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1 화
    2020년 11월 08일 01시 19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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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21/





     안내의 지시대로 말하고 보니, 소귀의 보라색이었던 눈동자와 뿔이 반쯤 붉게 물들었다.


     그것과 동시에 텐지는 명치 약간 아래를 괴로운 듯 부여잡기 시작했다.


     "윽!? 뭐, 뭐야!?"


     '혹시 췌장!?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담보로 삼았기 때문에 무슨 일을 당하는 건가?'


     그 뜨거움은 30초 정도 지속되다가, 차츰 가라앉았다.


     이때의 텐지는 몰랐지만, 췌장에는 적귀의 문양으로 불탄 흔적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것은 지옥수가 계약할 때에 사용되는 각인이며, 만일 텐지가 적귀와의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담보로 삼았던 췌장을 적귀에게 먹히게 된다.


     그 계약 내용은 [왕을 성취한다] 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텐지가 알게 된 것은 조금 나중의 일이었다.



     

     "후우, 도대체 뭐가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 없는걸."


     텐지는 뜨겁다고 하는 아픔에서 해방되어, 소귀의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 이걸로 진짜 끝난 건가."


     텐지는 지금까지의 일을 떠올리며, 그런 약한 소리를 중얼거렸다.


     "저기, 소귀. 이름은?"


     하지만, 소귀는 "옹" 이라고만 말할 뿐이었고 무표정함은 변하지 않았다.


     '갑자기 소귀와 계약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렇게 마음 속으로 절실하게 한탄하던 때였다.


     다시금, 그 안내 목소리가 뇌에 직접 울렸다.


     <지옥퀘스트 [적귀와의 만남] 이 클리어되었습니다. 클리어 보수 세 가지가 증정됩니다. 5등급 [적귀] 의 해방, 5등급 무기 [적귀도], 5등급 장비품 [적귀링] 은 귀환 후, 오리지널 염마의 서에 반영됩니다. ㅡㅡ30초 후에 귀환합니다>


     그것은 이 지옥같은 퀘스트의 종료 안내였다.


     텐지는 '클리어' 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달성감을 온몸으로 느끼고는 무의식적으로 "좋아!" 라며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옹."


     그러자 소귀가 일어서서, 텐지의 머리에 턱 하고 상냥하게 손을 놓았다.


     그 따뜻함은 마음 속에서부터 "힘냈어." 라고 칭찬하는 듯한 감정이 담겨져 이어서, 생각도 못한 방향에서의 칭찬에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서, 텐지의 눈에서 의지에 반해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 적대하고 있었던 소귀였기 때문에,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던 것일지도 모른다.


     눈물 방울이 뚝뚝 볼을 타고 내려가서, 낙엽 위에 떨어졌다.


     "고, 고마워."


     "옹옹."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니, 역시 이곳의 하늘은 붉었다.


     "아마, 여기가 [지옥영역] 이라는 장소겠지."


     텐지는 왠지 모르게, 이곳에 바로 돌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일단 나중에 소환해 볼게. 그 때는 잘 부탁한다, 소귀 군."


     "옹옹."


     그렇게 말한 소귀의 표정은 역시 무표정했지만, 텐지에게는 왠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텐지도 웃음으로 대답해주었다.


     <아마시로 텐지를 귀환시킵니다. 동시에 적귀종의 지옥영역에 [4등급 이하의 몬스터] 가 해방되었습니다. 이후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주인>


     그 안내와 동시에 다시금 염마의 서 모조품이 나타나서, 혼자서 휘리릭하며 페이지가 넘어가고, 어느 페이지에서 멈췄다.


     그리고 눈부신 빛을 발하자, 텐지의 몸이 책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자리에 남은 소귀는, 주인이 떠나가자 목적없이 지옥영역을 방황하기 시작했다.


     "가루우우우우우!"


     "옹."


     소귀는 앞에 선 것은 필설로는 형용할 수 없는, 오니가 되다 만 듯한 모습의 몬스터였다.


     소귀는 그 몬스터를 마치 개의치 않는 태도로, 손날을 내리쳤다.


     몬스터는 어찌할 도리도 없이 몸의 절반이 잘라져서 고깃덩어리가 되어, 힘없이 쓰러졌다.


     그리고, 소귀의 머리 속에 그 안내가 울려퍼졌다.


     <주인에게 [1] 의 경험치를 보냈습니다>

     

     "옹."


     그렇게 소귀는 지옥영역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가까운 미래에, 왕이 탄생하는 그 날까지 자신은 왕을 위해 계속 싸우기로 맹세하며.



     † † †..



     굴절되었던 시야가 돌아오자, 텐지는 던전에 엉덩방아를 찧고 있었다.


     "아얏."


     왜 지옥영역에 갔다 오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매번 엉덩방아를 찧어야 하는가, 의문으로 생각하는 텐지였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봤지만, 그 자리의 모습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아, 있다."


     발치에는 염마의 서가 무방비하게 굴러다니고 있었는데, 그걸 주우려고 손을 뻗었지만 책이 혼자서 두둥실 떠올라서 휘리릭하며 페이지를 넘겨나갔다. 그러자, 어느 페이지에서 책이 멈췄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이건 '염마의 서가 보내는 말' 이라고 생각하며, 그 페이지를 눈으로 들여다보았다.



     ――――――――――――――――

    『소환가능 지옥수』

    【적귀종】:

     ・소귀(5등급)

     ――――――――――――――――



     "과연, 역시 책의 백지에는 의미가 있었구나."


     텐지는 그 변화를 보고, 지금까지 불가사의로 생각하고 있던 의문이 해소되었다.


     "먼저.....다른 페이지도 볼까."


     텐지는 천천히,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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