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4화 마을사람A는 불려나간다
    2022년 06월 23일 12시 18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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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59671156

     

     

     

     효도하고 싶다고 생각한 지 1시간 뒤, 우리 집에 사자가 찾아왔다. 정말 고급져 보이는 양복을 멋들어지게 착용한 집사 같은 초로의 남자다.

     

     "아렌 님이시지요? 저는 람즐렛 공작가를 모시고 있는 집사인 세바스찬이라고 합니다."
     "예."

     

     놀랍게도! 집사의 이름도 세바스찬이었다. 그러고 보면 게임에서 그런 캐릭터가 있었던 듯도 하고?

     

     스토리에 제대로 나오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기억이 애매하다.

     

     "당가의 당주이신 게르하르트 님께서 부디 말씀하실 일이 있다 하십니다. 동행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 아들은!"

     "안심하십시오. 아렌 님은 아가씨의 은인이십니다. 나쁜 대접은 안 합니다, 저희 람즐렛 공작가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요."

     "엄마, 괜찮을 거야."

     아무리 그래도 아나스타샤의 친가에서 심한 대접을 받지는 않겠지.

     

     나는 교복으로 갈아입고서 몸단장을 한 다음, 세바스찬의 안내로 마차에 타게 되었다.

     

    ****

     

     그리고 그대로 귀족가에 있는 거대한 저택으로 가게 된 나는, 그 외형에 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인테리어의 저택 내부로 안내받아 응접실의 소파에 앉았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자, 털이 수북한 금발 고릴라가 정말 멋들어진 인간용 양복을 입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 아니, 다르다. 잘 보니 인간이었다. 멋진 수염과 굴곡이 뚜렷한 얼굴, 그리고 탄탄한 체격 때문에 고릴라로 착각하고 말았다.

     

     나는 무릎을 꿇으며 신하의 예를 취했다.

     

     "람즐렛 공작가 당주인 게르하르트다. 딸이 신세를 진 모양이더군. 자, 앉거라."
     "처, 처음 뵙겠습니다. 아렌이라 합니다."

     나는 허락을 맡자 이름을 대고서 소파에 앉았다.

     

     "아침부터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하게 되었다."
     "아뇨. 문제없습니다."

     

     일단, 아나스타샤의 성격으로 보아 분명 이상한 아첨은 하지 않는 편이 좋아보인다.

     

     "호오. 용건을 묻지도 비나리치지도 않는 건가."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공작의 말에 침묵으로 대답했다.

     

     "과연. 그 나이에 벌써 그런가. 딸이 마음에 들어 할 만하다."

     

     그렇게 말한 공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먼저 어젯밤에는 딸의 대리인으로서 왕태자 전하와 클로드 왕자와 결투를 했다는 모양이더군. 그 점에서는 감사를 표하마. 아렌 군, 고맙다."
     "그, 그런! 황송합니다."

     

     그러자 공작은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음? 지금의 어디에 감탄할만한 요소가 있었나?

     

     "그럼 몇 가지 질문해도 좋을까?"
     "예. 뭐든지."

     

     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래. 미안하지만 네 신변을 조사했다. 최연소 C랭크 모험가이며 고블린 미궁의 답파, 그리고 고블린과 오크의 슬레이어라는 실적을 갖고 있다지. 그리고 딸의 이야기로는 블리자드피닉스까지 정벌했다고 말했던데."

     "예. 그 말씀대로입니다."

     "그리고 서민 학교를 월반으로 졸업하고, 고등학교의 입학금도 스스로 벌었다지?"
     "예."
     "그럼, 왜 그런 결투의 대리인을 받아들였나? 그 의미를 모를 정도로 자네는 바보가 아닐 터. 설마 딸을 원한다는 이유는 아니겠지?"

     

     당연히 할만한 질문이다. 나는 미리 준비했던 대답을 하였다.

     

     "예. 퇴학할 것은 각오한 바입니다. 그리고 아나스타샤 님에 대해서는, 그 한결같이 노력하는 자세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신분의 차이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째서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말은 졸업할 필요가 있었다는 뜻 아니었나?"

     공작님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이 질문도 아마 다른 뜻은 없이, 내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서 순수하게 알고 싶어서 한 것이리라.

     

     "음~ 그렇네요. 믿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를, 그리고 신세 진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뭐?"

     

     처음으로 공작의 눈썹이 움찔거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까지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결투에 정의로움이 전혀 없다는 건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명백합니다."
     "그랬지. 전부 들었다네. 그렇게나 심한 결투는 들어본 바가 없어."

    '

     내 말에 공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하지만, 그런 결투라도 결투입니다. 대리인 없이 아나스타샤 님 스스로 결투에 임할 경우, 그분은 전하를 다치게 할 수 없을 테니 아마도 졌을 것입니다."

     "그래, 딸의 성격으로 보면 그리 되겠지."
     "그 경우, 아나스타샤 님은 하지도 않은 악행을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겠지요. 상대의 요구는 아나스타샤 님이 전하한테 다가가는 걸 금지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되겠지."

     

     공작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수긍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공작영애를 배제하는 일이 벌어지면 다른 귀족가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왕태자 전하와 제2왕자 전하의 계승권 투쟁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아도 이 다툼은 매우 위험해서, 수많은 피가 흐르고 나라가 어지러워지겠죠."

     "......하고 싶은 말은 알겠네. 하지만 그것이 어째서 자네의 어머니와 지인을 지키는 것에 연결되지?"

     

     공작님은 미간에 주름을 지으며 내게 질문해왔다.

     

     "요즘 소식 중, 에스트 제국의 일이 신경쓰였습니다."
     "뭐! 뭐라고! 자네는! 설마!"

     

     나는 말없이 끄덕였다.

     

     "그런가, 자네는 거기까지..... 그런가. 그런가, 알겠다. 자네의 건은 내가 책임지고 맡아주마. 자네의 어머니의 안전도 내가 보장하마. 안심하도록 하라."
     "감사합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깊게 고개를 조아렸다.

     

     "오늘 이 시간부로 람즐렛 공작가는 네 후원자다. 곤란한 일이 생기면 뭐든 상담해라."

     "감사합니다!"

     

     이렇게 나는 공작님에게 감사를 표하고서 마차를 타고 친가까지 돌아가게 된 것이었다.

     

     참고로 아나스타샤는 만나지 못했다. 아무래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모양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분명 싫어하고 만 거겠지.

     

     이상한 작별이 되고 말았으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운명을 파괴하고도 살아남을만한 상황이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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