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5화 마을사람A는 식사회에 초대된다
    2022년 06월 23일 14시 19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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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0040634

     

     

     

     공작이 전면적인 백업을 약속해준 뒤로 며칠 후, 다시 세바스찬 씨가 내 집을 방문했다.

     

     "아렌 님, 격조하셨습니까. 당가의 가주님께서 보내신 초대장을 갖고 왔습니다. 내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다 하시니, 자당과 함께 들러주십시오. 그리고 마차는 당가에서 준비해서 마중하러 가겠습니다. 또한, 사정은 이해하고 있으니 정장은 필요치 않으며, 평소에 거리를 걷는 복장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선물은 일절 불필요합니다."
     "알겠습니다."

     그것만 말하고서, 세바스찬 씨는 초대장을 놔두고 돌아갔다.

     

     "아렌, 누가 오셨니?"

     "람즐렛 공작가의 집사. 내일 저녁에 엄마랑 함께 저녁 먹으러 오라고 초대받았어."

     "어머나, 어쩐대. 드레스도 없는데. 아, 아렌은 교복이면 되겠네. 그리고."
     "엄마, 세바스찬 씨가 정장이 아니어도 된댔어. 평소에 거리를 걷는 모습으로 오라고 해줬거든. 아마 그런 옷이 없을 거라고 배려해준 모양이야."

     "그, 그러니. 그래도 공작님이 초대하시다니, 왠지 현실감이 없네. 아! 맞아. 내일 낮 이후의 일은 거절해야겠다. 아렌도 예정은 제대로 비워야 한다?"

     

     그것만 말한 어머니는 서둘러 집에서 뛰쳐나가는 것이었다.

     

    ****

     

     "오늘은,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은 대로, 제대로 외출시의 평상복과 빈손으로 찾아왔지만 역시 진정되지 않는다. 세바스찬의 안내로 거대한 공작 저택에 안내되어 식당에 발을 들인다.

     

     그곳에는 이미 공작님과 아나스타샤, 그리고 아나스타샤의 어머니와 오빠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잘 지냈나, 아렌 군. 잘 왔다. 그리고 아렌 군의 모친이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람즐렛 공작가의 당주인 게르하르트 클라이넬 폰 람즐렛입니다. 여식이 평소에 자제 분한테 많은 신세를 졌다 하니, 매우 감사드립니다."

     공작은 그렇게 말하고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을 맞췄다. 역시 귀족이다.

     

     "이쪽이 내 부인인 엘리자베타, 그리고 이쪽이 아들인 프리드리히다."

     공작부인과 차기 공작인 모양이다. 그리고 아나스타샤의 어머니와 오빠이기도 하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엘리자베타 님, 프리드리히 님. 아렌이라고 합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실례되지 않도록 무릎을 꿇었다.

     

     "아렌의 어머니 되는 카테리나입니다. 오늘은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도 그렇게 말하며 스커트를 잡고 다리를 약간 굽혀서 인사했다.

     

     "오늘은 딸의 은인과 그의 모친을 부른 것입니다. 그런 딱딱한 예절은 없는 걸로 하지요."

     

     그렇게 공작이 말해서 우리는 인사의 자세를 풀었다.

     

     "자, 아나. 아렌 군이 왔단다?"

     

     엘리자베타 씨가 그렇게 말하며 아나스타샤를 내 앞으로 데려왔다.

     

     "......아렌."

     "아나스타샤 님, 무ㅡㅡ"

     "너어! 그런 작별 방식이 말이 되는가!"

     

     아나스타샤는 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내게 말해왔다. 전에 여기 왔을 때도 만나지 못했으니 싫어하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다행이다.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서 안심이 되었고, 이 감정적인 아나스타샤가 묘하게 귀엽다고 생각된 나는 그만 미소짓고 말았다.

     

     "아! 뭘 웃는 거냐!"

     "실례했습니다. 또 만나 뵈어 기쁩니다."
     "어, 어어. 나, 나도 그렇다. 그리고, 그, 뭐냐, 으음, 저기, 감사, 하고 있다. 저기, 대리인의 일도......"

     "아뇨. 그리고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 그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아나스타샤의 모습에, 조금 두근거렸다.

     

     "아렌 군? 아나도 참 계속 널 걱정하고 있었지 뭐예요? 그 소란이 난 날은, 한밤중에 울면서 남편의 방에 뛰어들어가서는."
     "어머님! 그건! 그리고 저는 울지 않았습니다!"

     

     엘리자베타 씨가 놀리는 것처럼 말하자, 아나스타샤가 얼굴을 붉히며 부정했다.

     

     "어머나, 아나도 참. 그랬었네. 아렌 군, 괜찮다면 아나를 [아나] 라고 불러주지 않겠네요? 분명 아나도 그쪽을 더 기뻐할 거랍니다."
     "엑? 앗? 어, 어머님?"

     

     역시 얼어붙은 표정보다는, 이렇게 나이에 걸맞게 웃는 아나스타샤 쪽이 단연코 매력적이다.

     

     "으음, 그럼 아나 님?"
     "윽, 큭. 에에이, 다른 사람이 없을 때만이다?"

     "예, 아나 님."

     그렇게 얼굴을 붉힌 아나한테 내 어머니를 소개해준 다음 식사회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공작이 본론을 꺼내 든다.

     

     "자, 이렇게 두 사람을 부른 이유 말인데, 이번 소동의 전말을 보고할까 싶어서다."

     나는 공작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먼저, 결투의 조건으로 정해놓았던 람즐렛 가문에 대한 사과다만, 이건 다음 학기 학교의 개학식 때 왕태자 전하와 에이미 양이 람즐렛 가문을 대표하는 아나스타야한테 사과하기로 결정됐다. 모욕하는 모습을 본 자가 많이 있는 장소에서 하는 게 기본이니까."

     "예."

     "그리고, 왕태자 전하와 딸의 약혼은 정식으로 파혼되었다. 역시 그런 일을 당해서야 약혼을 이어나갈 수 없으니까."

     

     그렇게 말한 공작은 잠시 뜸을 들였다.

     

     "뭐, 딸은 아렌 군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는 모양이니까. 아렌 군도 부디 딸의 [친구]로서 사이좋게 지내줬으면 하네."
     "예. 제게 가능한 일이라면."

     

     친구라는 말만 일부러 강하게 만한 것은, 그런 뜻일 것이다. 당연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네의 처우에 관해서인데, 아렌 군과 카테리나 씨가 당가의 비호하에 들어간 것을 왕가에 인정시켰다. 그러니 아렌 군은 퇴학할 필요도 없고 벌을 받을 일도 없다."
     "정말입니까!"

     "그래, 정말이다. 자네가 원한다면 졸업 후에는 우리 가문에도 일해도 좋고, 취직처를 소개해줄 수도 있지. 하지만 먼저 학교생활을 제대로 유의미한 것으로 만들도록."
     "감사합니다!"

     "아아, 공작님. 고맙습니다. 참말로 고맙습니다."

     

     나와 어머니는 공작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렌,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

     기뻐하는 내게, 아나스타샤가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꽃피웠다.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떻게든 그렇게 대답한 나였지만, 처음 보는 그 미소는 정말 매력적이어서.

     

     이 미소를 본 것만으로도 힘낸 보람이 있었다.

     

     나는 솔직하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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