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14――2022년 05월 13일 15시 44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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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다음 바로 왕도에 도착한 거야?"
"그 다음이라고 하는 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사천왕이 없었어."
"바람의 사천왕이 철수한 것은 그게 이유였구나."
"그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성 안에서 홍차를 입으로 나르면서 마젤의 이야기를 듣는다. 꽤 좋은 찻잎이겠지만 아직 머리가 피곤해서 맛보다 열기만 느껴진다.
"그래서 너희들은 왕도의 구조활동을 지원한다며? 튼튼하네."
"그 정도밖에 할 게 없으니까."마젤이 그렇게 말하며 웃지만 무슨 말 하는 거냐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무브리얼이 그 정도라면 불의 사천왕도 그만큼 강력한 적일 것이다. 그것과 싸우고 나서 왕도로 돌아온 다음에 바로 구조활동을 돕는다니, 얼마나 튼튼한 거냐고.
"쓰러트리는 게 생각보다 빨랐네."
이것은 나의 본심. 며칠은 농성전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마젤의 귀환이 빨랐던 것에 솔직히 놀랐다. 그래서 그대로 말했더니 오히려 마젤이 웃고 말았다.
"던전 쪽이 더 힘들었을 정도였다고. 베르너가 이번 사천왕이 화염계가 드지 않는다고 말해줬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던 기억도 나네."진짜로 잊고 있었다. 이번에는 쓴웃음을 짓는 마젤. 그런 모습이 베르너답다고 듣고 말았다. 무슨 의미냐.
"그건 그렇고, 그쪽도 뭔가 여러가지 있었던 모양이네."
"이일저일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부끄러운데."비어버린 찻잔을 놓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 실제로도 부끄럽다. 리리를 위험하게 만들었고 나도 죽을 뻔했으니.
그 리리가 찻잔을 자기 것과 교환해줘서 사양 않고 받기로 했다. 아~ 2잔째가 되어서야 겨우 맛을 즐길 여유가 생겨났다.
"아마, 그 부분을 먼저 설명하게 될 거라 생각해."
유리아네 님의 이름을 대중의 앞에서 드러낼 수도 없지만, 오늘 낮부터는 전승식 같은 것도 할 필요는 있으니까. 폐하와 왕태자가 그전에 자세한 사정을 파악해두고 싶어 할 거라는 건 이해가 간다.
그래서 함께 리리도 부른 거겠지. 왜냐면 나도 아직 리리한테서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럴 틈도 없었고.
다음으로 싸우게 될 바람의 사천왕에 관한 정보를 마젤한테 설명하면서, 오늘의 일을 어떻게 왕족들한테 설명해야할지를 생각했다. 착잡한 기분이다.
열심히 생각하고 있자 시종 같은 사람이 들어와서 불렀기 때문에 나와 마젤과 리리가 이동. 꽤 안쪽의 방이네. 여기라면 말을 들을 상대는 적은 인원이니 비밀은 지켜질 것 같다. 숨길 필요는 없어 보이는 게 다행이네.
"베르너 판 체아펠트 자작, 마젤 할팅 공, 리리 할팅 양을 데려왔습니다."
"들여보내."근위병이 둘 서 있는 방의 안쪽으로 시종 같은 사람이 말을 걸자, 근위가 문을 열어주었다. 생각보다 좁은 방이었지만 왕과 왕태자, 그리고 라우라와 우베 할배에 재상에 세이퍼트 장작도 있다. 실내에는 위병 같은 사람은 없었다. 아마 어딘가에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입실하자마자 무릎을 꿇자, 왕태자가 말을 건다.
"예절은 불필요하다. 사실 예의범절에 쓸 시간도 아까워."
"배려에 감사드립니다.""그럼, 사정을 설명해보거라."
"예."왕의 허락에, 먼저 내가 신전으로 조사하러 갔을 즈음부터 설명했다. 유리아네 님의 이름을 자칭한 상대는 마장이 아니었을 까 하는 취급을 받고 있어서, 그것에 약간 수정을 가미하며 내가 아는 한의 이야기를 끝냈다.
그러자 재상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연다.
"미안하게 되었다. 설마 레페 대신관이 흑막이었을 줄은."
"아뇨, 간파하지 못한 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거기까지는 이해했다. 다음으로 리리, 네 이야기를 자세히 말해보거라."
"아, 네."왕의 시선이 리리 쪽을 향했다. 그러자 리리가 상대한테서 들었던 이야기와 크누트라고 하는 콜트레치스 후작의 장남의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 마젤이 놀란 표정을 짓는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심 사고를 가속시켰다.
리리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왕실관계자 모두가 침묵하였다. 초대 국왕인 인물이 누나이며 성녀인 자를 암살했다고 들으면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정말 무거운 침묵이었지만, 왕태자가 입을 열었다.
"흥미롭지만, 전부 믿을 수도 없는 일...... 아아, 네가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냐는 의문을 표정으로 나타내고 있자, 왕이 입을 연다.
"방금의 이야기로는 유리아네를 자칭한 상대가 사후에 마왕의 목소리를 듣고 부하가 되었다는 말이지만, 그런 예는 따로 들어본 바가 없다."
"아."무심코 소리내고 말았다. 듣고 보면 그렇다. 죽인 뒤에도 어떻게 할 수 있다면, 리리를 살려뒀던 것과 안하임에서 날 죽지 않게 했던 것과 모순된 느낌이 든다.
"마왕은 순순히 봉인되었다고 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대 용사인 옐크가 그 봉인된 검을 놓지 않았다는 것에도 조금 위화감이 있다."
"확실히 그렇군요."세이퍼트 장작도 맞장구쳤다.
"유리아네를 자칭한 상대가 진짜 유리아네 성녀였는지, 자신을 유리아네라고 믿고 있었는지. 그 부근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연."
"기만 정보, 입니까."내 질문에 왕은 고개를 저었다.
"유리아네라는 자가 이미 소멸한 이상, 이제 조사할 방도도 없겠지. 하지만 하지만 상대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믿는 건 위험하다."
"마왕한테는 상대의 사고를 유도하는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오."우베 할배가 이어 말했다. 유리아네를 자칭한 상대는 그게 진실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건가.
"기억해둘 필요는 있겠지만 믿을 필요는 없다. 경들도 그렇게 생각하게."
"네."
"알겠습니다."마젤과 리리가 고개를 숙였다. 옆에 있는 나는 내심 식은땀을 흘렸다. 이거, 매우 고도의 프로파간다가 몰래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마왕 측으로서는 이걸 믿는 인물이 마젤한테 전달할 수만 있다면, 마젤한테 바인 왕국을 지키는 의미에 의문을 품게 하고 마젤과 라우라의 신뢰관계에 금이 갈 여지를 생겨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폐하, 그 유리아네를 자칭한 상대를 쓰러트린 일로 말씀드려야만 하는 일이 있습니다. 허락이 필요합니다만."
"허락 하마."약간 의아한 어조가 된 와의 허가를 받자,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마젤과 리리의 깜짝 놀란 기척이 전해져 왔지만 일단 그쪽은 뒤로 미룬다.
"그 마무녀를 쓰러트린 것은 신이었지만, 제 지휘 하에서 움직인 부하들에 대한 벌은 부디 용서해주시옵고자 엎드려 간청드립니다."
이곳저곳에서 의아한 시선이 전해졌지만, 각오를 다지고 입을 열었다.
"그 마무녀가 빼앗았다는 몸에 관해서입니다만, 외람되나마 여쭙고자 합니다. 제1왕녀 전하는 현재 어디 계십니까."
잠시, 공기가 얼어붙은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유리아네라는 상대가 누구인지를 생각했을 때, 그것 이외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제1왕녀, 그녀가 마왕 부활 전부터 사람들의 의식 안에서 사라졌다고 한다면 그럴듯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한다면, 이유는 어쨌건 왕족인 제1왕녀의 몸에 칼을 들이댄 자가 나라는 뜻이 된다. 어떤 판단이 내려지든 숨겨도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깊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왕과 왕태자는 짧게 뭔가의 말을 주고받았지만, 그 사이 나를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었다. 이윽고 왕의 입에서 말이 나왔다.
"경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1왕녀는 어린 시절에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놀라서 고개를 들었지만, 폐하의 눈을 보고 이해했다. 이것은 '그런 일로 하자'라는 눈이다.
"......그랬습니까. 신의 오해를 용서해주시옵소서."
"문제가 많아서 격무에 지쳤겠지. 그런 착각도 할 수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그 마무녀에 관해서는 훗날 보고서를 올리도록."
"알겠습니다."왕에 이어 재상이 옆에서 말을 이어나갔다. 왠지 납득이 갈만한 이야기를 만들라는 뜻이구나. 물론 사실은 무덤 속까지 갖고 가겠습니다.
하지만 이 결정, 정치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제1왕녀한테는 조금 동정심이 든다. 우수한 오빠와 기대주인 여동생 사이에 끼인 끝에,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되어버렸으니 좀 불쌍하다.
일단락 나면 그 유적에 꽃을 바치러 가기로 하자. 리리를 노렸던 것은 용서할 수 없지만 그건 그거고.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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