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70화 마을사람A는 악역영애를 탈환한다
    2022년 06월 26일 11시 30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006887

     

     

     

     "그럼, 이렇게까지 망가졌으면 어찌할 수 없으니 잽싸게 마검의 힘으로 물들여볼까요."

     그렇게 말한 남자가 뭔가의 주문을 작게 외우자, 아나가 쥐고 있던 마검에서 검은 것이 솟아 나오더니 아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나는 천천히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 아.....렌

     

     아나가 그렇게 말한 것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아나가 소리 내어 말한 것은 아니다.

     

     아나의 눈에는 초점이 없어서, 그 눈동자가 뭔가를 비춰낼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 아나는, [은밀] 스킬로 보이지 않는 나를 향해 손을 뻗은 것이다.

     

     마치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아는 것처럼.

     

     그리고 구해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실은 어떻게 해야 원래대로 돌아갈지도 알고 싶었지만, 이제 참을 수 없어!

     

     이 이상 아나한테 무슨 짓을 하게 놔둘까 보냐!

     

     나는 칼라시를 왕태자와 또 한 명의 남자에게 각각 두 발씩 쐈다.

     

     왕태자는 왼쪽 가슴과 머리에 한 발씩, 또 한 명의 남자는 옆구리와 왼쪽 어깨에 한발 씩 명중했다.

     

     "크, 헉. 어, 느 틈에.'

     남자는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며 놀라고 있다. 한편 황태자는 피바다를 만들며 쓰러져 꿈쩍도 안 한다. 아마 이 녀석은 즉사겠지.

     

     탕

     

     나는 남자의 오른쪽 무릎을 쏘았다.

     

     탕

     

     그리고 왼쪽 무릎을 쏘았다.

     

     탕

     

     그리고 오른쪽 어깨도 쏘았다.

     

     이제 전혀 저항할 수 없을 터.

     

     그리고 이 남자도 피를 대량으로 흘리고 있다. 이제 오래가진 않을 것이다.

     

     안전을 확보한 나는 서둘러 아나한테 달려가서는, 손에 들고 있는 검은 무언가를 발하는 마검을 떼어냈다.

     

     "아나! 정신 차려! 아나!"

     하지만 아나의 눈은 허공을 바라볼 뿐이고 내 부름에 반응하지 않는다.

     

     "너! 아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나는 허리의 단검을 뽑아서 남자의 미간에 갖다 댔다.

     

     "하하하. 뭐야. 네가 저것의 애인인 아렌인가? 안 됐지만 늦었어. 이미 저것한테 의지는 남아있지 않다고."
     "질문에 대답해!"
     "흥. 마검이 조종하게 만들려고 마음을 부쉈을 뿐이다. 너를 꽤나 좋아했던 모양이지만, 오는 게 늦었어. 뭐 좋아. 이걸로 다시 저건 네 것이다. 하지만, 이제 임신하는 정도의 사용처만 남았지만 말이지. 하하하하."
     "이 자식!"

     

     나는 분노에 몸을 맡기고 그 남자의 안면을 단검으로 베었다.

     

     "큭, 하, 하하하. 하지만 어차피 너도 여기서 나갈 수는 없지. 저승길 선물로 한번 해두는 게 어때?"

     

     그렇게 말하고서야 퍼뜩 깨달았다. 아무래도 총성이 들린 모양이다.

     

     누군가가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흥. 전하를 죽였으니, 자랑스럽게 여겨라. 이런 좋은 암부가 있는데도, 어째서......그런......"

     그렇게 말한 남자는 의식을 잃었다. 너무 피를 많이 흘린 탓으로 보인다.

     

     나는 심장을 쏘아 끝장을 내줬다.

     

     그러고 나서 풍마법으로 두 사람의 목을 베어 갖고 있는 마법의 가방에 담았다.

     

     분명 나는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이고 만 모양이다.

     

     이런 짓을 했는데도 내 감정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마물을 해체하는 듯한 기분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아나를 무사히 데려온다, 그것뿐이다.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결코 그 순서를 틀려서는 안 돼.

     

     어머니의 그 말이 나를 뒤에서 밀어주고 있다.

     

     그러고 나서 주위의 벽을 재료로 삼아 마검 전체를 감싸는 검집, 아니 꾸러미라고 하는 편이 좋겠지만, 그런 물건을 연성해서 마검을 허리춤에 찼다.

     

     들고 옮기는 건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아나를 안고 도망치...... 려고 하던 차에 병사가 도착하고 말았다.

     

     "전하! 귄터 님!"

     

     에에이, 어쩔 수 없지.

     

     나는 사이가를 꺼내서 쏴주었다.

     

     일격에 쓰러진 병사를 두고, 나는 아나를 업은 다음 서둘러 달려갔다.

     

     계단을 뛰어오르자 그곳에는 이미 많은 병사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그 녀석들한테 총을 쏴주었고, 때로는 풍마법으로 날려버려서 적병을 쓸어버리면서 [은밀]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하지만 적병이 너무 많은 탓에 그럴 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억지로 뒤뜰로 향하는 길을 개척하며 나아갔다.

     

     마침 그때였다.

     

     "드. 드래곤이다~!"

     "뭐라고? 어째서 드래곤이 제도를?"
     "에에이, 절반은 드래곤을 정벌하러 가라!"

     

     그래, 멜리사와 제롬 군이구나!

     

     고마워!

     

     나는 사이가에서 칼라시로 바꿔 들고는 사격했다. 연사 성능이 뛰어난 자동소총 쪽이 제압에 더욱 어울린다.

     

     사람 수가 줄어든 덕분에 쉽사리 적병을 제압한 나는, 아나를 고쳐 업고는 [은밀]을 발동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아나를 데리고 브이톨改가 묻혀있는 뒤뜰로 도착했다.

     

     하지만, 내 움직임으로 뒤뜰에 올 것을 미리 예상한 모양이다. 

     

     상당한 수의 병사가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은 이쪽이 유리하다.

     

     나는 연성으로 폭탄의 수류탄 버전을 만들어내서, 뒤뜰의 병사들 한가운데로 던졌다.

     

     나는 바로 몸을 웅크리고는 한 팔로 두 귀를 가리고 입을 벌리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남은 손으로 아나의 한쪽 귀를 닫아주고, 다른 귀는 연성으로 변형시킨 흙으로 막아줬다.

     

     잠시 뒤, 지면에 닿아서 깨진 수류탄 안의 압축공기가 폭발했다.

     

     내가 얼굴을 들어 확인하자, 뒤뜰에 있던 병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쓰러졌는데,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상태가 되어있었다.

     

     나는 다시 칼라시로 방해되는 병사들을 쓸어버리고서, 아나를 업고서 뒤뜰의 브이톨改를 묻은 위치로 달려서 이동했다.

     

     "연성."

     

     나는 브이톨改를 지면 밑에서 꺼내서는 아나를 태우고 고정시켰고, 그 위로 엎드리는 것처럼 올라탄 다음 풍마법 엔진을 가동시켜서 이륙을 시작했다.

     

     나야 부탁이다! 초조해하지 마! 진정해!

     

     수직이륙은 특히나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다.

     

     각 엔진의 출력 밸런스를 잡으면서 점점 출력을 올려나가자, 나와 아나를 태운 브이톨改는 공중으로 둥실 떠올랐다.

     

     "적은 어디냐!"
     "대장! 뒤뜰에 이상한 벽이!"

     브이톨改의 고도는 곧장 벽의 높이를 넘어섰다.

     

     "뭐냐 저건!"

     "뭔지는 모르겠지만 화살로 떨어트려라!"

     

     나는 서둘러 추진용 엔진을 작동시켰다.

     

     옆을 향한 G가 걸리며, 브이톨改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적병이 화살을 쏘는 게 빨랐다.

     

     "맞아라!"

     

     그런 목소리와 함께 쏜 화살은 조종자인 나를 향해 똑바로, 아니 내 밑에 있는 아나를 향해 날아오고 날았다.

     

     나는 몸을 비틀어 화살을 받아냈다.

     

     "크, 으윽."

     화살은 내 왼쪽 옆구리 부근에 명중했고, 그곳에서 엄청난 격통이 달려왔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아직 살아있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나를 데리고 돌아간다!

     

     기합으로 풍마법 엔진을 작동시키자, 우리를 태운 브이톨改는 점점 그 고도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걸 적병이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다.

     

     "놓치지 마, 쏴라!"

     

     그런 호령과 함께 이번에는 대량의 화살이 날아왔다.

     

     위험해!

     

     직감적으로 격추될 것을 각오한 순간, 눈앞에 검은 거체가 나타났다!

     

     그 검은 거체는 날아온 화살을 전부 몸으로 받아내줬다.

     

     "제롬 군!"

     "아, 아렌 씨, 괘, 괜찮아요? 짜, 짜, 짝은?"
     "어떻게든 되찾았어."
     "그, 그럼, 돌아가요? 아니면 전부 없애도 돼요?"

     "아니, 그것보다 제롬 군, 방금 전의 화살은? 괜찮아?"

     "괘, 괜찮아요. 전, 그, 이래 뵈어도 비늘만큼은 단단하거든요."
     "좋아, 그럼 도망치자."

     우리를 태운 브이톨改는 속도와 고도를 올려나갔다.

     

     이렇게 우리들은 곧장 제국군의 무기가 닿는 범위에서 벗어난 안전권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여유가 생긴 나는 고개를 돌려 제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궁전과 귀족가 부근을 중심으로 대량의 불길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마을 중심부에 있는 거대한 첨탑이 많이 있는 높은 건물은, 그 첨탑이 전부 잘려나가서 평평한 정육면체로 리폼되었다.

     

     아무래도 제롬 군과 멜리사가 열심히 날뛴 모양이다.

     

     "멜리사는?"

     "저, 저기에."

     내 물음에 제롬 군은 머리를 써서 방향을 가리켰다. 내가 그쪽을 보니, 멜리사가 대단한 속도로 이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다행이다. 무사한 모양이다.

     

     "아렌 씨? 다행이네. 되찾았구나. ......어다? 그 애, 어떻게 된 거니? 상태가 이상하지 않아?"

     "실은......"

     나는 멜리사와 제롬 군한테 일의 전말을 말해줬다.

     

     "그래서, 나는 늦고 말아서....."

     "요, 요, 요, 용서 못해. 역시 절반이 아니라 전부 죽인다."
     "그래, 찬성이야."
     "미안. 죽이는 건 나중으로 해줘. 먼저 아나를 의사한테 보여주고 싶어. 그리고 미안하지만 죽일 때는 나도 불러줘."
     "......그래. 알았어."

     

     이렇게 아나를 탈환한 나는, 곧장 람즐렛 대공령의 영도 비헨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젠장! 내가, 내가 늦어버린 탓에!

     

     젠장! 젠장!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