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1 소스케의 아침은 빠르다(2)2022년 08월 18일 16시 11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860
그런 식으로 1시간 정도 시행착오를 해봤지만, 전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미리온 왈, 나는 요령만 알면 관통을 실현할만한 기술은 있다고 한다.
뭐 그 힘 조절의 요령이 난관이지만, 그 부분은 이후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한다.
미리온의 레슨이 끝나자, 다음은 대련을 시작하기로 했다.
때를 봐서 말하자, 지금까지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이리자키가 이때다 싶어 나섰다.
"...히히히, 이제야 내 차롄가."
상의를 벗어던지던, 어깨를 빙빙 돌린다. 조용히 목을 꺾는 이리자키는 마른 몸이지만 근육질이다.
아무래도 준비는 되어있는 모양이다. 그럼 먼저 이 녀석부터다.
"...술식은 어떻게 할까?"
"없이 하자."
"...오."
이리자키는 싱긋 웃더니, 천천히 양손을 내리고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나도 녀석을 상대하기 위해, 허리를 낮추고 양손을 들었다.
시합의 시작은 미리온에게 맡기고, 이리자키에만 집중한다.
이 녀석은 마술을 쓰면 진짜로 치트급이지만, 안 쓰면 어느 정도일지.
"시작ㅡㅡㅡ"
◇
내딛는 것은 동시였다.
두 사람은 왼쪽 다리를 축으로 날카롭게 뛰쳐나가서, 거의 같은 타이밍에 오른팔을 휘둘렀다.
우연히도 초격이 같았던 양측은, 근거리에서 거울처럼 마주 서고는 제각각의 자세로 오른 주먹을 내질렀다.
교차하는 두 팔.
찰나에 스친 두 주먹은 열기를 품었으면서도, 기세는 조금도 줄어드는 일 없이 대상의 안면을 노려 맹진했다.
크로스 카운터.
처음에 그렇게 확신한 이리자키였지만, 소스케 또한 비슷한 기분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맞기 직전에 고개를 비틀어서,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주먹을 피했다.
1초도 지나지 않아, 이리자키의 얼굴에서 탄내가 났다.
이 위력.
수세에 몰리면 더욱 승기를 빼앗길 것이다.
판단하는 것보다 빠르게, 몸이 움직인다.
근거리에서 내지르는 혼신의 발차기. 이리자키는 발끝을 돌려서, 발등을 주저없이 가속시켰다.
팡.
가벼운 소리가 울린다.
동시에 이리자키는 크게 자세가 무너졌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순식간에 이해했다.
이리자키의 발차기가 맞는 순간, 손바닥으로 충격을 완전히 흘려버린 것이다.
그냥 흘린 것이 아니다.
반격할 수 없도록, 힘을 모조리 빼앗았다.
이것은 그런 흐름이다.
"ㅡㅡㅡ!"
즉시 반격에 나서는 소스케를 보고, 이리자키의 등줄기가 섬뜩해졌다.
이 자세, 내려치기인가.
두개골을 노릴 생각이다.
저건 스치는 것만으로도 타버린다.
직격은 위험하다.
이리자키가 몸을 날린 것은 그때였다. 주먹이 맞기 직전, 그는 공격이 빗나간 기세에 맡겨 온몸을 날렸고, 간발의 차이로 소스케의 공격에서 도망쳤다.
상궤를 벗어난 움직임에, 소스케는 참지 못하고 눈썹을 찌푸렸다. 하지만 너무 무리한 움직임이었나.
이리자키는 회피의 기세를 죽이지 못하여 엉덩방아를 찧었다.
호기로 본 소스케가 추격의 발차기를 날린다.
"ㅡㅡㅡ타앗!"
순간.
이리자키의 다리가 꿈틀거렸다.
검은 추리닝에 감싸인 발끝은 뱀처럼 움직여서, 소스케의 발차기를 추격했다.
후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리자키의 공격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빨라서, 결과적으로 호각의 타이밍으로 소스케의 다리와 마주 했다.
키잉.
금속 같은 고음을 일으키며, 양자의 다리가 충돌한다.
"ㅡㅡㅡ읏."
약간 얼굴을 찌푸린 것은 소스케다.
허리가 전해주는 둔한 아픔.
이 남자, 뼈가 단단하다.
그것도 보통이 아닌.
이리자키는 전투 시 경화에 특화된 강화마술을 쓰지만, 그것도 뭔가 관계있을지도 모른다.
"ㅡㅡㅡ히히힛."
소스케가 잠시 움츠린 사이, 이리자키가 이때다 싶어 추격타를 시도한다. 맹렬하게 휘두르는 오른쪽 다리.
이것 또한 조금 전처럼, 뱀과 비슷한 '휘어짐'을 갖고 있다.
이것은 회피할 수 없다고 깨달은 소스케는, 즉시 양팔을 교차했다.
충돌한 발끝은 마치 강철 채찍 같아서, 소스케의 뼈를 기세 좋게 뒤흔들었다.
2격, 3격.
거듭하여 소스케에게 발차기를 날린다.
옆에서 로우킥 같은 건 노릴 생각이 없는지, 모든 공격이 안면에 집중되어 있다.
강화 상태라면 몰라도, 맨몸으로 맞아버리면 혼절은 면할 수 없다.
막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흐름이 끊이지 않도록 팔 위로 다리를 친다.
흐름은 파악했다.
그렇게 확신한 이리자키의 발차기는 더욱 가속하여, 잔상을 몇 개나 발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발차기가 거의 20격에 다다를 즈음, 갑자기 소스케한테 발목을 붙잡혔다.
"ㅡㅡㅡ!?"
이리자키의 등골에 다시 찾아오는 오한.
일단 차올리고는, 발목을 잡은 손을 향하여 발차기를 내지른다.
역시 대응할 수 없었는지, 구속은 쉽게 풀려났다.
"...."
거리를 둔 이리자키는 소스케를 바라보았다.
사각(蛇脚)을 막는 게 아니라 붙잡힌 적이 여태껏 없었던 경험이었다.
그보다도, 이리자키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 그만큼이나 불규칙한 발차기를 대처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다가 정확하게 붙잡는 일은...
"........."
마구 때린 것이 통했는지, 소스케의 양팔이 붉게 부어있다.
이리자키는 잠시 주저하다가, 공격을 속행하기로 결심했다. 주저해서는 연습이 안 되기 때문이다.
"ㅡㅡㅡ쉬잇!!"
공중을 달려서 혼신의 발차기를 날린다. 사각은 다시 구부정한 궤도를 그리며 소스케의 목덜미에 빨려 들었다.
그리고, 피해버렸다.
간결한 움직임으로, 휙 하고.
"ㅡㅡㅡ!"
예견한 것 같은 움직임에, 이번에야말로 이리자키는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도 날렸지만, 이것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버렸다.
'간파되었다ㅡㅡㅡ?'
이제 그것은, 부자연스럽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직임이었다.
미리 보고 피한 걸까.
아니면 반사적으로 피한 걸까.
어느 쪽이든, 사각에 몸이 익숙해지고 있다.
미증유의 전개에, 이리자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그런 느낌이 밖으로 드러났는지, 갑자기 뻗어온 소스케의 팔에 반응할 수 없었다.
명치를 붙잡힌다.
이미 피아의 간격은 발차기가 통할 거리가 아닌, 지근거리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눈치챘을 때에는, 소스케가 팔을 높게 올려치고 있어서ㅡㅡㅡ
◇
"지나쳤어요."
결과적으로 말해서, 미리온한테 혼났다.
나와 이리자키의 대련이 무르익던 그때.
반격에 나서서 혼신의 초핑 라이트를 때려박으려 한 그 순간, 미리온이 옆에서 가로막았다.
들어보니 대련 수준의 살기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나와 이리자키는 이리저리 해서 무릎 꿇고 설교를 듣고 있다.
"우리들의 일은 몸이 기본인데, 훈련으로 다쳐버리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요. 그런데도 그렇게나 급소만 노리다니. 조금은 생각 좀 하세요."
확실히, 훈련 시합 치고는 힘 조절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유효타나 한판 같은 규칙이라도 설정했어야 했나.
"하지만 미리온. 그 정도로 하지 않으면 훈련이 안 된다고. 맞지 이리자키."
"...뭐, 그것도 그래."
"...둘 다, 제대로 반성은 하고 있어요?"
얼어붙은 듯 냉랭한 그 음성에, 자연스레 등줄기가 꼿꼿이 서버린다.
이 녀석 이런 때에는 정말 무섭구나.
기억해두자.
"오늘은 큰일이 나진 않았지만, 매사에는 정도라는 게 있어요. 이후로는 이런 위험한 훈련은 하지 말도록."
무표정하게 말하는 미리온의 얼굴은, 왠지 가면과 비슷한 압박감을 내고 있었다.
코즈미도 그렇지만, 화내는 여성은 왜 무서울까.
"알아 들었습니까?"
"응! 소스케는 찬성했다!
이제 나쁜 짓 안 해!"
"...사토 씨?"
"...죄송합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미리온의 설교는 끝났다. 첫날이라는 이유도 있어서, 오늘은 이걸로 해산했다.
◇
그리고, 그다음 날.
평소대로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훈련을 시작하려고 광장으로 나가보니, 켄쨩이 묵묵히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뭐야 저게.
갑작스러운 일에 멍하니 서 있자, 날 눈치챈 켄쨩이 휘두르기를 그쳤다.
"왔네."
이미 어느 정도 휘둘렀는가.
날 바라보는 켄쨩의 얼굴에는, 땀이 배어있었다.
"켄쨩, 이른 아침부터 왜 그래."
"그건 이쪽의 대사야."
그녀는 약간 숨을 몰아쉬면서, 다시 목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소쨩,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
딱히 숨긴 것은 아니다.
다만, 말할 기회가 없었을뿐이다.
아니, 말하지 못할 내용도 포함해서, 역시 이건 숨긴 것이겠지.
"그 두 사람한테, 부탁해서, 수행을 해서, 뭐, 할 셈이야."
이미 알고 있나.
아마도 어제 미리온한테 물어봤을 것이다. 입막음을 시켰어야 했나.
"그리고, 그 무녀하고도, 뭔가, 있지!"
여러 가지로 눈치채고 있구나.
"애초에, 난, 어째서, 소쨩이, 여기, 오게 됐는지, 몰라!"
흐트러지지 않는 검격은 마치 영상을 빨리 감은 것 같다. 그 정도로 켄쨩의 휘두르기는 빠르고 아름다웠다.
"사정이, 있다면, 언제든지, 힘이, 되어줄 수, 있는데!?"
"........."
그런 말을 들으면, 말하고 싶어져서 곤란하다.
내 봉인의 이야기는 로긴스에게.
사사미네 양의 사정을 밝히는 건 코린쨩에게.
양쪽을 금지당하고 있다.
"자, 들어줄 테니, 전부, 말해!"
".............."
"잠깐, 소쨩, 내 얘기, 듣고 있어!?"
"미안하지만, 내 사정은 말할 수 없어."
뚝.
갑자기 켄쨩은 휘두르기를 멈췄다.
"...오~ 그런 말도 하는구나. 난, 그렇게나 믿음직스럽지 않은 거니?"
그 말에는 가시가 돋쳐있었다. 왠지 서늘함 감각이 목덜미를 타고 오른다.
"아니, 그런 게 아냐.
다만, 켄쨩한테 말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서."
초조함 탓인지, 나답지 않은 거짓말을 해버렸다.
"...방금 거짓말했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냐면 소쨩, 만난 뒤로 그다지 웃지 않았잖아."
확실히 여기 오고 나서는, 그다지 안 웃었을지도 모른다.
"저기, 역시 로긴스한테 뭔가 당한 거지?"
"아니...그러니까 그런 것은..."
"아~ 네네.
이제 그런 거 됐어."
켄쨩은 이제 참을 수 없다는 듯 다시 목검을 기세 좋게 휘두르더니, 그 칼끝을 내 코끝에 들이댔다.
"도와줬으면 해?
도와주지 않았으면 해?
어느 쪽이야?"
"............나는."
몇 초 동안 생각하고서, 켄쨩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노 코멘트로, 부탁합니다."
"뭐?"
미간에 주름을 세운다.
하지만 그래도 일부러 '도와주지 말았으면 한다.' 라고 하지 않은 뉘앙스는 전해졌는지, 끝내는 포기한 것처럼 한숨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뭐, 지금은 그걸로 됐어."
켄쨩은 그것만을 말하고서, 기숙사 쪽으로 돌아갔다.
나는 켄쨩의 말을 되새기면서, 일단 일과인 인사를 끝내기로 했다.
"사사미네 양, 안녕."
"............"
또 무시인가.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에서 언짢다는 듯 눈썹을 찌푸리고는, 돼지라도 바라보는 눈으로 날 보더니 작게 혀를 찼다.
뭡니까 그건.
◇
호위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먹은 다음, 소스케는 곧장 광장으로 향했다.
이리자키와 미리온이 오기 전에 해둘 일이 몇가지 있다.
먼저 [꿰뚫기]의 연습.
연습방법은 미리온한테서 미리 들어뒀기 때문에, 나는 그걸 반복하면 된다.
1000발 정도 되풀이하자, 이제야 두 사람이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대련 시간이다.
어제는 이리자키와 했으니, 오늘은 미리온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미리온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소스케도 가벼운 인사를 하고서, 양손을 들었다.
"...시작."
이리자키의 신호에 따라, 소스케는 강렬히 땅을 박찼다.
미리온까지의 거리는 약 3보.
그것을 소스케가 한 달음에 좁혀서, 즉시 정권을 찔렀다.
시합의 규칙상, 직접 맞추면 안 되는 걸로 되어있다.
그래도 소스케는 전력으로 휘둘렀다.
닿기 전에 멈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도중까지는 목을 베어버릴 기세로 한다.
"ㅡㅡㅡ"
살기등등한 소스케를 접해도, 미리온은 딱히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 먼저 발치를 바라보고, 몸을 바라보고, 주먹을 바라보고, 그리고 마지막에 시선을 마주친다.
뻗어오는 오른 주먹.
미리온은 그에 맞서 손날을 약간 굽혀서는, 교차하는 찰나에 가볍게 찌르기의 궤도를 빗나가게 했다.
순간, 소스케가 날아갔다.
"ㅡㅡㅡ우오."
소스케의 몸은 끈을 놓아버린 풍선처럼 둥실 공중을 날아서, 어림잡아 3미터 정도나 떠올랐다.
그리고 공중에서 자세를 고쳤을 때에는, 이미 미리온이 품 안에 들어와 있었다. 주먹을 모으면서 어퍼인가. 어쨌든 순삭은 피하고 싶다.
"ㅡㅡㅡ!"
퍼올린 주먹에 맞춰서, 온몸을 비틀어 회피한다.
주먹의 끝이 소스케의 코끝을 스쳤다.
하지만 반응할 수 있었던 건 여기까지였다. 미리온을 피한다 해도, 지면에서의 낙법을 하기에는 늦었다.
결과적으로 소스케는 어깨부터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큭ㅡㅡㅡㅡ!?"
소스케가 아픔에 발버둥 치는 것보다 빠르게, 미리온은 다리를 높게 들었다.
진각ㅡㅡㅡ
그냥 해도 지면을 깨부수는 미리온의 짓밟기에 당하면, 두개골 정도야 남아나지 않는다.
그리고 제대로 생각할 틈도 없이 내리치는 다리.
소스케는 각오를 다지고서, 이를 강하게 악물었다. 그대로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놔둔 뒤, 찰나의 순간 양팔을 움직였다.
"........!"
소스케가 회피에 나서지 않은 것은, 미리온한테는 예상외였다.
하지만 그보다도, 진각을 맨손으로 막았다는 점에 놀랐다.
짓밟기 직전.
소스케는 제대로 타이밍을 잡아서, 칼날잡기의 요령으로 미리온의 발목을 움켜잡았다. 코끝까지는 1mm도 안 되지만, 어쨌든 막았다.
"아ㅡㅡㅡ"
미리온이 손을 휘두르려는 것보다 빠르게, 소스케가 발목을 잡은 채로 팔을 휘둘렀다.
이 자세로는 스냅 정도밖에 못하겠지만, 미리온은 가볍다.
자세를 무너뜨리는 일은 가능하다.
"꺄악ㅡㅡㅡ!?"
휘두른 기세로 미리온의 다리가 굽혀졌다. 그 순간의 틈을 타서, 소스케는 일어나자마자 왼쪽 주먹을 쳐올렸다.
하지만 자세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미리온이 초조해하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주먹이 빠르다 한들, 정면을 향해 오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대처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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