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60화 마을사람A는 2학기에도 학교에 다닌다
    2022년 06월 25일 15시 00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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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0297169

     

     

     

     여름 방학은 나와 아나 사이에 타인한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겨났지만, 그것 이외는 순조롭게 끝났다. 우리들은 결국 모험가와 나라의 관계성에 대해 다각적인 관점에서 논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참고로, 이 보고서를 쓰는 김에 아나와 둘이서 바람의 산의 미궁을 돌파했다. 그 덕분에 미궁 답파의 실적이 추가됨과 함께, 최연소 B랭크 모험가로 승격되고 만 것은 약간의 애교라 볼 수 있다.

     

     이것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내가 공작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아나의 레벨업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 세상에서 특히 희귀한 두 가호를 지닌 아나의 레벨업은, 개인의 힘만이 아닌 람즐렛 공작가의 영토 전체를 보다 강하게 해 줄 것이다.

     

     뭐, 어차피 유사시에는 선두에 나서서 싸우겠다고 말을 꺼냈으니, 그렇게 되었을 때를 위한 보험이기도 하다.

     

     그래, 바람의 산의 미궁을 공략할 때 그 보물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공기사의 검을 보여주자 아나가 눈을 빛냈다.

     

     그래서, 다음 아나의 생일에 선물해주기로 약속했다.

     

     작년에는 아쉽게도 신분의 벽이 있어서 축하조차 못해주었다. 그래서 나로서도 문화제 후에 다가올 아나의 생일이 지금부터 기대되어 견딜 수 없다.

     

     그리고, 아나는 내가 선물한 대역의 반지와 엘프의 여왕이 준 요정의 머리장식을 벗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반지에 대해서는 특히 여러 가지로 소문이 났지만, 아나는 누구한테서 받았는지는 결코 말하지 않고 귀족영애다운 미소로 일관했다.

     

     그래도 마가렛과 이자벨라는 알아챈 모양이지만.

     

     다만, 요정의 머리장식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것은 게임에서도 쓰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그 모양을 에이미가 알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아나의 머리에 요정의 머리장식이 있음을 알게 된 에이미는 당연하게도 격노하면서 소동을 일으켰다.

     

     "잠깐, 왜 당신이 내가 받아야 할 머리장식을 차고 있어! 돌려내!"

     

     2학기의 개학식 날, 에이미가 그렇게 아나한테 따지고 들었다.

     

     "넌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이건 내가 어떤 고귀한 분한테 받은 소중한 보물이다. 이건 네 것이 아니고, 누구가 부탁해도 줄 수는 없다."

     아나는 당연하게도 거부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에이미의 주장이 이상하다는 점은 뻔했지만, 왕태자는 아무런 의문도 갖지 않고 에이미의 말을 믿으며 아나한테 명령했다.

     

     "무슨 말하는 거냐. 그 머리장식은 에이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상한 말 말고 빨리 에이미한테 그 머리장식을 돌려줘라."

     

     왕태자가  그렇게 말하며 아나한테 머리장식을 돌려내라고 명했다.

     

     나로서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제정신을 차렸으면 했지만, 이건 이미 글러먹은 걸지도 모른다.

     

     "전하. 자신이 무슨 말씀을 하신 건지, 정말로 이해하고 계십니까?"

     "당연하다! 그러니 빨리 그 머리장식을 돌려내."

     

     말이 통하지 않음에 아나가 멈칫하자, 그 순간 레오나르도가 머리장식을 강제로 빼앗으려 손을 뻗어왔다.

     

     그 순간, 머리장식에서 빛이 나오자 레오나르도는 날아갔고, 개학식이 막 끝난 강당의 벽에 세게 부딪히게 되었다.

     

     그리고 아나의 머리장식에서 무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령의 인정을 받은 자에게서 그 증표를 빼앗는 자에게 벌을."
     "벌을."
     ""벌을.""

     """"벌을.""""

     """"""벌을.""""""

     

     마치 돌림노래처럼 연이어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는 점점 늘어났다.

     

     "정령의 아이를 해하는 자는 누구냐."

     "누구냐."
     ""누구냐.""

     """"누구냐.""""

     """"""누구냐.""""""

     

     그 순간 강당은 공황 상태가 되었고, 다른 학생들은 앞다투어 강당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에이미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겁먹은 표정으로 아나를 쳐다보았고, 왕태자 일행은 미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놀란 기색으로 아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아나를 감싸는 것처럼 앞으로 나섰다.

     

     "전하, 이 머리장식은 아나스타샤 님이 고귀한 분한테서 받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대로 강제로 빼앗으려 하면 벌을 받게 되는데, 그럼에도 에이미 님의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큭. 하지만."

     

     그 표정을 보아하니, 자신이 억지를 부리고 있음을 이해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그런 와중에, 에이미만큼은 나를 잡아먹을 듯이 놀려보고 있다.

     

     "마, 맞아! 이 녀석이야! 이 녀석이 전부 이상하게 만들었어! 나는 성녀가 되어야만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는 끝장나버리는걸!"

     

     내가 보기에는 에이미도 제정신으로 안 보인다. 멜리사를 통해 들은 거지만 비룡의 계곡에서는 평범한 와이번의 일격으로 당한 모양이니, 이제 이 녀석은 빨리 이 환경에서 물러나게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잠깐! 뭔가 좀 말해봐!"

     

     에이미는 추태를 벌이고 있음도 깨닫지 못한 채 우리들한테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 이제 나도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말해서는 안 될 대사를 입에 담고 말았다.

     

     "에이미 님, 당신이 뭐라 말하든 이 머리장식은 아나스타샤 님의 것입니다. 이제 꿈 좀 깨십시오. 에이미 님이 무슨 꿈을 꾸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현실입니다. 제대로, 지금 눈앞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봐주세요. 이 세계에 히로인 따윈 없습니다. 아나스타샤 님은, 그리고 전하도, 마르크스 님도, 오스카 님도, 레오나르도 님도, 그리고 에이미 님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모두 인간이며, 그 밖에도 더욱 많은 사람이 존재합니다."

     

     이곳은 게임의 세계가 아니고, 게임을 알고 행동하는 것은 너뿐만이 아니다.

     

     전생의 상식이 있다면, 그 정도는 알 것이다.

     

     그런 부탁의 의미를 에이미는 제대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눈을 부릅뜬 에이미는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는 천천히 강당을 떠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이걸로 에이미에 의한 개입은 멈출 거라 생각했다. 분명 반성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희망적 관측에 지나지 않았음을, 나는 훗날 뼈저리게 통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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