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장 17 질투해버려요!
    2022년 07월 16일 12시 18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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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41/

     

     

     

     상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상대이니, 기분을 거스르면 다른 이유로 처형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이 구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왕비를 설득해서 날 구금한 이유를 들을 필요가 있다.

     

     필은 다른 방으로 옮겨지고, 왕태자도 떠났다. 나는 침대 위에 누운 채로 이후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

     

     남아준 앨리스가 내 앞에 서서는, 내게 미소 짓는다.

     

     "제 예상대로 되었네요."

     "앨리스의 예상대로?"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클레어 님과 필 님과 왕태자 전하가 삼각관계가 된다는."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농담도 했었지......"

     

     "농담이 아니게 됐어요."

     

     라며 앨리스가 장난스럽게 회색 눈동자를 빛낸다.

     난 어깨를 으쓱였다.

     

     "왕태자 전하께선 정략결혼으로 나랑 결혼할 예정이었으니...... 딱히 날 좋아하지 않는 거 아냐?"

     

     "어머나, 그런 자신 없는 말씀은 하지 말아 주세요. 지금의 아가씨는, 남자분이라면 누구든 사랑에 빠질 거라구요."

     "그럴려나......"

     "적어도 제가 남자였다면, 분명 클레어 아가씨를 내버려 두지 않았어요!"

     

     몸을 기울이며 앨리스가 말했다.

     난 피식 웃었다.

     

     "왕태자가 아니라 앨리스가 내 약혼자였으면 좋았을걸. 그랬다면 이런 곳에 구금당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안심하면 안 돼요. 제가 아가씨의 애인이라면, 아가씨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방안에 가둬두고는 익애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그건 무섭지만, 그래도 앨리스가 상대라면 좀 즐거울지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앨리스도 수긍했다. 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며 키득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말이죠, 왕태자 전하는 정말로 질투하고 있어요."

     "그래?"

     

     "네. 클레어 아가씨께서 필 님과 너무 사이좋게 지내서 그래요. 왕태자 전하의 삐진 얼굴, 정말 귀여웠거든요."

     "으음....."

     

     난 팔짱을 끼웠다.

     

     "질투라...... 필은 내 동생이고 아직 쪼끄만 어린애인데."

     

     "클레어 님도 자그맣잖아요. 이제부터 두 분 모두 성장할 텐데요."

     앨리스의 말에, 난 그만 웃고 말았다. 그녀는 내가 웃은 이유를 몰라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내 몸은 12살이지만, 정신연령은 17살. 14살인 앨리스보다 연상이라구.

     

     앨리스는 슬쩍 내 머리에 손을 대더니, 내 갈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앨리스?"

     

     "아가씨는, 이전과 달라지셨네요."

     

     뜨끔.

     

     "이전까지의 클레어 아가씨는 제 여동생같았지만....... 지금은 왠지 언니 같은 느낌도 드네요."

     "그래도 앨리스 쪽이 나보다 백배는 야무지다고 생각해."

     

     "그럴까요. 저였다면, 아무리 동생을 위해서라지만 위험한 동굴에 함께 갈만한 용기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건, 뭐, 그...... 어쩔 수 없었다고나 할까......"

     

     "필 님께서 곤란해지니까요. 그만큼 클레어 아가씨는 필 님을 소중히 하는 거네요. 하지만......"

     "하지만?"

     

     앨리스의 회색 눈동자가 빛나더니, 일부러 볼을 부풀리며 말한다.

     

     "조금 질투해버릴지도 몰라서요."

     "뭐?"

     

     "이전까지는 저만의 클레어 아가씨였는데, 왠지 필 님한테 빼앗긴 듯한 느낌이잖아요."

     앨리스는 부끄러운 듯 웃었다.

     

     "지금 것은 농담이랍니다. 잊어주세요, 클레어 아가씨."

     그리고 인사한 앨리스는, 등을 돌리고 떠나가려 했다.

     난 앨리스의 팔을 재빨리 붙잡았다.

     앨리스가 돌아보자,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서 앨리스를 꼭 끌어안았다.

     

     그녀가 깜짝 놀라 눈을 휘둥그레 한다.

     

     "아, 아가씨?"

     

     "나도...... 앨리스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했어."

     

     "전 아가씨의 앞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아가씨께서 절 필요로 하는 한."

     

     앨리스의 말은, 전에 내가 필한테 말했던 대사와 거의 같았다. '필이 필요로 하는 한, 나는 필의 곁에 있을게.' ......필이 날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었다.

     앨리스도 분명, 내가 앨리스를 필요하지 않게 생각할 때가 온다고 우려하고 있을 것이다.

     나와 앨리스는 주인과 하인이라는 관계다.

     하지만......

     

     "나한테 앨리스는 꼭 필요한 존재야. 왜냐면, 앨리스는...... 내 언니인걸."

     앨리스는 기쁘게 미소 짓더니, 다시 한번 내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그렇네요. 클레어 아가씨께서 필 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저도 클레어 아가씨를 소중히 생각해요. 하지만..... 분명 클레어 아가씨는 혼자서도 괜찮아요. 필 님도 왕태자 전하도, 클레어 아가씨를 필요로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내겐 앨리스의 힘이 필요한걸."

     필, 시아, 그리고 앨리스.

     이 세 사람이 내 편이다.

     왕비를 설득할 때, 누군가가 함께 있어줬으면 한다.

     필은 너무 어리고, 시아는 데려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앨리스, 왕비님의 설득을 도와줄래?"

     

     "네. 아가씨를 위해서라면요."

     

     앨리스는 날 끌어안으면서, 부드러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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