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26――
    2022년 05월 15일 21시 56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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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230/

     

     

     

     예산은 있어도 물건을 팔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세이퍼트 장작한테 대용량 마법 가방을 다시 빌려달라고 부탁하러 갔다. 장작은 이번 전쟁에서 왕도에 남는 모양이라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날의 회의 상황을 설명해줬더니 웃고 말았다.

     

     "경은 큰일났구먼."
     "제발 편히 살고 싶습니다."

     아니 진짜 정말로. 파병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이번에는 한층 더 성가시다. 왜 체아펠트가 선봉이냐고요.

     

     "거기다, 순수한 힘으로 이긴 게 아니라는 걸 내외에 나타내라고 들었으니까요."
     "대인전이니, 그 정도가 적당하겠지."

     "공적은 필요 없으니, 지금까지도 전부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이겼다는 걸로 할 수 없을까요."
     "그런 말을 하는 건 경뿐이네."

     

     이번 작전에서 받은 요청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그다지 시간을 들이지 말라는 것.

     파병에 드는 예산을 생각한다면 낭비할 수 없는 면도 있고, 왕도습격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서, 자칫 지방의 반란에 시간을 들이게 되면 사실 피해가 크기 않을까 하고 주변국의 오해를 사기 쉽다. 경제적, 정치적인 이유로 단기 결전이 요구된다.

     

     또 하나는 매우 얄궂은 일인데, 파루리츠를 상대로 너무 이기지 말라는 것이다. 파루리츠의 기사단한테 큰 타격을 입히면 마군이 파루리츠를 습격할 때 대응할 수 없게 되어서, 나라가 또 하나 멸망해버리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역시 거기까지는 왕국 측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끝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중목욕탕에 자금을 쓰다니 무엇을 할 셈인가, 경은."
     "개축이 목적이니까요. 할아버지 대부터 해온 목욕탕이라고 하니, 시설도 낡았겠죠."

     실제로 원했던 것은 그 설비의 부품이니 수선을 명목으로 그 부품을 받기로 한다. 가족 회사는 아니지만, 토지소유자 쪽에 금전을 대는 김에 아네트 씨의 고아원에도 자금을 지원해줬으니 문제없음.

     하지만 장작의 일이니 페리의 출신이 그 고아원이라는 것과, 목욕탕의 주인이 고아원의 소유자라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알고서도 모른 체 하는 것이다.

     참고로 그 고아원에는 체아펠트 백작가에서 자금을 대기로 해서, 이것에는 나도 놀랐다. 이 일에 대한 아버지의 대답은 알기 쉬워서 나조차도 쓴웃음이 나오고 말았지만.

     

     『공부한 아이들을 내버릴 수 없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마젤 군을 네 부하로 삼을 수는 없으니, 그 동행자의 호감을 얻어놓을 기회를 버릴 수도 없는 일이지』

     

     노골적인 표현을 쓰자면 페리를 포함한 고아원 사람들을 끌어들일 생각인 모양이다.

     이런 때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이익을 생각하며 생각하는 것이 아버지답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볼 때의 이야기고,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틀림없을 테니 죄송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쪽에 관해서는 전문가한테 맡겨놓았지만, 여러 가지로 화물이 많아서요."
     "아무리 생각해도 전장에 알맞은 화물은 아닌 것 같았네만."

     부정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전장으로 향하는 화물만으로 어려운 일에 응하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차라리 실패한다면 좋겠지만, 내가 실패하면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뭐가 일어날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렇게도 못합니다. 배 아파.

     마젤이 마왕을 쓰러트린다면 체아펠트 영지에 처박혀서 지낼 거다.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부탁이 있는데요."
     "흐음?"

     목적도 포함해 부탁의 내용을 설명하자, 장작은 진지한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음, 뭐 평범한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세계에서는.

     

     "그래. 어떻게든 해보기로 해보마."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 경 정도로 바쁘지는 않으니 말일세."

     "그리고, 할팅 일가 쪽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용사 군이 안심하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경이 있기 때문이라네. 그럼 경이 안심하고 출정할 수 있도록 뒷일은 맡겨주게나."

     그 말도 들었는가. 아니 잠깐만.

     

     "그 이야기, 어디까지 퍼져 있습니까."
     "적어도 몇몇 나라의 상층부까지는 퍼져 있겠지."
     "반응은 그다지 듣고 싶지 않지만 일단 듣고 싶은데요."
     "제2왕녀 전하의 약혼자 후보이며 요사 군이 친구라고 부른다는 점일까."

     그 정도는 상상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만 말했다는 점은 뭔가 빼버렸다는 것이 분명하다. 방금 전의 보복일까.

     하지만 내 평판은 상관없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마법 가방 쪽은 준비해주겠네."

     에휴. 다음은 먼저 척후를 파견해놓고, 그다음 물자의 준비인가. 리리한테 부탁해놓은 일도 있고, 이전에 부탁했던 것도 확인해야만 한다. 말의 준비와 급수원에 할당할 인원 문제도 있으니, 할 일이 많구나~

     그리고 출진 전에 리리한테서 체아펠트의 문장과 월계수의 잎을 자수해놓은 옷을 선물받았다. 월계수 전반의 꽃마은 '승리'라고 한다. 행군 중에는 몰라도 중요한 때에는 입도록 하자.

     

     

     

     며칠 후에 출진. 체아펠트 부대는 예정대로 본진의 선봉부대로서 진군을 개시했지만, 도중의 치안을 확인하거나 교통에 불편함이 없나를 조사하거나, 도중에 있는 중소 귀족령에 묵을 때는 본대가 도착하기 전에 왕태자의 숙소를 확인하는 등 할 일이 많다.

     

     "아니 정말, 왜 이렇게 바쁜 거냐고."

     "선봉의 자리를 맡았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맥스한테 불평하고 말았지만, 그 맥스와 오겐, 바르케이 등의 기사단 간부는 모두가 바쁘게 지시를 내리거나 확인할 것을 확인해야만 한다.

     안전한 지역에서의 행군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의 행군은 속도가 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후방에 정체라도 일어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이니 지연은 피해야만 하고, 그렇다고 해서 일일이 본대에 확인을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내 권한으로 가능한 범위는 처리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선봉에 나선 체아펠트 부대의 총인원은 400명 남짓. 기본은 체아펠트 기사단이지만, 다른 귀족가에서 온 기사도 있다.

     

     "발의 상처의 예방과 치료는 게을리하지 마. 체아펠트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자세로 임해."
     "알겠습니다."

     

     속칭 '행군병' 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과로성 근막염과 과로성 건초염 등도 이 범주에 들지만, 무엇보다도 익숙지 않은 신발을 신고 장거리 이동을 하면 티눈과 염증 등의 문제가 생긴다. 신발에 발이 많이 쓸리는 사람이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베르너 님, 또 새로운 상인이 면회하고 싶답니다."
     "밤에 한꺼번에 만날 테니 기다리라고 해."

     "예."

     노이라트가 말을 전해왔지만 그건 뒤로 미루도록 지시. 

     

     "그건 그렇고, 적이 움직이지 않는군요."
     "방어전을 할 생각이겠지."

     이쪽은 왕태자의 본대 외에도, 제1기사단과 제2기사단도 제각각 다른 길을 행군에서 세 방향으로 콜트레치스 령을 향하고 있다. 의도적인 분단행군이지만, 현재 척후한테서 적이 움직인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바쁜데."
     "포기하십시오."

     이 부분은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측근 정치의 온상이 되어버리겠어.

     

     "생각은 나중으로 부탁드립니다."

     "알고 있어."

     슌첼한테 주의를 받고 말았다. 생각을 좀 하고 싶지만 생각해버리면 일이 안 끝난다. 으으윽. 적어도 프렌센을 데려와야 했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3일 후, 상대의 영지에 침입해서 첫 요새를 확인했다. 보통, 공격은 이른 아침부터다. 대낮에 도착했을 경우 그날은 일부러 요새의 공격이 닿지 않는 곳에서 하룻밤 묵는 일이 많다.

     하지만 뭐, 상대한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나는 보통이 아니다. 요새가 보이는 거리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휴식 시간을 취해놓았다.

     

     "좋아, 투석기의 조합을 시작한다. 사다리도 준비."
     "아, 예."

     체아펠트 부대에 소속된 다른 가문의 병사들이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저런 징집병이 지키는 요새 따윈 빨리 치워버리도록 하자.

     


     

     ※ 작가가 잠깐 병원에 가서 갱신을 못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게 벌써 한달이 넘음.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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