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25――2022년 05월 15일 20시 17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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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끝내고 전세로 따지면 오전 10시 전 정도일까. 왕태자와 군무대신, 기사단장 2명을 중심으로 한 콜트레치스 령 정벌군의 수뇌부가 군사회의실에 모였다. 이번에 모인 자들은 젊은 귀족이 많다. 전공을 쌓으려는 의도도 있겠지.
"모두 수고한다. 거두절미하고 쿠페르나겔, 콜트레치스 측의 상황을."
"예."왕태자가 지시하자 쿠페르나겔 남작이 벽에 붙은 도면을 가리켰다. 전날 포글러 백작한테서 받은 콜트레치스 영내의 지도 같다. 평면도지만 잘 그려졌네.
도면에는 이미 몇몇 마크가 붙어있는데, 역삼각형 마크가 제일 많다. 이것은 하천을 제외한 물의 보급이 가능한 장소를 가리키고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도로와 이 마크를 기준으로 병사를 움직이게 된다.
물론 전황이 바뀌면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까지 식용수를 얻을 수 없는 곳으로 행군하거나 길을 벗어날 이유는 없다.
"콜트레치스 후작 측은 영민을 징용해서 영내에 여러 요새를 건축한 모야입니다."
"농병도?"
"예."다브라크 자작의 질문에 쿠페르나겔 남작이 수긍했다.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이 몇 명 있는 것은 무리도 아닐 것이다. 나 자신도, 안하임 공방전의 전초전으로 요새 등을 여럿 건축해봤지만, 노력과 예산과 시간을 짜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다가, 여러 수를 구축하게 되면 상대 쪽이 병력을 분산시키게 되는 거라서, 보통이라면 악수가 된다.
"요새의 배치는 전체적으로 콜트레치스 령의 중심도시인 콜트스를 중심으로 한 삼각형으로 퍼져 있습니다."
쿠페르나겔 남작이 지도에 핀을 꽂는다. 요새의 배치는 내 감각으로 보면 왕도 방향으로 부채꼴이 되도록 펼쳐져 있다. 콜트레치스 후작령의 경계 부근에는 넷의 요새를 구축 중. 흠~ 저곳의 요새는 식수를 확보하려는 목적인가.
"먼저 포안의 마을이겠죠."
"맞아."다브라크 자작의 발언에, 미타크 자작이 맞장구쳤다. 이 두 사람은 맹장 콤비라는 느낌이다. 저 두 사람 사이에 앉으면 좀 덥겠어.
포안의 마을은 콜트스와 왕도를 연결하는 선상에 있는, 부채꼴의 정중앙 부근이다. 안하임과 비슷한 크기의 마을인데, 국경은 아니라서 안하임 정도로 튼튼한 성벽은 없어도 급조한 요새와는 격이 다르다.
"먼저, 적의 의도를 확인하자."
왕태자가 입을 열고는, 그대로 지도로 시선을 향했다.
"적의 의도는 콜트레치스 영내에 왕국군을 깊게 침입시킨 다음 타격을 입히는 것이다. 이런 급조한 요새는 이쪽의 진격을 방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발상으로 말하자면 종심방어가 된다. 가능한 한 출혈을 강요하면서 전진을 늦추면서, 왕국군의 점령지역의 증가와 교환해 희생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초토화 작전과 조합하면 왕국군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왕국군이 방어 거점을 순서대로 공략하면서 전진하게 되면 시간도 피해도 점점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도중의 요새를 무시하고 상대의 거점으로 향하면 보급선이 위험해진다.
"적은 이쪽의 전력을 이해했다는 뜻일까요."
"아니, 그렇진 않겠지. 오히려 왕국군의 전력이 급조한 군대라고 예상하고 있다."쉰들러 군무대신이 그 의문에 반응했다. 나도 동감.
"최종적으로는 우리 군의 후방을 차단하면서 보급선을 끊는 걸 예상한다고 보인다. 아마, 적 기병은 후방에서 기회를 틈타 우리 군의 보급선을 노릴 생각일 거다."
"그렇군."데겐코르프 자작이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왕태자가 내 쪽을 바라본다.
"체아펠트, 적의 기병은 그렇게 자유롭게는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예. 전부는 아니지만 이쪽의 여물의 구매와 운송은 잘 진행시켜 놓았습니다. 후작 측은 기병을 장기간 운용하기란 어렵겠죠."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몇 사람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벌써 준비해놓았냐는 표정이다. 하지만 본론은 그게 아닌데. 왕태자는 '적 기병'이라는 표현을 썼다. '콜트레치스 기사단'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부에서 온 군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지."
"외부라니요?"크랭크 자작이 의문을 가진 모양인지, 입을 열고 질문을 해왔다. 내가 대답해야 하나 고민되었지만, 왕태자가 눈짓으로 내게 대답하라고 지시해서 입을 열었다.
"파루리츠가 병사를 보냈을 경우, 그쪽까지는 대응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뭣이!?"몇 명이 놀란 소리를 내면서 약간의 술렁임이 일어난다. 왕태자가 추가로 입을 연다.
"파루리츠의 국내 정세를 간단히 설명해두는 편이 좋겠지. 파루리츠는 현재, 마군의 일을 제외하면 안정된 편이다. 왕도 20년 이상에 걸쳐 국내를 통치해왔다."
분명 왕비가 데리츠담 출신이었던가. 현재의 파루리츠 국왕은 그럭저럭 명군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내가 장기간 안정되면 나설 곳이 없는 것이 기사단이라서.
"기사단은 마왕 부활 후에 활약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무리 마군과 싸운다 한들 만족스러운 보수가 나오거나 영지가 늘어나는 건 아니니까. 기사단의 불만이 쌓였다고 한다."
그걸 어떻게든 하는 게 권력자의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음은 파루리츠 국왕의 문제도 있다. 요즘은 나쁜 의미로 정력적인 면을 보인다고 외무의 담당자한테서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
역사상, 인생 전부를 명군인 채로 끝내는 자는 드물다. 반대로 처음에는 명군이라 불렸지만 말년에는 암군이 된 자들은 셀 수 없다. 처음부터 폭군이었던 경우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 콜트레치스 후작 측에서 제안을 했다. 콜트레치스에서 왕이 나온다는 신탁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은 모른다. 파루리츠 왕은 자기들이 코트레치스 측에 협력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얕보였구만."
그리고 콜트레치스를 최소한 반 독립상태로 끌고 가서, 바인 왕국한테서 몸갑이나 영토의 일부라도 받으면 만만세라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왕태자가 다시 지도로 시선을 향했다.
"그런 상황을 이해한 다음 다시 지도를 보았으면 한다. 가령 우리 군이 콜트레치스 영내 깊숙이 쳐들어가서 영도 콜트스를 포위했다 해도 파루리츠 군이 후방을 끊으면 우리 군이 위기에 빠지게 됨은 이해했겠지."
"그렇군요."할포크 백작이 납득한 목소리를 냈다. 다른 참가자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거기서, 파루리츠가 참전했음을 전제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의가 있다면 나중에 한꺼번에 들으마. 먼저....."
왕태자가 자세한 작전의 개요를 설명해나갔다.
회의는 중간에 점심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덕분에 기본적인 계획을 모두가 이해한 상태에서 출격 준비에 임하게 되었다. 나도 준비를 끝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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