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5 화 리리아2020년 11월 04일 05시 19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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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약간 거슬러 올라가~
실신 상태의 시리와 집사를 제외하고, 눈 앞에서 일어난 참극을 목격한 리리아와 수인이 소녀는 소리를 내지 않은 채 그냥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아니, 너무나 큰 공포로 인해 움직일 수 없었다.
갑옷의 남자가 서 있는 곳부터 앞 부분이 깔끔하게 제거되어서, 바깥의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그곳으로부터 어두운 밤을 내리쬐는 달빛이 들어왔고, 춘풍과도 같은 좋은 냄새만이 분위기에 맞지 않게 그 자리를 휘감고 있었다.
리리아가 털썩 주저앉은 장소에서도, 그 포악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나 훌륭했던 저택이 사라지고, 정원도 나무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것은, 모두 제거하고 만 검은색 갑옷의 남자 뿐이었다.
지금 이 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소녀들은 그것만을 신경쓰는 바람에, 사악한 의지가 자신들에게로 향하지는 않을까 걱정할 겨를이 없었다.
♢♢♢
......빔이 나왔을 터였다. 예정대로 였다면.....
조망이 좋아진 저택의 2층에서, 어둠을 유일하게 밝혀주고 있는 만월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갑옷 속에서, 찌는 듯한 더위를 견디면서.
시선을 내리자, 그곳에는 유성낙하를 떠올리게 하는 참상이.
연습도 안하고 이 세계의 '방출형' 에 도전해보았지만, 제대로 마력을 모으지 못하여 구형으로 확산되고 말았다.
빔이었다면 약간 통풍이 잘 될만한 정도의 구멍만 내었을 터였는데.
그리고, 상당한 마력을 쓸데없이 써버린 느낌도 있었다.
의외로 어려운 일을 하고 있었는가, 그 검은 날개의 남자는.
검은 날개의 남자를 모방한 [방출형 마력포] 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로....
역시 나한테는, 개조로 몸을 강하게 만들고 마력을 압축시켜 싸우는, 마구 싸움박질하는 스타일이 맞을지도.
다시 한 번 눈앞의 참상을 보며, 마음 속 깊이 생각했다.
마력이란 역시, 숫자처럼 깊은 것이구나.
자, 그것보다도.
......뒤에 있는 소녀들의 시선을 느낀다.
천천히 돌아본다.
"읏......"
"킁!?"
명백하게 몸을 긴장시키며 떨고 있다.
너무 화려하게 저지른 탓이겠지. 태닝 녀석에게 열 받아서, 머리 끝까지 화가 치솟는 바람에 제동을 걸 수 없었다.
가능한 한 무서워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먼저 상처가 심한 수인 소녀에게 걸어갔다.
"힝, 킁."
"....."
핑크 머리의 소녀의 뒤에 숨어서, 고개를 숨기고 꼬리를 만 상태다.
이런 경우, 사이좋게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했었나..
"ㅡㅡ내 팔을 물어라."
"힝!?"
일단, 깨물어 보게 하기로 했다.
팔의 건틀렛을 벗고, 팔을 소녀에게 내밀었다.
"물어라, 자....."
"....."
"적의가 없다는 것을, 자기 몸을 내미는 것으로 표시하는 거다.
그러자,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부들부들 떨면서도....
".........하뭇."
"좋아, 잘했다. 넌 떨고 있던 것 뿐이다. 하지만 이걸로 이제 두렵지 않아. 우리들은 사이좋아."
".....우우.....힝, 힝."
왠지 지금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이 아이의 더럽혀졌어도 설명한 파란 털을 상냥히 어루만지며.....즉시 제안했다.
"이대로면.....아마 넌 죽는다. 그러니, 네 몸을 약간 개조해도 될까."
"......?"
불안함에 멈칫거리면서도, 엉망진창의 옷에서 튀어나온 꼬리를 천천히 흔들기 시작하며 눈을 가늘게 한 소녀가, 고개를 갸웃하였다.
"......아니, 그냥 마음대로 할게. 아플지도 모르겠지만 참아줘. .....그리고, 이 오른쪽 눈은 뜰 수 없게 된 건가?"
".......음.. .........음뭇!? 무우우우우우우우!!"
이빨이 팔에 깊게 파고 든다.
어루만지던 손에 마력을 담아서, 몸을 개조한다.
하지만, 당분간은 버텨주는 수 이외의 방법이 없었다.
"윽......."
옆의 소녀도 숨을 삼키며, 무슨 일인가 하고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지금은 집중하는 중이다.
그리고, 몇 분 정도의 [크로노 시술] 이 끝나자.....
"ㅡㅡ후우. .....자, 눈을 떠 보렴."
"후ㅡ웃, 후ㅡ웃, .......응, 우? ......아이다, ......보여!"
눈을 뜨고 기분 좋은 듯 말해주는, 이건 또 귀여운 모습의 소녀. 전신의 상처도 사라지고, 매끄러운 피부는 건강 그 자체였다.
처음이었지만, 잘 된 모양이다.
안구를 잃어버린 것도 아니었으니까 나의 개조로도 치료할 수 있었다.
또렷하고 순진무구한 두 눈동자로 날 올려다보는 소녀. 그 머리를 쓰담쓰담해주자, 조금 전과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게 받아들여 주었다.
그리고, 적당한 참에 손을 떼고서 옆의 소녀에게로 몸을 돌렸다.
척, 하고 수인 소녀가 내 손을 자기 머리에 되돌렸다.
"....."
"....."
쓰담쓰다쓰담쓰담......♢♢♢
"좋아, 알아들었어? 난 이 아이와 대화할 것이 있으니까, 조용히 기다려."
"응."
신과도 같은 힘으로 천벌을 내린 검은 갑옷의 남자.
리리아는 이 마왕 크로키신이라고 칭한 존재가, 장난삼아 강림한 사악한 신이라고 생각하였다.
지상의 존재를 너나 할 것 없이 떨게 만드는 오라.
검은 연기로 수인을 농락하는 무자비함.
그리고, 저 강대한 날개의 남자를 벌레같이 소멸시킨.... 상궤를 벗어난 힘.
"자....."
"....."
자신도 저 검은 연기로 장난감이 되는 것일까.
오늘만으로도 셀 수 없을 만큼의 죽음을 각오한 리리아조차도, 불안과 공포로 부들부들 떨렸다.
"그 때 이야기의 다음을 말해 줄게."
"에......"
그 때라면..... 설마 어머니의 이야기인가.
"네 어머니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어."
"......"
"어머니의 노력은 확실히 눈에 띄었다고 단언할 수 있어."
그런 일은 없다.
이 사악한 존재는, 자신의 마음을 갖고 놀며 즐기려는 것이다.
그 날개 달린 남자 다음은, 자신을 사냥감으로 정한 모양이다.
"물론 근거가 있지. ㅡㅡㅡ네 자신이, 그렇게나 말해 줬잖아."
"......제가?"
남자의 묘하게 자신만만한 말에, 자연스레 머릿속을 회전시킨다.
자신은 어머니의 족쇄밖에 안되었을 것이다.
원하지 않는데도 나를 낳고, 때로는 나 때문에 혼나서, 내 몫까지 일하고, 그리고 결국은 나 때문에....
"네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 얼마나 상냥했는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그렇게나 자세히 가르쳐 주었지."
"....."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네 어머니는, 네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아주었으니까, 네게 그렇게나 상냥하게 대해준 게 아닐까."
"!!"
메말랐을 눈물이 넘쳤다.
사신이라 생각했던 남자의 진지한 이야기에, 말하기 어려운 상념이 계속 떠올랐다.
상냥했던 어머니와의 추억이 내달리며,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
둘이서 세탁물을 말리면서 대화하는 장면이다.
"저기, 어머니."
"응~? 뭐니?"
자신의 불만섞인 소리에도, 야위고 지친 얼굴인 채로, 언제나 상냥한 목소리로 반응해준다.
"어머니께선, 어째서 언제나 그렇게 즐거워 하세요? 매일매일, 일만 하는데...."
"뭐~? 후후, 그건 말이야ㅡㅡ"
그 봄 햇살같은 따뜻한 미소를 자신에게 보여주었다.
"ㅡㅡ리리아와 함께 있어서 그런 걸까?"
소리내며 울었다.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어머니를 사랑하고 있다고, 가슴 속에 있는 생각을 큰소리로 외쳤다.
봇물 터진 듯, 온 힘을 다해.
사신의 가슴에 달라붙어서 하늘에 닿도록 울었다.
그것은 탄식이며, 비명이며, ......사랑의 메세지였다.
타인의 눈도 눈물을 보이는 일도 상관치 않고, 그냥 감정을 토해내었다.
그것을 부드럽게 감싸안으며, 조용히 지켜보는 남자.
이윽고 리리아가 울음을 그치며 진정한 모습을 보이자 남자는 입을 열었다.
".....네 노력도 어머니가 제대로 봐주었다. 그것 만으로도 부족하다면, 내가 두번째가 되도록 하지. 네 이야기를 믿고 있으니까 권리는 갖고 있겠지."
"....."
눈물 때문에 약간 충혈된 눈으로 올려다보자, 갑옷 사이에서 상냥한 검은 눈동자가 두 개,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런가....
"그러니 너한테는, 힘껏 노력했던 이 세상에서 보답받게 하고 싶어."
지금, 제대로 확신했다.
틀림없다.
가령, 사악한 신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네게도 내 시술을 처방해주겠어. 그걸로 모두 좋은 쪽으로 전환될 거라고는 단언할 순 없어. 하지만, 내가 어머니와 널 위해... 무엇보다 날 위해서 하고 싶다."
이 신이, 나의.....
"......예, 부탁드릴게요...."
달이 지켜보는 와중에, 감싸안는 듯한 따뜻한 바람에게 축복받으면서, 검은 사실이 손에 의해 리리아의 제 2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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