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70 마리 누나와 알아버린 그것
    2022년 06월 05일 10시 25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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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71/

     

     

     

     건네받은 열쇠로 홈의 문을 열자, 왼쪽 안에는 약장이 있고, 조합한 약을 내놓거나 약을 사러 온 손님한테 대화하기 위한 카운터도 보였다.

     

     카운터 앞에는 대기용의 긴 의자가 여럿 늘어서 있는데, 특징적인 커다란 유리창에서 밝은 빛이 들어오고 있다.

     

     카운터의 안쪽에는 진찰용으로 보이는 작은 방이 있다.

     

     문의 오른쪽에도 카운터가 있었지만, 이쪽은 폭이 넓은 걸 보면 주로 약을 만들기 전의 준비용 장소로 보인다.

     

     더욱 안쪽에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문이 하나.

     

     2층은 아마 각자의 방이 있을 거라고 해서 문을 열어보니, 별장으로 이어져 있었다.

     

     별장은 본관과는 다르게 벽돌제 건물인데, 불을 다뤄도 괜찮아 보인다.

     

     굴뚝도 있으니, 안에서 약초를 건조했을지도 모른다.

     

     창문은 본관보다 훨씬 작고, 방의 넓이는 본관의 3분의 1 정도?

     

     그만큼이나 많은 요청을 했는데 이걸로 과연 이루어질까 하고 의문으로 생각하는 나와는 다르게, 3명은 달려가서는 도구의 확인을 시작했다.

     

     그 눈은 진지함 그 자체여서, 생산직 수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주문한대로, 에덴에서는 손에 넣을 수 없었던 고품질의 대장간 도구가 한 세트 있구만. 이만큼 있고 이벤트로 주는 생산 키트도 함께 쓴다면, 이제야 그것에 착수할 수 있겠다."

     

     "역시 우리 왕이네. 그리고 이 별장, 건물로서의 강도도 충분해. 그걸 만들때 약간 무리해도 괜찮겠어."

     

     "작업 중에 큰 소리가 나도 괜찮아보이네~ 그리고 인적이 적은 것도 포인트가 높아~ 그걸 만드는 과정을 숨겨두고 싶으니~"

     

     "저기, 그거라니 대체 뭔가요?"

     

     "그거? ......그건 그, 뭐냐. 대장장이의 비기 같은 거니까 신경 쓰지 마. 네게는 여태까지 요리만 만들게 했으니, 당분간 자유롭게 지내도 괜찮아."

     

     마레우스 씨, 좀 좋은 느낌으로 마무리하고 있지만, 자각이 있다면 그만두라고요.

     

     "1층의 볕이 잘 드는 카운터는 마리아쨩의 주방으로 써도 상관없어. 벤치도 배치를 바꿔서 테이블석 같은 걸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아."

     

     전반은 고마운 이야기였지만, 후반의 그건 거의 식당 아닌가요, 칸나 씨?"

     

     "저녁식사가 기대되네~"

     

     루레트 씨는 숨길 생각도 없이 제가 식사하는 걸 기대하고 있는데요!?

     

     "알겠습니다. 그럼 식자재의 구매도 겸해서, 잠깐 왕도를 산책하고 올게요."

     

     그렇게 말하고 떠난 나는, 본관으로 돌아가서 왕도의 길거리로 나왔다.

     

     하지만, 나온 것은 좋았어도 왕도의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뭐, 관광처럼 생각하면 될지도?"

     

     모르는 장소를 마음 가는 대로 걷는 것도, 분명 재미있을 터.

     

     나는 기분을 다잡고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산책에 나섰다.

     

     

     

     몇 사람한테 길을 물어서 찾아간 곳은, 도민들이 자주 이용한다는 시장.

     

     열려있는 것은, 포장마차처럼 지붕이 달린 가게로 영업하는 형형색색의 노점.

     

     그것이 무수히 모여있어서, 내가 보기에는 시장이라기보다 뭔가의 축제로 생각되었다.

     

     "대단해~ 이게 일상이구나."

     

     찬찬히 둘러보니, 시장이 온 사람들의 얼굴이 정말 밝다.

     

     "손님들도 알고 있는 거야. 여기에 오면 즐거운 쇼핑을 할 수 있다는 걸."

     

     "오 아가씨, 심부름인가? 이곳의 시장에선 뭐든 다룬다고! 특히 식자재는 왕도에서도 최고지. 원하는 게 있다면 괜찮은 가게를 소개해줄 수도 있는데."

     

     말을 건 사람은, 주로 과일과 야채를 파는 아저씨였다.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를 설명하고 필요한 식자재를 전하자, [그건 여기, 이건 저곳이 최고]라며, 정말 친절히 가르쳐주었다.

     

     "아저씨의 가게에서는 향초도 다루나요? 파셀리, 백리향, 월계수, 타라곤이 필요한데요."

     "그거라면 우리 가게가 제격이지. 막 따서 향이 좋은 녀석이 있다."

     

     다행이다, 있었구나.

     

     그리고 시험 삼아 파셀리의 냄새를 맡아 보자, 그 독특한 향이 콧속을 강렬히 파고들었다.

     

     이건 아저씨가 추천할만하네.

     

     그 외에도 쓸만해 보이는 걸 많이 샀는데, 덤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할 정도로 많은 덤을 받았다.

     

     그리고 아저씨가 가르쳐 준 가게를 돌면서 원하는 식자재를 샀지만, 어디를 가도 첫마디가,

     

     "심부름을 하다니 대견하네, 아가씨."
     "부모를 돕다니 대견하네, 아가씨."
     "조그만데도 장을 보다니 대단해, 아가씨."

     

     그렇게, 누구나 내가 스스로 요리할 거라고는 생각해주지 않는 것은, 왜일까?

     

     결코, 내가 소학생으로 보여서 그런다던가를 생각하면 안 돼!

     

     

     

     식자재를 대량으로 사들인 나는, 홈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그레암 씨를 만났다.

     

     말을 걸려고 생각했는데, 저쪽에서 모르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서는 스쳐 지나며 뭔가를 건네주는 것처럼 보였다.

     

     수수하게 레벨업을 하고 있는 [시각강화] 덕분이겠네.

     

     난 몰래 등 뒤로 다가가서는, 약간 커다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그레암 씨."

     "으앗! 마, 교주님!!"

     

     "저기, 거기서 말을 고칠 거면 그냥 마리아로 불러줬으면 하지.....만?"

     놀라면서, 그레암 씨의 손에서 뭔가가 떨어진다.

     

     그것은 손바닥 크기로 접힌 양피지였다.

     

     나는 직감에 따라 그레암 씨보다 빨리 주워 들고는, 제지하는 목소리를 무시한 채 그걸 펼쳤다.

     

     "............."

     

     나는 말없이 쿠거를 불러서는, 손에 든 그것을 건네서 해석불능이 될 정도로 갈기갈기 찢도록 시켰다.

     

     그레암 씨가 비명을 지르면서,

     

     "무슨 짓을! 귀중한 성전의 구절이!!"

     

     라고 외쳤지만, 응, 그런 성전 사라지는 게 좋아.

     

     가능하다면 클랜도.

     

     나는 허물어진 그레암 씨를 내버려 두고 홈으로 돌아갔지만, 그렇게나 가벼웠던 발걸음은 꽤나 무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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