 자신을 기억해줬다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드릴 것이..."

     카라는 식사하던 손을 멈추고 일어서더니, 이리자키에게 어디에선가 꺼낸 배낭을 건넸다.

     

     "이건 뭔데?"

     "물과 식량이에요. 이제부터는 마을에 갈 수 없을 것 같으니, 이걸로 버텨주세요."

     "... 고마워."

     준비성이 좋다.

     확실히 달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조금 미안한 기분도 든다. 교통기관이 멈춘 지금 상태에서 이런 휴대품은 매우 고맙다.

     

     이리자키는 남은 식사를 비우고서, 배낭의 안을 확인했다. 안에는 간단한 옷가지와 휴대식량이 빼곡히 차 있었다 그리고 일용품까지 준비해준 것도 눈치가 좋다.

     

     "...슬슬 간다."

     "그런가요..."

     "신세 졌어."

     "아뇨, 이쪽이야말로."

     

     의자에서 일어나서 배낭을 멘다.

     무겁긴 하지만, 휴식은 충분히 취했다.

     국경까지는 50킬로가 남았다지만, 이거라면 아직 여유롭다. 포장될 길을 지나가지 않는 만큼 꽤 돌아가게 되겠지만, 늦어도 몇 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다.

     

     "...그럼 카라 씨. 서로가 무사하다면, 또 보자고."

     말하면서 몸을 돌린다. 그곳에는 야윈 남자와, 남자에게 목덜미를 잡힌 카라가 있었다.

     

     "여어 형씨. 또 만났ㅡㅡㅡ"

     

     상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리자키가 온몸에 마력을 둘렀다. 그로부터 일절 주춤거리는 기색을 안 보이고, 우상단으로 발끝을 차올렸다.

     

     "오~?"

     

     야윈 남자는 실실 대며 반걸음 물러나서는, 오른팔의 카라를 방패처럼 앞으로 내밀었다.

     

     "허술하다고."

     발차기가 카라의 가슴에 닿기 직전.

     이리자키의 다리가, 마치 신기루처럼 구불거리더니 카라를 상처 입히지 않고 지나갔다.

     

     이것에는 남자도 놀랐는지, 실실 쪼개고 있던 얼굴을 굳히면서 서둘러 후퇴했다. 결국 클린 히트까지는 안 가고, 남자의 자세를 무너뜨리는 게 겨우였지만ㅡㅡㅡ

     

     "놓으ㅡㅡ세욧!"

     붙잡혀있던 카라가 남자의 멱살을 붙잡고는, 손바닥에서 푸른 충격파 같은 것을 내질렀다. 남자는 그대로 작게 신음하면서 날아가더니, 벽과 충돌했다.

     

     "꽤 하잖아 카라 씨. 히힛..."

     "고, 고마워요..."

     "좋아. 이대로 달려서 헤르벨 씨한테 이 사실을 전하고 와."

     "알겠습니다."

     카라는 바로 대답하고서, 그대로 출구 쪽으로 달려갔다. 그제야 처음으로 이리자키는 현재 상태의 추측을 시작했다.

     

     방금 나타난 이 남자.

     외모로 보면 전에 공격해 온 라딕 스미스가 틀림없다.

     문제는 이 장소를 어떻게 알고 숨어들었냐인데.

     

     "...하하하. 꽤 하잖아 형씨."

     

     그것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생각할 틈을 안 줄 것 같다. 라딕은 어딘가에서 꺼내 든 낫을 한 손으로 들고서 어깨에 메는 것처럼 들고 있다. 지금이라도 공격할 듯한 기세를 느낀다.

     

     "...타이밍이 나빴다고. 비실이 녀석."

     

     "아하하. 형씨도 체격이 좋은 건 아니면서."

     

     "나는 일부러 살 빼는 타입이다."

     순간, 양측이 뛰었다.

     테이블과 의자를 날려버리면서, 식당을 종단하며 질주한다. 두 사람은 그대로 자석처럼 달라붙으며, 중앙에서 단번에 충돌했다.

     

     [ㅡㅡㅡㅡ읏!]

     

     뒤얽히는 낫과 다리가, 부들거리면서 작은 불꽃을 튀긴다. 힘은 호각.

     

     "ㅡㅡㅡ싯!"

     이리자키는 축이 되고 있는 왼쪽 다리를 뒤로 내딛고는, 그 반동으로 낫과 함께 라딕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의 라딕에게 다가가서, 그가 [발판]을 얻기 전에 추격타를 날렸다.

     

     "히야압!!"

     

     피할 수 없도록, 단순하게 프론트 킥을 내지르나. 그럼에도 직전에 재주껏 가드당했지만, 그럼에도 충격으로 구석까지 날아갔다.

     

     그러자 테이블과 의자가 마치 팝콘처럼 튀어올랐다. 이리자키는 튀어 오른 의자에서 적당한 것을 선택해서 공처럼 차 버렸다.

     의자는 찌그러지면서도 날아가서, 라딕의 머리에 직격했다.

     뎅~

     약간 기분 조흔 소리가 울린다.

     

     "...히히힛. 왜 그래 와보라고."

     어깨를 조금 떨고 있다. 아마도 화났나 보다.

     물론 대미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약삭빠르고 여유 있어 보이는 녀석은, 일단 열받게 만드는 게 최고다.

     

     "ㅡㅡㅡ읏!!"

     

     그리고 예상대로, 라딕은 기세 좋게 달려왔다. 낫에는 자주색 마력이 불길처럼 꼬리를 잇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부딪힐 필요는 없다.

     이리자키는 다리를 경화시켜서, 낫의 날 부분을 슬쩍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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