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 화2020년 11월 05일 21시 37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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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차노미즈 역과 도쿄 치요다 구의 아와지자카 고개.
ㅡㅡ2주일 전.
"다음 역은 오차노미즈, 오차노미즈.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아마시로 텐지는 덜컹거리는 전철 안에서 흔들리면서,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비어있는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이번 달의 가계부 어플을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다.
그곳에는 '이번 달의 잔고 : ¥105-' 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이제는 마이너스에 닿을 것 같은 빈곤한 숫자를 보며, 텐지의 얼굴은 한층 굳어져 갔다. 다음 페이지로 넘기자, 사람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하아" 라며 커다란 한숨을 쉬었다.
"이 중규모 레이드가 끝나버리면, 이번 주도 타구치 부부의 빵집에서 폐기빵을 받아서 연명할 수 밖에 없나....하아, 배고파."
혼자서 중얼거린 슬픈 대사는, 전철의 경적소리에 파묻혀 사라졌다.
텐지는 이제부터 유명길드가 참가하는, 중규모의 던전 레이드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 시대에서는, 던전에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을 '탐색사' 라고 부른다.
할부가 안되어서, 기본적으로 비싼 물품이라 해도 한번에 매입할 수밖에 없는 빡빡한 직업이었지만, 꿈이 있는 직업이었다.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도 있고, 영웅과 히어로로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받는 인기도 높아서, 탐색사가 되려고 하는 젊은이는 의외로 많았다.
물론 텐지도 그 중 하나다.
이유는 애초에 부모님이 탐색사였던 것도 있었지만, 얼마 없는 '고유 어빌리티' 를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었던 점도 있어서, 탐색사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텐지가 다시금 하아 라며 한숨을 쉬었다.
'여동생의 수학여행비도 지금부터 모아두지 않으면 안되고, 빚의 변제도 있어. 관리비도 내야 하니, 식비를 아낄 수 밖에 없겠구나. 이 교통비도 뼈아픈 지출이다. 장기가 높게 팔린다고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과연 어떨까. .....아니, 그건 그만두자. 탐색사의 기본은 몸이다. 기죽지 말고 힘내자!'
전차가 오차노미즈 역에서 멈춰서, 텐지는 생각하면서 내렸다.
그대로 개찰구 쪽으로 향해서, 허무하게 튀어나오는 IC 카드의 잔고를 바라보면서 개찰구를 나왔다. 그곳에서부터 아와지자카를 내려가자, 벽돌로 만들어진 고가다리가 늘어선 것이 보였다.
옛날에는 이 고가다리 밑에 식당과 잡화점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게 번화가같은 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이 오차노미즈에는, 세계에 47곳밖에 존재하지 않는 던전의 하나가 출현하였다. 그게 이렇게 되어버린 큰 이유다.
통칭, 오차노미즈 던전.
등급, 다시 말해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는 않아서, 밑부터 세어서 두 번째인 [4등급] 이라고 설정되어 있다.
던전 등급은, 세계탐색사협회 (통칭 : WSA) 가 [MP원자] 라고 하는 아직 해명되지 않은 미지의 에너지농도를 측정해서 결정된다.
던전등급은 밑에서부터 5, 4, 3, 2, 1, 0 등급이 존재한다.
오차노미즈 던전은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덕분도 있어서, 텐지같은 프로 탐색사도 아닌 고등학생이어도 사전신청만 한다면, 간단히 입장할 수 있다.
그렇게는 말해도, 텐지는 단순한 학생은 아니다.
일본 탐색사 고교. 일본에서 유일하게 탐색사를 육성하는 고등학교에 재적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어서, 이번 경우처럼 위험하지 않은 던전에 한해서는 신청이 통과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인 중에 탐색사가 없다면, 고등학생인 단계에서 그렇게 간단히 입장할 수는 없다. 텐지는 부모가 탐색사였던 점도 있어서, 탐색사의 연줄만큼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오늘도 붐비네.... 저건 중국의 관광단체인가? 저렇게 마구 사들이다니, 부자냐고."
텐지는 누구한테도 들리지 않도록 몰래 불만을 내뱉으면서, 아와지자카 고개를 내려갔다. 고개를 다 내려가자, 그곳에는 커다란 교차로가 있었다. 그 교차로를 가로건너자, 이제야 그곳에 오차노미즈 던전의 입구시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설이라고 해도 상업시설과는 전혀 틀린, 그냥 콘크리트 벽과 금속 펜스로 주위를 엄중히 둘러싸고 있는 것 뿐이다. 물론 주변에는 부외자의 침입을 막기 위한 대책과 순회하는 경관이 많이 존재한다.
던전이 생기고 23년이 지났어도, 이 정도로 간이적인 벽만 건설된 이유는, 던전게이트가 너무 커서 싹 뒤덮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높이 약 600m, 폭 100m를 넘는 던전게이트는, 흑요석같은 검은 광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문은 10명 정도가 늘어서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간신히 열려져 있었고, 문 안에는 먹물같은 검은 기름막이 둘러져 있다. 그곳을 지나가면 던전에 도착하는 것인데, 안의 광경을 자기 눈으로 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탐색사로서 활동하지 않는 한, 거의 눈으로 볼 일은 없는 것이다.
텐지는 그 거대한 칠흑의 게이트를 올려다보면서, 천천히 도로를 걸어갔다.
던전 주위는 10년 이상 전에 재개발계획이 진행되어서, 지금은 많은 상점과 시설이 빈짝이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상점이라고는 해도 식당 등은 의외로 적었고, 아이템을 판매하는 상점과 무기를 판매하는 상점이 많이 늘어서 있었다. 물론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의 비싼 것부터, 싸게 살 수 있는 아이템까지 두루 갖추어져 있었다.
"역시 비싸네."
텐지는 길거리에 있던 무기점의 진열대에 걸려진 고가의 서양검을 보고, 마치 아이가 장난감을 바라보는 듯한 눈동자로 계속 쳐다보았다.
가격표에는 [3등급 무기 : 영격검 ¥15,000,000-] 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 가격을 보는 듯 마는 듯, 텐지는 언제나의 버릇으로 "식비 천 개월 분이라니...." 라며 식비로 계산을 하고 말아서, 현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텐지의 집은 사정 상, 사사즈카에서 여동생과 둘이서 같이 살고 있다.
거기에다 반년 전에 던전에서 행방불명이 된 부모님이 남겨준 7천만엔의 빚을 떠안고 있기 때문에, 남매 둘이서 식비를 아껴가며 빈곤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어떻게 발버둥쳐도 지금의 텐지로서는 이런 금액을 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아, 나도 언젠가는 이런 무기를 사고 싶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텐지는 여동생인 아마시로 마하루의 순진무구한 미소를 떠올렸다.
여동생은 텐지보다도 두 살 어려서, 현재는 중학교 2학년이다. 사춘기이며 성장기이기도 한 시기, 본래는 좀 더 고기와 생선도 먹여주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는 아쉽게도 없었다.
본래라면 고아원에 들어간다는 선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아마시로 남재는 구태여 그 선택을 거부했던 과거가 있었다.
"내 무기보다도 먼저.....마하루에게 고기를 마음껏 먹여주고 싶구나."
오빠로서, 무엇보다도 여동생의 성장을 바라는 텐지였다.
그 때였다.
"ㅡㅡ텐지!"
뒤에서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익숙하다고는 해도, 최근 한 달 사이에 말하는 사이가 된 것 뿐이고, 텐지에게 있어선 상냥한 반 친구라는 인상이 강했다.
"텐지! 집합 전에 만나서 다행이에요!"
같은 학년인데도 정중한 말투를 쓰고, 그런 것 치고는 생기넘치는 목소리.
텐지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돌아보고는, 약간 부끄러운 듯 비스듬하게 밑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어설프게 한 손을 올렸다.
"아, 안녕. 아사기리."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은 이런 기회를 소개시켜줘서 고마워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던전 레이드를 체험할 수 있다니, 텐지 덕분이네요."
"응, 아사기리가 짐꾼 아르바이트를 같이 해줘서 나도 살았어. 그런데, 정말 괜찮아? 아사기리의 고유 어빌리티였다면, 그냥 보조탐색사로 들어갈 수도 있었잖아."
"짐꾼이라 해도, 고1부터 체험할 수 있다는 데에 가치가 있어요."
텐지의 옆에 서서 걷기 시작한 아사기리 아이카는, 약간 얼굴을 부풀리며 홱 하고 텐지의 손끝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사기리 마나카.
텐지와 같은 일본 탐색사 고등학교의 1학년이며, 텐지와는 다르게 뛰어난 고유 어빌리티를 갖고 태어난 여성이다.
갈색의 보브컷같은 머리를 항상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던전에 간다는 이유도 있어서 인지, 그녀 치고는 드물게도 뒷머리를 하나로 묶어 놓아서, 걸을 때마다 포니테일이 좌우로 흔들거렸다.
행동 하나하나가 품위있고 누구에게도 상냥하고 정중히 이야기하는, 반에서 인기가 높은 아사기리는 왠지 텐지를 신경써주고 있어서, 이번에 같이 레이드에 참가하기로 된 것이었다.
그런 아사기리는 그다지 오차노미즈에 온 경험이 없었지만, 신기하다는 듯 주변을 '우와~' 하면서 둘러보며 텐지의 보폭에 맞추어 걷고 있었다.
"어....저기..... 아, 아사기리는, 짐꾼 알바는 처음이었지?"
"예, 처음이에요. 이번에는 텐지 군의 뒷모습을 보며 배우도록 할게요."
"그럼 열심히 해야겠네. 그렇다고는 해도 고등학교에서 배운 대로니까, 아사기리한테 가르칠 일은 없어 보이지만."
"교과서와 현실은 다른 점이 많으니까요.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봅니다만, 텐지는 이번이 몇 번째인가요?"
"난....서브 던전은 이젠 몇 번 들어갔는지 모르겠어. 메인 던전은 7번이고, 그 중 레이드는 5번 경험했지."
"와! 역시 텐지 군은 대단하네요. 이젠 베테랑이네요."
"아하하하....뭐, 짐꾼이지만 말이야."
"그래도 대단한 건 대단한 거에요. 같은 학년인데, 전 아직 한번도 던전조차 들어가 보지 못했다고요? 그리고 다른 동급생들도 미경험자가 대부분이에요."
그녀는 자신을 낮추며 자주 텐지를 칭찬하지만, 텐지한테는 그냥 겸손떠는 걸로만 들렸다.
그냥 살기 위한 돈이 필요했으니까 던전에 들어가는 것 뿐이었고, 사실 <천직> 을 갖고 있지 않은 동안에는 참가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텐지의 본심이었다.
이렇게 시시한 대화를 나누면서, 5분 정도.
두 사람은 목적지인 집합장소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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