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04(●)――
    2022년 05월 10일 12시 52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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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208/

     

     

     

     그곳은, 매우 습한 공기가 온몸에 달라붙는 듯한 장소였다.

     

     자연적인 동굴이 아니다. 그 후로 당분간 수로를 걸어서, 그 수로의 끝부분에 있는 숨겨진 문을 지나쳐 계단을 오르자 나온 것은 잠들어있던 유적이다. 등불도 없는 어두운 공간에 무수한 곤충형 마물이 배회하자, 그 발소리만이 묘하게 울린다.

     전체적으로 거대한 원통형의 공강인데, 벽면에는 수로 같은 거대한 구멍이 나 있고, 중앙의 원형투기장으로 보이는 장소를 둘러싸고 있다. 몇 곳의 문에서 중앙의 평지에 도달하는 몇몇 다리도 그 밑은 마찬가지로 수로가 나 있지만, 지금은 단순히 거대한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을 뿐이다.

     벽에는 무수한 입이 나 있어서, 전에 물이 흘렀던 모습이 남아있지만 지금은 벽에 약간 흔적이 남아있을 뿐이다.

     

     "말로는 들었지만, 여기가 그그곳인가."
     "몇 번을 와도 놀랍군요. 왕도의 근교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크누트가 습한 공기 속에서 진저리 난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고, 레페가 그에 응해서 말했다. 그러자 여신관의 옷을 입은 자가 대답한다.

     

     "너희가 말하는 왕도는 애초에 이 시설의 연구자가 살기 위한 마을이었던 게다. 연구시설로서는 이쪽이 본거지라 할 수 있지."

     크누트한테 그렇게 말한 여신관이 전체를 확인하는 듯 바닥 위를 확인한다. 시선 저편에서 무수한 벌레가 이동하자, 숨겨졌던 바닥 위의 거대한 마법진을 확인하면서 작게 중얼거리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또 이 시설을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불쾌합니까."
     "불쾌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릇으로 쓰는 게 지금의 성녀라면 몰라도, 평민의 소녀이니."

     그렇게 말하고서, 원형 투기장 같은 공간에 그려진 마법진 중앙에서 리리를 향해 시선을 움직인다. 그러자 시선을 느낀 리리는 고개를 들었다.

     

     "...... 무엇을, 할, 셈, 인가요."
     "흠. 왕도의 습격이 시작될 때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남네. 따분하니 이야기에 어울리게 해 줄까."

     리리뿐만 아니라 크누트도 이제부터 이어질 이야기에 약간 흥미로운 표정을 짓는다.

     

     "내 이름은 유리아네 루트리시아 바인찌아르. 본래의 용사인 옐크 라이제강 님의 반려다."
     "......!"

     

     그 이름을 들은 리리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유리아네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들은 한때 함께 여행하고 마왕을 쓰러트려서 세계에 안녕과 행복을 갖다 주었다. 하지만 마왕을 쓰러트릴 수는 없었던 게야."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왕을 쓰러트리면 세계에 다른 위기가 찾아온다. 마지막 싸움 후에 소멸할 듯 한 마왕은 그렇게 말하며 용사들한테 선택을 강요했던 것이다.

     자신을 소멸시켜서 세계에 새로운 위기와 맞설 것인가, 자신을 한번 봉인하는 걸로 끝내고 한때의 안정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용사 일행은 마왕을 봉인하는 쪽을 선택했다.

     

     "어째서......"
     "정말로 마왕이 소멸할지 아닌지 확증이 없었다. 그리고 고대왕국 멸망 후 이어진 마족과의 싸움으로 피폐해진 사람한테는 마물 이외의 새로운 위기를 버텨낼 힘이 없었다고 모두가 말했기 때문이다."

     유리아네는 옐크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하고 다른 네 명은 마왕을 한때 봉인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옐크도 그에 동의해서 마왕을 봉인하기를 선택한 것이다.

     

     "마왕은 자기가 갖고 있던 검에 스스로 봉인되었다. 어젠가 반드시 부활한다는 말을 남기고. 힘을 되찾기 위함이었겠지만, 우리한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게야."

     그럼에도 일단 마왕의 위협은 사라졌다.

     

     "당연하지만, 용사인 옐크 님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국이 시작되었고, 괴멸된 고대왕국의 잃어버린 지식도 가능한 한 여기로 모았다. 새로운 인류의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

     그리고 그 도중에 몇몇 의식도 이루어졌다. 최대의 문제는 언젠가 부활할 마왕에 대한 대비였다. 그걸 위해, 마왕을 쓰러트린 용사 파티의 기억과 힘을 기석이라는 형태로 담아서 그때를 대비하기로 했다.

     

     "그 의식도 도중에 중단되게 되었지만."
     "중단......이요......?"

     "내 태내에 용사님의 아이가 있음을 깨달은 게야."
     "......"

     

     기석에 힘과 기억을 새길 때 태아의 존재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옐크와 유리아네의 기석을 만드는 건 나중으로 돌리고, 다른 4인분을 만들고서 일시 중단했다.

     

     "옐크 님은 나와의 아이의 기억도 남기고 싶다고 말해서, 나와 함께 기석을 만드는 걸 늦었던 게야. 하지만......"

     유리아네는 잠시 입을 멈췄다. 그리고 다음 순간, 주변에서 꿈틀대던 마물이 일제히 그 자리에서 살기를 머금은 증오를 흘렸다.

     

     "난 그 사이에 동생한테 독살당한 게다."

     눈앞의 살기에 의한 공포와 충격으로 리리는 절규했다. 유리아네는 유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증오의 화신 같은 말을 이어나갔다.

     

     "기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에서 전환한 막대한 양의 마력이 필요하다. 기석 넷을 만든 시점에서 도시 부근에 흐르고 있던 강이 말라버릴 정도로. 확실히 그대로였다면 또 하나의 동력인 이 지하수맥까지 고갈해버렸을지도 몰라."

     하지만 누나를 죽일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고 한다.

     

     "스스로의 존재를 미래에 남기기 위해, 기석을 하나 비우려고 했던 게다. 기석의 재료에도 한계가 있었으니."

     리리는 아무 말 없이 유리아네 쪽을 바라보았다.

     

     "난 인간을 증오했다. 왜 사랑하는 사람을 놔두고 가족한테 살해당해야 하는가. 그때 봉인되었을 마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유리아네는 마왕의 목소리에 대답하고 말았다. 마족에 의해 되살아나서, 최후의 고대왕국의 시설이 있는 이 지하시설, 그 지하 1층 부분을 파괴하고 남아있던 고대의 기술자를 몰살시킨 뒤, 기석의 제조기술을 비롯한 수많은 지식을 잿더미로 되돌리고, 그리고 주변에도 파괴를 퍼트렸다.

     여기는 파괴하지 않았던 것은, 연구시설을 파괴했기 때문에 그 동력을 생성하는 이 지하 2층 부분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어졌기 때문에 방치해놓은 결과였다.

     

     "하지만, 마지만 순간에 미워할 수 없는 분이 막아섰다. 옐크 님이었다."

     

     유리아네는 옐크에 의해 토벌되었다. 하지만 옐크 또한 그녀를 없애버릴 각오가 없었다. 그 결과, 유리아네는 고대왕국의 유산이 된 거대 결계가 있는 도시 지하에 봉인된 것이다.

     그 봉인은 바깥에서 도시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함과 동시에, 안에 있는 유리아네를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결계이기도 했다.

     

     "옐크 님은 언젠가 날 맞이하러 올 거라며 울면서 내게 사과했다."

     하지만 그때는 오지 않았다. 옐크 자신이 봉인했을 터인 마왕에 의해 오염되고 있음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마왕을 봉인한 검이 야심가의 손에 넘겨져서는 안 된다며 계속 수중에 둔 결과일 거라고 유리아네는 설명했다.

     

     "옐크 님은 스스로 마왕의 검을 품고 모습을 감췄다. 스스로를 어떤 방법으로 봉인할 셈이었던 거겠지. 나로서도 어딜 향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대로 수백 년이 지났다."

     그 사이 왕도의 지하에 봉인되었던 유리아네는 너무나도 많은 나쁜 감정을 품게 되었다.

     

     "난 갑자기 깨어났다. 우연이기도 했지만, 날 봉인해 둔 방의 숨겨진 통로를 발견해서 봉인 내부로 들어온 자가 있었던 게다. 난 그 자의 육체를 억지로 빼앗아서 도시의 결계에 흠집을 내고, 다른 4명의 기석도 오염시켜서 갖고 갔다. 도시 결계의 동력이기도 한 이 지하수로가 열화 되어 수량이 줄어든 것도 행운이었지."

     

     그때, 일부러 자신을 봉인했던 방으로 통하는 통로를 붕괴시켰다. 자신을 봉인했던 결계에 다른 네 명의 기석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갖고 나갔음을 알릴 생각은 없었다.

     첫째로 탈출할 때 자신이 빼앗은 이 육체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또한 기석의 내용을 마장으로 바꿔 쓸 때, 이 전투에 부적합한 육체의 존재 자체에도 마법으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남았기 때문에 추적자를 경계해서 은밀히 행동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자신이 깨어났음을 알게 된 마왕님도 다시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 때문에 마왕님의 힘으로 판단력이 부족한 것들도 여럿 나타났다며 미소를 짓던 유리아네는 계속 말했다.

     

     "다음은 설명할 것까지도 없지. 마왕님이 마족을 소환하시는 중에, 나는 이곳의 수로를 조금씩 막아서 흠집이 난 도시의 결계를 눈에 띄지 않게 무력화시켰고, 그 배신자들의 더러운 기석을 인간들한테 심기 위해 움직인 게다. 하지만......"

     

     그곳부터는 예정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왕의 부하가 된 옛 동료에 어울리는 그릇의 입수에 실패했고, 어느 새인가 오히려 그 기석을 모조리 빼앗기는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당대의 용사를 얕보았다며, 유리아네는 자조 섞어 중얼거렸다.

     

     "그 기석이 파괴되지 않은 것은 좋은지 나쁜지 미묘한 부분이야. 이렇게 다시 빼앗을 기회가 생긴 것은 좋은 결과이기는 하지만."

     파괴되었다면 마력의 폭발에 의해 주변 건축물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을 것이고, 그 편이 나와 옐크 님을 내버린 옛 동료들의 말로로서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빈정 섞어 말했다. 그때 되어서야 크누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 때문에 이 평민도 여기로 데려온 건가."
     "그 말대로다. 그릇으로서는 너무 약해서 뭘 해도 간단히 부서지겠지. 본래는 기석을 만들기 위해 자연환경을 마력으로 변환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마법진을 재이용해야겠다."

     설명을 방해받자 불쾌히 생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성가시다는 듯 입을 여는 유리아네.

     

     "마물을 쓰러트리면 인간이 강해지는 것과 똑같은 짓을 조금 비틀었을 뿐인 게야. 이 도시의 결계는 이미 훼손되었지. 마왕님께서 명하신 사천왕의 습격이 성공한다면 막대한 인간이 죽을 게야. 빼앗은 인간과 동물의 목숨과 괴로움과 슬픔, 분노, 증오 등을 이곳의 마법진으로 빨아들여서 네게 흡수시켜주마."

     리리가 몸을 떤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님을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리아네는 작게 웃었다.

     

     "그릇이 지금의 성녀였다면 강함으로는 더할 나위 없었겠지. 지금의 용사와 싸우기 위해서는 약간 억지로라도 이 소녀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을 게다. 실제 여동생이 막아섰을 때, 당대의 용사는 과연 어떻게 움직일까. 기뻐하도록 하거라. 그대도 용사의 여동생에 어울리는 힘을 얻을 수 있을 터이니. 의식이 남아있다면 말이지만."
     "저는......"
     "저항하려고 해도 소용없다. 그대의 마음에도 상처가 나 있으니."
     "상처......?"
     "그대가 발목을 잡아서 그 창을 든 자가 목숨을 잃은 게다. 그것이 그대 마음의 상처다."

     리리는 숨을 삼켰다. 마음의 왜곡이나 상처로 마왕님의 힘이 상대의 영혼을 물들인다고 유리아네는 설명했다. 침묵한 리리를 대신해서, 크누트가 입을 열었다.

     

     "그만한 힘을 손에 넣는다면 지금의 용사도 이기겠지."

     "물론이다. 나도 힘을 빌려주마."
     "그걸, 믿고, 있는 건가요.....?"

     리리가 가까스로 소리 내었다. 그러자 크누트는 작게 웃었다.

     

     "당연하지. 이 나야말로 라우라 님의 반려에 어울려. 그걸 위해서라면 설령 마왕의 힘이라도 이용해 보이고 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리리한테, 크누트가 옅은 미소를 짓는다.

     

     "나는 너와 맞바꿔서 왕도 괴멸 후 본거지로 돌아갈 수 있다. 그 후의 영광은 이 나의 것이다."
     "크누트 경은 열심히 일해주셨으면 합니다."

     크누트의 발언에 이어 레페가 맞장구친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리리한테 들리도록 중얼거렸다.

     

     "라우라 전하의 자식이 있다면 되는 것이니, 상대가 꼭 용사일 필요도 없다는 말입니다."

     "......!"

     "오히려 왕도 습격 후에 살아남은 신전 관계자가 라우라 전하에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리리가 아연실색한 것은, 이 자리에 있는 세 사람의 목적이 본질적으로는 제각각 다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셋의 목적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라우라를 해할 필요가 없다는 부분만은 공통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 라우라의 대신이라는 입장에 놓였음도 자각했다.

     

     조금 정리가 된 리리가 고개를 들었다.

     

     "...... 요."
     "메야?"

     유리아네가 작게 중얼거린 리리의 목소리에 물어본다.

     

     "저는, 포기하지 않아요. 베르너 님이라면, 분명 어떤 생각이 있을 거예요."

     지금의 리리가 할 수 있는 일말의 저항일 것이다. 동시에, 리리는 마지막까지 대항할 결의를 다졌다.

     

     "저는 용사의 여동생에 불과하지 않고, 라우라 님의 대리도 아니에요. 저는 저로서 스스로를 믿을 것이고, 베르너 님도 믿고 있어요."
     "호호......"

     유리아네가 작게 웃었다.

     

     "조금 전 말하지 않았느냐.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고, 서령 살아남았다 해도 이곳을 찾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 도시의 결계는 내가 이미 훼손시켰고 동력이 되는 수로도 막았다. 습격을 버틸 리가 만무하지."
     "그래도, 믿어요. 베르너 님과 왕도 여러분이라면 뭔가 생각이 있을 거예요."

     "소용없다. 애초에 지식이 너무 부족해. 예를 들어 이 도시의 결계의 진정한 모습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 모양이니까. 이 도시의 결계는 연동함에 따라......"

     

     유리아네가 그다음을 말함과 거의 동시에, 폐허 자체를 뒤흔들 정도의 커다란 굉음과 진동이 울렸다.

     그 후 주변의 벽에 뚫린 구멍에서 대량의 물이 흘러들었고, 소리를 내며 주변의 수로를 물이 채워지더니 하류로 향해 내려갔다. 동력원이 되는 물이 흘러왔기 때문인지, 다시 살아난 기구가 움직여서 공간 전체가 희미한 빛으로 채워졌다.

     

     "어, 어째서 물이 흘러드는 게냐!?"
     "이건......?"
     "무슨 일인가!"

     

     유리아네와 레페가 경악의 표정을 지었고, 크누트가 무심코 문으로 달려가 그걸 열었다. 자신의 눈으로 수로를 보러 가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문 건너편으로 발을 내디딜 수 없었다. 문이 열린 순간에 뻗어온 창끝이 그의 목을 찔렀기 때문이다.

     

     치명상을 입은 크누트는 피 분수를 내뿜으며 뒤로 쓰러졌다. 그 후, 여러 문에서 동시에 여러 기사가 밀어닥치더니, 일제히 다리를 건너 중앙 광장에 전개해놓은 주변의 마물을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의 일이라 곤충형 마물이라 해도 반응이 늦어서, 검에 의해 촉수를 베이고 도끼에 머리가 부서지며 곤충 무리 전체가 인간의 파도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괴성과 노호성, 그리고 갑옷이 부딪히는 금속음이 뒤섞이고 기괴한 벌레의 단말마가 공간을 채워나가는 와중에, 레페와 리리의 귀에 잘못 들었을 리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맥스는 정면에서 분단, 오겐 부대는 여신관까지 길을 열어라! 바르케이는 예정대로! 노이라트와 슌첼은 계속 여신관을 압박한다!"

     "예!"

     "베르너 님!"

     

     이곳저곳에 피가 묻은 모습으로 체아펠트 기사단을 통솔하면서 마수의 무리를 향해 돌입하는 베르너는, 그 목소리에 잠시 리리와 시선을 맞추고서는, 곧장 여신관의 옷을 입은 상대를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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