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6 오니를 잡다 ~신궤편~ (3)2022년 08월 08일 03시 40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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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은 나중이면 된다.
어쨌든 멀어져야만 해.
이 녀석한테서 빨리, 멀어져야만.
"그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읏!?"
그때, 풍신의 옆에서 용맹하게 돌진하는 자가 있었다. 진이다.
추격타를 당하지 않아서 일단은 안심했지만, 곧장 생각을 바꿨다. 이 녀석이 여기 있다는 말은.
"박식 대천륜."
진의 몸통 박치기에 날아간 풍신을, 거대한 빛의 고리가 둘러싼다. 고리는 단번에 수축하여, 풍신의 오체를 순식간에 죄어들었다.
무심코 허를 찔려서, 풍신에게 틈이 생긴다.
그것은 비비안도 마찬가지이기는 했지만, 그 방심은 다음 순간에 거듭된 충격에 의해 덧칠되게 된다.
"먹어라, 괴물 녀석."
무슨 생각인가.
정말로 무슨 생각인가.
타카츠키 코지가 풍신의 옆면을 뭉개고 있다.
그렇게나 지원에만 힘쓰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풍신의 공격 범위에 들어온 것이다.
한 박자 두고, 타카츠키의 오른손이 크게 폭발했다. 외상은 몰라도 단순한 충격까지 전부 받아낼 수는 없었는지, 버티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는 풍신.
그 틈을 노려서, 진이 단번에 간격을 좁힌다. 그대로 틈을 주지 않고 한쪽 손톱을 내리쳐서, 풍신을 지면에 때려눕혔다.
"너, 너희들, 뭐 하는..."
비비안은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눈앞의 광경에, 아직 사고가 따라가지 않는다.
"바, 방금 도망치라고 말했잖아!!"
"놔두고 갈 수는 없어요."
갑자기, 따스한 빛이 비비안의 팔을 감싼다.
시선을 내려보니, 키드를 등에 업은 시키가미 코즈미가 부러진 팔에다 치유마술을 행사하고 있었다.
"뭐야... 너희들, 방금 전까진 명령 잘만 들었으면서."
"그것과 이건 다르죠. 부탁이니, 자기희생은 그만두세요."
"시끄러! 넌 나보다 약하니까, 제대로 말하는 거 들어!!"
그 변모는, 코즈미가 보기에는 묘하게 부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느긋한 편이었던 비비안이, 갑자기 소리치는 것이다.
"왜야...! 왜 그 녀석은, 이 녀석 따윌...!"
"비비안...씨?"
분함이 깃든 말을 중얼거리며, 비비안은 코즈미를 노려본다. 그것을 의미심장하게 생각하면서도, 코즈미는 단지 우직하게 치유마술을 이어나갔다.
비비안의 골절이 낫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여 초.
평균적으로 보면 매우 신속하고 정확한 치유지만ㅡㅡ
[가아아아아아아앗...!!]
비명이 들려서 시선을 보내자, 진이 풍신한테 목을 잡혀있었다. 타카츠키와 티아가 주위에서 마술을 쓰고 있지만, 전혀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통하지 않는다.
당연하다면 당연.
방금 것은 기습에 불과하다.
그리고ㅡㅡㅡ
"잔챙이 주제에, 잘도 해버렸겠다..."
그대로 기세에 맡겨서, 진의 거대한 머리를 지면에 패대기친다. 폭탄이라도 작렬한 듯한 충격과 함께, 진은 빛으로 변해서 흩어졌다.
"진..."
비명을 참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코즈미였던 반면, 비비안의 초도함은 최대한으로 높아졌다.
이제는 수단이 없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진의 광자가 완전히 사라지자, 풍신이 천천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본능의 영역에서 위험을 느낀 티아가, 다시금 방벽을 전개.
그 직후.
"자, 반격이야."
쩌억.
뭔가가 금이 가는 소리가 났다.
유리가 깨지는 것과 비슷하지만, 뭔가가 다르다. 그것은 어느 쪽이냐고 하면, 겨울철에 자주 듣던 그ㅡㅡㅡ
"앗...!?"
둘러보고서, 퍼뜩 눈치챘다.
주위의 경치가 풍신을 중심으로 모조리 얼어붙어 있음을.
'설마 이 녀석, 기온을ㅡㅡㅡ!?'
"큭....!"
티아가 거듭 쳐놓은 결계 덕분에 치명상은 피했지만, 그래도 풍신의 마술은 네 명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대미지를 입혀버렸다.
'관절이...얼어서...'
아니, 군데군데를 노려 이 마술을 쓴 것이다. 완력만이 아닌, 이 정도로 세세한 컨트롤까지...
이제, 자신은 어떻게 발버둥 쳐도 승산이 없을지도 모르나. 그런 것은, 처음 부딪힐 때 알아차렸을 텐데.
"...이걸로, 전원일까?
이제야 조용해졌네."
풍신은 그렇게 말하면서, 쓰러진 아즈마 쿄코의 옆에서 해머를 주워 들었다. 손에 든 무기를 당분간 바라보다가, 기분 나쁘게 입가를 들어 올렸다.
"생각한 대로, 이거 꽤 좋은 무기네. 가져야지."
그렇게 말한 풍신은, 움직이지 않는 비비안 일행들에게 한걸음 내디뎠다. 심장이 높게 뛴다.
"너희들은 잘했어. 인간 치고는."
한 걸음.
또 한 걸음.
"난 귀신님처럼 봐주지 않아. 자, 누구의 머리부터 부숴..."
갑자기, 풍신의 걸음이 뚝 멈췄다. 딱히 누군가가 멈춘 것은 아니다. 풍신이 자발적으로 멈춘 것이다.
풍신의 걸음이 멎은 것은, 사소한 위화감이었다. 오른손에 든 해머. 그 가장자리에서, 보통이 아닌 열기가 전해졌던 것이다.
"...?"
모순되어 있다.
그 여자는, 방금 전까지 이런 것을ㅡㅡㅡ
"그것에, 손대지 마."
순간.
냉랭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오른쪽 어깨를 붙잡았다.
"음..!"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아본다.
그 기세에 따라 손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풍신은 오른쪽 어깨는 이미 없었다. 쿄코에게 붙잡힌 장소를 중심으로, 잘게 부서진 얼음의 결정으로 변해 있었다.
".......!?"
풍신이 곧장 방어의 자세를 취하지만, 쿄코가 추격타를 가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풍신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한결같이 풍신의 손에서 벗어난 해머를 그 손에 들었다. 그러자 쿄코는 왠지 안도한 듯 눈을 가늘게 하였다.
"..............."
그 모습을, 풍신은 서늘한 느낌을 받으며 방관하였다. 뭐였던 건가, 지금 것은. 한순간이었지만,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냉기를 느꼈다.
그야말로 이 상태의 풍신의 육체가 한순간에 붕괴될 정도의.
'아니, 그보다도...'
자신의 구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가볍지 않을ㅡㅡㅡ터였다.
그 증거로, 그녀의 몸은 이미 만신창이다. 초점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떻게 일어설 수 있지.
"하."
바보 같다.
어찌 되었든 자신의 공격을 버텨낸 것은, 제대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불사신이 아닌 것은, 오니인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원인은 저 여자다.
소환술을 쓰던 계집.
진이라는 신수도 상당한 것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치유마술.
그렇다면ㅡㅡㅡ
갑자기 시선을 바꾼 풍신이, 예전에 없을 기세로 지면을 박찼다.
"웃....!?"
어떻게든 자세만이라도 잡았던 비비안이었지만, 그 생각은 기우에 그쳤다.
노리는 것은 자신ㅡㅡㅡ이 아니다.
풍신의 목표는, 생각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최악이었다.
"너구나, 방금 전부터 성가시게 돌아다니던 것은."
시키가미 코즈미를 향해서, 풍신이 일직선으로 돌진한다. 코즈미는 우수한 마술사지만, 그녀 자신에게 전투능력은 없다.
주먹을 한 번이라도 얻어맞는다면, 그녀는 바로 절명할 것이다.
"젠...장!!"
동결된 몸을 억지로 움직이려 하지만, 그냥 얼어붙은 것은 아닌지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티아도 마찬가지라서, 단지 고개만을 돌리며 이를 악물고 있었다.
일각을 다투는 풍신의 위협에 맞서, 누구도 손을 못쓰고 방관하던 와중.
유일하게 타카츠키 코지만이, 풍신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저 녀석ㅡㅡㅡ어떻게!'
비비안이 눈을 부릅뜬다.
자신조차 움직이지 못하는데, 어떻게 저렇게나 태연히 움직일 수 있는 걸까.
그 의문은 풍신도 같았지만, 그건 곧장 해결되었다.
뭐,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 남자는 불의 마술을 다루는 것이다.
저온에 대한 저항수단이라면 얼마든지 있다.
풍신은 딱히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타카츠키의 안면을 노렸다.
계집의 처리는, 이걸 죽인 뒤면 돼.
그런 여유만만한 풍신과는 대조적으로, 타카츠키 코지는 예전에 없을 두려움에 몸을 지배당하고 있었다.
'이런 때, 어떻게 해야ㅡㅡㅡ'
마지막으로 타카츠키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어느 남자의 등짝이었다.
'ㅡㅡㅡ아.'
이런 때에 어떻게 할까.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사토 소스케라면, 어떻게 할까.
아니, 뻔하다.
생각할 것도 없다.
그 사람이라면, 분명 때린다.
때려서 날려버릴 것이다.
설령 어떠한 적이라 해도.
그 이미지가 머리에 떠오른 순간, 타카츠키는 오른손을 전력으로 움켜쥐었다. 그리고 일체의 잡념을 털어버리고, 단지 이 일격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켰다.
생각해 내, 그 사람의 주먹을.
그 사람의 자세를.
그 사람의 일격을.
.
처음 봤을 때부터,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잔재주를 비웃는 듯한, 압도적인 파괴의 힘.
그 몸 하나로 삼라만상을 유린하는 그 모습을, 타카츠키 코지는 강하게 동경한 것이다.
누구나 그렇다.
누구든 히어로를 동경한다.
그래서 타카츠키 코지는, 그를 스승이라 부르는 것이다.
"ㅡㅡㅡ으."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앞으로 내딛고 있었다.
"으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혼신의 노호성과 함께, 타카츠키 자신이 풍신과의 사이를 좁힌다.
저쪽에서 뛰어들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지, 풍신이 자아내는 펀치의 타이밍이 약간 어긋났다.
타카츠키는 그걸 몸을 굽혀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 미세하게 주먹이 스쳐 피부가 벗겨졌지만, 문제없다.
풍신은 주먹을 휘둘렀다.
그래서 지금은 무방비다.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
할 거라면, 지금 밖에 없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왓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목이 찢어질 정도의 외침 소리와 함께, 내지르는 화염의 철권.
그야말로 총알 같은 기세로, 타카츠키의 주먹은 풍신의 복근에 작렬했다.
팔에서 전해지는 보통이 아닌 중량.
하지만, 그딴 것은 관계없다.
타카츠키는 이를 악물고, 전력으로 팔을 휘둘렀다. 충격에 의해 잠시 공중을 나는 풍신.
저것에 반격했다는 사실이, 타카츠키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
경험한 적 없던 느낌이었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어떠냐...!?'
풍신은 공중에서 몸을 뒤틀더니, 지면에 깔끔히 착지했다.
그대로 잠시 간격을 두고는, 입에서 기세 좋게 피를 뱉었다.
'통했다ㅡㅡㅡ?'
풍신은 잠시 고개를 숙이다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절망을 불러일으켰다.
"너무ㅡㅡㅡ우쭐대지마라새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외침을 들은 순간, 타카츠키는 오히려 어깨의 힘이 빠졌다.
이번에야말로, 이제 글렀다고 생각했다.
풍신이 지면을 달린다.
아아, 죽는다.
1초도 걸리지 않고.
눈만은 감지 않도록 부릅뜬다.
그때.
타카츠키와 풍신 사이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잘했다."
한 마디와 함께, 흰색 특공복이 나부낀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검은 리젠트 컷. 그 남자의 오른손에는,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된 듯한, 기분 나쁜 칼이 역수로 쥐어져 있었다.
"읏!?"
분노에 차 있던 풍신의 표정에, 경악의 느낌이 섞인다.
바보 같은.
저 녀석은 특히나 면밀히 처리했을 터. 설 수 있는 몸이 아니라는 것은, 손을 쓴 풍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설마, 저 녀석이ㅡㅡㅡ'
순식간에 이해가 간 풍신은, 살의가 깃든 눈으로 시키가미 코즈미를 노려보았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온 뒤부터, 저 여자는 키드를 조금도 놓지 않았다.
그것은 치료를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
그야말로, 지금까지.
직전에 브레이크를 거는 풍신이었지만, 때가 늦었다.
옆에서 보아도 회피가 어렵다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키드는 다가오는 복부에 칼날을 때려 박았다. 결과적으로, 칼날은 정말 간단히 풍신의 복부에 꽂혔다.
"커헉...!?"
순간, 지금까지 느껴본 일이 없는 아픔이 풍신의 뇌를 진동시켰다.
이 도신에는 분명, 독이 칠해져 있었을 터. 그가 말했었으니 틀림없다.
무슨 독인가?
아니, 애초에 독인가 이것은?
어쨌든 위험해.
빼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이라면 아직 안 늦다.
떫은 표정의 풍신이 배에서 칼을 빼내려고 하던, 그때.
오도카니.
풍신의 바로 옆에, 해머를 휘두르는 아즈마 쿄코가 서 있었다.
"죽어."
퍽, 하고 쳐버리는 철괴의 일격. 칼날은 마침 적당하게 살의 내부로 파고들었다.
그것에 의해, 작렬로 변하는 격통.
확실히 좋지 않은 무언가가, 풍신의 내부로 들어오려 하고 있다.
"큭...커헉...! 네, 네노오오오오오옴!!"
"시끄럽다고. 꽥꽥 소리 지르지 마."
피에 젖은 머리를 긁으면서 성가시다는 듯 중얼거리는 키드. 풍신은 그것이 참을 수 없이 불쾌했다.
"하ㅡㅡㅡ우쭐대지 마라 인간! 내 몸은 여러 독극물에 바로 항체를 만들어내지! 재생능력이 응용이다!! 네놈의 수가 아무리 강력하든, 이런 것 그럴 생각만 있으면..."
그 즈음에, 풍신의 복부가 녹아버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버터처럼 용해되어서, 거체가 둘로 분단되었다.
"앗ㅡㅡㅡ!?"
그제야 풍신의 안색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한 것인지, 초조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말했잖아. 특별제라고.
바보냐 넌. 처음처럼 순순히 경계나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야.'
"어ㅡㅡㅡ어이! 웃기지 마! 어떻게 된 거냐!!"
"뭐긴 뭐야, 넌 이미 죽어있다고. 자.'
키드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풍신도 따라서 고개를 숙인다.
이미 하반신은 거의 없었고, 상반신에 있는 가슴도 절반 정도만 남아있었다.
아니, 그보다도.
'재생이 기능하지 않아아!?'
말도 안 된다.
특수한 방법으로 쓰러트리지 않는 한, 지금의 풍신은 사실상 불멸일 터. 적어도 귀신은 그렇게 말했었다.
그런데도 왜.
이대로는 이 녀석의 말대로, 정말 죽어버린다.
"뭐, 그리 성급해하지 마."
키드는 갑자기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고서, 품에서 하나의 병을 꺼내서는 풍신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이건 그 독의 해독약이다. 바로 투여하면, 넌 아직 늦지 않겠지.'
"...무슨 속셈인가."
"아니 뭐, 우리는 선행한 동료를 빨리 쫓아가야 해서 말야.
귀신의 거처를 말해주지 않겠어? 그럼 이걸 마시게 해 줄게. 아아ㅡㅡ그리고, 섬의 결계의 비밀도 가르쳐주면 좋고. 왠지 들은 것과 다른 것 같아서 말야."
"그런 것에, 대답할 거라 생각한 건가?"
"그건 너에 달렸지."
큭, 하고 입을 닫는다.
풍신은 심사숙고했다.
그가 요구하는 정보를 알려줘도, 솔직히 오니 측에 손해는 없다. 말해도 문제는 없겠지.
"...귀신님은, 이 섬의 지하. 그곳에 성의 본전이 있지."
"오 그랬냐. 그래서, 결계는 어떤데? 그쪽의 보스가 뭔가 손을 썼다고 말했잖아."
"그것은ㅡㅡㅡ"
그 설명은, 실로 간소한 것이었다. 이해할 때까지 5초도 걸리지 않는, 그런 간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키드의 얼굴을 일그러뜨리기에는 너무나 충분한 사실이었다.
"...그거 진짜냐?"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이걸로 충분하지? 빨리 그 약을 넘겨."
"음? 아아ㅡㅡㅡ그래."
다시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키드는, 병을 가볍게 흔들거렸다.
그리고ㅡㅡㅡ
"미안, 내 쪽은 거짓말이다."
쨍그랑.
병은 내용물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 풍신.
키드가 해독제를 지면에 떨어트렸다는 사실을 이해할 때까지, 몇 초의 시간이 걸렸다.
".............뭐?"
"사실을 말하자면, 그건 독이 아니라고. 독이 아니니까, 애초에 해독할 수가 없어. 더 말하자면, 이 무기는 칼도 아냐. 내 늑골이다. 그래서, 골수에서 짜낸 액체가 독의 정체다."
"............."
"그래서, 이 독의 정체 말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도 잘 몰라. 성질로 보면 황산에 가깝지만, 녹이는 대사이 성가셔서."
"..............어이."
"이 액체는, 네 몸을 구성하고 있는 마력 그 자체를 녹여. 뇌신처럼 당한 부위를 절단하면 어떻게든 되지만, 넌 이젠 틀렸지. 온몸에 돌아버렸으니."
"어이."
"왜? 무슨 일이라도?"
"무슨일이라도가아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 너어어어어어어! 웃기지말라고오오오오오오오!!"
"웃기는 건 너다.
적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라고. 바보냐고 넌."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주, 죽인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죽여주마!! 죽여버릴ㅡㅡㅡ"
그 이상, 풍신이 폭언을 내뱉는 일은 없었다.
그가 완전히 녹아들기 전에, 키드가 조용히, 그리고 냉담하게 풍신의 머리에 신발의 밑바닥을 대었다.
그리고 밟았다.
와작.
간단히 찌그러졌다.
그렇게나 단단했던 풍신이 피부는, 독이 돌아서 그런지 마치 썩은 토마토처럼 물렁해지더니, 이윽고 대기에 녹아 흩어졌다.
풍신이었던 연녹색의 안개를 바라보면서, 키드는 깊은 한숨을 지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옆에서 아즈마가 피투성이인 채 우뚝 서 있었다.
"어떻게든, 쓰러트렸군요..."
"이런 건 이겼다고 말 못 한다고."
"맞, 습니다."
"그보다도, 몸을 어떻게 해야겠어. 일단 저 녀석들의 마술을 풀자."
"알겠습니다."
비비안 일행에게로 발걸음을 돌리는 키드에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쿄코.
그 진행상황을, 타카츠키 코지는 미동도 하지 않고 지켜보고 ㅇㅆ었다.
"뭘 멍하니 서 있는 거냐. 어이, 너도 도와."
"예? 아, 예예."
"시키가미 아가씨도, 연속으로 미안하지만 회복을 부탁해. 이제 죽을 것만 같아."
"아, 알겠어요."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키드는, 정말 평소대로의 움직임이었다. 아즈마 쿄코도 그렇다. 누구보다도 중상을 입었을 텐데, 두 사람은 이미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ㅡㅡㅡ
조금 전까지 풍신이 있던 장소를, 아즈마 쿄코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간부인데도 그 정도의 강함.
귀신은 대체 어느 정도의ㅡㅡㅡ
'세 명 모두, 부디 조심하기를...'
천장을 우러러보면서, 헤어진 동료들의 무사를 기원했다. 부디, 다음에 만날 때도, 서로가 멀쩡하기를.
◇
마침 그때, 같은 하늘을 바라보던 자가 있었다.
투명한 금발과 몸매 좋은 장신의 여성.
"위쪽은, 벌써 결판이 난 모양이네."
뇌신은 평탄한 어조로 중얼거리고서, 손끝으로 앞머리를 매만졌다.
"네 동료가 해낸 모양이야. 잔챙이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요요. 의외로 좀 하네."
딱히 반응은 없지만, 뇌신은 왠지 딴 사람의 일인 것처럼 내뱉었다.
"저기, 뭔가 말할 것은 없어? 동료들이 이겼는데도?"
그 대사에 대답은 없었다.
혼잣말인 것도 아니다.
적어도 뇌신은 혼잣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단순히, [또 한 사람]이 말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어라, 혹시 벌써 죽었어?"
이제야 눈치챈 듯, 뇌신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선 끝에는, 한 명의 소녀가 있다. 아름다운 백발을 한, 자그마한 소녀.
나인 바스필드가, 뇌신의 오른손에 심장을 관통당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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