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02――2022년 05월 10일 02시 19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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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예상 밖의 이름이 나와서 놀란 표정을 짓고 만다. 한편 레페 대신관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유리아네 님의 존함을 알고 계십니까."
"예, 뭐.""아하, 라우라 전하와도 친하셨다지요."
알고 있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가 오해하고 있는 걸 굳이 부정하지 않고 놔둔다.
"애초에 왕실인 바인찌아르는 이 지역의 귀족이 아닙니다."
"그런가요."
"예, 말하자면 길어지겠지만......"이 시점에서 마실 것을 거절한 일은 조금 후회. 실제로도 긴 이야기가 될 듯한 기색이 들어서다. 그리고 대개 이런 나쁜 예감은 들어맞는단 말이야.
일단 초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초대 마왕이 나타난 것은 북방이었다고 한다. 마왕의 출현으로 북방에 있던 고대왕국의 수도가 소멸하고, 그 시점에서 고대왕국은 무정부 상태로 돌입. 거기다 마왕은 사람과 식물을 먹어서 흡수하는 것으로 마물로 변모시켜서 전력을 늘렸다.
한편, 수도가 소멸될 때 살아남은 고대왕국의 귀족들은 남방으로 도망쳤고, 남방에 생활거점을 만들면서 방위전을 시작했다. 방위의 거점이 피노이 대신전이었다고 레페 씨는 표현했지만, 아마 그 시점에서는 피노이 성채였겠지. 왠지 그 무렵부터 근육뇌, 아니 무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곤란한 것은.
"하지만 어쩌다 수도가 소멸되는 사태가?"
"가르침에 의하면 신의 분노가 있었다고 합니다."레페가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은 별개로 치고, 신전에는 그런 식으로 전해졌던 거겠지.
"나라가 멸망한 상태에서도 마와 싸우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문이 있었기 때문에, 성녀님이 바인찌아르에 태어난 것이겠지요."
"그렇군요."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약간 비꼬는 감상이 들고 만다.
"성녀님은 신탁의 힘을 얻어서, 마군만 사용한다고 일컬어지던 마법의 기술을 인간 세계에도 가져오셨습니다."
"불경할지도 모르겠지만, 잘도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였는데요?""쓸만한 것은 쓰지 않으면 멸망할지도 모를 정도로 인류가 내몰린 것입니다."
"마법이 약간 경시된느 건 그런 과거가 있어서 그런 걸까요."
"그런 일면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음~ 뭘까 이 약간의 위화감. 일단 나중으로 돌리고 이야기를 듣는다.
"신의 가호 덕분에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인간은 북방의 마물과 호각 이상으로 싸울 수 있게 되었고, 북방에서 온 망명귀족과 남방의 실력자들 사이에서도 조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회복마법의 힘은 위대하네요."
"흐음."눈앞에 마군이 있으면 싸울 때가 아니니까.
"그리고 남방이 전력을 가다듬어서 어느 정도 진정될 무렵, 마왕령이 된 북방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왕이 토지까지 삼켜서 대지를 바다에 가라앉힐 정도의 대군단을 편성해서 바다에서 상륙해 온 것입니다. 인간 측도 피노이 대신전에 결집해서 결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자연을 마물로 변화시켰다라. 이것은 마석이 자연의 힘을 쓰는 것과 뭔가 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그 피노이에 모여든 의용병 중에, 나중에 마왕을 정벌하는 용사 옐크가 있어서 성녀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신의 인도하심이지요."
"의용병?"
"이건 비밀로 부탁드립니만, 의용병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노예병이었던 모양입니다.""엥."
그래서 용사의 묘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걸까.
"성녀님과 용사, 그리고 용사를 지탱하는 동료를 포함한 6명이 마왕군의 중추를 파고들어서 마왕한테 중상을 입히자, 피노이 대신전의 싸움은 인간 측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마왕은 혼자 남방으로 도망쳐서 마을 하나 정도의 목숨을 먹고 힘을 회복했지만, 그 이전의 힘을 되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선대의 용사 파티라는 겁니까. 몰랐습니다.""영웅을 원하던 시대입니다. 용사 1명의 명성이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죠."
음, 역시 레페는 묘하게 냉랭한 부분이 있다. 성녀까지 이름이 숨겨져 있다는 것에 불만이나 위화감은 없었던 걸가. 그보다 그 용사의 이름조차 지금은 반쯤 잊혀져 있지만.
"그때 마왕은 사천왕을 만들어서 힘을 회복시키기 위해 자신은 몸을 숨기려 했지만, 그걸 용사 일행이 쫓아가서 쓰러트렸다고 합니다."
"음~"아니, 유격전은 기본이지만, 왠지 중간 부분이 날아간 기분이 드는데.
"또한 피노이의 격전 도중에 이 마을을 다스리던 영주가 전사해서, 시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성녀님의 친가인 바인찌아르가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이 마을의 새로운 지배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거기까지 듣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대신관 레페가 허가를 내리자 신관 같은 사람이 들어왔다.
"뭡니까. 중요한 이야기 도중입니다만."
"죄송합니다. 예링 백작님이 대신관님께 드릴 말씀이 있답니다."신관이 그렇게 말하자 레페는 눈앞에서 한숨을 지었다. 그리고는 내게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향했다.
"죄송합니다,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사이, 이것을."그렇게 말하며 책상 위에 두었던 한권의 책을 내게 내밀었다. 표지의 장식으로 금세공이 사용된 호화로운 책이다. 센스는 나쁘지 않지만, 왠지 너무 화려해서 신전에 있기에는 위화감이 든다.
"기록을 읽으셔도 상관없으니,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배려 감사드립니다."책에는 마법에 관한 기술이 많았다. 성녀 유리아네 님이 가르친 것은 처음에는 회복마법 뿐이었지만, 마법기술의 응용으로 공격마법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깨달았는지 마군과의 전투에서 공격마법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유리아네 님은 '언젠가 이 공격마법이 대인전에서도 쓰이게 됩니다. 신의 분노가 두렵네요.' 라고 말했던 모양이다. 성실한 사람이었구나 생각하면서도, 그 불안감은 왠지 이해가 되었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피노이 전에서의 묘사다. 이 [성녀와 용사의 활약에 의해 마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가 된 흡용석이 파괴되자, 마왕은 무저갱으로 마물을 만들어낼 수 없게 되었다] 라는 부분.
먼저, 흡용석이라는 것은 사실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점. 다음으로는 무저갱이라는 표현에서, 마왕은 마물을 만들 수는 있어도 그 능력에는 어느 정도 매개체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륙 북방만 가라앉고 현재까지 남방이 가라앉지 않은 것은 이것이 원인인 모양이다.
왠지, 이 흡용석이라는 물건은 고대왕국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이전의 저오와 종합하면, 어쩌면 이것은 마석을 제조하는 도구의 파츠가 아니었을까.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잠시 책에서 눈을 떼며 휴식. 여기까지를 간추려본다.
먼저 시간순으로 말하자면, 고대왕국에 의한 통일, 마석생성기술의 발명, 마왕이 출현해서 고대왕국의 중추 파괴, 북방의 귀족이 남방으로 망명, 성녀 탄생, 마법을 인간도 쓸 수 있게 되어 고대왕국의 본거지인 북방 침몰, 용사 발견, 마왕 정벌이라는 흐름이 된다.
다음으로는 용사가 평민도 아닌 노예계급 출신이었다는 점. 고대왕국의 점령지였던 지역의 노예였다는 점은 이후의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주위의 눈이 따가웠을 것도 틀림없었을 것이다.
어라. 그러고 보면 왜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걸까. 이런 정보, 신전 측에서는 계속 숨기고 싶은 정보다. 이야기 도중이라서 언뜻 든 위화감을 제쳐두고 말았지만, 승려계 마법이 실은 신의 힘도 신의 가호도 아니라는 정보, 신전 관계자 이외의 사람이 알아도 될 것은 아닐 터.
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있다. 책 한권을 모두 읽을 정도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레페 대신관은 돌아올 기색이 없고, 마라보와 대신관의 집무실만을 조사하고 있을 터인 호위들도 이쪽에 오지 않는다.
서둘러 무거워보이는 문에 뛰어들어서 열어보려고 했다. 열리지 않는다. 열쇠가 아닌, 외부에서 빗장 같은 걸로 막아놓은 모양이다. 이 무거워 보이는 문을 때려 부수는 것도 간단하지 않아보여.
......당했다!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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