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2화 마을사람A는 승리를 바친다2022년 06월 22일 23시 10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42133361
"바, 바보 같은......!"
왕태자는 무슨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기색으로 눈을 부릅뜨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든 복귀해서는, 나를 향해 의미불명의 말을 해왔다.
"에, 에에이. 수상한 마도구의 힘에 기대지 마라! 비겁한 짓 하지 말고 정정당당히 검과 마법의 힘으로 싸워!"
"풋. 전하, 무슨 말씀입니까. 처음 의도했던 규칙은 왜 있는 거죠? 그리고 제가 비겁하다면 다섯 명으로 한 명을 쓰러트리려 한 전하 일행은 안 비겁합니까?"
5대1로 하자고 말한 것은 나였지만, 그렇게 말해주자 왕태자는 분하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더 말하자면, 왕태자라는 권력자의 신분에 있으면서 아나스타샤 님을 다섯 명이, 아니 여섯 명이 둘러싸고는 억지로 누명을 인정하게 만들려 한 것은 어떻고요? 아나스타샤 님은 어쨌든 전하의 약혼녀이며, 그리고 신분차도 있어서 전하한테는 거스를 수 없지요. 이걸 비겁하지 않다면 뭐라 말해야 좋겠습니까?"
"그건, 그 녀석이......"아무래도 형세가 좋지 않음을 깨달았는지, 왕태자는 입을 닫았다.
"저 녀석이? 아나스타샤 님이 뭘 했다는 겁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전부 증거도 없는 모함이었습니다! 그걸 따진다면, 문화제 전날까지 여러 가지를 만들어준 아나스타샤 님을 내쫓은 것은 어떻고요? 그리고 전시했던 내용, 퀄리티의 차이가 너무 차이 나서 어디까지 아나스타샤 님이 해준 건지 일목요연한데요?"
"그 녀석이! 에이미를!"
내가 이리저리 추궁하자, 왕태자는 질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아~ 정말. 꼴사나운 변명은 그만두시죠. 아나스타샤 님은 에이미 님을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올바른 충고를 해줬을 뿐입니다! 그것도, 공작영애인 아나스타샤 님이 남작영애인 에이미 님께 구태여."
내가 그렇게 단언하자, 왕태자는 분하다는 듯 나를 노려보았다.
"그보다 말이지! 차기 국왕인 당신이 그래갖고는 나라가 멸망한다고. 그때 맨 먼저 죽게 되는 건 우리들 평민이다! 왕태자라면 아나스타샤 님과의 결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잖아!"
"다, 닥쳐!"
"람즐렛 공작가와 사이가 틀어지면 내란이 기다린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는 약혼인데, 겨우 한 명의 여자 때문에 제정신을 잃고 어지럽히지 말라고!"
그러자 왕태자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숙이고서, 뜻을 다진 것처럼 다시 고개를 들어 날 노려보았다.
"닥쳐라! 아무 책임도 없는 단순한 평민이 뭘 안다고! 왕족으로서! 왕태자로서! 항상 역할을 다하는 것만을 요구받고! 누구도 나 자신을 봐주려 하지 않았다! 저 여자도 그렇다. 항상 왕태자로서, 차기 국왕으로서 대했을 뿐이다!"
"오~ 그런가요~ 힘들겠네요~"
나는 빈정대며 대답해줬다. 하지만, 왕태자는 그걸 신경 쓰는 기색 없이 자신의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이미 만큼은 달랐다.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나 자신을 봐줬다! 나는 나로도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웃어줬단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좋아하는 음식도, 좋아하는 장소도 마치 다 아는 것처럼 딱딱 알아맞춰줬다! 내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같은 생각도 해줬고! 그래. 그녀야말로 내 부인에 합당해! 그래서! 그래서!"
그렇구나. 왕태자의 설정을 숙지하고 있는 에이미는 그것들 전부를 먼저 말한 건가.
그래서 무조건 자신을 긍정해준 에이미한테 저렇게까지 맹목적으로 빠져들었다는 건가.
하지만 말이지. 그건 애인한테 바랄 게 아니라 어머니한테 바래야할 게 아닐까?
"예예. 아나스타샤 님도 얼마나 자신을 죽이며 버텨왔을지. 그런데도 당신은 자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좋은 말만 늘어놓다니, 그냥 속이 텅 빈 꼬마 아니냐고!"
"닥쳐라! 나는!"
왕태자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뭐가요? 약점을 찔려서 반박도 못하게 된 겁니까?"
"시끄럽다! 평민에다 아무런 책임도 없는 네가 뭘 아느냐! 나는 좋아서 왕족으로 태어난 게 아냐!""예에? 그럼 평민으로 태어나고 싶었다는 말씀입니까?"
"평민처럼 우리들 왕족한테 지켜지고 이끄는대로 살아가는 건 사뭇 편하겠지. 그리고 좋아하는 여자와 함께 있을 수도 있으니까!"그 폭언에는 나조차도 욱해버렸다. 여태까지나 상당한 폭언을 말해온 자각은 있지만, 그래도 이것에는 견디지 못하고 논파 따위 생각지 않고 감정 그대로 대답해버린다.
"웃기지 마! 뭐가 평민은 편하다는 거냐! 그럼 당신은 8살부터 매일 거르지 않고 하수구 청소를 할 수 있다는 거냐? 더럽고 오물투성이가 되면서도 힘든 그 육체노동을! 그리고 그걸로 버는 돈은 하루에 1천 센트라고! 그걸로 싸구려 야채랑 약간의 말린 고기와 딱딱해서 못 씹는 빵을 불려서 조금씩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는 우리 마음을 알겠냐고! 응석부리는 것도 적당히 해!"
"큭. 닥쳐! 평민 주제에! 닥쳐라!"
"호오. 말빨에서 지니까 이번에는 신분을 방패로 명령하십니까? 그전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을 하십니까?"
내가 그렇게 받아치자, 새빨간 얼굴인 채 증오가 깃든 눈으로 노려본다.
"애초에, 그렇게나 평민이 좋다면 에이미 님과 야반도주하면 되잖습니까. 그럼 평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구요?'
"뭣! 그런 짓은!"
그러자 왕태자는 절규했다. 아무래도 그 정도의 각오는 없는 모양이다.
정말이지, 너무 안이한 생각에 토나오려고 한다.
나는 깊은 한숨을 짓고는, 타이르는 어조로 말했다.
"그런 짓도 못한다면, 결국 전하의 상대는 아나스타샤 님이라구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자 왕태자는 얼굴을 더욱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눈에서 눈물까지 내며 외쳤다.
"시, 시끄러! 닥쳐! 네 따위한테! 너 따위한테!"
그리고 왕태자는 특대 화염마법을 영창했다.
그것은 아마 왕태자가 게임 종반에 사용했던 주변 일대를 한꺼번에 불태우는 극대 염마법일 것이다.
게임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지만, 이런 장소에서 쓸 마법은 아닐 것이다. 마인 여기서 저런 마법을 쓴다면 심판과 관객한테까지 막대한 피해가 나올 것이다.
그런 것도 잊을 정도로 왕태자는 자아를 잃은 모양이다. 그리고, 애초에 현재의 왕태자의 레벨로는 아직 쓰지 못할 터.
"저, 전하! 그 마법은 아직 전하한테는!"
결투를 지켜보던 선생들이 제지의 목소리를 냈지만, 왕태자는 들을 기색이 없다.
"에이미를 잃을 정도라면, 나는! 나는!"
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닌데. 열심히 말을 늘어놓으며 설교한 것은 나지만, 애초에 람즐렛 공작가에 사과하라는 것이 이 결투의 취지였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자, 왕태자의 염마법은 생각한 대로 폭주했다.
"전하!"
아나스타샤가 서둘러 빙마법을 전개하려고 했지만, 내가 손짓으로 그걸 제지했다. 그리고 풍마법을 무영창으로 발동해서 왕태자의 염마법을 전부 상공으로 날려버렸다.
휴우, 이 훈련장이 실외라서 다행이다.
그리고 왕태자는 그대로 마력 고갈로 인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아렌......?"
아나스타샤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그 목소리에는 대답하지 않고 왕태자의 목에 단검을 들이대면서 입회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카, 칼하인츠 전하, 전투불능. 따라서 아렌의 승리."
나는 목례하고서 에이미한테 싱긋 웃어주었다. 그러자 에이미는 경련을 일으킨 표정을 짓더니, 무릎부터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발걸음을 돌려 아나스타샤의 앞으로 걸어가서는 무릎을 꿇었다.
"이 승리를 아나스타샤 님께 바칩니다."
"그, 그래. 고맙다. 하지만 그보다도."
아나스타샤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왕태자 족을 흘끗 바라보았다.
"괜찮습니다. 누구도 죽이지 않았지요. 전하는 마력을 소진했을 뿐이니 목숨에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폭주한 마법의 화염은 제 풍마법으로 전부 위로 날려버렸으니 부상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분명, 당분간 자서 마력이 회복된다면 눈을 뜨겠죠."
"그, 그런가."그걸 들은 아나스타샤는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때까지 나라를 생각하다니, 나로서는 도무지 따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걸로 내게 가능한 일은 끝났다. 왕태자한테 결투로 이기고 말았으니, 권력은 날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욱해버려서 폭언까지 내뱉고 말았으니까.
적어도 처형만은 봐줬으면 하는데......
"그럼 아나스타샤 님, 저는 이걸로 실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마가렛 님과 이자벨라 님도 감사했습니다.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이걸로 실례합니다."
"어, 어이, 아렌!"
이렇게 나는 작별을 고하고 기숙사의 자기 방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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