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23――
    2022년 05월 15일 13시 11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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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227/

     

     

     

     그로부터 어땠냐면 사무작업과 모험가길드에 의뢰를 하러 가서 몇몇 준비를 부탁하는 등의 작업을 하거나, 피해지역의 대응과 난민들에게 일거리를 가져다주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한번은 맥스의 부탁도 있어서, 드레스에 가까운 모습의 리리와 시녀 모습의 아네트 씨를 데리고 체아펠트 기사단의 훈련을 시찰하러 갔던 적도 있다. 현재의 기사단의 주인은 부모님이지만, 언젠가는 나와 리리가 될 것이니 얼굴을 내비쳐달라는 모양이었다.

     

     그런 바쁜 와중에 포글러 백작과 대화할 기회가 찾아온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난민호송난민 호송 때와 안하임 구원군의 보급을 담당했던 사람이다. 난민 호송 때, 사태의 추이에 따라서는 이 사람과 같은 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이군, 체아펠트 자작."
     "오래간만입니다, 포글러 백작님."

     사교적인 사람이라서 화젯거리가 풍부하다. 젊었을 적에는 인기 만점이 아니었을까. 넌지시 왕도습격 때의 나를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빈틈이 없다는 말도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도 두뇌회전이 꽤 빨라 보여. 나이는 40 정도지만 이 사람은 조만간 대신이 될 듯한 느낌이 든다.

     

     포글러 백작과는 보급면에서의 이야기를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왕태자 전하가 개혁한 보급 부분에 관해서다.

     여태까지는 잘하면 임기응변은, 나쁘게 말하면 주먹구구식으로 조달이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난민호송과 피노이 대신전에서의 보급의 경험에서 시작해서, 안하임 공방전, 그리고 이번 왕도습격 후의 촌락의 보상과 복구 문제에도 이용되는 모양이다.

     왠지 보급이라기보다 넓은 범위인 '병참'의 관념에 가까운 느낌이 들지만, 그 관념은 전세에서도 근대에 와서 생긴 것이니 왕태자의 머릿속은 꽤 앞서갔다고 생각한다.

     

     "나로선 경이 그 생각을 이해했다는 편이 훨씬 놀라웠다네."

     "전장에서 굶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렇게 대답하자 포글러 백작도 동감이라며 웃어줬다. 실제로도 그런 부분을 소홀히 하는 기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귀족과 기사는 누가 해도 그쪽을 소홀히 해버리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쪽에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식료품 등의 소비기한이 짧은 것은 기본적으로 선입선출을 하고 싶지만, 너무 엄밀하게 하면 공수와 관리의 수고만 늘어나게 되어버린다. 

     

     "보관품의 종류마다 텐트를 바꾸거나 상자에 마크를 달아볼까요."
     "본 것만으로도 우선순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좋은 일이겠지."

     모은 순서대로 보관장소를 바꾸고 그 순서대로 소비해가는 수단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보급에 관해서 말인데요."
     "뭔가 제안이 있는가?"
     "제안이고나 할까, 계획안이라고 해야겠는데요."

    ' 내가 말한 것은 군사적으로는 후방 연락선의 관념이다. 전세의 근대전 이후에 체계화된 방식이다.

     

     "대략적으로 말씀드리자만 평소부터 정비해놓은 성채도시와 요새와, 전장에서 구축한 물자집적지와, 전선의 진영으로 나누어서 서로에게 필요한 물자를 어떻게 운송할지 계획하는 일입니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을 '필요한 장소'로 운송한다는 생각은 아직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순번과 요지를 점령할 경우와, 다방면으로 동시진행할 경우와, 한 곳으로 집중할 때와, 특정 장소를 연속적으로 공격할 경우는 보급의 양과 방법이 달라지니까요."
     "과연, 확실히 그렇지."

     보급선이 위험해지면 어떤 실패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세의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몇 가지 설명해주자, 포글러 백작이 진지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구축과 그것을 운용하는 일은 다르다는 점이 되겠지만.

     이 부근은 나도 지식으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지만, 백작한테는 뭔가 떠오른 점이 있는 모양이다.

     

     "자작의 의견은 참고가 되었네. 부디 나중에 시간을 내줬으면 하네."
     "저로도 괜찮다면야 기꺼이."

     오히려 이 대화만으로도 뭔가 붙잡는 이 사람이 정말 우수한데요. 아이디어를 현실의 계획에 접목시키는 기획력과 실무능력이 높은 거겠지.

     

     "이야, 우리 가문에는 삼녀밖에 안 남은 것이 분할 따름이군."

     백작이 100%의 농담을 하길래 나도 쓴웃음으로 대답했다. 삼녀는 현재 10세. 좋은 상대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콜트레치스 후작가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넌지시 물어본 감상은, 에둘러 말했어도 조만간 정벌하겠지라는 반응.

     

     "그 일로 실은 상담이 있습니다."
     "뭔가."

     "어디까지나 제안이라기보다 상담입니다만."

     생각했던 안건을 상담하자, 포글러 백작은 재밌다면서 웃고는 계획을 세워서 왕태자와 상담하기로 약속해줬다. 내가 생각할 필요가 사라진 것은 고마운 일이다. 잘 부탁드린다고 부탁하고서 백작의 집무실에서 물러났다.

     

     

     바삐 실무와 병행하면서 준비를 진행시키던 며칠 후, 왕도에 흐르던 소문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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