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1 마리 누나와 카술레와 아이들2022년 06월 05일 13시 08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72/
홈으로 돌아온 나는, 볕이 잘 드는 카운터에서 휴대용 생산키트를 전개했다.
피자 화덕같은 특수한 것은 없지만, 요리하기에는 충분한 설비가 주욱 늘어섰다.
"아, 모처럼 홈의 안이니, 둘도 부르자."
내가 [모이라의 가호사]로 네로와 쿠거를 부르자, 기쁘다는 듯 달라붙었다.
털의 푹신함을 만끽하면서, 열심히 쓰다듬는다.
"이제부터 요리할 텐데, 둘도 도와줄 수 있겠니?"
"냥."
"크오.'
두 사람이 함께 손을 올리는 모습이 흐뭇해.
네로한테는 야채를 볶게 하고, 쿠거한테는 양손을 깨끗한 천으로 가린 다음, 커다란 그릇에 들어간 토마토에 펀치를 날려 으깨게 하였다.
썰어도 좋지만, 이쪽이 훨씬 퓌레 같아서 맛있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좀 실패였을지도."
잠시 후에는, 으깬 토마토 즙을 뒤집어써서 온몸이 붉게 물든 쿠거의 모습이 있었다.
이거, 만일 산에서 만난다면 식인곰으로 착각할 수준이네.
그런 해프닝 끝에 완성한 것이, 프랑스의 가정 요리인 카술레.
원래는 소시지와 보존육을 듬뿍 써서 더욱 지방기가 많은 요리가 되겠지만, 난 의도적으로 지방을 줄였다.
만든 카술레를 아이템으로서 바라보니, 요리 버프로서 VIT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뭐지, 콩이 주체라서 몸을 튼튼하게 해주는 느낌인가?
"이제 저녁식사는 괜찮아졌으니, 쿠거를 씻겨야겠네."
새빨갛게 물든 천을 쿠거의 양손에서 벗기자, 그때 홈의 문이 열렸다.
"약사 나으리가 돌아왔다고 생각했더니, 뭐냐 그 생물은!?"
아, 바로 착각해버리는 사태가.
나는 허둥대면서 네로와 쿠거가 가족이며 사람을 덮치지 않는다는 점, 요리 중이라는 점을 20분에 걸친 설명 끝에 겨우 납득시켰다.
지, 지쳤다......
"갑자기 방문해서 소란을 피워 미안하다."
그리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자는, 약간 등이 굽은 할아버지.
"아뇨. 그건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난 예전부터 약사 나으리한테 신세를 졌거든. 그래서 왕도를 떠난다고 들었을 때는 섭섭했지. 이 집의 앞을 지나갈 때마다 불빛이 없는 집을 보며,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하지만 오늘 지나갈 때 보내, 창문이 열려있지 뭔가. 그래서 혹시 돌아왔나 싶어 와 본 거라네."
"모두한테 존경받는 분이었네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할아버지의 입에서는 추억담이 연이어, 정말 즐겁다는 듯 나왔다.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 될 무렵.
"늙은이의 수다에 어울려줘서 미안하네. 그건 그렇고 방금 전부터 좋은 냄새가 나는데?"
"카술레를 만들고 있었어요. 음, 흰 강낭콩과 토마토, 고기와 야채를 푹 삶은 거예요."
"과연, 카술레인가. 여기서는 어느 집에서나 만들 수 있는, 이른바 엄마의 맛이지.'
엄마의 맛인가~
"......괜찮으면 드실래요?"
"오오, 괜찮을까?"
의문형으로 말했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벤치에 앉아있었다.
응, 먹을 생각이네.
말과 행동의 다름에 쓴웃음 지으면서, 나는 카술레를 목제 그릇에 담아서 스푼과 함께 할아버지한테 건넸다.
"잘 삶아서, 정말 맛있어 보이는구먼. 어디......"
"어떤가요?"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는 할아버지한테 물어보자, 이윽고 눈을 뜨더니 감상을 말해준다.
"......맛있구먼.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른 맛인데, 기름기는 적지만 뭐라 말할 수 없는 부드러운 맛이 나. 나는 왕도 이곳저곳에서 여러 카술레를 먹어봤지만, 이런 카술레는 생전 처음이여."
"어머나, 정말로 맛있네. 그리고 우리한테는 조금 그리운 이 느낌."
"된장, 아니 백된장인가? 의외로 잘 맞는데."
"이건 우리들의 엄마의 맛이 될 것 같네~"
다행이다, 할아버지가 만족해주셨다......아니, 어디에서 솟아난 건가요 칸나 씨, 마레우스 씨, 루레트 씨!
"어느 사이에 온 건가요......그것도 제대로 자기 몫을 담아서는."
"조금 배고파질 즈음에 좋은 냄새가 나는걸. 몸이 알아서 움직이지 뭐니. 냠냠, 맛있는 요리는, 죄야."
아뇨, 죄는 요리가 아니라, 무단으로 먹는 쪽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잘 먹었다. 정말 맛있었네. 그러고 보니 이름을 묻지 않았구먼. 나는 시몬이라고 하네."
"변변치 않았습니다. 저는 마리아라고 해요. 이쪽은 제 동료인 칸나 씨, 마레우스 씨, 루레트 씨예요.'
세 사람은 목례만 하고는 먹는데 혈안이었다.
정말이지 이 3명은......
"고마우이. 그리운 추억에 잠기게 해준데 더해, 맛난 카술레까지. 이후로도 여기서 요리를 계속 만들 셈이여?"
"그렇네요. 이 사람들도 식사해야하고, 팔 것도 만들어야 하니까요."
"흐음, 팔 것인가......알겠수다, 뒷일은 이 노인네한테 맡겨보게."
"네? 맡기라니 대체 무슨."
"그럼 조만간 다시 봄세."
내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할아버지는 홈에서 떠가고 말았다.
그의 등은, 처음 보았을 때보다 꽤 곧추 선 느낌이었는데?
마음이 후련해져서 자세에도 반영되었다는 뜻이려나.
뭐 그렇게 이해하기로 하고, 나는 남은 카술레를 먹었다.
내가 다 먹고 보니, 이미 세 사람은 자취를 감췄는데 식기만이 카운터에 놓여있었다.
당연하게도 식기는 씻지 않았다.
"뭐람. 커다란 아이를 3명 가진 듯한 이 마음은......"
네로와 쿠거한테 격려받으면서, 나는 혼자서 설거지를 한 다음 로그아웃해서 잠에 들었다.
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3 마리 누나와 착각한 할아버지 (0) 2022.06.05 072 마리 누나와 산책과 믿음직한 동생들 (0) 2022.06.05 070 마리 누나와 알아버린 그것 (0) 2022.06.05 069 마리 누나와 맡겨진 홈 (0) 2022.06.05 068 마리 누나와 클랜과 이름의 행방 (0) 2022.05.26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