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장 22 알고 있어
    2022년 07월 21일 12시 19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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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78/

     

     

     

      레온은 사그레스 왕자한테 걸어갔다.

     

     그는 사그레스 왕자에 압도당한 모양이다.

     자그마한 목소리로 레온이 고한다.

     

     "이제부터...... 신의 이름에 맹세코, 콘라드 라 바리엔테의 대리인 카르멜로와.....필 로스 리얼리스의 대리인 클레어의 승부를 시작합니다."

     

     사그레스는 그 말을 듣고 "좋다." 라고 대답했다.

     결투 개시다!

     

     구경꾼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진다.

     시합은 3번. 상대를 먼저 두 번 쓰러트리는 쪽이 승자가 된다.

     

     나는 목검을 하단으로 들고는 두 다리를 벌렸다.

     카롤리스타류 검술 중 '성월' 이라 불리는 보편적인 자세다.

     

     반면, 카르멜로라는 소년은 검을 앞으로 똑바로 치켜들면서 오른쪽 다리를 가볍게 앞으로 내밀고 있다.

     이상한 자세다.

     그다지 본 적이 없다. 댄스에서 춤추는 듯한 모습인데, 마치 검의 초보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정작 내가 검을 휘둘러 공격하려고 하니, 의외로 공격하기 어렵다.

     춤추는 것처럼 원형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카르멜로는 내 공격을 피해나갔다. 그는 계속 다리를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고, 검 자체가 방패인 것처럼 막아선다.

     

     뭔가...... 특수한 검술이겠지만 정체를 모르겠다.

     방어 중심의 검술인 모양이다.

     

     이대로 가면 이쪽이 지쳐버려.

     .......그럼, 승부를 걸 수밖에!

     

     나는 옆으로 다리를 움직이며 파고들었다.

     빙 돌아서 검을 피하며, 측면에서의 참격을 먹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공격은 읽혀버렸다.

     내 진행방향에 맞춰서, 카르멜로의 검이 춤을 춘다.

     그리고, 나는 복부를 얻어맞았다.

     

     "큭......"

     

     무심코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참는다.

     이 정도라면 못 버틸 정도는 아냐.

     

     하지만, 나는 아픔 때문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1회전은 내 패배인 모양이다.

     

     카르멜로가 싸늘한 눈길로 날 내려다본다.

     

     "상당한 실력이지만, 저는 이길 수 없습니다. 항복하려면 지금입니다만."

     "......웃기지 마!"

     

     "이제 봐주지 않을 테니, 다쳐도 모릅니다?"

     

     카르멜로는 날 비웃었다. 분해......

     하지만 이런 녀석한테 질 수는 없어.

     

     다음 시합까지 짧은 휴식을 취한다.

     

     "누나.......!"

     

     필이 급히 달려왔다. 그 뒤에서 레온도 안색이 새파래져서는 따라왔다.

     

     필은 쪼그려 앉더니 내 얼굴을 들여다봤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다.

     ......걱정을 끼쳤구나.

     난 미소 지었다.

     

     "그렇게 바로 울면 안 돼. 그리고 난 괜찮으니까."

     

     "하지만 누나, 정말 아파 보여서....."

     "이런 거 별거 아냐. 조금 깜짝 놀랐을 뿐인걸."

     

     이건 허세지만, 필의 앞에서는 언제든 듬직한 누나로 있고 싶다.

     나는 손끝으로 필의 눈물을 닦아줬다. 그러자 필이 고개를 흔든다.

     

     "누나가 위험한 꼴을 당하는 건 싫어. 이제 그만두자."

     "아니. 난 포기할 생각이 없어."

     

     "하지만, 날 위해서 누나가......"

     "물론 나는 필을 위해서 싸우기는 하지만, 나 자신도 싸우고 싶어. 왜냐면 나, 저 사람들한테 화났으니까."

     

     그래.

     나는 필을 위험에 빠트리려 한 사그레스 왕자를 용서할 생각이 없어.

     여기서 이겨서, 저쪽에 수치를 안겨주지 않으면 분이 안 풀려.

     

     레온도 미안하다는 듯이 눈을 깔고 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원래는...... 제가 싸웠어야 했는데......"

     "됐어. 내가 말한 일이니."

     "......아가씨는 두렵지 않은 거군요."

     

     "그럴까?"

     

     전혀 두렵지 않은 건 아니고, 카르멜로와의 다음 싸움에서는 다치게 될지도 모른다.

     뭐, 처형당하는 것에 비하면 별일 아니라는 생각도 있어서...... 이상하게도 난 그리 두렵지 않았다.

     

     "두려워하는 기색이...... 아가씨한테서 전혀 안 납니다. 아가씨는....... 정말 용기 있는 분이시네요. 저와는 다르게."

     부끄러워하며 레온이 중얼거린다.

     그에게서 칭찬받는 건 조금 부끄럽다. 평소에는 티격태격하던 사이라서 더욱.

     

     "더 칭찬해도 좋아."

     

     난 놀리듯이 레온한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 숙인 채였다.

     자기가 싸우지 않는다는 죄책감을 아직도 느끼는 모양이다.

     

     난 피식 웃고는, 레온의 금색 앞머리를 쓰다듬었다.

     깜짝 놀라서 날 올려다보는 레온.

     

     "너도 분명 용감한 사람이 될 거야."

     

     "그럴까요."

     

     "자기가 겁쟁이라는 걸 자각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용사가 될 수 있어. 초대 리얼리스 공작의 말씀, 알고 있지?"

     

     레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얼리스 공작가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격언이다.

     레온은 아직 열두 살 꼬마다. 이제부터 성장해서, 용기를 손에 넣으면 된다.

     

     "그러니, 지금은 내게 맡기렴."

     레온은 "예." 라고 작게 중얼거리고는 표정을 풀었다.

     

     "저기..... 아가씨."

     "왜?"

     "슬슬 머리 쓰다듬는 거, 그만두셨으면 합니다."

     "괜찮다구. 레온의 머리카락은 정말 부드러워서 만지는 느낌도 좋고."

     "그, 그만두시라니까요. 모두가 본다구요!"

     

     그러고 보니, 많은 구경꾼들이 있었지.

     난 얼굴을 붉히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키득거리고 있지만, 그 표정은 온화했다. 다만, 구경꾼들 사이에 있는 시아는 어째선지 레온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어쨌든, 이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어.

     저 이상한 검술은...... 대체 뭐람?

     

     카르멜로의 이국적인 외모로 보면, 외국의 검술일지도 모른다.

     

     "......누나, 저기."

     "왜 그래, 필?"

     "나...... 저 검술, 알고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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