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9 고양이 찾아 삼만리(3)
    2022년 08월 18일 02시 26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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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838 

     

     

     

     잔뜩 말하는 엘리제를 보며, 코즈미는 무심코 혀를 찼다.

     

     "뭐, 저의 스파이 키드 수준의 은밀 스킬은 상관없어요. 그보다도ㅡㅡㅡ"

     

     엘리제는 약간 언짢은 듯 고개를 젓더니, 코즈미와 빅토르를 바라보았다.

     

     "언니, 왜 절 두고 갔어요?"

     

     "그건..."

     

     "빅토르 씨도 그래요. 왜 그랬어요?"

     "..........."

     침묵이 자리잡는다.

     두 사람을 노려보는 엘리제의 눈매는, 나름 대단했다.

     이윽고 빅토르는 체념한 듯 한숨을 쉬더니, 발걸음을 돌렸다.

     

     "...따라오십시오.

     대화는 들어가서 하도록 하지요."

     

     

     

     

     빅토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콘크리트가 다 드러난 건물이었다.

     

     들은 이야기로는, 여기는 예전에 메리 노트가 쓰던 은신처라고 한다. 나인 본인도 오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안의 구조는 정말 간단해서, 있는 것이라고는 테이블과 소파, 그리고 겉치레 정도의 부엌 뿐.

     그 안에서, 아즈마 쿄코는 테이블에, 그리고 나인은 소파에 앉아있었다.

     

     문득, 코즈미는 나인과 눈이 마주쳤다.

     그것에는 언제나 보여주던 천진난만한 미소가 아닌, 단시 매우 놀란 눈매만이 있었다.

     

     "........"

     나인은 말없이 일어나서, 조용한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한 걸음, 두 걸음.

     이윽고 대화할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오자, 코즈미 또한 약간 다가갔다.

     

     "나인 씨..."

     "어서 와."

     그 한 마디가, 코즈미의 다음 대사를 지워버렸다.

     대화는 불필요.

     

     "그보다 빅, 왜 데려왔어?"

     

     "어느 정도의 설명은 필요하다 싶었거든요."

     태연하게 말하는 빅토르에, 나인은 천천히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일 여유가 없는데.

     

     "하아.."

     그 한숨이 화나게 했는가.

     엘리제는 눈썹을 강하게 모으고는, 어깨를 떨며 나이에게 따졌다.

     

     "나인 씨."

     

     "왜?"

     

     "왜 제게 한 마디도 안 하고 가셨나요?"

     분노를 숨기려 들지 않고, 낮은 억양으로 내뱉는다.

     한편 나인은 서늘한 시선으로, 엘리제의 머리에 손을 얻었다.

     

     "그걸 꼭 말해야 돼? 하지만 대답은 해줄게."

     

     

     뜸을 들인다.

     

     

     "네가 소중하니까."

     

     

     그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대답이었다.

     

     "에리, 너 지금 몇 살?"

     

     "...12살이요."

     "그래. 넌 아직 12살이야.

     그런 소녀한테 범죄에 가담하라니, 그거야말로 제정신이 아니라구. 이건 의무가 아냐.

     그 정도는 알고 있지?"

     나인은 재빨리 전제를 깔더니, 이번에는 코즈미 쪽을 돌아보았다. 그 싸늘한 눈동자에 무심코 몸이 움츠러든다.

     

     "그건 코즈미쨩한테도 말할 수 있어. 우리한테 협력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너희 할아버지와 대립하게 된다는 뜻. 부탁이니 부모님의 기분도 조금은 생각하라구."

     그렇게 단언하자, 나인은 다음으로 그 외 3명한테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 너희들도. 제각각 이유는 있겠지만, 최근까지 학생이었던 애들은 섣불리 들이밀지 않는 편이 좋아. 좀 더 냉정해지고, 자기 몸을 소중히 하라구."

     정숙은 언어의 파문을 멈추고, 다섯 명의 감정만을 격하게 동요시켰다.

     

     "엘리제..."

     

     나인은 갑자기 에리제의 두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일부러 미소 지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네게는 고생만 시켜왔네."

     "...나인 씨."

     "힘을 다루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협회의 임무를 받게 했지만, 이제는 필요 없다구.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양부모를 찾아서 행복하게ㅡㅡㅡ"

     

     말을 끝내기 전에, 코즈미는 확실히 보았다.

     전투 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은 엘리제의 모습을.

     

     "웃기지 말라고 할매."

     

     아마도, 그것은 나인한테만 걸었던 말이었을 것이다.

     직후에 일어난 폭발에 그녀만 직격한 것이, 무엇보다도 큰 증거였다.

     

     "잠ㅡㅡㅡㅡ!?"

     반사적으로 몸을 숙인다.

     충격이 퍼진 것은 그 직후였다.

     

     피했을 대는 이미 늦다.

     회피보다 빠르게, 나인의 작은 몸은 순식간에 충격에 삼켜졌다.

     

     결과적으로 나인은 열풍을 맞닥뜨린 나뭇잎처럼, 공중을 날다가 지면에 처박혔다.

     

     우지끈.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

     

     당연하다는 듯, 침묵이 찾아왔다.

     눈앞의 광경에 시선을 빼앗겨서,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크...으으..!? 머리, 뽀개진다구...!?"

     미동도 않던 나인이 고통의 목소리를 낸 것은, 머지않은 일이었다. 상당히 강한 충격이었는지, 드물게도 얼굴을 찡그리며 비틀거리고 있다.

     

     "에리! 너 뭐하는...!"

     "나인 씨는 멍청이!!"

     

     이번의 포격은 얼굴을 스쳤다.

     쉬익 하는 바람소리를 남기고, 나인의 후방에서 폭발했다.

     엘리제는 거기서 다시 한번 숨을 내쉬고는, 아쉽다는 듯 마스크를 다시 썼다.

     

     "나인 씨는 바보! 고집불통! 쫀쫀해!"

     

     "...에리."

     "꼬마! 빈유! 빨래판!

     그리고 아줌마!"

     "죽여버린다 에리."

     

     나인이 관자놀이에 핏줄을 세우는 것도 상관없이, 엘리제는 척척 거리를 좁혔다.

     

     "제대로 된 부모라니 뭔가요!?

     자기들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투는 그만두세요!"

     화가 난 엘리제는, 본 적도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가 지금처럼 밝아진 것은, 세 분이 지탱해줬기 때문이에요!"

     "...그건 아냐. 싸움과는 관련 없는, 더 다른 길도 있었을 터."

     "없어요! 이제 제게는, 네코구미 사람들 이외에는, 아무것도..."

     말하다가, 흘러나올 듯한 오열을 꾹 참는다.

     

     "그랬는데 모두가 사라지면, 제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통곡과도 비슷한 외침에, 나인은 무심코 이를 갈았다. 그녀의 동요에 아즈마 쿄코도 입술을 깨물었고, 유일하게 태연했던 빅토르도, 움켜쥔 주먹만은 숨길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런 말."

     그때, 지금까지 버티고 있던 것이 붕괴했다. 아무리 슬퍼도 눈물만은 흘리지 말자고 굳게 결심했지만, 무너질 때는 의외로 맥없이 터져 나온다.

     

     "그런 심한 말, 하지 말아요..."

     

     힘이 다한 듯, 무릎을 꿇는다.

     이제는 말도 안 나와서, 그냥 작은 오열만을 하고 있다.

     

     그렇게 우는 엘리제를 보고, 동시에 코즈미한테도 결심이 섰다. 애초에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나인은 강하고 믿음직스럽지만, 너무 달관하기 쉬운 경향이 있다. 지금이 좋은 예다.

     

     그러니까.

     자신의 방향은, 결코 틀리지 않았으리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한걸음 앞으로 나선다.

     

     "...에리쨩한테는 애초에 여러분이 필요해요.

     다 클 때까지는... 아니, 그 후로도 제대로 지켜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

     나인은 아무 대답도 없었다.

     처음부터 대답할 생각은 없었는가.

     단지, 가만히 눈을 내리깔며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은 역시 간단히는 안 된다.

     

     "저기, 나인 씨."

     

     그래서 코즈미의 입장에서는, 이때 미즈키가 끼어든 것이 조금 의외였다.

     

     "...왜?"

     

     "하나 여쭙겠는데, 당신은 이 소녀의 보호자 맞지요?"

     "맞아."

     

     "그럼, 제대로 설명도 안 하고 육아를 포기하는 건, 조금 무책임하지 않은가요?"

     

     그러자, 나인은 코웃음 치며 어깨를 으쓱였다.

     

     "...올바른 말을 대단하게 말하기는. 우리가 좋아서 모습을 감췄다고 생각하냐구?"

     "...뭐 그쪽 사정은 저도 잘 몰라요. 하지만 말투로 보니, 엘리제쨩의 곁으로는 이제 돌아가지 않는 거죠?"

     

     "그래. 작전이 성공해도 같이 지낼 예정은 없어."

     확실히 단언하자, 엘리제가 더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미즈키는 여전히 정면으로 나인을 바라보고 있다.

     

     "...저기 나인 씨.

     저, 꽤 빨리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아는데요."

     "...그래서?"

     

     "부모가 사라지면, 아이는 죽어요."

     아주 잠깐.

     나인이 떤 것을, 미즈키는 놓치지 않았다.

     

     "무슨, 말을..."

     "그, 가족의 앞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일면은 누구한테나 있잖아요. 평소보다 칠칠맞지만, 그만큼 편하게 지낼 수 있죠. 원래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지요."

     "...그게 어째서?"

     "그런 것은, 살아가는데 꽤 중요하다고요.

     그래서 이 자연스러운 자신이라는 건 의외로 연약해서, 가족이 없으면 유지할 수 없게 돼요.

     그런 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요.

     그래서 한번 가족을 잃고 여기까지 해낸 에리쨩은, 솔직히 대단해요. 하지만 두번이나 하는 건 아무리 그래도 힘들겠죠."

     목소리를 낮추며, 미즈키는 말했다.

     

     

     "그래서 이대로 생이별을 한다면, 에리쨩은 죽게 돼요."

     

     당당하게 내뱉는 미즈키를 보며, 나이는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찡그렸다.

     

     "...그건 궤변이라구."

     "그런가요?"

     "그래."

     아니, 그렇지 않으면 곤란하다.

     

     "부외자인 제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부탁할게요. 조금만 더 에리쨩의 마음을 알아주세요."

     미즈키가 깊게 허리를 숙인다.

     코즈미 또한 같은 자세로, 진지하게 애원했다.

     

     

     

     '아니...'

     

     자신에게 기댈 가치는 없다.

     부모라는 역할이라면, 더욱 적임자가 있다. 인덕을 겸비한 식자가 있다.

     

     "............."

     갑자기 나인이 떠올린 것은, 어머니와 지내던 시절의 자신이었다.

     

     확실히, 그때의 자신은 이미 없다. 지금의 나인은 메리가 키워낸 인격이며, 어머니와 지냈던 시절의 자신은 소실되었다.

     

     그것은 그녀가 말한 대로, 죽었다고 말하는 편이 올바를지도 모른다.

     

     메리가 거둬주기 전의 단기간에, 나인의 성격은 확 바뀌었다. 아니, 그보다도 훨씬 전. 어머니가 집에 돌아오지 않게 된 무렵부터, 이미 나인의 정신은 마모되어 있었다.

     

     그 남자 때문에, 사람을 지금처럼 순수하게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도 자주 의심하게 되었으며, 그 탓에 다툼도 늘었다.

     

     그리고 그 시절 그대로였다면, 사람을 미워해서 죽였을 리가 없다.

     

     그래서, 죽은 것이다.

     이제는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연약하고 평범한 소녀는 죽고, 그 대신 나인이라는 껍데기가 태어난 것이다.

     

     그 연약한 껍데기에 내용물을 넣어준 것이 메리였다.

     

     문득, 그녀의 말을 떠올렸다.

     

     

     [네가 다 클 때까지, 내가 제대로 지켜봐 줄게]

     

     

     부끄럽게 생각하면서도, 매우 안심이 되는 것을 느낀다.

     

     엘리제가 느끼는 나인이, 나인이 느끼는 메리라고 한다면.

     

     메리가 아무 말 없이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면.

     

     확실히, 상실감으로 마음이 꺾였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뚝 하고.

     복구는 불가능하다.

     애초에, 그곳에서 다시 일어섰던 일이 무엇보다도 요행이었던 것이다.

     

     "................."

     그렇게 생각하자, 대답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판단한 것은, 어쩌면 자신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미즈키의 말을 부정해버리면, 나인이 메리와 지냈던 그 십수 년도 의미 없는 것이 된다.

     

     확실히 엘리제는 아직 갈길이 멀다. 가르쳐 줄 일이 태산 같고, 그 성장을 지켜볼 의무가 있다.

     

     "...................."

     나인의 목 안에서, 영문모를 무언가가 북받쳐 오른다. 그럼에도 꺾여버릴 의지를 어떻게든 보듬던 그때,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아즈마 쿄코와 눈이 맞았다.

     

     "나인, 이 이상은..."

     "조용히 해."

     

     일축하고는, 얕은 한숨을 쉰다.

     

     도움을 기대해서 빅토르를 바라보지만, 그도 그대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연한가. 애초부터 그는 이 방식에 반대했었다.

     

     어쨌든 문답은 끝이다.

     끝내지 않으면, 버틸 수 없게 되어버린다.

     

     "에리, 이제ㅡㅡㅡ"

     

     "알겠습니다!"

     나인의 대사를 뒤덮는 형태로, 갑자기 엘리제가 소리쳤다. 그녀는 눈가가 부은 얼굴로, 한번 콧김을 내뿜었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모르겠다면, 제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뭔데, 갑자기."

     거친 숨을 쉬며 접근하는 엘리제에, 나인은 무심코 뒷걸음질 쳤다.

     

     "나인 씨, 저랑 승부해주세요!"

     

     "...승부?"

     "네, 1대1로요!

     지금부터 나인 씨는 저와 코즈미 언니, 그리고 친구 여러분들과 솔로로 싸워줘야겠어요!"

     

     "그거 1대1이 아니라구..."

     "세세한 일은 상관없어요! 어쨌든ㅡㅡㅡ"

     

     감정에 따라 외치는 엘리제는, 그야말로 유치하다는 말에 들어맞는다.

     오만하고 비논리적.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타인을 휘두른다.

     그야말로 어린이다.

     실로 어린이다운 어린이다.

     

     

     그렇다, 엘리제는, 어린이다.

     

     

     만일 선언한 대로 이 소녀의 앞에서 사라진다면, 이렇게 어린애처럼 외치는 일도 사라지는 걸까.

     

     그 시절의 자신처럼.

     

     "........"

     

     그것은 왠지, 정말 잔혹하다고 생각되었다.

     

     "만일 제가 이기면, 이제 저희한테서 도망치지 말아 주세요! 알겠죠!?"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고개 젓는 것으로 그런 의미를 나타내고서, 나인은 엘리제를 끌어안았다.

     

      "...그래서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나인이 편지조차 남기지 않고 엘리제한테서 떠나고, 만난 순간에 내쫓으려 한 것도.

     

     

     과도할 정도로 엘리제를 멀리한 것은, 단순한 이유다.

     그것은 의외로 한심한 것이어서, 자신의 일에 휘말려 그녀를 잃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날 어머니의 행동과 비슷했다.

     어머니 또한 어린 나인을 멀리하고, 그 남자의 술책에 따랐다.

     그것은 충분히 나인을 생각한 뒤에 한 행동일 것이고, 이해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위험해 빠진다 해도, 옆에 있어줬으면 했다.

     사정을 말해줬으면 했다.

     그리고 약간이라도 좋다.

     힘이 되고 싶었다.

     

     엘리제가 하고 싶은 일이란, 그야말로 그런 것이다.

     

     "왜 여기까지 와버린 거냐구..."

     

     그런 말을 입에 담자, 이제 나인은 엘리제를 책망할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 나인의 평정심을 유지하던 얼굴은, 이미 볼품없게 되어있었다.

     

     "내가 이렇게 널 만났는데, 차갑게 대할 리가 없잖니..."

     그런 간단한 일, 한참 예전에 알고 있었는데ㅡㅡㅡ

     

     "미안해."

     그러자 엘리제는 눈을 감으면서 이를 악물고, 있는 힘껏 나인을 끌어안았다.

     

     "...정말 뭐예요...진짜..."

     

     그대로 불만을 쏟아내려고도 생각했지만, 곧장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아서, 그만뒀다.

     그리고 이것이, 아마 정답일 것이다.

     

     

     그 광경이 감동적이었는지, 조금 떨어져 방관하고 있던 티아조차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잘 됐네, 시키가미."
     

     "네..."

     코즈미는 조용히 끄덕이면서, 부둥켜안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외모사의 나이는 그리 다르지 않지만, 저 모습은 틀림없는 모녀였다.

     

     

     

     

    네코구미 4명이 재회의 여운을 끝낸 것은, 그로부터 십수 분 후의 일이었다.

     

     "사실, 부외자인 너희들은 돌아가 줬으면 하지만."

     

     엘리제와의 대화로 기분이 바뀌었는지, 처음과 비교해서 나인의 태도는 많이 편해졌다.

     

     어쩌면, 이것이 본래의 태도일지도 모른다ㅡㅡㅡ그런 생각을 하면서, 미즈키는 조용히 경청했다.

     

     "그전에, 우리한테 협력하고 싶은 이유를 들어보자구. 그럼, 거기 어부 같은 너부터."

     처음으로 지목한 자는 타카츠키였다.

     

     타카츠키는 팔짱을 끼고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일을 입에 담았다.

     

     "저는, 사토 소스케 씨를 돕고 싶다. 그것뿐입니다."

     "오, 소스케 군의 지인이었냐구."

     

     "예, 목숨의 은인입니다."

     "좋아... 그럼 다음."

     나인은 흥미롭다는 듯 감탄하고서, 다음으로 미즈키에게로 시선을 옮겨 발언을 재촉했다.

     

     "제 소중한 사람이, 나인 씨의 적인 로긴스의 부하 같아요. 그래서.."

     미즈키는 말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하고서, 시시도와 연락이 닿지 않게 된 경위를 짧게 이야기했다. 덤으로 소스케의 구출도 약간 시야에 넣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렇구나..."

     어설픈 마음가짐이 아님을 알아줬는지, 나인은 그다지 탓하는 일 없이 티아를 바라보았다.

     

     "그럼 다음은 너. 저기, 이름은ㅡㅡㅡ"

     "티아 버밀리온이에요."

     "버밀리온?"

     

     나인의 눈썹을 움찔거렸다.

     

     "그럼, 넌 샤리아의 동생?"

     "네. 요즘 언니의 상태가 이상한데, 나인 씨라면 뭔가 가르쳐주실 것 같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사토 씨의 자세한 사정도 알고 싶어서요."

     ".............."

     그녀가 육가의 차녀라는 점에 놀랐지만, 그 이상으로 세 사람이 전부 소스케가 목적이라는 점에 놀랐다.

     더 자세히 말을 들어보니, 소스케가 그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코즈미는 물어볼 것도 없이 소스케가 목적일 테고, 그럼 여기에 온 대부분이 소스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의외로 그는 인덕이 있구나.

     나인은 조용히 감탄하였다.

     

     "....알았다구.

     소스케 군과 로긴스의 일.

     그리고 샤리아의 일도 포함해서, 아는 바를 말해줄게.

     듣고 나서도 우리한테 협력하고 싶다면, 이제 무리하게 막지는 않을 거라구."

     그리고 나인도 각오를 다졌는지.

     조금 전과는 다른 얼굴로, 소파에 조용히 걸터앉았다.

     그런 나인을 예상했던 것처럼, 빅토르가 홍차가 놓인 쟁반을 들고 왔다.

     

     "그럼 먼저, 오니가시마에서 일어난 귀신 사건. 그 진상부터 시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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