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후일담 제9화 전 마을사람A는 돌파구를 열다
    2022년 07월 02일 13시 57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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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700427386138760

     

     

     

     "로 님. 미궁은 만들 수 있는 건가요?"

     

     놀란 아나가 문득 떠올랐다는 기색으로 물어보았다.

     

     "당연하지요. 미궁 또한 만들어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지요."

     "미궁은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나요?"

     "그건 아닙니다."

     

     놀라는 아나에게, 변태는 미소 지은 채로 깨끗이 부정했다.

     

     "그럼,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나요?"
     "대부분은 신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네?"

     "뭐? 신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잖아?"
     "그렇겠지요. 지금의 두 사람으로선 어렵겠지요."

     으음? 무슨 뜻이지? 스스로 만들면 된다 말해놓고서, 우리들은 만들 수 없다니?

     

     "미궁을 만들어내려면 인지를 초월한 힘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하에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은 불가능하지요."

     "그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럼 문제의 해결이 안 되잖아?"
     "그렇지도 않은 것입니다."

     변태는 그렇게 말하며 내 쪽을 바라보았다.

     

     "무슨 뜻이야?"

     그렇게 물어본 나를, 변태는 다시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의 침묵이 흐르자, 변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궁을 만들려면, 신의 힘을 강림시키고 행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의 힘을 강림?"
     "그렇습니다. 핮만, 두 분의 마력은 전혀 그 영역까지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두 사람한테는 어렵다] 라는 것입니다."
     "로 님. 그럼 어떤 수행을 해야 그런 마력을 얻을 수 있나요?"

     "아나스타샤. 좋은 질문입니다. 마력을 얻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보통의 수행만으로는 필요한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하겠지요. 신에게서 최고 수준의 가호를 받은 다음 수십 년에 걸쳐 노력을 계속한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그럼, 다른 방법은 뭔가요?"

     "자신의 마력이 부족하다면, 다른 것에서 마력을 빌리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 것에서 빌리다니요?"

     "예. 예전에 로린가스가 썼던 방법과 같습니다."
     "로린가스 님이!?"
     "그렇습니다. 달의 마초의 씨앗을 먹는 겁니다. 그럼 상당한 확률로 목숨을 잃지만, 목숨을 잃지 않는다면 사람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은 마력을 얻게 되겠지요."
     "목숨을, 잃는다!?"
     "그렇습니다. 목숨을 잃는지 아닐지는 먹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하지만 사명이 있는 두 사람이라면, 분명 신께서 구해주시겠지요."

     아니, 그건 거의 최후의 수단이잖아. 애초에 아나한테 그런 위험을 지울 생각은 없어. 만일 먹는다 해도 내가 씨앗을 먹는 편이 나아.

     

     그렇게 말하려 했을 때, 나보다 먼저 아나가 입을 열었다.

     

     "제가 할게요."
     "아나!?"

     "아렌은 람즐렛 왕국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에요. 여기서 목숨을 거는 일을 시킬 수는 없어요."
     "아니! 아나야말로 필요해! 난 람즐렛의 피를 이어받지 않았어. 그리고 아나가 있기 때문에 람즐렛의 일원이 된 거야. 아나가 없는 세상 따윈!"

     "하지만 아렌. 당신이 없으면 람즐렛은ㅡㅡ"

     "싫어! 난 아나와 함께 살아갈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나는 아나의 손을 잡았고, 아나도 내 손을 잡아주었다.

     

     "아렌......"
     "아나......"

     "둘 다.기분은 잘 알겠지만, 둘만의 세계에 들어가는 건 조금 뒤에 해주시길."
     ""아......""

     

     갑자기 지적당하자 부끄러워진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놓았다.

     

     "아시겠습니까?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혼자서 먹을 때입니다. 한 번에 먹는 양을 적절히 줄이면 목숨을 잃을 일은 없습니다."

     

     그걸 먼저 말하라고.

     

     "그리고, 슬슬 달의 마초가 꽃을 피울 계절입니다. 달의 마초가 있는 숲까지 안내해드리지요. 저도 그 숲에는 방문해야 할 일이 있으니 말입니다."

     과연. 숲의 마녀의 말투로 보아 변태와 뭔가의 일이 있었던 느낌이었으니, 변태 나름대로 뭔가 이유가 있는 거겠지.

     

     "그럼 아나스타샤. 미리를 데려간다고 여왕한테 전해주십시오."
     "네."

     아나는 변태의 말에 순순히 따라서 여왕을 찾아갔다.

     

     "아~ 피곤하다구."
     "너도 여전하구만."
     "아렌 씨도 여전히 입이 험하다구. 그리고 이몸이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아렌 씨는 단서도 없이 이곳저곳 다니는 꼴을 당했을 거라구."
     "그, 그래. 그건 뭐, 감사하고 있어."
     "감사한다면 빨리 딸을 낳아서 데려오라구."
     "......너, 정말로 기분 나빠."

     앗, 그만 본심이 나오고 말았다.

     

     "시, 실례라구! 이몸은 단순히 귀여워해주고 싶을 뿐이라구! 애초에, 아렌 씨는 이몸의 동지 아니냐구!"

     "아니, 절대 아닌데."
     "그렇게는 말해도, 아렌 씨는 딸을 낳으면 그 아이를 총애할 것이 틀림없다구! 빛의 정령의 예언이라구!"
     "......그보다, 왜 딸이 태어난다는 전제냐고. 남자일 가능성도 있잖아?"
     "딸이라구! 빛의 정령의 예언이라구!"

     "저주의 말로만 들리는데?"
     "여, 여전히 실례된다구!"

     

     변태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경직된 미소를 지었다.

     

     "뭐, 뭐. 저주는 너무 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 태어날지는 아직 모르니까."
     "그렇지 않다구! 분명 딸이라구!"

     

     변태는 그렇게 말하며 어째선지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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