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8 마리 누나와 클랜과 이름의 행방2022년 05월 26일 23시 33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69/
왕과의 대화를 끝낸 나는, 돌아오자마자 칸나 씨한테 붙잡혔다.
그리고 왕과 어떤 대화를 했는가, 왕이 했던 말을 "한마디 한마디 제대로 떠올렷!" 이라며 좀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신탁의 내용 등이 부끄러워서 적당히 넘어가고 싶었지만, 루레트 씨와는 다른 의미로 뭔가의 스위치가 들어간 칸나 씨를 멈추기란 어려워서 루레트 씨와 마레우스 씨한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후후후, 어때요 임금님, 멋진 동료죠?
결국 칸나 씨가 만족해서 날 풀어준 것은 그로부터 30분이나 뒤의 일이었다.
칸나 씨의 추궁 때문에 축 늘어진 날 배려해줬는지, 루레트 씨가 찻집 같은 가게를 찾아준 덕분에 거기서 이후의 일에 대해 대화하게 되었다.
햇살이 비치는 창가로 안내되었는데, 조금 칠칠맞지만 테이블 위에 상반신을 내던지는 나였다.
그대로 눈을 감고 있자, 딱딱한 것이 놓이는 소리가 났다.
"미안 마리아, 나도 나이에 안 맞게 주책을 부렸네. 이걸로 기분 전환해줄래?"
어느 틈에 주문했는지, 종업원이 차와 과자를 들고 와줬다.
"이 가게의 추천 메뉴라던데~?"
냄새를 맡아보니, 차에서는 감귤류의 향기 외에도 민트 같은 상쾌한 향이 났다.
이건 허브티인가?"
에덴과는 다르게 도자기 컵으로 내놓는 걸 보면, 왕도의 풍족함이 약간 엿보여.
천천히 일어난 내 앞에, 칸나 씨가 과자가 담긴 그릇을 내밀어 줬다.
그것은 곳곳에 갈색으로 구워졌고, 노란색의 푹신한 느낌이 드는 과자......이, 이것은!
"팡펠듀라고 하는 과자 같아. 우리들 말로는 프렌치토스트겠네."
"프렌치토스트."
물론 이름은 알고 동생들을 위해 만든 적도 있지만, 이렇게 누군가가 만들어 준 프렌치토스트를 먹는 건 처음이야.
내가 남몰래 감동에 젖어있자, 세 명이 흐뭇해하며 이쪽을 보고 있었다.
"이, 이걸로 기분을 풀라니................맛있어."
계란과 우유. 이 단맛은 벌꿀인가?
그것들을 시간을 들여 배어들게 했는지, 바깥은 푹신한데도 먹어보면 내부는 끈적하다.
버터를 써서 구운 덕분에 감칠맛과 간이 다 되어있어서, 그래. 입안이 행복해.
사이사이에 차를 마시면 입가심이 되니 팍팍 먹을 수 있어.
열심히 먹고 있다가...... 앗!
"......뭐, 뭔가요."
"아니 딱히. 글치?"
"그래, 외모에 어울리게 귀엽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요?"
"나이가 얼마든 여자아이는 단 것을 좋아하는 생물이니까~"
"여자아이라니 너희들 여자아이라고 말할 만한 나이?"
""흥!!""
"으웨엑."
오른쪽에서 루레트 씨의 오른쪽 스트레이트, 왼쪽에서 칸나 씨의 왼쪽 스트레이트가 멋지게 꽂히자 사이에 끼인 마레우스 씨는 얼굴이 찌그러져서 정말 눈뜨고 못 볼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는 직접 때릴 수는 없으니 [독약]이라도 조금 차에 타 줄까 해서 아이템박스를 뒤적이고 있자, 루레트 씨가 손뼉을 치더니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입을 열었다.
"예정이 뒤바뀌고 말았지만, 홈을 손에 넣었으니 우리의 클랜을 만들어보지 않을래~?"
"클랜?"
내가 자주 쓰는 기술? 아 그건 [크라운]이었지.
"클랜은 동료들끼리 만드는 팀 같은 것이다. 클랜으로서 자산과 소재의 관리와 공유도 할 수 있고, 정보도 연계하기 쉬워. 그리고 클랜 단위의 참가가 조건이 되는 이벤트에도 나갈 수 있고."
마레우스 씨, 부활이 빠르네요.
생산이 메인이라 해도, 역시 기사계 직업인가.
"그랬나요. 어라, 하지만 여러분은 연맹 사람과 클랜을 만들지는 않나요?"
"연맹은 어디까지나 느슨한 연결이라서, 함께 뭔가를 하기에는 미묘해."
"개성이 강한 아이가 많아서 힘들어."
마레우스 씨는 그렇다고 치고, 칸나 씨, 당신이 할 말인가요.....
"나는 마리아랑 계속 함께 즐기고 싶으니~ 다른 건 생각할 수 없어~"
"루레트 씨......"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해버리면 대답할 수 없잖아요.
"저도 세 분과 함께 있으면 기뻐요."
그러자 처음으로 움직인 자는 마레우스 씨.
그다음으로 칸나 씨가, 그리고 루레트 씨와 내가 움직였다.
우리들 네 명의 주먹이, 테이블 중앙에서 마주친다.
클랜 결성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그런데 클랜의 이름은 어쩌지?"
이제부터 길드로 [자 클랜 등록!] 하러 가려는 장면에서, 마레우스 씨가 제동을 걸었다.
"클랜의 이름인가요. 이름이라면."
"""생각하지 않아도 돼."""
"어째서요!?"
이런 때에 셋이 한입으로 말하다니 너무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실적이 있으니 아무 말도 못 하겠어.
하지만! 나도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라구!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에요. 모두의 이름에서 몇 가지를 떼어서 클랜명으로 하는 건 어떨까요."
"과연, 어느 의미로 정석이라면 정석인가."
"마리아답네~"
"괜찮다고 생각해. 하지만 마레우스, 루레트, 칸나, 마리아. 글자 수는 많지 않지만, 조합의 수는 좀 되네."
"제각각 겹치지 않는 글자면서 듣기 좋아 보이는 거라면~ 나랑 칸나로 [루나]는 어때~?"
"[루나]...... 좋아. 우리들한테 딱이야."
"이러면 따로 뭐가 이어져도 왠지 여자 같지 않아?"
"어라, 3대1로 여자가 많은 클랜이잖니. 이상할 건 없는걸?"
"아니 너, 그건 2대2라고."
"흡흡흡!"
"우와앗."
칸나 씨의 무수한 주먹이 마레우스 씨를 덮친다.
"후우...... 자, 마레우스쨩의 일은 무시하고 얼른 정하자."
"그렇네~ 생각한 게 있는데~ 마레우스를 많이 남기면 듣기에 안 좋아 보이니~ 그냥 [마]만 따오는 건 어때~?"
"[마] 만이라니 무슨 의미인가요?"
"다시 말해서~ [루나 마 리아]라는 느낌으로~"
"어머나 멋져."
"잠깐만요, 그거 그냥 제 이름이 되잖아요."
그런 식으로 이름 짓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전 싫다구요?
클랜명이 불릴 때마다 자기 이름이 불리는 기분이 들다니, 그게 무슨 벌칙 게임인가요.
"하지만 이대로 말하면 리아 쪽이 말하기 불편하니까, [루나 마 리 아]는 어때?"
"좋다고 생각해~ 그럼 결정 난 걸로~"
"그러니까 잠깐만요! 듣고 있나요? 네!?"
나는 마지막까지 저항했지만, 흥분한 루레트 씨와 칸나 씨의 앞에서 당해낼 도리도 없어서.
우리의 클랜명은 [루나 마 리 아]로 결정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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