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장 4 재회2022년 07월 19일 10시 45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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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왕립학교의 강당에 서 있다.
......그렇다.
이곳은 내가 살해당한 장소. 다시 시작하기 전 17살의 내가, 필에게 처형당했던 장소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13살. 1학년들의 입학식 전날이다. 봄의 온화한 저녁 무렵.
강당은 전 학생들이 들어갈 정도의 넓이고,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빛나고 있다.
붉은 양탄자가 깔린 화려한 공간이다.
졸업식 등의 의식에도 쓰이지만 의자를 들여놓으면 파티장도 되고, 댄스홀도 된다.
이 운명의 장소 구석에, 나는 시아와 앨리스와 함께 있다.
난 주먹을 꽉 쥐었다.
"자, 열심히 해야지......!"
이제부터 전 학년 무도회가 열린다.
이번에는 죽지 않기 위해. ......그리고 필의 최고의 누나가 되기 위해!
"클레어 아가씨...... 기합이 들어가 있네요."
앨리스가 눈을 둥그렇게 뜨며 말했다.
난 미소 지었다.
"그야, 오랜만에 필과 재회할 수 있는걸."
앨리스와 시아는 얼굴을 마주 하면서, "필 님은 좋겠다....." 라고 작게 중얼거리고 있다. 시아는 평소의 귀여운 순백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앨리스는 메이드복이 아닌, 연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치장하고 있다. 무도회이고, 앨리스도 귀족영애니까.
여기서는 메이드일 뿐만 아니라 학생이기도 하다. 소매와 스커트 부분은 하늘색으로, 멋들어진 디자인이다.
메이드복을 입고 있을 때와는 인상은 다르지만, 잘 어울린다.
그러고 보니, 학교에 입학한 뒤로 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앨리스는 싱긋 웃었다.
"그야 당연하죠. 시아 님도 저도 [클레어 님 동호회] 니까요."
"잉?"
내가 얼빠진 소리를 내자, 시아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서는 "애, 앨리스 씨......" 라고 작은 목소리로 앨리스의 소매를 잡아당긴다.
앨리스는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모를 분위기로 생글거리며 웃었다.
"앨리스...... 너무 놀리지 마."
"어머나, 저는 언제나 진지한걸요."
흐뭇해하는 앨리스한테, 나는 볼을 부풀려 보였다. 하지만, 아마 내 얼굴은 약간 빨개졌을 것이다.
지금의 내게는 필만 아니라 앨리스와 시아도 있다. 그 점이 정말 든든했다.
우리들 재학생은 남녀로 나뉘어서 강당 오른쪽 구석에서 대기하고 잇다. 알폰소 님도 어딘가에 있긴 하겠지만, 남자라서 나와는 다른 장소에 있다.
뭐, 알폰소 님은 내 약혼남이니, 나중에 반드시 만나게 되겠지만.
하지만 먼저...... 필이 중요하다.
이윽고 강당의 반대편 문이 열리고, 창가로 새어 들어오는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한 신입생들이 성큼성큼 들어온다.
모두 긴장하고 있는 풋풋한 얼굴들이다.
"우리도 1년 전에는 저랬을 거라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네요~"
라고 앨리스가 말했다.
이윽고 신입생 집단 속에, 키가 제일 낮지만 귀여운 소년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바지를 입고서 부끄러워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나와 눈이 맞더니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하얀 뺨에 홍조를 띄웠다.
"클레어......누나!"
필은 곧장 내게 다가와서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귀, 귀여워......"
무심코 저택에서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리고 말았다.
그때의 필은 겁먹은 기색이라서 그건 그거대로 귀여웠지만, 지금처럼 밝은 표정을 짓는 쪽이 훨씬 괜찮다.
난 무심코 필을 끌어안으려 했지만...... 그가 몸을 피했다.
"......누나......딴 사람 앞에서 끌어안는 건 부끄러워서 좀."
"남의 앞이 아니면 괜찮은 거야!?"
내가 몸을 기울이며 말하자, 필은 눈을 부릅떴다.
"따, 딴 사람이 없어도...... 안 된다니까!"
"......시무룩."
낙담한 나를 보고 필이 당황한다.
"하지만...... 누나를 만날 수 있어서 나도 기뻤어."
"정말?"
"응. 그야, 난 그러려고 학교에 월반으로 들어온 거니까."
천사가 아닐까 싶은 보석 같은 눈으로, 필은 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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