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06(●)――
    2022년 05월 10일 19시 43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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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210/

     

     

     

     전개한 기사단과 함께 여신관을 향해 달려가서, 눈앞에 있던 마수를 쓰러트리자, 베르너는 뒤에 있던 병사에게 잠깐 창을 맡겼다. 그리고 곧장 그 병사한테서 다른 창을 건네받는다.

     이 창은 투척용의 밸런스로 제작되어서, 접근전에서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인질이 문 근처에 있을 리도 없다는 이유로 미리 먼 곳의 상대를 노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먹.....어라!"

     

     오겐을 선두로 한 기사들이 전방을 뚫기 위해 멈추지 않고 돌입하는 뒤에서, 베르너는 전력으로 창을 던졌다. 눈앞이 아닌 뒤에 있는 여신관을 향해, 중량이 있는 창이 공중을 가른다.

     아무리 지식이 없는 마수나 야생동물이라 해도 그런 것이 날아오면 몸을 피한다. 거리가 멀다는 점도 있어서, 여신관도 몸을 날려 창을 피했다.

     

     "다음!"

     

     창을 던지기 위해 잠시 제자리에 선 베르너의 좌우에 선 노이라트와 슌첼이 다가오려는 마수를 쓰러트린다. 그 와중에 다른 병사한테서 두 번째의 투척용 창을 받아 든 베르너가 다시 한번 여신관을 노려 던졌다.

     다시 날린 창을 피하기 위해 더욱 후방으로 물러선 여신관은, 그 자리에서 마법을 외웠다. 공격이 아닌 스스로의 몸을 지키기 위한 방어마법이었으리라. 상대의 몸이 빛의 막으로 뒤덮였다. 베르너가 노린 대로다.

     

     그 사이 세이퍼트가 레페와 거리를 좁혔고, 고레츠카와 근위들이 측면에서 마수를 베어 넘겼고, 맥스가 이끄는 부대는 마수 전체를 분단시키는 것처럼 돌파를 시도했다.

     아네트를 선두로 한 바르케이 부대는 곧장 리리를 확보하러 움직였다. 책임을 느끼는 모양인 아네트에게 리리의 확보를 부탁한 베르너는, 무사한 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평소에 쓰던 창으로 받아 들고는 오겐 부대가 개척한 길을 통해 여신관을 향했다.

     

     오겐과 부하 기사들이 접근하자 그 검을 피하고 나서야 유리아네는 실수를 깨달았다. 베르너가 던진 창을 계속 피한 결과, 리리와 거리가 벌어졌던 것이었다.

     스스로 확보할 수 없음을 깨닫고 곤충형 마수를 조종해 리리 쪽으로 보내려 했지만, 그 앞에 아네트가 막아섰다. 아네트가 예리한 일섬으로 마수를 베자 그 뒤에서 바르케이가 이끄는 중장비의 기사들이 리리의 주변에 완전한 벽을 만들었다.

     

     "에잇!"

     "큭......."

     유리아네가 그쪽을 신경 쓰는 틈에 베르너 일행이 거리를 좁혔다. 베르너의 창이 얼굴을 향해 다가왔기 때문에, 유리아네는 다시금 후방으로 물러났다. 여기서 오겐 부대가 반대로 산개하여 주변에서 유리아네한테 다가가서 지키려는 마수를 쓰러트리며, 유리아네를 독립시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는 그때의 창술사!"

     "그래, 네게 죽을뻔했던 남자라고!"

     

     다시 베르너가 찌르자, 유리아네의 옷에 구멍이 난다. 살에 닿지 않은 느낌을 깨닫고, 베르너는 곧장 창을 빼내고 자신도 한걸음 물러났다. 그 베르너의 눈앞을 손바닥보다 긴 손톱이 난 여자의 손이 지나간다.

     그 사이에 좌우로 나뉜 노이라트와 슌첼이 유리아네를 베려고 했다. 체액이라고 해야 할 보라색 액체가, 밝아진 공간 안에서 여신관의 옷을 더럽혔다.

     

     "이노옴......이노옴, 방해하지 마라!"

     

     방해되어서 그랬을까. 머리에 쓴 것을 벗어버리자, 베르너와 주변에서 보고 있던 호위들이 혐오의 표정을 지었다. 상대의 얼굴은 괴이한 머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벌의 머리에 가깝지만, 좌우의 겹눈이 있는 곳에 제각각 자그마한 사람의 얼굴이 달려있다. 그 얼굴의 모습 자체는 아름다운 여성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른쪽은 증오, 왼쪽은 경멸로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벌이라면 당연히 있을 침이 앞부분에 나 있었고, 벌의 머리에서 길게 뻗은 금색 머리카락만이 기묘하게 아름다웠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부자연스러움을 강조시키고 있다.

     

     "으엑, 기분 나빠."
     "닥쳐라 죽다 살아난 놈이!"

     베르너가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유리아네가 팔을 뻗어왔지만, 창과 팔은 리치가 다르다. 재빨리 그것을 쳐내고는 반대로 상대의 가슴에 창을 찔렀다.

     창끝이 딱딱한 것을 관통한 감촉이 베르너에게 전해졌지만, 얕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이런 꼬마한테.......!"

     

     베르너한테 집중하는 유리아네를 노이라트와 슌첼이 다시금 덤벼 들었다. 그 두 사람을 향해 여신관의 옷 내부에서 긴 손톱이 난 팔이 뻗어 나온다.

     

     "이 녀석......!"

     "아무래도 그런 곳까지 벌 같군요!"

     원래 벌의 다리는 여섯 개다. 그것과 같은 모양인지, 인간의 팔이 좌우로 둘씩, 총 네 개의 팔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미처 피하지 못한 두 사람이었지만, 베르너가 안면을 향해 창을 내질렀기 때문에 유리아네의 자세도 무너졌다.

     쌍방이 재빨리 위치를 움직여 태세를 가다듬었다. 주변의 조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유리아네와 베르너 주변의 소란과 살육의 소리가 잦아드는 와중에, 유리아네가 무수한 돌을 주변에 흩뿌렸다. 베르너가 바라본 그것은 마석처럼 보였지만, 마석보다도 옅은 검은색을 하고 있다.

     그 돌에서 안개 같은 것이 퍼지더니, 점점 짐승과 곤충의 모습을 취하기 시작했다.

     

     "마수?"
     "이 녀석, 마수를 생성하는 건가?"

     게임이라면 이 녀석은 동료를 부르는 타입인가 하고 베르너는 생각했다. 잠깐 그것에 눈길을 빼앗긴 베르너 일행을 공격하려던 그 마수였지만, 재빨리 다가온 오겐의 부하들이 요격했다.

     

     "미안!"
     "아뇨, 녀석을 쓰러트리지 않으면 끝이 없어 보여서요!"

     "맞는 말이야!"

     

     베르너가 노호성을 지르듯이 대답하고는, 유리아네를 노려 계속 창을 찔렀다. 유리아네가 재빨리 그것을 창으로 튕겨내고서 베르너에게 팔을 뻗으려 하자, 노이라트와 슌첼 그리고 배후으로 돌아간 오겐이 검을 휘둘렀다.

     유리아네가 고통과 혐오의 목소리를 내면서 네 팔을 휘둘렀다. 주변을 포위하면서 베르너 일행이 다시금 마수를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공격을 되풀이하자, 유리아네는 작은 상처가 쌓여나갔다.

     

     베르너도 유리아네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즈음에는 베르너 일행의 주변만 전투가 펼쳐지고 있었다. 레페를 토벌하고 리리의 곁에 다다른 세이퍼트가 전체의 지휘를 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혼전 속임에도 측근 기사들을 사자로 써서 제각각 싸우던 기사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교묘하게 병사를 이동시키면서 근위들이 조금씩 유리아네의 주변에서 포위망을 구축하게 하였고, 그와 맞바꿔 체아펠트 기사단한테 잔존 마수를 집단전으로 섬멸시키도록 이동시켰다.

     

     "훌륭하십니다."
     "뭐, 나이를 허투루 먹은 게 아니라네."

     본래 난전 상태가 이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돌입 시점과 전역 담당의 병사를 바꾸면서 난전도 지체도 일어나지 않았다. 무심코 입에서 흘러나온 바르케이의 감탄에 점잔을 뺀 표정으로 세이퍼트가 대답했다.

     

     "베르너 경도 이 정도는 가능하게 되어야 한다네."
     "......"

     

     바르케이가 무심코 쓴웃음을 지은 것은, 그 발언을 들은 베르너의 반응이 예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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