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3 화2020년 11월 07일 02시 50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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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반부터 프롤로그와 내용이 겹치는데 심리묘사만 약간 다르고 대사가 완전히 동일해서 그냥 프롤로그를 붙여넣었음.
두려움으로 굳어진 텐지의 옆구리를 씹어버려서는, 이것 보라는 듯 눈 앞에서 질겅질겅 음미하는 블랙 케르베로스.
텐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아픔도 느껴지고, 열기도 추위도 느낄 수 있는 감각은 확실히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눈앞에 있는 압도적 강자가 주는 공포로 감각이 마비되어 있었다.
눈과 코 앞에서 자신의 고기가 꿀꺽 삼켜졌다.
"구로오오오!"
블랙 케르베로스는 벌레라도 쫓는듯, 텐지의 명치를 차려는 듯 발을 들어올렸다.
텐지가 어찌할 도리도 없이 그 일격을 맞자, 배에 강렬한 아픔이 달렸다.
이 때서야 겨우, 텐지는 아픔이라는 감각을 떠올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파아아아아아아아!?'
그 아픔을 되찾은 순간, 자기 배가 뜯겨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신할 정도의 강렬한 일격을 배에 얻어맞은 것도 깨달았다.
다음 순간에는, 던전의 울퉁불퉁한 벽에 등에서부터 격하게 충돌하였다.
우두둑하고 울려서는 안될 소리가 자기 체내에서 들렸고, 식도에서는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그것을 무심코 입에서 토해내었다.
"커헉!? ......피."
나와서는 안될 양의 각혈이었다.
이것이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에도 놀랐지만, 이상하게도 죽는 것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자기자신의 마음에도 놀라고 있었다.
ㅡㅡ아아, 오늘 죽는구나.
그 정도의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텐지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던전에서 죽었다는 것을 알게된 때부터, 죽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던전에는, 사람의 [죽음] 이 뒤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ㅡㅡ.
"ㅡㅡ아아, 나한테 좀 더 힘이 있었더라면."
아마시로 텐지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약함을 한탄하였다.
"웃기지 마! 웃기지 마! 웃기지 마!"
텐지는 그냥 죽어줄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여, 마지막 힘을 짜내었다.
지금이라도 사라질 듯한 '삶' 의 등불이 끊기지 않도록, 눈앞에 있는 블랙 케르베로스의 얼굴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블랙 케르베로스는 전혀 꿈쩍도 안하고 텐지의 고기를 이것 보라는 듯 씹어먹기 시작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고, 그것도 탐색사의 등용문인 <천직> 조차 아직 취득하지 않은 인간의 주먹 따위는, 1등급 몬스터에게는 '시끄러운 파리' 정도로만 생각되었던 것이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때리던 텐지의 주먹은, 차츰 힘을 잃어갔다.
몸에서 감각이라고 하는 무언가가 상실되어가는 것과 동시에, 눈앞의 적에게는 어떻게 저항해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이해한 것이다.
죽음이 바로 앞까지 찾아온 것을 깨달은 텐지는, 그 순간 냉정함을 되찾았다.
"나한테 천직만 있었더라면ㅡㅡ"
'그랬다면 이 녀석을 이겼을 지도 몰라. 성장기인 여동생이 배고픔을 느낄 필요 없이,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줬을 지도 몰라......그래,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그 그림책의 왕과도 같은 강함만 있었다면....'
거기서 텐지는 문득 눈치챘다.
"저기.... 그 눈동자를 먹으면, 강해질 수 있을까?"
그렇게 중얼거린 텐지의 몸에는 이제 거의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텐지는 진짜 마지막 힘을 짜내서, 자신의 고기를 씹고 있는 적의 눈동자를 보고 무심코 웃어보였다.
몬스터의 등급, 다시 말해 강함을 판별하려면 눈동자의 색을 보면 된다.
텐지는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
그럼, 어째서 눈동자의 색으로 강함을 나뉘는 것일까. 텐지는 그런 의문을 계속 품고 있어서, 어느 날 방과 후에 선생에게 질문을 해보았더니 이런 답변을 들었다.
ㅡㅡ몬스터의 눈동자에는 [MP원자] 가 모이기 쉽지. 인간의 심장같은 것이겠구나. 심장에는 혈액이 흐르는 것처럼, 몬스터의 눈에는 MP원자가 집중적으로 흘러들지. 그래서 몬스터의 강함을 눈동자에 나타난다고 일컬어지는 거야...... 그리고 그렇지. 아무리 강한 몬스터라 해도 눈동자 만은 약해. 만일 위기 상황이 닥쳐오면 노려보면 좋을 거야. 뭐, 저격할 수 있는 기량이 있다면의 이야기지만! 몬스터들도 눈동자가 약점이라고 알고 있으니까 어렵겠지만 말야. 치나미 선생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
몬스터의 강함은 [MP원자] 의 농도로 결정된다.
텐지로서는 전혀 대항할 수 없는 1등급 몬스터. 그 MP원자농도가 가장 높은 몬스터의 눈동자를 섭취한 경우, 인간은 어떻게 될 것인가. 너무 외도적인 실험이어서, 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몸이 농도에 버티지 못하고 내부에서 파열해버릴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실험에 지원할 리가 없다.
그런 광기어린 인체실험은 누구나 안 하려는 시대였다.
다만, 지금의 텐지는 다르다.
이때의 텐지는 죽음을 앞두고 있어서, 보통이 아닌 상황이다.
'이제 난 죽는다. 지금은 아픔도 두려움ㅡㅡ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텐지는 풍전등화였던 마음 속 화염을 다시금 지폈다.
남은 힘을 한계까지 짜내서, 한 팔의 힘을 모았다.
하지만, 어째선지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미 텐지의 양팔은 블랙 케르베로스에게 먹혀버린 후였던 것이다.
이미 자신의 어디를 먹혀졌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다면ㅡㅡ.
"직접 먹어주겠어."
텐지는 갑자기, 눈앞에서 태연히 자기를 먹고 있는 블랙 케르베로스에게 얼굴을 들이댔다.
그 움직임은 적당히 힘이 빠져있어서, 넋을 잃어버릴 정도로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그로오오오오오!?"
블랙 케르베로스의 한 쪽 눈동자가, 예쁘게 물려서 떨어져 나갔다.
"젠장....맛없네."
텐지는 둥근 눈동자를 굴려보이고, 붉게 빛나고 있던 눈동자를 아그작아그작 씹고서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눈동자의 촉감은 이쿠라같았고, 맛은 썩은 은어같았다. 꿀꺽하고 텐지의 위장으로 삼켜졌다.
"구로오오오오오!!"
자신의 눈동자가 먹힌 것을 이제야 눈치챈 블랙 케르베로스는, 분노의 포효를 지르면서 텐지의 옆구리를 차버렸다.
이미 전신의 힘이 없었던 텐지는 그대로 지면을 몇 번이나 굴러서, 던전의 돌벽에 등부터 충돌하였다.
"......커헉."
그 충격을 마지막으로, 텐지의 의식은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가 버렸다.
............
.....................
<특급천직 퀘스트 [십왕으로의 길] 의 클리어를 확인했습니다>
<클리어한 자를 탐색ㅡㅡ확정지었습니다. 클리어한 자 [아마시로 텐지] , 총 1명>
<아마시로 텐지에게, 천직 [옥수소환] 의 부여를 실행합니다. ㅡㅡ손상과다로 인해, 천직의 부여가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특급천직 기프트 두 번째를 자동소비하여, 주변의 몬스터의 제거를 실행합니다>
<특급지옥수 [슈텐도지] 의 일시적 소환을 요청ㅡㅡ승인이 내려졌습니다>
<지금 바로 몬스터의 제거를 실행하세요. 아마시로 텐지의 죽음까지, 약 12초......11초.....10초.....>
이 때, 텐지의 의식은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그래도 누군가가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들렸고, 눈앞에 붉은 무언가가 있는 정도밖에 알지 못했다.
희뿌연 시야 속에는, 텐지의 앞에 서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크힛.......어디냐 여긴."
술에 취한 듯한 얼빠진 목소리를 낸 것은, 슈텐도지였다.
원래 텐지에게 주어질 터였던 특급천직 기프트의 첫 번째를 행사하여. 일시적으로 미래의 힘을 써서 이 지옥수를 불러낸 것이었다.
슈텐도지의 눈동자는, 순수한 흰색을 하고 있었다.
"구로오오오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블랙 케르베로스가 위협의 울부짖음을 하며, 전신의 검은 털을 세웠다.
하지만, 슈텐도지는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 손들고 있던 표주박의 내용물을 꿀꺽꿀꺽하고 마시고 있었다.
<슈텐도지는 지금 바로 몬스터의 제거를 실행하세요>
"크힛......아?"
<슈텐도지는 지금 바로 몬스터의 제거를 실행하세요. 7초 남음>
"크힛......아, 과연. 이건 혹시 주인이 힘을 가불해서 소환한 패턴인가. 예예, 걸리적거리는 똥개를 죽이면 되는 거지?"
<슈텐도지는 지금 바로 몬스터의 제거를 실행하세요. 6초 남음>
"알고 있어, 시끄럽네. 죽이면, 되잖아?"
슈텐도지는 귀찮다는 듯 하암 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 순간, 블랙 케르베로스가 슈텐도지에게 달려들었다. 거체를 흔들거리며, 흉악한 송곳니를 드러내서 목덜미를 물어버리려 하였다.
하지만, 슈텐도지는 우아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힛.....방해된다고."
"구로오오.........오오오."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슈텐도지가 딱히 힘든 동작을 보이지 않고 손날 하나로만, 블랙 케르베로스의 몸을 세로로 두 쪽내어 베어버렸던 것이다.
블랙 케르베로스는 지면에 쓰러져서야 겨우,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1등급 몬스터가 공격의 순간조차 눈으로 포착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에게 닥치는 죽음의 공포와, 눈앞에 있는 본 적이 없는 흰 눈동자를 한 몬스터에게, 영문모를 두려움을 품었다.
블랙 케르베로스의 눈동자에서 생기가 사라졌다.
"쳇, 빨리 돌려보내기나 해. 이미 일은 끝냈다고. 방금 전까지 오오타케마루하고 중합지옥에서 마시고 있었단 말이다. 좋은 시간에 방해해버리다니."
<몬스터의 제거를 확인했습니다. 슈텐도지를 지옥으로 귀환시킵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자, 슈텐도지의 발밑에 어렴풋한 백색으로 빛나는 문이 출현하였다. 문은 이미 반쯤 열려진 상태였으며, 문 사이로는 마그마같은 새빨갛게 빛나는 기름막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슈텐도지는 그 기름막에 빠지는 것처럼, 당당하게 잠겨져갔다.
아무래도 이 문이 지옥으로 연결된 듯 하다.
돌아가려는 참에, 슈텐도지는 죽어가는 텐지를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미래의 주인이여. 빨리 강해져라, 난 계속 기다리고 있겠다."
그 말을 남기고, 슈텐도지는 이 던전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하얀 문도 닫히고, 연기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졌다.
아무것도 안남은 던전 안에는, 텐지의 미약한 숨소리만이 들리고 있었다.
<특급천직 기프트 하나를 자동소비하여, 상처의 수복을 행합니다>
<ㅡㅡ완료. 아마시로 텐지의 몸은 완전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아마시로 텐지에게, 천직 [옥수소환] 의 부여를 실행합니다>
<ㅡㅡ완료>
다시금 던전은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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