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7 Nine Lives2022년 08월 08일 13시 31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446
"...................."
내부에서 불타는 듯한 아픔에 따라, 차츰 머릿속 안개가 걷힌다.
완전히 의식이 각성하자, 가슴 부근에 손날이 파고들었음을 깨달았다.
대체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있었을까. 혼잡한 사고를 정리하자, 아직 가슴에 강렬한 아픔이 달린다. 아무래도 완전히 관통당한 모양이다.
이렇게 하고 있는 사이, 뇌신이 나인의 코앞으로 얼굴을 들이댔다.
"오, 아직 깨어있네. 기분은 어때?"
이를 악물면서, 나인은 애써 오른팔을 휘둘렀다. 뇌신은 따분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하더니, 한 손을 가슴에서 빼내고는 후방으로 가볍게 도약했다.
"...........큭."
헛손질에 따라, 마비될 것처럼 아픈 가슴의 상처. 이제는 끊길 것 같은 의식을 이으면서, 나인은 풀리려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뭐야뭐야, 아직 팔팔하잖아. 아요요요, 걱정 괜히 했네."
그렇게 말하며, 뇌신은 유쾌하다는 듯 깔깔 웃었다.
전황은 보기에도 열세였다.
실제로 진심이 되어버린 뇌신의 움직임은 보통이 아니어서, 모든 행동에서 선수를 빼앗겨버렸다.
여태까지 몇 번 계책을 써보았지만, 어느 것이다 압도적인 속도 앞에 봉쇄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계속 뇌신을 상대로 전황을 유지한 것은ㅡㅡㅡ
"저기, 넌 어떻게 해야 죽어? 나, 슬슬 질렸는데."
뇌신의 시선은, 나인의 가슴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미 심장에 맞춰 내었을 바람구멍은 없고, 찢어진 옷 틈새로 새로운 피부가 보이고 있다.
이걸로 몇 번째일까.
이 나인이라는 여자, 목을 베건 뭘 하건, 전혀 죽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곧장 원래대로 되어버린다.
다만 하나 판명된 것은, 저것은 오니족과 마찬가지로 [재생능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만은 알겠다.
저것은 좀 더 다른 무언가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당최 짐작이 안 되지만.
"뭐 좋아. 어차피 재생이나 반혼 중 하나겠지. 그렇다면 얼마든지 대처법은ㅡㅡㅡ"
순간, 나인이 뛰었다.
기척을 완전히 차단한 독특한 보법.
저것은 확실히 대단하다.
상당한 수련을 쌓았겠지.
하지만 결국은 연약한 인간의 잔재주에 불과하다.
태어나면서부터 강자였던 뇌신은 알고 있다. 압도적인 힘의 앞에서는, 잔재주 따위 허무하다는 것을.
나인이 한걸음을 내딛자, 뇌신도 뒤질세라 그 자리에서 이동한다. 양자의 간격이 순식간에 좁혀졌다. 물론, 뇌신이 일방적으로 좁혔기 때문의 결과다.
"ㅡㅡㅡ!"
입가를 찡그린 나인을, 뇌신은 냉랭산 시선으로 보았다. 인간치고는 좀 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런 꼬락서니.
그리고 그 정도의 상대한테 아직도 방해받고 있다는 사실.
뇌신은 어딘가 자조 섞어 웃고는, 나인의 목덜미로 손날을 뻗었다.
"개다래(魔多多火)."
나인의 오른손이 반짝이자, 직전에 뇌신의 손이 튀어나갔다. 많이 괴롭혔지만, 이 정도의 마술을 쓸 여력은 남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런 건 안 통한다니깐."
뇌신은 냉정하게 모여드는 흑연을 뿌리치고는, 다시금 나인은 시야에 잡았다.
그리고, 약간 놀랐다.
펼쳐진 경치 가득히 사람, 사람, 사람.
잠깐 눈을 뗀 사이, 수백을 넘는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보다 나인이 가득 있었다.
나인이 다루는 특수마술 중 하나.
가상체복사(Temporary lives).
실체가 있는 분신체를 만드는 묘기.
이번에는 사토 소스케와의 싸움에서 보여줬던 것과 다르게, 수백 명 규모로 최대한 전개하였다.
"오."
뇌신은 흥미롭다는 듯 입가를 들어 올리며 싱긋 웃었다.
그걸 신호로 삼았는지, 나인의 분신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마치 벌레의 대군 같다.
진부하기는 했지만, 뇌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냥냥 다굴펀치]
그리고 첫 수로 선보이는, 고양이 발 모양의 충격파. 뇌신의 범위 360도가 순식간의 푸른 마술로 채색된다.
[개다래 유성군]
그것에서 물 흐르는 동작으로 이어져서, 나인들은 화염의 탄막을 거듭했다. 주변 일대는 순식간에 붉고 푸른빛으로 충만했다.
[내멋대로 코타츠]
하지만, 아직 나인의 공격은 끝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발동한 것은, 단상 모양의 거대한 화염의 결계였다.
이 안에 가둬둘 셈으로 보인다.
초고밀도의 마술 러시에, 단단한 결계, 확실히 이래서는 피하기란 어렵다.
손을 빨며 서 있는 이외에 수가 없다.
"라고 생각했지?"
파직, 하고 몸이 섬광이 되어 튀어나간다. 빛이 사그라들기 전에, 뇌신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이미 몇 번이나 목격한 뇌신의 공격신호. 온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다.
"그러니까~ 느리다니깐~"
결계를 돌파하더니, 나인 본체의 코끝으로 순식간에 육박.
그대로 일자를 그리며 휘두르는 뇌신의 손날.
그것은 마력으로 극한까지 강화된 나인의 육체를 쉽게 베어버리고는, 대량의 피분수를 일으켰다.
이 느낌, 내장을 베었다.
죽였다.
확실하게.
"....음."
그렇게 확신하는 것도 잠시, 나인의 상처는 또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사라지고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뇌신은 진저리 난다는 기색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적당히 좀 했으면 한다.
"...저기 말야~ 너 몇 번을 죽어야 분이 풀려?"
뇌신의 물음에, 나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허공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이윽고 뭔가를 결심한 표정이 되자, 뇌신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저렇다는 말은, 또 할 생각으로 보인다.
"...뭐 좋아. 어차피 죽지 않겠지. 얼마나 계속될지 시험해줄게."
"아홉 번."
"뭐?"
"지금이 일곱 번째니까, 앞으로 두 번 남았네."
갑자기 입을 연 나인에 당황해서, 뇌신의 걸음이 멎는다. 그 사이를 틈타 나인은 뇌신의 오른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리고 이걸로."
푹. 뇌신의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향해서, 단번에 끌어당긴다. 마술을 해제했는지, 가슴은 정말 간단히 심장을 꿰뚫었다.
역류한 혈액이 나인의 입에서 나온다. 지면에 튀어버렸다.
그리고 잠깐 끊기는 생명의 고동.
나인이, 또 죽었다.
"...........이걸로, 앞으로 1번."
"무슨 속셈이야?"
"무슨 속셈이라고 생각해?"
그때, 나인은 웃고 있었다.
"힌트를 줄게."
순간, 누가 말했는지 알 수 없었다. 메아리치는 그 대사는, 뇌신이 지금까지 대화하던 상대와 너무나도 목소리의 질이 다른 것이다. 조금 전보다도 낮게, 그리고 아름다운 음색.
그녀의 목소리는 높다.
완전히 어린애의 것이다.
그녀의 외모는 인간으로 환산한다면, 아마도 10대 전반. 아직 미숙하다. 좀 더 성장한 모습으로 싸운다면, 더 좋은 승부가 될 터.
라는 의문에서, 뇌신은 이제야 깨달았다.
"내 공간복사(Nine Lives)는 재생술식도 반혼술식도 아니라구."
갑자기 담담하게 말하는 나인.
그리고 갑자기 불어오는 질풍.
폭풍이 일어나자,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봉인술식이야."
이때 뇌신은, 나인한테서 명백한 위기감을 여실히 느꼈다.
이건 위험하다.
대처를 잘못하면, 아마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의 우세를 잊어버리고, 전황을 리셋시킬 셈으로 양팔을 움직였다.
"훗ㅡㅡㅡ"
자신의 신속함에 몸을 맡겨서, 순식간에 2천 번의 타격을 날린다.
하지만 아직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더욱 연격을 때려박으려고 한 그 즈음에,
뇌신은 양팔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
가장자리부터 일어나는 듯한 강렬한 아픔. 뇌신은 즉시 지면을 박차서, 가장 먼저 상대와의 거리를 벌렸다.
팔은ㅡㅡㅡ문제없다.
이 정도라면 낫는다.
지금은 그런 사소한 일보다, 더욱 경계해야 할 일이 있다.
"의외로 둔하네, 너."
찰랑.
눈처럼 눈부신 백발이 휘날린다.
흰 연기의 장막을 내딛으며 뛰쳐나온 자는, 장신의 여성이었다.
소매와 가슴가를 제외한 피부는 도자기처럼 투명한 하얀색이었으며, 손발은 늘씬하며 가늘다.
키는 뇌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간으로서는 충분히 큰 부류에 들어가리라.
전체적으로 쭉 뻗은 몸은, 여유가 있는 옷의 위에서 보아도 충분히 늘씬하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절세라고 칭할 정도로.
하지만 뇌신이 그녀를 몰라볼 일은 없었다. 백발의 그녀는, 점퍼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사이즈가 딱 들어맞는, 회색의 점퍼를.
"..........!"
그리고 뇌신은, 하나의 위화감을 느꼈다. 느꼈다기보다, 발견했다.
여성의 머리에서 돋아난, 두 고양이 귀를.
진짜 고양이 귀가, 인간의 머리에 돋아나 있는 것이다.
".....그 모습.'
"...봉인을 전부 푼 것은, 에리와 싸웠을 때 이래라구."
뇌신은 알고 있다.
예전에 마계에 살았던 시절에 목격한, 전설의 요마.
"너, 설마 묘신의......"
"아~ 달라. 난 선조님처럼 고상한 존재가 아니라, 단순한 잡종이라구. 속칭 반요라는 거. 인간이 피가 섞였거든."
"반요......?"
"그래. 그래서 가능한 한 이 모습을 하고 싶지 않았다구. 이건 봉인을 다시 거는 것도 시간이 걸리니까. 뭐, 이번에는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닌 모양이니..."
그러자, 그때.
잠시 간격을 두고서, 터질 듯한 폭소가 울렸다. 왠지 천진난만함이 느껴지는 그 천박한 웃음은, 뇌신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반응의 진의를 알 수 없어서, 나인은 단지 한쪽 눈썹을 찌푸릴뿐이었다.
조금 전까지 나름대로 초조해하고 있었는데, 왜 저렇게 웃는 거람.
"뭐야 너. 왜 그래?"
"왜냐면, 진짜 비참한걸."
"뭐가."
"네가, 말이야. 예전엔 마계에서 패권을 다투던 진혈의 말예가, 이런 더러운 세계에 씨앗을 남겼다니. 그것도 인간의 아이라니, 웃기는 것도 정도가 있지."
"...흐음."
딱히 흥미 없다는 듯, 나인은 작게 코웃음 쳤다.
"너 같은 마족의 수치는 있는 것만으로도 민폐니까, 내가 깨끗이 근절시켜줄게."
"너로선 무리라구."
나인이 말을 끝낸 순간,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강대한 뇌명이 울렸다. 주변의 공간은 전광으로 빛나고, 섬광이 작렬한다.
잡종이라고는 해도, 저 여자는 그래도 묘신의 피를 잇고 있다. 그렇다면 방금 전 같은 실수를 하는 일은 본래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놀이는 끝이다.
뇌내를 살의로 가득 채우고, 뇌신은 뛰었다.
지금까지 같은 반영체가 아니다.
물질로서의 자신을 내버리고, 육체를 극한까지 번개에 가깝게 한다.
그것이 뇌신의 능력의 본질이다.
"ㅡㅡㅡ읏!?"
찰나, 뇌신의 시야가 돌았다.
빙글빙글, 고속으로.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시야. 몸이 맞은편 벽에 부딪히자, 뇌신은 이제야 자신이 날려갔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윽!? 너, 지금 무엇을...!?"
"뭐냐니, 발을 걸었을 뿐이라구. 척 하고."
"바, 발이라니...!"
뇌신은 참지 못하고 절규했다. 대체 몇 km를 냈다고 생각하는 건가. 광속까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생물의 반사 속도로 따라갈 속도는 아닐 터.
그것을 정확하게 보고 손발을 맞추다니, 말도 안 된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너로선 무리라구. 사람의 피가 섞였다고 해서 딱히 약화된 것도 아니니깐. 알았으면 빨리 항복이나 하셔."
"누가, 혼혈 따위한테...!!"
"방금 전부터 인간인간 시끄럽다구. 너도 결국 그 꼬마의 권속이잖아. 난 일단은 정당한 묘신의 자손이야. 신족의 혈통은, 지금은 없다구. 그리고 묘신의 혈통이라니 초레어야, 초레어."
나인의 의기양양한 얼굴이 정말 속을 긁어놓는다. 하지만 여기서 냉정을 잃을 수는 없다. 뇌신은 끓어오르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으며 정면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대응으로 볼 때, 그냥 돌격하는 것은 하책이다. 돌진이 통하지 않는 상대는 정말 오랜만이지만, 대처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선.
"오?"
나인이 푸른 두 눈을 부릅뜬다.
뇌신의 몸이 휘황찬란하게 빛남과 동시에, 광범위하게 전격이 확산되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관찰하고 있자, 빛이 사그라진 뒤에 수십에 달하는 뇌신이 서 있었다.
이것은...
"잠깐 뭐야 그거. 남의 기술 베끼지 말라구."
"모방이 아냐. 착각하지 마."
온몸에 마력을 끌어올리며, 내부를 오버히트시킬 기세로 사지를 움직인다.
잠깐 지나자 이곳저곳에서 뇌광이 튀었고, 지하공간은 순식간에 섬광에 휩싸였다.
'이 움직임...'
조금 전보다 빠르다.
아니, 그보다 눈부시다.
움직일 때마다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다.
이 정도로 광원을 중복시키면, 확실히 찾아내기란 어려울 터.
애초에 평소였어도 이 녀석이 어디에 있을지 몰랐을 것이다.
"뭐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만."
뇌신이 감지한 것보다도 빠르게, 나인은 철권을 정수리에 처박았다. 마치 공중에 있던 뇌신은, 대자로 몸을 뻗으며 날아가더니 운석처럼 지면에 낙하했다.
"ㅡㅡㅡ아얏...!?"
바보 같은.
이만한 양에서, 본체를 정확하게 찾아냈다는 것인가?
확실히 조금 전 자신도 실행했지만, 그것은 단순히 찾아낼 시간이 충분했을 때의 이야기다.
이 정도까지 착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선수를 쳤다니....
라고 생각했지만, 달랐다.
이미 분신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의 아주 잠깐 사이, 뇌신이 발생시켰던 무리는 전부 소멸했던 것이다.
"뒷일도 있으니, 슬슬 끝내보자구."
등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린다.
냉랭한 말에 담긴 위협에, 뇌신은 반사적으로 뛰었다. 회피가 조금만 늦으면, 지금 것으로 확실하게 끝난다.
그 정도의 한기를 느꼈다.
하지만ㅡㅡㅡ
"어이 도망치지 마."
시선을 옆으로 옮기자, 옆에 나인이 있었다.
'따라잡혔ㅡㅡㅡ!?'
있을 수 없다.
아니, 애초에 방금 전부터 이상하다.
뇌신이 뇌속으로 움직이는 것은, 그 육체를 번개라는 자연현상으로 변질시켰기 때문이다.
물질은 가속시킬 때마다 질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질량이라는 족쇄가 없는 빛은, 어느 현상도 가볍게 쫓아간다. 그것은 번개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이 녀석은 뭔가.
카운터를 먹인다면 몰라도, 육체를 가졌으면서도 뇌신과 나란히 달리다니ㅡㅡㅡ
"젠ㅡㅡㅡ장!!"
갑자기 다리를 멈춘 뇌신은, 두 주먹을 휘둘렀다.
단순한 연타지만, 그녀가 하게 되면 경우가 다르다. 기관총의 연사 정도가 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싸움은 대부분 이걸로 끝났었다. 완결시켜왔다.
그걸 조소하듯이, 뇌신의 안면에 주먹이 꽂혔다.
"커억...!"
주춤거린 사이, 옆머리에 날카로운 킥이 작렬한다. 그대로 몸이 지면에 내동댕이쳐지기 전에, 나인의 무릎이 뇌신의 머리를 찍어버렸다.
"...카...아!?"
안 되겠다.
손발을 쓸 수 없다.
근본적인 성능이 너무나 달라.
이만한 능력을 가졌는데도, 이길 수 없는 건가.
"자, 이제 충분히 살았지? 슬슬 퇴장하라구."
"웃기....지.....마!!""웃긴 것은 너야. 이제 와서 골동품이 세계를 휘젓고 다니면, 참을 수 없다구."
"시끄러...워. 너...따위한테!!"
아직도 대항하려고 하는 뇌신한테, 나인은 참지 못하고 혀를 찬다.
재생은 못한다.
나인은 지금 그런 공격을 하고 있다. 그래서 기력이 쇠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조금 의외였다.
"...너, 추한 모습이 되면서까지, 왜 넌 인간인 척을 한 거야!! 대답해!!!"
".............."
대사가 끝남과 동시에, 나인은 뇌신을 수직으로 내던졌다.
틈을 주지 않고, 오른손에 마력을 집약시켰다. 순식간에 수렴되어가는 하얀 오오라. 그것은 나인의 손톱을 무기처럼 만들었다.
나인의 최대 장점은 그 가벼운 풋워크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나인 자신이 그런 싸움법을 좋아할뿐이지, 그것은 그녀의 힘의 본질이 아니다.
애초에 인간과 환수의 차이는, 근원적인 스펙에 기반한다. 본래, 마력을 내포한 기능에 특화된 생물을 신수, 마수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인의 필살기는.
"그럼 이만, 금발."
신수로서 가진 막대한 마력을 힘으로 삼아 휘두르는,
혼신의 괴멸술식인 것이다.
"백봉<시라누이>"
슝, 하는 작은 소리가 울린다.
휘두른 나인의 손끝에서는, 다섯 가닥의 백섬이 뻗어나갔다.
백섬은 순식간에 뇌신의 살점에 달하여, 그 온몸을 단번에 꿰뚫었다.
충격의 여파는 곧장 주위로 퍼져나가서, 하늘에 펼쳐진 천장과 함께 뇌신을 산산조각내어 소멸시켰다.
"후우......."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나인은 아득한 상공을 우러러보았다.
뇌신은 제대로 처리할 수 있었나. 여유를 가장했지만, 솔직히 속도만으로 따지면 엄청난 수준이었다.
잘 모르는 술수도 썼던, 상당한 강적이었다.
일단 그녀의 마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순식간이라 보지는 못하지만, 실은 지금의 공격으로 천 번 정도를 죽여놓았다. 아마 괜찮겠지. 그보다 저래도 안 죽으면 곤란하다.
그보다도 신경 쓰이는 것은, 저 앞에 있는 경치였다.
천장으로 보이는 태양빛
아무래도 저 결계만은 부서지지 않은 모양이다.
대체 뭘로 되어있는지가 궁금해진다.
그 과학자는 잘도 저런 것을 여는 부적을 만들었구나, 하고 나인은 멍하니 감탄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
그 대사가, 아직도 귀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뇌리를 둔하게 스치는 것은, 뇌신이 죽기 적전에 내뱉은 말이었다.
왜 인간인 척을 하고 있는가. 그야 뻔하다.
"척이 아니라, 난 인간이라구. 누가 뭐라 말해도."
누구한테 말하는 것도 아닌, 단지 혼자서 중얼거린다. 나인은 어굴을 앞으로 향하더니, 주위를 둘러보면서 머리에 있는 고양이 귀를 씰룩씰룩 움직였다.
오니가시마 각지에 흩어진 수많은 마력.
남서쪽에 다수의 생명 반응.
노신과 풍신을 쓰러트린 영향인지, 그 적구의 기세는 많이 떨어졌다. 여전히 수는 줄지 않은 모양이지만, 이 정도라면 잡병들한테 맡겨도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이곳과는 다른 장소에서, 키드와 쿄코의 마력이 이동하고 있다. 동선에 어긋남이 없는 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녀석들의 거처를 밝혀낸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느낀 것은, 지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몇몇 기척.
잇신사이, 빅토르, 히토야마 간지로, 그리고 엘리제.
모두 무사하다.
지금은 그렇다는 얘기지만.
어쨌든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아슬아슬한 이 상황이지만, 최대의 불안요소가 남아있다.
엘리제의 바로 옆에서, 격하게 고동치는 악마와도 비슷한 강대한 마력ㅡㅡㅡ
"....찾았다구."
이제, 후회는 사절이다.
반드시 이 손으로 끝장내리라.
누구도 잃을 수 없다.
단호한 각오를 가슴에 품은 나인은, 그 자리에서 도약한다.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
개전으로부터 4시간 37분.
조용히, 그리고 착실하게.
인간과 오니의 대전은, 종결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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