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 착각하지 마(2)2022년 08월 20일 23시 18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945
시시도는 대체 뭐가 이상한지, 매우 유쾌하다는 미소를 짓고 있다가 갑자기 땅에 엎어진 비비안의 목을 붙잡고는 한 팔로 끌어올렸다.
"...크...!"
비비안의 얼굴이 파랗게 물든다.
이제 신체강화도 유지할 수 없는 비비안으로서는, 목을 잡힌 것이 사활에 관련된 정도로 괴로웠다.
"으...아....앗!"
"좋아, 비비. 생각보다 좋은 소리를 내는데?"
승리를 확신하고 있어서 그럴까. 빈사상태인 비비안이 그 후 내놓은 말은, 흥이 나던 시시도한테 찬물을 끼얹기에는 충분한 대사였다.
"너, 희들...!"
"오, 아직도 말할 수 있네?"
"너희들... 둘 다...가만, 두지 않아...! 각오, 해...!"
".............."
감길 듯한 비비안의 두 눈은, 강렬한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이 정도까지 당했는데도, 비비안은 마음이 꺾이지 않고 계속 맞설만한 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걸 이해한 순간, 시시도는 솟구치는 짜증을 느꼈다.
"그것 뿐이냐, 비비안?
[죽여준다] 정도는 말하지 않으면, 이름 없는 남자가 불쌍하지 않겠어?"
"너, 역시 꼬마네...! 적을 괴롭히는 짓이 미덕이라고 착각하는 거 아냐...!?"
"...수다 좀 그만 떨어."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긴다.
그러자 어디에선가 번개의 족쇄가 나타나더니, 비비안을 공간에 옭아매는 것처럼 고정했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사토 군과 사이가 좋았었지."
시시도는 완전히 김샜다는 얼굴로, 흘끗 뒤에서 침묵한 이리자키를 일별했다.
"지금 본 느낌으로는 사토 군과 뭔가 하려고 한 모양이지만, 계획이 빗나갔나 보네. 뭐, 그의 편을 드니까 이렇게 되지."
"...너, 처음부터 로긴스 쪽이었구나."
"그렇게 되었어. 원래는 좀 더 인간관계를 어지럽혀서 사토 군을 괴롭히고 싶었지만."
하지만, 성과는 그다지였다.
"...하지만 뭐, 저 녀석은 이제 폐인이 된다는 모양이니 그걸로 충분한가. 좀 더 원하자면 네가 내 여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어쩔 수없지. 애완동물로 길러줄게."
"...대사가, 하나하나 짜증 난다고."
퍽.
비비안의 뺨을 주먹으로 휘두른다.
기절은 안 했지만, 비비안을 조용히 시키기에는 충분한 일격이었다.
"이 녀석도 저 녀석도."
그제야 시시도는 여기가 최악의 환경이었음을 확신했다. 분명 미녀들이 모이기는 했지만, 이 녀석도 저 녀석도 비뚤어진 여자 뿐이다.
함락에 성공한 아나스타샤 조차, 아직 애인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사이다. 시시도 료우야라는 남자를 상대하는 데 그런 느낌이면, 슬슬 꽝을 뽑아버린 느낌이 든다.
돌이켜보면 허무한 1개월이었다.
하지만, 이걸 완수한다면 사토 소스케에 대한 보복은 될 것이다. 그의 분해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건 매우 아쉽지만, 위안 정도는 될 것이다.
미세한 기척을 느낀 것은, 그야말로 그때였다.
"...?"
출처는 바로 알아챘다.
기척은 땅에 쓰러진 이리자키한테서다.
그한테서, 아주 약간이지만 미세한 고동을 느낀다.
살아있다?
아니, 있을 수 없다.
그 근거리에서 끝장을 낸 것이다.
살아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마술사 중에는 가끔 죽어도 안 죽는 녀석이 있다.
분명 저 남자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이지스에 들어왔다고 로긴스한테서 들었다.
사람의 집념은 무서운 것이다.
실제로 지금 비비안은 시시도를 짜증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이상 발버둥을 칠 수 없도록 제대로 제거해주는 것이 도리.
"안나."
말을 걸자, 아나스타샤는 시시도와 눈을 마주쳤다. 아무래도 못 죽인 일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뭐지요, 시시도."
"저 남자, 아직 살아있어. 그럼 안 되잖아. 그 거리에서 끝내지 못하다니."
"예? ....아, 정말이네요. 심장을 꿰뚫었습니다만."
그녀는 조금 얼굴을 찡그리더니, 어설트 라이플을 꺼내 들었다. 이름은 모르지만 아마 AK 시리즈 같은 그 자동소총은, 치흑의 광택을 내고 있다.
"죄송합니다. 바로 처리할 테니."
"부탁할게."
시시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다시 비비안 쪽을 돌아보았다. 말은 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 기절은 안 했다.
"비비, 아직 의식은 있지? 이름 없는 남자가 지금에야말로 죽으니까, 잘 봐 두라고."
비비안의 어깨에 손을 뻗어서 흔들려고 한, 그 찰나.
"어?"
아무런 전조도 없이, 선명한 적색이 공중에서 터졌다.
경악은 시시도 1명의 것이었다.
근처에서 살점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느낌이 드나.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어?"
결과적으로, 쇼크는 시시도만의 것이었다.
그의 복부에서 분출되는 새빨간 홍수를, 그는 아연실색하여 말없이 응시하였다.
그것이 자신의 혈액이라고 인식하기까지 몇 초의 시간이 필요했다.
등 뒤로, 어깨너머로 돌아본다.
그곳에는 총기를 든 아나스타샤가, 무표정하게 서 있다.
문제는 들고 있는 라이플의 방향.
본래 이리자키를 향하라고 명령했던 화기의 끝은ㅡㅡㅡㅡ어찌된 일인지, 시시도를 향하고 있었다.
"............"
그리고 아나스타샤의 라이플이, 다시 포효했다.
"ㅡㅡㅡㅡ!?"
두 번째의 발포는 풀 오토였다.
평소처럼 가벼운 3점사가 아닌, 필살을 목적으로 한 과잉사격.
"크아아아아ㅏ아악!?"
통각은 순식간에 한계를 돌파했다.
"아, 아아ㅏㅏㅏㅏㅏㅏ악!!?"
절규에 수반하여, 미모는 곧장 절망의 얼굴로 변모했다. 흰 눈을 까뒤집지 않을 수 없었다.
본래라면 바로 절명했겠지만, 성검의 자루가 그렇게 두지 않는다.
총알에 의한 외상을 순식간에 치유하는 마법의 검집은 역시 대단하다고 해야겠지만, 지금만은 그 기능을 저주하지 않을 수없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사격은, 그야말로 끝없는 고통의 폭풍이었다.
그렇게 5초 후인가.
아니면 10초 후인가.
일제사격 치고는 이상하게 긴 고통의 파도는, 갑자기 끝을 고했다.
적막.
"ㅡㅡㅡㅡ아아아아ㅏㅏ아ㅏ아ㅏ아!!"
포효.
그리고 야수처럼 돌진한다.
이제 문답의 필요는 없다.
설령 그것이 뭔가의 착각이라 해도, 아나스타샤의 행동은 시시도의 허용치를 가볍게 넘었기 때문이다.
"ㅡㅡㅡ뭐할 셈이냐, 네녀어어어어언!!"
단정한 얼굴을 나찰의 얼굴로 만들고는, 시시도가 성검을 한 손에 들며 맹렬하게 달린다. 한편 아나스타샤는 표홀한 얼굴로 라이플을 내던진 다음, 다른 무기를 꺼내 들고 있다.
하지만 두 눈은 싸늘하여, 완전히 동료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야 말로 보이는 명백한 적대의 의지에, 시시도는 더욱 가속했다.
꼬챙이로는 부족하다.
내장을 끄집어내도 부족하다.
능지처참을 해서 원형도 안 남게 하지 않으면, 시시도 자신이 위엄성을 보전할 수 없다ㅡㅡㅡ
"그곳, 지뢰입니다."
아나스타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순간, 시시도는 밑에서 트럭에 치인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느리게 오는 작열
나풀거리며 하늘을 난다.
조금 지나 지면에 추락하자, 그제야 겨우 하반신이 불타버렸음을 깨달았다.
"아....아ㅏㅏㅏㅏ아ㅏ아아ㅏ아아!?"
고통 속에 울부짖는다.
하지만 그것을 중단시키려는 것처럼, 다시 총탄의 폭우가 시시도를 덮쳤다.
믹서 안의 고기.
순간적이지만, 시시도의 온몸은 그와 견줄 수준까지 붕괴했다.
물론 칼집이 회복시켜주지만, 이제 그것은 저주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여기서 죽는다면, 고통도 잠깐으로 끝나니까.
"ㅡㅡㅡ아아악!!"
몇 번인지 모를 비명을 지르고, 시시도는 가까스로 사선에서 회피했다.
결국 받아버린 총알은 몇 발인지ㅡㅡㅡ그런 것은 세어볼 생각도 안 든다.
그보다도ㅡㅡㅡ
시시도는 아나스타샤를 충혈된 눈으로 응시했다. 확인하자마자 또 공격하나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왜냐면, 어느 사이엔가 아나스타샤가 눈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실례."
양팔이 굽혀진다.
성검을 휘두를 틈도 없이, 맥 빠지게 제압당했다. 팔과 목에 얽힌 양팔은 그야말로 클램프 같아서, 시시도의 행동을 봉인하고 있다.
시시도는 알 리가 없다.
이 1개월 동안, 아나스타샤는 사격의 스킬 이외를 봉인하고 있었던 사실을. 군인에 걸맞은 백병전 스킬을 가졌다는 사실을ㅡㅡㅡ
"에잇.'
우드득.
몸 안의 뭔가가 부서졌다.
총알과는 또 다른 아픔을 참지 못하고, 시시도는 비명을 질렀다. 잘 단련된 시스테마로, 마술의 강화에 힘입어 시시도의 상반신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뼈를 분쇄했다.
주춤거린 틈을 타서 그녀는 발목 걸기를 시도했다. 시시도는 즉시 몸을 비틀었지만, 그런 상태로는 회피도 할 수 없어서 쉽게 쓰러졌다.
다가오는 총구.
온다.
또 그것이 온다.
초조함은 공포가 되어, 시시도에게 순간적인 반격을 가능하게 했다.
뇌격이 폭발한다.
조준 따윈 없는 범위 공격.
하지만 눈치채고 있었는지, 아나스타샤는 몸을 피하여 가볍게 후퇴했다.
그런데다가 머리카락을 정돈할 여유까지 있다.
"무슨 셈이냐...아나스타샤 게르첸!!"
이제야 제대로 상대하게 된 아나스타샤를, 시시도는 험악한 얼굴로 추궁했다.
반면 아나스타샤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무슨이고 뭐고,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겁니까?"
"뭐가 목적이냐고 묻고 있다!!"
"대답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은 순순히 벌집이나 되시죠."
"웃기지 마 배신자년!!"
분노에 몸을 맡겨, 시시도가 대지를 박차 오른다.
이제 탄도는 알겠다. 전방에서의 사격은, 장벽을 쳐두면 어떻게든 된다ㅡㅡㅡㅡ
하지만 그럼에도, 옆에서의 기습은 막을 수 없었다. 처음부터 설치해뒀는지, 아니면 틈을 타서 설치했는지, 어쨌든 클레이모어ㅡㅡㅡ다시 말해 트랩의 센서를 밟아버린 시시도는, 벽처럼 다가오는 탄알에 유린당했다.
"가...아....아아!?"
대체 얼마만큼의 혈액을 흘렸는가.
시시도의 온몸은 페인트로 칠한 것처럼 빨갰다. 말 그대로 구멍 투성이로 변한 시시도 료우야는, 넝마주이처럼 지면에 누워버렸다.
"......아..."
거듭된 경이적인 격통으로, 시시도의 정신은 적지 않게 마모되었다.그렇게 있기를 몇 초 후, 상처의 치유가 느리다는 일을 깨달았다.
평소라면 몰라도, 강적과 한번 교전한 뒤의 부상ㅡㅡㅡ 그 마법의 검집이라 해도 슬슬 한계가 가깝다.
"재생력만은 대단하군요. 마치 요마 같습니다."
"이, 썩을년.. 여태까지의 전부, 연기, 였던 거냐...!?"
"예. 로긴스의 경계를 살 수는 없었기 때문에."
아나스타샤는 다가오면서, 시시도의 손등을 바라보았다.
"유지는 몰라도, 옷에 새겨진 목띠의 발동은 못하는 모양이네요. 하지만ㅡㅡㅡ"
아나스타샤는 그때 잠시 시시도에게서 눈을 떼고, 옆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앞서 떠나갔던 로긴스가 태연한 얼굴로 서 있었다.
"오우오우....이거이거."
어조는 상냥했지만, 얼굴에 미소가 전혀 없다. 아무래도, 제대로 속았다고 봐도 되는 모양이다.
"사토 군은 몰라도, 당신까지 배신할 줄은..."
"예. 본래라면 관의 회수 후에 행동에 나설 생각이었지만, 기분이 바뀌었습니다. 당신의 부하, 성격이 너무 나쁘거든요."
"그런가요."
직후.
로긴스한테서 마력의 격류가 휘몰아쳤다.
"행동에 나선 건 경솔했습니다. 제가 없을 때에 했다면 이렇게 죽을 일도 없었을 텐데."
흥.
냉철하게 서 있는 로긴스를 보며, 아나스타샤는 코웃음 쳤다.
"당신은 바보인가요. 아무런 대책 없이 행동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손을 내젓는다.
그 순간에 분출된 막대한 마력의 흐름은, 로긴스조차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것은...!?"
"죄송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적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아나스타샤한테서 거리를 벌린다.
아니, 벌리려고 했다.
하지만 로긴스가 몸을 기울였을 때는, 이미 밑에서 출현한 마법진에 의해 움직임이 봉인되어 버린 것이다.
"Isolation."
아나스타샤의 문언에 따라, 거대한 빛의 기둥이 로긴스를 감쌌다.
그것뿐이었다.
그것만으로, 로긴스는 침묵했다.
"...뭐, 이런 식으로 그는 퇴장해 주셔야겠습니다."
언제나 태연하게 말하는 아나스타샤를, 시시도는 아연실색하여 바라보았다.
언뜻 생각하여 최강이었던 로긴스가, 단순한 방벽마술에 당해버렸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다음은 당신 차례입니다."
"ㅡㅡㅡㅡ윽!"
그 자리에서 달아난다.
시시도한테는 몸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다.
어쨌든 미리온과 합류해야만 한다. 비장의 수는 아직 있지만, 그것은 위험성이 높다. 아직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을 타파하려면.
만의 하나의 일도 고려해야.
하지만 로긴스가 없어진 지금 여길 빠져나오려면ㅡㅡㅡ
"중력방사, 사방에서 100배.
(Gravity focus, centuple)"등 뒤에서 자아낸 마언은, 악마의 속삭임과 같았다.
"아ㅡㅡㅡㅡ"
콰직.
온몸이 짓눌린다.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중력의 감옥.
그럼에도 시시도가 원형을 유지한 것은, 즉시 성검으로 방벽을 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늦었다면, 시시도의 온몸은 공처럼 둥글게 압축되었을 것이다.
"아, 그, 그, 그...!!"
"자자, 성검으로 버티지 않으면 죽어버립니다?"
저 입을 닥치게 하고 싶다.
시시도는 그 일념으로 버텼다.
"그럼, 마무리로 들어가죠."
붕괴될 정도로 일그러진 얼굴의 시시도의 앞에서, 아나스타샤는 태연한 표정으로 묵묵히 뭔가의 준비를 했다.
이윽고 아나스타샤는 목덜미 주위에 손을 대고서, 뭔가를 눌렀다.
[마스터 인증.
오퍼레이션 시스템은 가동합니다]
갑자기 울리는 무기질 한 목솔.
그 후 전개된 수식 같은 마법진은, 어느 것이나 시시도가 본 적이 없는 것들뿐이었다.
"코드 엔트런스."
[코드 인증. 최종병기를 전개합니다]
부름에 호응하여, 아나스타샤의 등 뒤에 검은 구멍이 출현했다. 아나스타샤는 그곳에 단번에 손을 찔러 넣더니, 기다란 무기를 꺼냈다.
스나이퍼 라이플이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것과는 다르게, 전부 목재로 구성되어 있다. 군데군데에 나 있는 푸른 선은, 살아있는 것처럼 맥박이 치고 있다.
[전개 완료. 공간간섭탄을 장전합니다]
철컥.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
목조 라이플은 더욱 반짝임을 더했고, 그에 따라 마력의 압력도 점차 높아져간다.
"어이 잠깐....뭘 하려고....!?"
시시도의 위기감은 당연한 것이었다.
맞지 않아도 피부로 느낀다.
저것은 지금까지의 무장과는 비교도 안 되게 위험한 것이다.
[세이프티 해제]
그리고 뒤늦게, 아나스타샤가 라이플의 끝을 시시도 쪽으로 향했다.
"그만...그만해!!"
그것은 이제 애원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단지 조용하게 방아괴를 당겼다.
"거인의 수창(樹槍), 가동."
그 순간, 시시도는 빛에 휩싸였다.
섬광의 파도 속에서 시시도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산산조각 나는 성검이었다.
◇
빛이 사그라드는 것을, 아나스타샤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
궤도상의 지면은 광범위하게 파여버렸다. 시시도 료우야는 그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다.
"후우..."
한숨을 쉬고는 걸어간다.
직전에 확인한 사항은 성검의 파괴였다.
그녀는 먼저 시시도의 근처로 걸어가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발견은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시시도의 주위.
그곳에 깨진 그릇처럼 널려있는 것은, 아마 엑스칼리버의 잔해일 것이다.
목적을 이루었음을 확인하고, 아나스타샤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너...!"
쉰 목소리로 말한 자는 시시도였다.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쓰러트리지 않을 생각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의외로 튼튼한 몸인 모양이다.
"잘도...내 엑스칼리버를..."
"죄송하지만, 이것도 임무라서."
아나스타샤는 미안해하지 않는 사과를 하고서, 갑자기 성검의 파편을 주워 들었다.
"하지만, 저로서도 배려는 했습니다."
"배려...라고...?"
"예. 만일 배신해도 당신이 슬퍼하지 않도록, 충고는 제대로 해뒀거든요."
아나스타샤는 성검의 파편을 던져버리고는, 시시도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했다.
"말했잖습니까, 착각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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