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9화 마을사람A는 단죄 이벤트에 입회하다
    2022년 06월 22일 19시 28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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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42055832

     

     

     

     인파가 좌악 나뉘면서, 왕태자가 이름을 부른 아나스타샤가 싸늘한 표정 그대로 걸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아나스타샤, 지금 이 시간부로 너와의 약혼을 파기한다!"

     

     휘황찬란한 댄스홀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전하, 진심이십니까?"

     "흥. 여전히 이해력이 부족한 여자로군. 너처럼 성격 더러운 여자가 아니라 이렇게 상냥하고 치유의 힘까지 가진 에이미야말로 내 약혼녀에 어울리지 않겠느냐."

     

     그러자 그녀의 눈썹이 움찔하고 움직였지만, 그 이상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왕태자에게 반박한다.

     

     "전하, 예의범절도 귀족의 소양도 모르는 그녀가 괜찮다고 하시는 겁니까? 전하께서는 그 여자가 국모에 합당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나스타샤는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냉랭한 시선을 에이미한테 향한다.

     

     그 시선을 받은 에이미는 움찔거리며 위축되었고, 그 모습을 본 왕태자가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바보 같은 말 마라! 그녀의 상냥함이야말로 이 나라에 필요하단 말이다. 일일이 쓸데없는 이유로 따지는 너 따윈 필요 없다. 애초에, 우리는 네가 에이미한테 했던 수많은 괴롭힘도 알고 있다! 너 같은 성격의 여자야말로 국모에 어울리지 않아!"

     "그렇습니까. 그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하께서 진다는 뜻이지요?"

     

     오? 아나스타샤의 대사가 게임과는 꽤 다르다.

     

     역시 아나스타샤의 안에서는 왕태자를 한참 전에 버린 보양이다. 그녀에게는 미련의 느낌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하나 생각했더니만, 이래서 머리가 굳은 람즐렛은 곤란해. 그러니까 언제까지고 람즐렛은 보리만 만드는 시골뜨기인 거다."

     쉽사리 물러서나 생각했던 아나스타샤가, 이것에는 항의한다.

     

     "전하. 저는 어떻게 말씀하시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람즐렛 공작가에 대한 모독은 간과할 수 없군요. 지금의 발언을 취소하십시오."
     "무슨 말하는 거냐?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그, 그래요~ 그러니까 카를 님이 시골 가문인 아나스타샤 님한테 정나미가 떨어진 거라고요~?"

     

     에이미가 부추길 기회를 포착했는지, 이때다 싶어 공격해온다.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그런 에이미한테 싸늘한 시선을 던지며 작게 한숨지었다.

     

     "에이미, 너도 람즐렛 가문을 모독할 셈인가?"

     "카를 님의 말씀이니 사실이잖아요~"

     "그럼 람즐렛 가문에서 블레이스 가문에 정식으로 항의하겠다."
     "본가의 권력을 쓰다니 비겁해요~"

     

     대화를 듣고 있는 이쪽의 머리까지 아파온다.

     

     "말이 안 통하는군. 실례하도록 하지."

     

     아나스타샤는 그렇게 내뱉고는 발걸음을 돌려 떠나려 했지만 그걸 왕태자가 불러세운다.

     

     "잠깐! 에이미의 말대로다. 네게도 귀족으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면 부모에게 기대기 전에 스스로 해결해라. 그때까지는 여기서 떠나는 걸 허락할 수 없다."

     "전하,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네 장갑은 뭘 위해 있는 거지?"

     "적어도 이런 일로 가벼이 쓸만한 것은 아닌지라."
     "과연. 람즐렛 공작가의 딸은 가문의 자부심과 명예를 걸고 싸우지조차 못하는가. 공작 각하는 자식도 못 키우는 모양이다."

     

     그렇게 말한 왕태자는 아나스타샤를 향해 이것 보라는 듯 코웃음쳤고, 그에 따라 내빈의 일부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전하는 결투를 신청하시는 겁니까?"
     "스스로 생각해. 왕태자인 내가 전부 말해야만 알아듣는 거냐? 여전히 귀염성이 없는 여자구만."

     

     그렇게 들은 아나스타샤의 표정이 분노에 물들었다. 다시 말해 스스로 결투를 신청하라는 왕태자의 명령인 것이다.

     

     "알겠습니다."

     아나스타샤는 그렇게 말하고서 자신의 장갑을 벗어 에이미한테 던졌다.

     

     "에이미, 이건 모독당했다고 느낀 저 여자가 네게 결투를 신청했다는 뜻이다."
     "엥, 그런가요~? 저, 싸움은 잘......"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에이미가 왕태자한테 대답했다.

     

     하찮아. 너는 분명 그 의미를 알면서도 단죄 이벤트로 추방시키기 위해 일부러 결투를 시키도록 꾸몄을 테지.

     

     "뭐 좋다. 이 결투는 내가 에이미의 대리인으로 받아들이마."

     게임대로 왕태자가 대리인으로 입후보했다.

     

     "아니? 전하? 여성한테 결투를 명해놓고서 그 결투의 대리인을 스스로 하시다니, 제정신이십니까?"
     "무슨 말하는 거냐? 네가 멋대로 결투를 신청한 거다. 나는 에이미를 지키고 싶으니 대리인을 받아들일 뿐의 이야기다."

     "......"

     

     아나스타샤는 그대로 입을 닫고 말았다.

     

     "나도 대리인을 할 거라고."
     "나도 하겠어."
     "저도 할게요."
     "당연히, 나도 싸울 거야."

     

     게임대로 공략대상자 5명 모두가 대리인으로 입후보했다.

     

     "너는 어떻게 할 거냐? 우리 다섯 명을 상대로 싸워줄 대리인은 있는가?"

     

     그렇게 들은 아나스타샤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당연히 그곳에 있는 남학생들은 모두 눈을 돌리고 말았다.

     

     뭐, 누구든 왕태자와 옆나라의 왕자하고 싸우고 싶을 리가 없겠지.

     

     "아무래도 인망도 없는 모양이로군."

     왕태자는 그렇게 말하며 아나스타샤를 내려다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권력의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드디어 싸울 때가 온 모양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서, 손을 들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제가 대리인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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