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장 23 결판
    2022년 07월 21일 12시 54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79/

     

     

     

     "나...... 그 검술, 알고 있을지도 몰라."

     "정말!?"

     

     내 기세에 놀란 필이, 갈팡질팡한 기색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저건 실바니아의 검술이라고 생각해."

     

     "실바니아라면...... 남방의 섬나라?"

     

     "응. 검술 교본에서 읽은 적이 있어."

     실바니아류 검술은, 원을 그리는 것처럼 이동하며 방어에 힘쓴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의 틈을 보아 반격에 나선다.

     필은 자세히 설명해줬다.

     

     "역시 필이야. 책의 내용을 그렇게나 정확히 기억하다니."

     "왕가의 저택에 있을 때 읽었던 책이야. 그때는...... 따로 할 일이 없어서."

     난 걱정이 들었지만, 필은 미소지어주었다.

     

     "지금은 할 일이 많고, 누나도 있으니까."

     필이 눈을 빛내며 그렇게 말해준다.

     음, 역시...... 필은 귀여워.

     나는 필을 안아주려 했지만...... 피해버렸다.

     

     "누, 누나. 이렇게나 많은 사람의 앞에서 안지 말았으면 해."

     "......미안."

     필은 싱긋 웃었다.

     검술의 정체는 알았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그것도 필이 가르쳐줬다.

     

     그는 내게 넌지시 귀띔을 해줬다.

     책에 적힌 내용에 의하면......

     

     난 그 대책을 듣고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 방법으로 해보자.

     

     "고마워, 필. 덕분에 아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난 레온을 돌아보았다.

     

     "그럼, 다음 싸움을."

     "예, 아가씨."

     

     레온의 푸른 눈동자는 날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일어섰다.

     카르멜로는 "호오." 라고 중얼거렸다.

     

     "싸우는 겁니까."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했잖아?"

     "의외지만, 당신은 제게 이길 수 없습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겠는걸?"

     

     카르멜로는 싱긋 미소 지었다.

     난 그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이길 수 있어.

     

     다시금 결투가 시작되었다.

     카르멜로는 검을 이전과 마찬가지로 들었고......

     그리고 나는, 결투가 시작되자마자 그의 옆으로 뛰어들었다.

     

     "앗....."

     

     내가 품에 파고들자, 카르멜로는 몸을 지키려고 검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 검이 카르멜로의 검을 노렸다.

     

     나는 있는 힘껏 그의 검을 쳐버렸다.

     그러자 카르멜로는 검을 떨어트렸다.

     서둘러 검을 주우려 하는 그의 목덜미에, 나는 검을 갖다 대었다.

     

     "승부 났지?"

     

     결투의 규칙에서는, 상대의 목덜미에 칼을 들이밀면 이기게 되어있다.

     난 단시간에 카르멜로를 이겼다.

     

     실바니아류 검술은, 방어의 검술. 독특한 발놀림으로 내구전으로 끌고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대책은...... 선공. 상대가 방어에 나서기 전에, 검 자체를 공격하면 된다.

     

     난 몸놀림이 빨라서 카르멜로를 쓰러트릴 수 있었다.

     필의 지식과 나의 검술 양쪽이 있었기 때문의 승리다.

     카르멜로는 멍하니 있었다.

     

     곧장 와아! 하는 관객의 환호성이 솟아났다.

     

     난 흐흥 하며 웃었다.

     

     "그렇게나 자신만만했는데, 져버렸네요?"

     

     내가 심술 맞게 말하자, 그는 분해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으로 사그레스 왕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대뜸 당황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냉정하게,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날 바라보고 있었다.

     

     사그레스 왕자는 카르멜로에게 다가갔다.

     

     "이야~ 멋진 패배의 모습이었다. 카르멜로."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이겨 보이겠습니다."

     그렇다. 3차전이 있다.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내 승리는 물 건너간다.

     

     사그레스 왕자는 내게 말을 걸었다.

     

     "다음에도 이길 셈인가?"

     

     "물론이죠."

     "당신은 강하군. 그 강함은 어디에서 오지?"

     

     나는 사그레스 왕자의 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는 "그런가." 라며 중얼거렸다.

     그 금색의 눈은, 뭔가 깊고도 정말 혼탁한 것이 깃들어 보였다.

     

     이윽고 사그레스 왕자는 싱긋 미소 지었다.

     

     "이번에는 우리의 패배로군."

     난 한순간,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항복이라는 뜻인가 보다.

     믿을 수 없어.

     

     물론 난 질 생각이 없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아직 카르멜로가 이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도 사그레스 왕자는 쉽사리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돌아가자, 카르멜로, 콘라드."

     

     "하지만 전하. 저는 아직......"

     반론하려던 카르멜로를, 사그레스 왕자가 흘끗 노려보았다. 그 눈은 정말 차갑고......무서웠다.

     말대답은 용서치 않겠다는 뜻이겠지.

     그러자 카르멜로는 입을 꾹 닫더니, 비지땀을 흘렸다.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콘라드는, 서둘러 가슴에 손을 대며 "모든 것은 전하의 뜻대로." 라며 읊었다.

     

     사그레스 왕자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당신한테 경의를 보내마. 나 자신도 당신과 싸워보고 싶을 정도였다."
     

     "그럴 기회가 있다면요."

     나는 사그레스 왕자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정말 차가웠다.

     

     "기회는 바로 올 거다."

     그렇게 말한 사그레스 왕자는 내 손을 놓으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떠나갔다.

     

     나는 이기게 된 모양이다.

     

     그런 내 가슴속에 찾아온 것은......

     

     "지, 지쳤다......"

     난 그 자리에 힘없이 쓰러졌다.

     걱정하던 레온이 내게 달려왔다. 그리고 시아와 앨리스, 알폰소 님 일행도 내게 달려와줬다.

     결투가 끝났으니, 시중꾼인 레온 이외의 사람도 옆에 올 수 있는 것이다.

     

     구경꾼들도 연이어 내게 칭찬의 말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내게 가장 기쁜 칭찬은......

     

     "누나...... 진짜 멋있었어!"

     

     "고마워, 필. 하지만 이긴 것은 필 덕분이야."

     하지만 필은 고개를 저었다.

     

     "누나가 강해서 이긴 거야. 다음에는 나도 강해져서 스스로 이기게 되고 싶어."

     "필이라면 분명 그렇게 될 거야. 왜냐면 내 동생인걸."

     그렇게 말하자, 필은 정말 기쁘다는 듯 미소 지었다.

     

     "......날 위해 싸워줘서 고마워, 누나."

     그리고 필은 천사처럼 굴곡 없는 미소를 지었다.

     이후로도...... 나는 필의 최강이며 최고의 누나로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이제부터의 학교 생활에 달려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