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2 일점 집중(2)
    2022년 08월 15일 23시 49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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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779 

     

     

     

     1체는 처리했지만, 남은 2체는 자연스럽게 사사미네를 향해서 달려오고 있다. 아나스타샤가 두 번째 사격을 하려는 것을 손으로 제지하고서, 거인을 향해 단번에 접근했다.

     

     그리고 다리를 찼다.

     먼저 한쪽 발목을 후려차서, 그대로 기세를 줄이지 않고 다른 쪽 다리도 분쇄한다. 2체의 밸런스가 무너진 것을 보고서, 뛰어오른 다음 템포 좋게 거인 브라더스의 안면을 팬다.

     

     얻어맞은 거인은 지면에 허리 부근까지 파고들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역시 이 녀석 단단해.

     제대로 치명차를 넣으려고 했지만 쓰러트릴 수 없다. 평범한 마물이라면 때리면 풍선처럼 터질 텐데.

     

     "....꽤 하네요. 훌륭합니다."

     제자리로 돌아가자, 아나스타샤한테 그런 말을 들었다. 미리온은 저쪽에서 작게 박수를 쳐줬고, 켄쨩도 기대에 찬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어느 사이엔가 아나스타샤는 주변에 낯선 병기를 빼곡히 놓고 있었다.

     소환으로 불렀는지, 크고 작은 화기가 놓여있다.

     

     언뜻 본 느낌으로, 탄알에는 고리형의 술식이 새겨진 모양이다. 아마 총 자체에도 뭔가의 술식이 있을 것이다. 언뜻 보면 단순한 라이플인데 강인한 원수(原獸)를 쓰러트린 것도 그 덕분일 것이다.

     

     그때.

     

     "..........!"

     

     아나스타샤가 뭔가를 눈치챈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잠시 시선을 방황하고 있다가, 이번에는 비비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비비안 씨, 근처에 있으니 경계하세요."

     "네?"

     순간, 켄쨩의 눈앞에 거대한 지네가 나타났다. 직경 20미터는 될, 고질라 사이즈의 하얀 지네다.

     

     "잠깐...!?"

     혐오감을 느꼈는지, 켄쨩이 눈을 부릅뜨며 뒷걸음질 친다. 그것도 당연한 게, 기척이 완전히 없었다. 역시 묘한 등장 방식이다.

     

     놀라는 것도 잠시, 이번에는 미리온 쪽에서 4체의 뱀 같은 생물이 다가왔다. 이것 또한 거대하다.

     

     아나스타샤가 외친다.

     

     "또 옵니다! 이번에는 전방위에서! 여러분, 전투에 임해주세요!"

     

     경고하고서 한 박자 뒤, 정말로 전방위에서 원수들이 솟아났다. 꽤 여러 가지 생물이 사방팔방에서 공격해오고 있다.

     

     하지만 아나스타샤 녀석, 잘도 접근을 눈치챘구나. 나도 나타날 때까지는 탐지할 수 없었는데.

     

     어쩌면 마안인가 뭔가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옷...!"

     갑자기, 눈앞에 거미형의 원수가 지면에서 나타났다. 바로 덤벼들길래, 일단 안면 같은 부위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충격은 체내를 달려 나가서, 이윽고 풍선처럼 터졌다.

     

     그대로 대신 쳐들어온 호랑이 원수의 머리를 깨부수면서, 잠시 모두의 상태를 확인했다.

     

     보아하니, 아직 고전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제각각의 마술과 술식을 써서 사사미네 양에게 적이 도달하지 못하도록 재빨리 적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생각이 내 평정심을 방해하고 있다. 조금씩 피어나던 마음이, 사사미네 양의 현재를 보고서 더욱 강한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마왕 그란레이아를 죽인 이래다. 이런 기분은.

     이제 억누를 수는 없을 것이다.

     

     봉인을 풀고.

     가족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사미네 양도 구출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정말로 사람을ㅡㅡㅡ

     

     로긴스를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저녁노을에 물든 침실.

     차가운 저녁 바람이 불어오는 이 방에는, 한 마리의 강아지와 흑발의 소녀가 있다.

     

     "............"

     소녀의 표정은 무겁고, 눈에는 힘이 없다. 의자에 앉은 자세로 미동도 안 한채, 인형처럼 가만히 있을뿐이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미풍만이, 유일하게 그녀의 검고 긴 머리를 흔들거리고 있다.

     

     그런 주인을 보다 못했는지, 지금까지 옆에 서 있던 강아지ㅡㅡㅡ신수 진이 갑자기 조용히 한숨을 지었다. 진은 코즈미를 흘끗 바라보더니, 복잡하다며 시선을 떼었다.

     

     

     최근에는 항상 이렇다.

     전혀 패기가 없다.

     이래서는 인형과 다름없다.

     

     [...서늘하다. 창문 정도는 닫는 게 어떤가]

     

     진은 무거운 어조로 그렇게 말하고서, 하품을 한번 했다. 이제 11월도 중반. 아무리 신수라고 해도, 이 모습으로는 좀 춥다.

     

     그런데도 코즈미는 여전히 반응이 없다.

     이것에는 그럴만한 이유도 있다.

     

     

     벌써 3일 전의 일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인이 자신의 비밀을 밝힌 그날 밤을 경계로 네코구미의 멤버는 깔끔히 모습을 감췄다.

     엘리제와 코즈미를 남기고.

     

     이유는 추측할 수 있다.

     아마, 사사미네 미코와 사토 소스케의 구출을 하러 갔을 것이다. 소스케는 몰라도, 사사미네 미코에 대해서는 일각을 다투는 모양이다.

     

     소스케도 로긴스한테 어떻게 이용당하고 있을지 아직 상상이 안 되니,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다고도 말했었다.

     

     상층부가 얽혀있기 때문에 평범한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되어서, 협회와의 항쟁도 불사한다고 한다.

     

     그렇제까지 전해줬으면서, 나인은 코즈미를 데려가 주지 않았다.

     

     아니, 걸림돌이 되는 건 잘 알고 있다. 여차할 대에는 엘리제 쪽이 훨씬 도움 될 것이다.

     

     그래서 그것 자체는 됐다.

     분하지만 참을 수는 있다.

     

     납득이 안 가는 것은, 나인이 떠나갈 때 네코구미 해산의 취지를 전할 때다.

     

     [네코구미는 이걸로 끝이니까]

     

     겨우 한 마디였다.

     겨우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잃은 느낌이 들었다.

     

     코즈미가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세피로트의 리더가 사무소에 찾아와서는 나인한테서 보호를 부탁받았다는 말을 들려줬다. 

     그의 말로는, 나인 일행은 이제부터 정면으로 협회에 대항한다는 모양이라서 네코구미의 멤버는 이제부터 쫓겨다닐 운명이라고 한다.

     

     그 작전 자체에 참가하지 않았어도, 전 멤버라는 악평은 붙고 만다. 세피로트의 가입은 그걸 방지하기 위한 배려였다.

     

     이것에 대해서는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아무것도 못하는 현재 상황이 단지 분할뿐.

     

     생각해보면, 나인한테는 계속 신세만 졌다 그리고 제대로 된 보답도 못한 채 작별을 고하고 말았다.

     

     세피로트의 가입을 할아버지인 시키가미 겐사이한테 말해보니, 그럭저럭의 반응이었다. 그는 네코구미에 있는 것 자체를 탐탁지 않아했던 모양이다.

     

     부모님ㅡㅡㅡ특히 어머니 쪽은 딱히 할 말은 없는 모양이다. 다만, 주제넘은 짓은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

     

     "...하아."

     이걸로 오늘 몇 번째의 한숨일까. 자기를 혐오한 횟수는 이제 셀 수 조차 없다.

     

     그런 식으로 다시 우울해하고 있자,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손님이다.

     

     "코즈미~ 일어났어~?

     밥 되었는데~"

     

     약간 늘어지는 그 목소리는, 케텔라르크 세베의 것이다. 세피로트의 거점은 기숙사처럼 되어있고, 식사는 모두가 모여서 먹는 것이 관례다. 아무래도 일부러 부르러 온 모양이다.

     

     "잠깐, 리더. 너무 닭살 돋잖아."

     "맞아요. 이런 것은 저희들이 할 테니까요."

     그리고 아무래도, 문 저편에서 다른 몇몇 목소리와 기척이 느껴진다. 혼자 온 게 아닌 모양이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출구로 향한다. 문을 열어보니 케텔라르크, 티파니아, 마르타 3명이 다투고 있다.

     

     "여러분..."

     "아, 코즈미. 상태는 어때?"

     "몸은 괜찮은가요?"

     티파니아와 마르타는 코즈미와 눈이 마주치자, 가장 먼저 몸을 걱정해 말을 걸어주었다.

     

     "죄송해요..

     아직 좀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러니."

     "죄송해요... 내일까지는 꼭..."

     

     "아,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요. 지금은 제대로 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인한테서는 소스케를 빼내기 위해 온 나쁜 녀석들이라고 들었지만, 그렇지도 않다.

     모두 상냥한 사람들이다.

     특히 동성인 마르타와 티파니아는, 더욱 진지하게 대해주고 있다.

     

     "그럼 나중에 분식이라도 갖고 갈 테니, 그때까지 자도 돼."

     "그, 그렇게까지는..."

     너무 과도한 신세를 끼칠 수는 없다. 코즈미가 정중히 거절하려고 하자, 티파니아가 부드럽게 어깨를 쳐주었다.

     

     "됐어 됐어. 이 언니한테 맡겨. 글치? 마르타."

     "맞아요. 안 그럼 나인 씨한테 죄송하니까요."

     

     "그래그래. 식욕이 없으면 내가 나중에 장어젤리를 만들어줄까?"

     

     "리더, 좀 조용히 해."

     그 후 두세 마디 대화하고서, 일행은 코즈미의 방에서 떠나갔다.

     

     다시 방에 침묵이 찾아온다.

     코즈미는 침대에 걸터앉고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장소에 왔는데, 지금은 민폐만 끼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건 알고 있다. 그래도, 떠나간 동료들을 생각하면 역시 답답하다.

     

     그런 심정이 전해졌는지, 갑자기 진이 시선을 맞추지 않고 입을 열었다.

     

     [한심하군]

     

     ".............."

     책망하는 어조로, 진이 엄하게 내뱉었다. 처음부터 핵심을 찔린 기분이다.

     

     [언제까지 그럴 셈인가? 낙담해 있어도 사태는 호전되고 않는다]

     

     ".............."

     

     코즈미가 입가를 꽉 여문다.

     

     [주인이여, 이참이니 말해두겠지만...]

     

     말을 해도 대답하지 않는 코즈미를 보고, 진은 한숨 섞어 말했다.

     

     [주인은, 정신이 너무 연약해. 더욱 강인한 마음을 가지는 게 좋다. 때로는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은, 모두 잊으라는 의미일까.

     네코구미를.

     나인을.

     소스케를.

     

     [어이 똥개. 그쯤 해두라고]

     

     그때였다.

     코즈미의 품에서, 갑자기 끈 같은 것이 스윽 기어 나왔다. 뭔가 싶어 목소리가 난 쪽을 돌아본다.

     

     

     어느 사이에 현현했는지, 그곳에는 신수 아롤이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진짜 분위기도 못 읽는 개라고. 주인이 침울해할 때 정도는 조용히 맞장구라도 치는 게 어때]

     

     언짢아하는 아롤이 말하자, 진은 코웃음을 쳤다.

     

     [그건 내 역할은 아니다]

     

     [잘도 말하셔. 볼일도 없는데 멋대로 여기 계속 있는 건 어디의 누구냐고]

     

     [달래지는 않아도, 계약자로서의 설교는 필요하니까]

     

     아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작은 혀를 날름거렸다.

     

     [어이어이 들었냐고 코즈미? 이제 이런 놈과는 연을 끊고, 소환 계약은 나하고만 해두는 게 어때?]

     

     [뭐? 뱀 혼자서 뭘 할 수 있길래. 애완동물이라도 될 셈인가?]

     

     [...아앙?]

     

     아롤의 몸을 감싼 보라색 비늘이, 화가 난 듯 일제히 곤두섰다. 끈처럼 왜소했던 체구는 점점 거대화하더니, 이윽고 통나무 사이즈로 변형했다.

     

     [좋아... 마침 배가 고팠는데]

     

     싸울 기세의 아롤에 촉발되었는지, 진은 성가시다는 듯 한숨을 짓고는 마찬가지로 몸을 거대화시켰다. 

     

     그리고 서로를 노려보는 뱀과 늑대.

     방의 천장까지 닿아버릴 듯한 둘 사이에, 강렬한 불꽃이 튄다.

     

     그제야 불안감을 느낀 코즈미가, 곧장 귀환의 술식을 짰다. 마법진은 노려보는 두 마리를 재빨리 감싸더니, 순식간에 원래 세계로 돌려보냈다.

     

     "............."

     

     코즈미는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모처럼 옆에 있어준 둘이, 자기 탓에 다투고 말았다. 이래서는 소환사 실격이다.

     이렇게나 하찮은 문제를 일으키다니, 과연 나인이 데리고 가지 않는 것도 납득이 된다.

     

     이런 식으로 악순환에 빠져 있자, 갑자기 휴대전화의 착신음이 울렸다. 누군가 싶어 손에 들고 액정화면을 바라보니, 전화는 티아 버밀리온이 걸은 것이었다.

     

     "....여보세요."

     [아, 시키가미?]

     

     그것은 오랜만에 듣는 친구의 목소리였다. 티아의 어조는 평소처럼 감정의 기복이 없는 조용한 것이었지만,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생동감 있는 느낌이 든다.

     

     "...티아 양."

     

     [응, 졸업식 이래 처음이네]

     

     "그...렇네요..."

     그녀 나름대로 코즈미의 상황을 알고 있는가. 가볍게 요즘 어떻냐고는 묻지 않는다.

     

     "갑자기 무슨 일인가요?"

     [지금, 임무 때문에 근처에 와 있어]

     

     티아는 잠시 뜸을 들이고, 평탄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시간 있어? 할 말이 있는데]

     

     

     

     

     지정된 찻집에 도착하자, 찾던 사람은 안쪽 테이블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조금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코즈미는 똑바로 그녀를 향해 나아갔다. 어느 정도 다가가자 이쪽을 눈치챈 티아가 작게 손짓을 했다.

     

     "죄송해요, 기다리게 해버려서..."

     "아니. 일부러 와줘서 고마워."

     티아는 손에 든 컵을 놓고서, 맞은편 좌석으로 조용히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에 따라 코즈미는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래서, 그, 할 말이란...?"

     "....응."

     티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서, 코즈미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전에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묻고 싶은 일...? 뭐가요?"
     

     "사토, 정말로 연행되었어?"

     이때의 티아의 표정은, 거의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평소대로의 무표정이 아닌, 확실한 불안의 기색이 배어들었던 것이다.

     

     코즈미는 힘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네코구미의 나인 씨도 행방불명이라지?"

     "네..."

     

     아직도 협회에 커뮤니티가 등록되어있긴 하지만,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다만, 그렇게나 준비하고서 실종된 것이다. 무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기 시키가미.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만일 괜찮다면 그 부분의 사정을 들려줄래?"

     "............"

     코즈미는 주저하면서,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실은, 언니도 졸업식 이후에 전혀 연락이 없어."

     "...네?"

     갑자기 밝혀진 사실에, 코즈미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뭔가, 짐작되는 이유는 없나요?"

     "소문으로는, 로긴스 메이브리드라는 사람한테 소중한 부하를 한 명 빼앗겼다고 하는데... 그 탓에 언니, 진짜 화내고는...그 이후로 소식이 없어."

     티아 왈, 그렇게나 화내는 언니를 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경위는 모르겠지만, 소스케를 데려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억지스러운 수단을 썼으리라.

     

     "그래서, 언니도 나인 씨와 비슷한 상황이겠다 싶어서..."

     결국 티아는 샤리아의 생각을 알기 위해, 나인의 목적을 알고 싶은 모양이다.

     

     코즈미는 손깍지를 끼고 몇 초 정도 생각하고서, 이윽고 티아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알겠어요. 나인 씨의 일, 제가 아는 범위에서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나서 코즈미는, 그날 밤에 들었던 일을 간소하게 말했다.

     

     티아는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때로는 놀라면서 코즈미의 말을 들었다. 그때만은 친구의 존재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래, 그런 일이."

     전부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이야기를 모두 들은 티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어떤가요? 티아 양."

     "다른 건 처음 듣지만, 신위의 무녀라면 조금 들은 적이 있어."

     

     "저, 정말이요?"

     "응."

     역시 세계적인 마술의 명가다.

     

     "내가 어렸을 적에, 증조할아버지가 그것에 대해 말해준 기억이 있어."

     "뭐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나도 그다지 기억은 안 나지만..."

     

     잠깐의 공백.

     

     "진짜 위험한 사람이니, 일단 찾으면 죽이라는..."

     

     ".............."

     갑자기 이야기가 뒤숭숭해졌다.

     


     

     ※ 티아는 졸업 후 일본을 떠났기 때문에 이제 일본식 호칭을 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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