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7화 마을사람A는 악역영애와......
    2022년 06월 25일 09시 14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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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0252082

     

     

     

     그 후, 엘파의 마을에 야단법석이 일어났다.

     

     빛의 정령이 인간 여성에게 축복을 주었다.

     

     10년에 한 번 있는 여름 축제에서 일어난 이 일을 모르는 엘프는 없다.

     

     이 일로 아나는 완전히 마을의 엘프들한테 인정받고 받아들여졌다. 거기까지는 좋았지만......

     

     "아렌 님, 아나스타샤 씨, 축하해요."

     여왕님이 우리한테 축하의 말을 해준다.

     

     "고, 고맙습니다."
     "흐, 흥. 하지만 어울리는 부부네."

     셰릴라루라 씨도 그렇다. 하지만, 결혼한 것은 아닌데

     

     """축하해~"""

     "고, 고맙습니다."

     보는 대로, 나와 아나는 현재 완전히 부부로 취급되고 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그 이벤트는 엘프의 결혼식 같은 것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엘프의 경우는 인간처럼 결혼이라는 개념이 없다.

     

     사이가 좋아지면 파트너가 되어 부부 같은 관계가 되고, 사이가 틀어지면 조용히 헤어진다고 한다.

     

     다만 이 여름 이벤트를 뛰어넘은 경우는 별개라는 모양이라서, 이 이벤트에 참가한다는 것은 아이를 만들고 싶다는 의사표시라고 한다.

     

     그리고 전에 솔로 운운했던 그 녀석들은 뭐였냐면, 아무래도 그런 역할로 정해진 엘프들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중 1명은 파트너도 있고 아이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이벤트에 즉흥적으로 참가해서 뛰어넘고 말았으니, 당연히 엘프들은 우리가 그 정도로 깊은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한마디 해두고 싶다.

     

     그렇게나 중요한 일이라면 먼저 말해!

     

     그런 내게 아나가 말해왔다.

     

     "저기, 아렌. 나는 이 마을이 정말 좋다. 엘프들도, 정령들도 모두 행복해 보여."
     "맞는 말씀입니다."
     "백성한테서 세금을 거둬들이고 그 돈을 써서 쓸데없이 사치를 일삼는 왕족도 귀족도 없다. 누구나 평등해."
     "예."
     "왜 인간은 이럴 수 없는 걸까......"

     

     그렇게 말하는 아나의 표정은 매우 슬프게 보였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엘프들과 정령들이 제각각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고 있다.

     

     엘프의 마을의 공주님인 셰릴라루라 씨도 그 안에 섞여서 즐겁게 춤추고 있는데, 그곳에는 신분의 벽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셰릴라루라라는 한 명의 엘프가 존재하고 있을뿐이다.

     

     "왕이란, 귀족이란 대체 뭘까?"

     "아나......"

     "하지만, 역시 인간한테는 무리겠지."

     아나는 그렇게 쓸쓸히 중얼거리고는 내게 머리를 맡겼다. 나는 그런 아나의 어깨를 안아서 부드럽게 지탱해주었다.

     

     "저기, 아렌. 여기라면 람즐렛 공작영애가 아닌, 한 명의 아나스타샤로 있을 수 있을까?"

     "......그렇겠죠."

     

     사랑스럽다, 소중히 하고 싶다, 지키고 싶다. 그런 마음이 안에서 솟구친다.

     

     "그렇다면 아렌도, 평민의 아렌이 아닌, 한 명의 아렌으로 있어줄 건가?"

     

     젖은 눈으로, 아나가 매달리듯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 입술을 포갰다.

     

     그 시간은 마치 영원한 듯 생각되었고, 그래서......

     

     

     

     

     엘프 마을의 밤은 깊어간다.

     

     여기는 결코 인간이 들어올 수 없는 미로의 숲의 안쪽. 10년에 한 번, 흥겨운 음악과 댄스가 새로운 커플의 탄생을 축하하며 울려퍼지고 있다.

     

     그리고 그날 밤,  나와 아나는......

     

    ****

     

     내가 눈을 뜨자, 왼팔의 감각이 전혀 없었다.

     

     아, 그랬었지.

     

     그리고 나는 그 원인이기도 한 소중한 존재를 떠올렸다. 내 왼팔을 베고 편안한 잠소리를 내고 있는 그녀는 정말 예뻤고, 계속 보고 싶다는 욕구와 너무 늦는 것도 좀 그렇다는 상반된 두 감정을 느꼈다.

     

     그런 갈등을 느끼면서, 일어나야 할지 어떨지 고민하고 있자 아나가 눈을 떴다.

     

     "아......'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에 얼굴을 붉히더니, 눈을 내리깐다.

     

     "안녕. 아나."
     "아, 안녕, 아렌......"

     

     그렇게 대답하자마자, 아나는 다시 입을 다물고 말았다.

     

     "저기, 아나. 일어날래?"
     "그래, 저기, 그, 그래. 옷을 입어야지."

     

     그렇게 말한 아나는 침대에서 일어서고는, 아나답지 않게 뭔가를 감싸는 듯한 불안정한 걸음걸이로 천천히 자신의 짐을 향해서 걸어가는 것이었다.

     

    ****

     

     나는 아나와 함께 마을 바깥에 있는 아름다운 샘에 와 있다.

     

     맑은 물을 가득 채운 그 샘의 주위에는 여러 꽃들이 피어있으며, 그 주위를 정령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는 정말 신비로운 분위기의 장소다.

     

     그런 곳에서, 나는 용기를 쥐어짜내어 입을 열었다.

     

     "아나, 저기 말이야?"

     "뭔가?"

     "저기, 어제의 일 말인데."

     

     그렇게 말한 순간, 아나의 얼굴이 단번에 홍조가 서린다.

     

     "뭐? 이, 이제 와서 사과하는 거냐? 나, 나는!"

     

     당황해서 그렇게 말하는 아나에게, 나는 고개를 젓고서 무릎 꿇었다.

     

     "아나. 저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공작님께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아나를 맞이할 수 있도록 공적을 세우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아나를 지키겠습니다. 그러니, 그, 순서는 반대가 되었지만, 저와 결혼해 주십시오."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대역의 반지를 꺼내들었다.

     

     그런 내 얼굴과 꺼낸 반지를 교차로 바라보고, 아나가 눈물을 펑펑 쏟기 시작한다.

     

     "......네."

     

     그렇게 말해준 아나의 왼쪽 약지에, 나는 대역의 반지를 끼워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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