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6화 마을사람A는 문화제를 보러 다닌다
    2022년 06월 22일 11시 19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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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41985630

     

     

     

     가게를 닫은 나는 다른 전시물을 보러 다니기로 했다. 모처럼이니 즐기지 않으면 손해잖아.

     

     먼저 아나스타샤와 왕태자 그룹의 전시를 보러가자.

     

     분명 서민의 삶에 대한 거라고 들었는데......

     

     내가 전시를 보러 가려고 하자 그곳은 이미 인산인해였다. 접수에 아무도 없어서 멋대로 보러 다니기로 했다.

     

     서민이라고나 할까, 이른바 평민의 삶에 대해 설명하고는 있지만 취재하지 않은 일이 한 트럭이다. 이건 아마도 에이미가 남작가의 양녀가 되기 전에는 이런 생활을 해온 탓이겠지만, 확실히 말해 이건 꽤 괜찮은 생활상이다.

     

     전시된 것만 보면 평민 아이들도 기본적으로 굶지 않고 지내며, 식사는 빵과 버터와 수프, 그리고 야채와 생고기를 하루에 한 번 먹을 수 있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쓰리룸 정도의 방에 너다섯의 가족이 사는 일이 많다. 그리고 마법석이 있어서 물은 곤란하지 않지만, 불을 피울 때는 낙엽을 사용하는 집이 많은 모양이다. 그리고 평민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면 그대로 일하러 나가는 모양이다.

     

     과연. 몰랐었다.

     

     적어도 내가 원래 살던 지구와는 전혀 다르다. 내 쪽은 모자가정이라서 별개지만, 원룸에 가족 8명의 대가족이 사는 것이 보통이었다.

     

     다시 말해 빈곤할수록 아이가 노동력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일하는 걸 강요하고, 학교에 안 다니는 아이도 상당한 비율로 존재한다.

     

     그래서 문맹인 사람도 상당히 존재하는데, 그것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가 되거나 한다.

     

     그리고 마법석은 본 적도 없고 존재 자체도 모르는 아이도 드물지 않다.

     

     모두 그날그날 살아가며, 식사도 평소에는 딱딱한 빵과 상한 야채, 그리고 아주 약간의 말린 고기와 콩을 먹는다.

     

     다만 이 나라의 평민 제도는 잘 간추려 놓았다고 생각한다. 지원 제도와 학교 제도의 역사 등을 알기 쉽게 간추린 점으로 보아, 이건 분명 아나스타샤가 만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진저리를 친 나는 그대로 전시하는 방을 나섰다. 아무래도 옆방에서 에이미와 공략대상자들이 뭔가 하는 소리가 들린 기분도 들렸지만 무시했다.

     

     왜냐면, 분명 불쾌한 기분이 들 테니까.

     

     이어서 나는 마가렛의 전시장을 찾아갔다.

     

     "뭐야, 아렌. 왔나."

     그러자, 거기서 마중해 준 자는 놀랍게도 아나스타샤였다.

     

     "어라? 저기, 방해됩니까?"

     "왜 의문형으로 말하는 거지? 나는 어제 전하의 그룹에서 쫓겨나서, 마가렛이 주워줬을 뿐이다."

     "......"

     

     뭐라 말해야 좋을까. 나는 말문을 잃고 말았다.

     

     게임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그리고 애초에 평소에도 그런 짓을 하는 건가?

     

     "그런 표정 짓지 마라. 뭐, 보고 가라. 마가렛 것도 내 것도 전시되어 있으니까."
     "아, 예. 저는 자수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하고서 전시장을 보러 다녔다. 나는 자수를 전혀 모르니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꽃이나 새를 보면 용케도 이런 걸 만들었구나 생각한다.

     

     참고로 마가렛의 자수는 형형색색의 꽃이며, 아나스타샤의 자수는 과일과 케이크였다.

     

     "저는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나스타샤 님의 자수를 보니 배가 고파옵니다."
     "......그런가."

     그렇게 말한 아나스타샤는 조금 부끄러워했다. 평소의 얼어붙은 표정에 익숙한 나는 조금 두근거리고 말았다.

     

     우리들이 입을 닫고 말자, 뭐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공기가 우리들 사이에 흐른다.

     

     마침 그럴 때 마가렛이 돌아왔다.

     

     "어라, 아렌 군 와 줬구나. 고마워."
     "아, 예. 저는 자수는 전혀 모르지만,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그래? 뭐 남자들은 대개 그렇긴 해. 그보다 슬슬 문화제도 끝나니까 정리하고 강당으로 가는 편이 좋아."
     "아, 예.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다시 말해, 전시를 끝낼 테니 이제 나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해석한 나는 순순히 퇴실해서 강당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

     

     "그럼 올해의 최우수상을 발표하겠습니다. 최우수상은 [서민 문화와 생활, 그리고 왕국의 지원제도에 대해]의 전시를 했던 칼하인츠 발티유 폰 센트랄렌 왕태자 전하의 그룹입니다."

     

     짝짝짝짝

     

     응. 알고 있다. 어차피 출세 레이스다. 하찮아.

     

     "전하의 전시물은 일반적인 평민보다 더 빈곤한 삶을 사는 자들에게 초점을 두고, 그 생활상을 취재해서 부각시킨 다음, 왕국이 해야 할 역할과 이후의 대처방안에 대해 고찰하여, 매우 사회성이 높은 내용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흥, 그런 얄팍한 내용의 어디가!

     

     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따졌다. 분명 지금의 나는 심한 얼굴을 하고 있겠지.

     

     "그럼 대표인 왕태자 전하께서 한 말씀 하시겠습니다."

     "칼 하인츠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점 기쁘게 생각한다. 먼저 이 테마를 고른 것은 여기 있는 에이미의 제안이었다. 우리들 왕족과 귀족은 항상 약한 백성을 이끌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현재 상황을 부각시키고, 우리들한테 무엇이 가능할지 생각하기 위해 이 전시를 열었다. 제군들도 영광된 우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백성의 위에 서는 사람이 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그걸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한다. 이상이다."

     "전하, 말씀 감사합니다."

     

     짝짝짝짝

     

     정말 얄팍한, 그리고 놀랄 정도로 위에서 보는 시선의 연설이었다.

     

     진심으로 화난다는 이유도 있지만, 저딴 것이 차기 국왕이라니!

     

     이 나라, 진짜로 위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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