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15――2022년 05월 13일 20시 51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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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일부러 대화를 끊고는 피해자에 대한 구제나 저주받은 무기 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던 왕과 왕태자였지만, 그런 흐름을 끊은 것은 우베 할아범이었다.
"그건 그렇고 베르너 경. 조사하던 것은 어찌되었는고?"
"저기, 그렇네요. 꼬리가 보일 정도는 되었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말해야 합니까."
"확실히 대화가 뒤섞여도 곤란한가. 폐하, 베르너 경을 빌려가겠소이다."
"그래. 체아펠트, 할팅 남매는 수고했다. 세이퍼트도 물러가도 좋다."왕이 그렇게 승낙한 옆에서는, 왕태자와 재상이 미묘한 쓴웃음을 숨기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사실 왕태자나 재상도 우베 할배를 대할 때 꽤 곤란할지도. 이런 마이페이스함은 대단하긴 해.
어쨌든 목례한 다음 퇴실해서 다른 방으로 이동. 이쪽에 라우라가 따라온 것은 이후의 일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이퍼트 장작은 일이 있다며 여기서 헤어졌다.
"베르너, 방금 전 이야기지만."
"그래......"고용인이 차를 내오고 나가자마자 마젤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하는 표정 짓지 말라니까.
"전에도 말했잖아."
"응?"
"귀찮은 일은 내 역할이라고."진심으로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문제가 있다고는 해도, 그 걸어 다니는 아파트 사이즈의 사천왕과 정면에서 겨룰 수 있는 마젤한테 이 이상 쓸데없는 부담과 문제를 끌어안게 할 생각은 없다. 전투 이외라면 내게 가능한 일이 있으니까.
그렇게 대답한 나와 마젤을 바라보던 라우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조금 위험할지도.
"저 자신도, 제2왕녀라고 불리면서도 지금까지 언니의 존재를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거기까지."
무례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강제로 끼어들자, 마젤과 리리가 깜짝 놀랐다. 사실은 왕족을 상대로 이러면 안 된다고.
하지만 그 앞의 내용을 말하는 건 위험해. 언령은 아니지만 입에 담아버리면 강하게 자각하게 되어버리는 일도 분명히 있으니까. 나에게도 책임이 있으니 말하게 둘 수는 없다.
"마왕은 마음의 상처를 통해 상대를 물들인다고 합니다. 그 이상을 입에 담아서는 아니 됩니다."
마왕정벌 팀 중 1명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은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재빨리 마왕을 쳐 죽이고 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젤, 너도."
농담조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본심이기도 해.
"그런 부탁해, 마젤."
"알았어."라우라의 케어까지도, 라는 뜻이 내포되었음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마젤은 둔하지 않다. 아마 마젤의 가장 둔한 점은 마젤 본인에게 향하는 상대의 호의다. 그런 면도 옛 게임의 주인공 같단 말이야.
"자, 그럼 조사의 결과에 대해서 말인데."
다시 우베 할배가 끼어든다.
"이야기를 들어본 바로는 사천왕이 다친 모양인 지금, 추격을 감행하고 싶지만 확인해야만 하는 일도 있으니 말이여."
"그렇네요. 하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왜냐면 이 세계에는 없는 개념이다. 조금 생각한 뒤에 입을 열었다.
"근본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이 세계를 끝까지 파고들면 전부 그걸로 되었다고 말해야 할까요."
전세의 소립자 물리학이라고나 할까. 솔직히 난 물리학 쪽을 잘 모른다.
"정말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먼저 저수지에 물이 있습니다."
"흠."
"이 물을 둥근 용기에 담으면 물이 둥글게 되고, 사각 용기에 담으면 물은 사각형이 됩니다. 이 그릇의 소재에도 다른 종류가 있습니다. 나무 그릇이라면 당분간은 물의 형태를 유지하지만, 예를 들어 소금으로 만든 용기라면 녹아버리고 말지요."'그릇' 이 없으면 '녹는다'라는 표현은 유리아네를 자칭한 상대의 발언에서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해 뭔가의 그릇이 없으면 그 존재를 유지할 수 없다.
"마법의 화염이 장시간 유지할 수 없는 것은 세상에 녹아들기 때문이라는 건가."
"세상으로 돌아간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략 그런 느낌입니다."그렇게 설명하자, 리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마법으로 만든 물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건 왜 그럴까요?"
"현재로선 조사할 방법이 없지만, 처음에는 아주 비슷한 다른 물건을 만들고 있는 줄만 생각했어."
"엥,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좋으려나...... 철의 나이프를 장시간 방치해두면 녹슬고 계속 방치해두면 엉망진창이 되면서 부스러지고 말지. 그런 식으로 실은 모습이 비슷한 다른 것으로 점점 변화해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바람의 마도구로 만든 100%의 대기는 그 시점에서는 100% 대기지만, 점점 [대기란 이래야 한다]라는 이 세계의 규칙에 따라 변화해간다. 한편, 물은 물과 비슷한 다른 물건이건 100%의 물이건 미각상으로는 맛없게 느껴져도 이상하지 않다.
흙도 처음에는 100% 흙일지도 모르지만, 점점 주변의 토양과 일체화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어쨌든, 존재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 세계의 규칙이 최우선이라는 뜻이 된다. 그 유리아네라고 자칭한 존재조차 이 세계에 녹아든 것처럼.
"주문이라는 언어로 만들어진 그릇에 담긴 것은 녹아서 사라진다. 마도구로 만들어진 용기에 들어간 것은 흡수되어 변화해간다. 대략적으로는 그렇게 구분 지을 수 있을지도 몰라."
게임에서는 전투 화면에서 마법을 써도 전투가 끝나면 블리자드나 메테오가 사라지니까.
"소금 용기의 모양이 변화하다가 이윽고 용기 채로 저수지에 사라지게 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렇구먼. 의문점은 있지만 말하고 싶은 바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고."
우베 할배가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 말해 경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게로구먼. 고대왕국 시대에 마왕의 원마력이 없었던 것은, 마왕이 원마력 자체를 직접 조종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그렇게 되겠죠."아무렇게나 원마력의 단어를 꺼내지 말았으면 하는데요. 이쪽은 지금까지 쓰지 않도록 노력해왔는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는 건지, 아니면 숨길 생각이 없는 건지.
"여러 가지로 확인해보고 싶다만."
"우베, 그건 좀."
"어쩔 수 없구먼~"마젤이 그렇게 말하자 어쩔 수 없이 일어섰지만, 진심으로 말해버리는구만 이 할아버지. 의문이 풀리기 전까지 왕성에서 눌러앉지 않을까 하고 잠깐 진심으로 걱정했다고.
"솔직히, 이 이상은 연구직 사람들한테 맡겨줬으면 하는데요."
"넌 연구자가 될 생각이 없는 게냐."
"무리입니다."단언해둔다. 마법진의 차이 같은 거 전혀 모른다고. 아마 리리 쪽이 마법진의 종류의 차이를 더 잘 알아챌 거라고.
"연구자를 할 정도라면 그냥 귀족을 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기사라고 말하기에는 어렵겠지만요."
"어리석은 말 마라."
"어리석은가요."
"어리석다."노골적인 말투에 마젤과 라우라도 쓴웃음을 짓고 있다. 그보다 나도 그렇다.
"자네는 마군의 간부를 쓰러트린 것은 아니지만, 자네가 있는 전장에서 용사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상대한테 생각하게 한 끝에 후퇴로 몰아넣은 게다. 쓰러트리진 않았지만 이겼음은 틀림없지. 그런 일을 다른 나라의 누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말해버리면 곤란하다. 확실히 내 기준은 마젤로 되어있지만.
"자기 힘을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는 한 명의 존재는 백 명의 기사를 뛰어넘는 일도 있다. 자네는 기사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기사의 위에 서는 게야. 그 가치를 알아두도록 해라."
어라 혹시 나 설교받고 있나?
하고 생각했더니 왠지 라우라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다. 혹시 무슨 일 있었나.
"묘한 겸손과 착각으로 눈앞의 기회를 잃지 마라."
"아, 알겠습니다."왠지 무진장 안 좋은 예감이 드는 것은 어째서일까.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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