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5 마리 누나와 카르디아 내부 사람들 (전편)
    2022년 03월 16일 07시 42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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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66/

     

     

     

     눈앞에 펼쳐진 왕도 카르디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에 무리하게 대입해서 표현하자면 육지에 떠 있는 몽생미셸이라는 느낌이려나.

     

     몽생미셸이란, 프랑스의 서쪽 해안가에 떠 있는 작은 섬과 그 위에 지어진 수도원을 가리키는 이름.

     

     수도원은 마치 성과 같은 구조인데, 그 주변에는 마을이 생겨나 있고 파도를 막기 위해서 외곽에 제방이 지어진 것을 책에서 본 일이 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바다에 떠오른 그 이상한 모습에 놀랐지만, 왜 수고스럽게 바다에 지었지? 라는 소박한 질문을 품었던 것은 지금 와서는 그리운 추억이다.

     

     길 끝에 있는 것은, 벽과 어울리는 훌륭한 문.

     

     문 앞에는 검문을 받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이만큼 줄지어 있으면, 왕도에 들어가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네."

     

     "아뇨, 걱정은 필요없습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토마스 씨가 줄지어 선 사람들 옆으로 태연히 마차를 달리게 하였다.

     

     "잠깐 당신! 왜 당당히 새치기하는 거야!!"

     

     칸나 씨가 우리들의 뜻을 대변해주었다.

     

     "이 마차는 모험가길드에서 쓰는 것 중에서도 특별한 물건입니다. 이 마차에 탈 수 있는 자는, 모험가길드가 신원을 인정한 사람뿐. 그렇기 때문에 귀족 분들과 마찬가지로 검문을 받지 않고 왕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말이 정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마차는 문 앞에 도착해도 제지받는 일 없이 손쉽게 왕도로 들어갔다.

     

     왕도까지의 품삯은 상당한 금액이었을 텐데, 비싼 데에는 이유가 있었구나.

     

     외벽의 내측에는 거무스름한 돌바닥이 깔려있고, 간소한 석조 건물이 같은 간격으로 지어져 있다.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왠지 위생면에서 걱정되는 복장을 입고 있으며, 보기에도 난폭해 보이는 사람들도 서성거리고 있다.

     

     구획 정리된 슬럼가 같은 느낌이려나.

     

     "외벽 안에는 이렇게 외민이 사는 지역으로 되어있습니다."

     

     "외민이란 뭔가요?"

     

     "외민이란 말 그대로 왕도 바깥에서 온 백성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설령 카르디아 국민이라고 해도 왕도 주민이 아닌 자가 이주하게 될 경우, 기본적으로는 이 지역, 외가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살게 됩니다."

     

     같은 나라 사람인데도 취급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석연치 않은 마음을 품은 채, 마차는 달린다.

     

     다시 벽과 문이 나타났는데, 검문을 담당하는 분이 마차를 확인하더니 간단하게 보내주었다.

     

     그리고 벽을 건넜을 때, 돌바닥의 색이 옅은 녹색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도민들이 사는 장소, 도가라고 합니다. 도민이란 왕도에 자신의 집을 가질 권리와 납세의 의무를 진 백성을 말합니다. 대대로 왕도에서 사는 분이 많아서, 도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분이 많습니다."

     

     벽과 돌바닥의 색으로 명확하게 차이를 인식시킨다면 더욱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더욱 나아가면 귀족가에 들어가게 되지만, 이번에는 도가까지만 가겠습니다. 왕도의 모험가길드는 도가에만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한 토마스 씨가 마차를 달리기를 10분 남짓.

     

     다른 곳보다 머리 한둘 더 커다란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왕도의 모험가길드입니다."

     

     그 건물은 돌바닥의 색과 어우러지는 것처럼 약간 칙칙한 붉은색의 벽돌로 지어져서, 외관은 마치 오래된 역 건물 같았다.

     

     가로세로의 넓이를 보면, 에덴의 모험가길드가 서넛은 여유롭게 들어갈 것 같다.

      

     "역시 왕도의 모험가길드라는 건가."

     

     "크네~"

     

     "꽤 정취가 있어서 괜찮네. 이런 향수가 느껴지는 건물, 난 좋아해."

     

     마레우스 씨의 말에 루레트 씨가 맞장구치자, 칸나 씨가 감상을 입에 담는다.

     

     그 다음 토마스 씨한테 감사를 표하고 헤어진 우리들은, 모험가길드의 안으로 들어갔다.

     

     규모는 다르지만 내부의 구조는 에덴의 모험가길드와 똑같다.

     

     어떤 퀘스트가 있는지 신경도 쓰이지만, 현재 우리들한테는 다른 목적이 있다.

     

     그것은 이 여러 게시판 중 하나.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로 패치된, 거래게시판.

     

     "먼저 요리의 등록인데..... 좋아, 우리가 처음 같다."

     

     거래게시판은 각국의 수도나 수도 다음으로 큰 마을에 설치된다고 공식 사이트에 쓰여 있었다.

     

     에덴의 마을을 떠나 왕도로 향해야만 했던 이유 중 하나다.

     

     "연맹원들이 만든 평범한 요리는 나중에 하고, 문제는 마리아의 요리 구만."

     

     "요 며칠 동안 마리아가 힘써 준 덕분에 버프의 효과가 더욱 높아져 있어. 가격의 설정이 고민되네."

     

     "여기선 비싸게 나가자~ 수수료는 등록 시가 아닌 매각 시에 발생하는 모양이니~"

     

     내가 만든 요리의 가격에 대해 셋이서 의논하고 있다.

     

     나는 한숨을 한번 쉬고서, 인기척이 없는 가장자리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쓸쓸해져서 네로와 쿠거를 부르자, 둘은 날 달래려는 듯 다가왔고 그 푹신함에 치유받았다.

     

     정말 오랜만에 내 곁에서 떠나간 평온의 뒷모습이 찾아온 듯한 그때.

     

     "뭐야 이 하얗고 처음 보는 생물은! 평민한테는 안 어울린다고, 귀족인 나한테 넘겨라!!"

     

     ................ 평온의 뒷모습은, 환영이었습니다.

     

     힘없이 고개를 든 내 앞에, 귀족 같은 옷을 입은 소년이 서 있었다.

     

     환영으로 생각했던 평온은, 사실 불온으로 클래스 체인지했던 걸까?

     

     나는 마음속으로, 이름 모를 이 소년을 레온 Jr이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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