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7화 마을사람A는 악역영애를 돕는다
    2022년 06월 22일 12시 09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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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42011005

     

     

     

     나무가 시드는 계절이 되었다. 나뭇잎도 다 떨어지고 길을 오가는 사람의 복장도 완전히 겨울을 대비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허수아비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지만, 점점 승부의 무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대로 기말시험을 끝내면 아나스타샤의 단죄 이벤트라고 생각하지만, 그전에 하나 더 저지해야만 하는 이벤트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여성향 게임에서 자주 있는 '주인공이 악역영애와 측근들한테 괴롭힘을 받고, 끝내는 계단에서 밀어서 넘어진다' 라는 정석 이벤트다.

     

     다만, 게임과 다르게 아나스타샤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 참고 있으며, 마가렛을 비롯한 측근들도 잘 참고 있는 상황이다.

     

     아나스타샤 일행이 왜 게임과 다른 행동을 취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나스타샤와 측근들이 나와 에이미처럼 게임의 지식이 있는 전생자로는 보이지 않는다. 만일 있었다면 더 원만히 행동하려 했을 것이다.

     

     다만, 이유야 어쨌건 이 정석 이벤트만 막아낸다면 아나스타샤는 악행다운 악행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리고 게임과 다른 부분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아나스타샤와 왕태자의 관계다. 문화제에서의 일 이래로 아나스타샤와 왕태자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져서, 얼굴을 보아도 말을 걸지 않을 정도까지 악화되었다.

     

     원래는 정석 이벤트가 지난 후에 왕태자가 악역영애를 질타하는 결과 맞이하는 관계인 것이다.

     

     여름방학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나스타샤는 이제 왕태자한테 집착하는 단계를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허울 뿐인 왕비가 되어 나라가 안정되면 그만이다. 단지 그것만이 아나스타샤의 머릿속에 있는 건 아닐까?

     

     저런 남자, 빨리 버리고 자기 행복을 찾으면 좋을 텐데.

     

     이벤트의 발생은 싸늘한 비가 내리는 날이었으니, 그때까지는 적당히 감시해두기로 하자.

     

    ****

     

     그로부터 3일 후, 교실에 가보니 드물게도 여학생들이 벌써 등교해서는 수군대고 있었다.

     

     귀를 쫑긋 세워보자, 여자기숙사에서 에이미가 소중히 하던 펜이 불타버린다는 괴롭힘을 당한 모양이다. 그리고 에이미는 그걸 아나스타샤가 했음이 틀림없다고 왕태자한테 호소했다고 한다.

     

     그걸 그대로 받아들인 왕태자가 아나스타샤를 불러서 그대로 복도로 끌고 나간 모양이다.

     

     나는 물론 허수아비 겸 스토커라서 재빨리 교실을 나와 [은밀]로 숨고서 아나스타샤 일행을 찾았다. 그러자, 왕태자와 에이미와 공략대상자들이 아나스타샤 한 명을 둘러싸고 추궁하는 그 장면이 나왔다.

     

     "아나스타샤! 적당히 해라. 상냥한 에이미의 펜을 불태우다니 무슨 생각하는 거냐."
     "전하,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으며, 친구한테도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단단히 일러두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으로 보면 너 이외엔 있을 수 없어."
     "맞아. 아나스타샤 양, 아무리 에이미가 귀여워도 질투는 좀 추하다고?"

     

     왕태자를 거드는 것처럼 클로드 왕자가 아나스타샤를 무시하는 어조로 말한다.

     

     아나스타샤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6명을 바라보며 크게 한숨을 지었다. 한편 에이미는 공략대상자들의 뒤에 숨어서는, 아나스타샤를 보며 도발하는 것처럼 싱긋 웃고 있다.

     

     아아, 과연. 자작극이라는 건가.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표정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싸늘한 목소리로 내뱉는다.

     

     "증거도 없는데 그런 말씀하셔도 곤란합니다. 수업도 있으니 이만 실례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목례한 아나스타샤는 터벅터벅 걸어서 떠나려 했다. 그러자 레오나르도가 그녀의 팔을 붙잡아서 억지로 멈춰세웠다.

     

     "잠깐.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어."

     "레오나르도 폰 쥬크스, 난 네가 만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자작가인 너는 공작가인 내 허락 없이 만지지 마."

     "닥쳐! 네가 죄를 인정한다면 놓아주지."

     "그건 협박인가?"

     "네가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게 나빠. 에이미를 괴롭힐 자는 너 이외에 있을 리가 없어."

     "......"

     

     그럼에도 표정이 전혀 변하지 않는 아나스타샤는 레오나르도를 바라보고 ㅇㅆ다. 아니, 눈동자 안에 있는 것은 경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

     

     나는 은폐를 풀고 일부러 커다란 발소리를 내며 아나스타샤 일행에게 다가갔다.

     

     "대화 중 실례합니다! 조금 뒤 수업시간이 됩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무릎을 꿇으며 신하의 예를 취했다.

     

     "쳇. 뭐 됐다. 가자."

     

     왕태자의 그 말에, 에이미의 역할렘 군단은 교실로 돌아갔다.

     

     "아렌, 너는ㅡㅡ"

     "아나스타샤 님, 수업 시간입니다."

     

     아나스타샤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한 나는 서둘러 교실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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